How To Hang On To Your High Potentials

확실한 후계자 관리로 ‘인재전쟁’ 이기자

105호 (2012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10월 호에 실린 이곤젠더인터내셔널 선임 자문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Claudio Fernandez-Araoz),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 동 대학원 경영학 교수 니틴 노리아(Nitin Nohria)의 글 ‘How To Hang On To Your High Potential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인재전쟁이 도무지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성장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분야에서도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필자들이 실시한 글로벌 연구에서 북미와 아시아 지역 기업 중 자사가 주요 직위에 앉힐 수 있는 자격 있는 후계자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답한 기업은 15%에 불과했다. 유럽 기업들은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유럽에서도 자사가 양성 중인 인재에 대해 양적·질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0% 미만이었다. 게다가 많은 기업들이 성장 전략을 집중시키고 있는 지역(신흥시장)에서는 경험 있는 관리자의 공급이 가장 제한적이며 앞으로 인재 부족 현상이 20여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전략 중 하나는잠재력이 뛰어난 인재(기업들이 향후 자사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를 공략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 도입이다. 잠재력 있는 관리자들은 계발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에 매력을 느낀다. 동시에 기업은 인재를 적절히 관리하면 훌륭한 리더를 최고위직에 앉힐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 방법은 양쪽 측면에서 모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재의 선별 기준이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고, 누가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포함되고 그렇지 않은지 직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의 리더들은 최고의 인재들을 개발 프로그램에 투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과 일시적으로 이들을 기업의 당면 과제에서 배제시켰을 때 발생하는 단점을 비교해 봐야 한다. 또한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로 인정받지 못한 직원, 즉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노력하는 대다수 관리자들의 사기가 꺾일 위험이 있다. 선택받은 소수의 인재들이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다. 또한 프로그램이 추진력 있게 유지되지 않은 탓에 프로그램이 기대한 성과대로 이어졌는지, 직원들의 냉소적인 태도만 부추겼는지 기업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너무도 많다.

 

물론 예외도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하 GE), 유니레버(Unilever), 펩시코(PepsiCo), (Shell) 등은 오래 전부터 인재 관리에 많은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일반적이지 않다.

 

필자들이 알고 있는 한,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7, 필자들은 이 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영진 헤드헌팅 회사 이곤젠더인터내셔널(Egon Zehnder International)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우리는 기업이 새롭게 떠오르는 인재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횡단 연구 및 종단 연구를 추진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위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70개 기업(세계 각지에 위치한 다양한 규모의 기업)의 경영진을 인터뷰했다.

 

필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몇 개의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남미와 철강업계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선두업체로 발돋움한 아르헨티나의 강관(steel tube) 제조업체,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한 터키의 은행 등 일부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발견됐다. 자사에서 가장 잠재력이 뛰어난 600명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제약기기 제조회사의 고위 경영팀이 직접 인재 양성에 개입한 사례 등 광범위한 인재 양성 추진 사례도 있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새롭고 역동적인 분야인 만큼 관련 방식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찾아낸 베스트 프랙티스들은 자사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소중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찾아낸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다음 세대의 리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음과 같은 3개의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기업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훈련시키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전략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일과 연관된다. 둘째, 잠재력이 뛰어난 후보를 신중하게 선택한 다음 조직 내 다른 사람들에게 후보로 선택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리는 것과 관련된다. 이것은 자칫 민감해질 수 있다. 셋째, 인재 관리 자체, 즉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이들을 유지하는 방법에 연관된다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판에 박힌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타 회사의 인재 관리 과정을 그대로 자사에 옮겨놓을 수 없듯이 다른 곳에서 일하는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가 자사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자사의 전략과 문화는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본질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에서 인수를 통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면 운영 및 생산성 개선을 통해 비용을 낮춰 업계를 선도하는 전략을 택할 때와는 다른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한다.

 

필자들은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에 내재돼 있는 전략적, 선택적, 관리적 측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정의를 내려보자.


잠재력은 무엇인가
?

‘잠재력’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않은 채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필자들은 조금 놀랐다. 필자들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정의하고자 한다. ‘잠재력이란 어떤 사람이 미래에 좀 더 큰 역할을 맡았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다시 말해서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성장 역량 및 좀 더 규모와 범위가 큰 책임들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여기서좀 더 규모가 크다는 것은 업무의 영역 자체는 같지만 예산 규모가 좀 더 크거나 좀 더 많은 직원이 투입되는 업무를 의미한다. 반면좀 더 범위가 크다는 것은 폭과 복잡성이 상당히 증대된 활동을 포함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계속해서 예산 집행 규모가 예측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훌륭한 실적을 자랑하는 영업 부사장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영업 부사장이 마케팅 부문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영업 부사장은 자사의 이미지를 제품 중심적인 조직에서 고객 중심적인 조직으로 쇄신하는 등 여러 부문과 관련된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을까? 물론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가 되기 위해서 부사장이 내일 당장 이와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 부사장이 계발에 투자를 하기 전에 그 투자가 기대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기업의 최고위급 경영진은 판매 부사장을 전도유망한 리더로 분류하기 전에 이 사람이 직무를 신속하게 익힐 수 있는 역량, 범위를 넓혀 나가는 데 대한 진솔한 관심(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무언가를 배우게 될 수도 있는 회의에 참석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가?), 촉박하게 일을 요청을 받았을 때 시간 외 근무를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신호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영업 부사장이 매우 똑똑한데다 회사에 매우 가치 있는 기여를 창출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인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로서의 모든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니다.

 

이곤젠더인터내셔널이 개발한 경영진 후보 평가를 위한 기본 모형이 궁금하신 분은 <그림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모형에는 5개의 요인이 있고 아래 도표에서 각 요인은 5개 동심 고리의 일부분으로 표현돼 있다. 5개의 요인은 변화가 매우 어려운동기에서부터 훈련이 매우 용이한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제일 안쪽에 위치한 것은 개개인의 동기로 시간이 흘러도 일관성 있는 행동 패턴이 나타날지, 그렇지 않을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기는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동기는 의식적인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즐기며 열정을 느끼거나 관심을 갖는 대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 다른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만족감을 느끼는가? 개인적인 보상보다 조직의 사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 보이는가? 오래 전 하버드 연구진이 실행한 기초 연구에서 ‘3개의 사회적 동기(성취감, 소속감, 영향력)’ 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마지막 동기의 형태 중 하나인사회화된 영향력(socialized influence, 좀 더 규모가 큰 조직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향한 욕망은 고위급 경영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예측 변수다. 이런 욕망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다. 적어도 초기에 이뤄진 사회적 상호작용의 산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업무 경험과 멘토링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동기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필자들이리더십 자산(leader ship asset)’이라 부르는 일련의 능력, 즉 한 개인이 얼마나 멀리,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요 리더십 자산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총 네 가지다. 첫째,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는 통찰력을 끌어낸다.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며 과거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낸 후 적용하거나 새로운 방향을 수립한다. 둘째,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는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등 감정과 논리를 통해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사로잡는다. 셋째,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는 결의를 드러내 보이며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향해 질주한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가 갖고 있는 네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리더십 자산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다.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 지식을 갈구하며 피드백을 구하고 그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수정한다.

 

다음 단계는 자아 의식, 혹은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무대 위에 서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뜻한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의 경우 고위급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고위급 경영자의 특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팀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실현하거나 일을 완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 기여하는 개개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사적인 역할을 하고픈 뜻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3개의 고리가 가진 특징(변화나 학습이 어려운 특징)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인이다. 모형 바깥 쪽에 위치한 2개의 고리가 가진 특징(기술과 지식)은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가르치거나 학습할 수 있다. 기술(경영자가 실제로 행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업무가 진행 중일 때에도 얼마든지 가르치거나 학습할 수 있다. 또한 개별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관리자가 전문화된 지식(시장, 비즈니스, 특정 방식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승진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전문화된 지식을 반드시 검증하고 제공해야 한다 

 


 

인재 양성과 전략 간의 연계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다른 회사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조직의 목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흔하디 흔한 모형을 사용해도 얼마든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잠재력은 결국 상황에 따라 실현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잠재력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은 회사의 전략과 일치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어느 곳에서건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훈련을 시켜주겠다는 가치 제안을 제시한다면 그 목표 자체는 타당하다. 하지만 이런 가치 제안이 자사의 인재 공급을 강화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GE에서 경력을 쌓은 후 다른 회사의 CEO가 된 많은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필자들이 발견한 것처럼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춘 뛰어난 관리자는 없다. GE 출신 관리자 중 일부는 새로 맡게 된 조직에 엄청난 가치를 안겨줬지만 형편 없는 결과를 내놓은 인물도 있었다. GE를 떠나 다른 회사의 CEO가 된 모든 인재들이 GE에서 철저한 인재 양성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새롭게 맡은 기업이 전략적, 조직적, 산업적으로 자신과 잘 맞는 경우에만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확장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는 기업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연성 있고 좀 더 글로벌한 인재를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저비용을 앞세워 선두기업이 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훈련 수준이 높고 결과 지향적인 인재를 얻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베스트 프랙티스를 가진 조직들은 가장 먼저 전략적으로 주력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한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전략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며 후보 명단을 새롭게 작성한다. 이와 같은 유연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필자들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역동적인 접근방법을 택하기보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의 유형이나 숫자에 대해 엄격한 목표를 세우는 기업은 자기 만족에 빠지며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인재 관리와 전략을 연계시키는 문제에 관해 한 가지만 더 언급을 하면 이는 결코 인사 부서에서만 전담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고위 경영팀이 개입하지 않으면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최고위급 경영자들을 인재 양성에 직접 참여시키기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인재 양성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프로그램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신중한 선택

물론 쉽지 않지만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투입할 적절한 후보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평가를 하지 못하면 그 대가로 엄청난 손실이 따를 수 있다. 리더가 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개발시키느라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할 뿐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도를 깎아내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평가를 하지 못하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이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잘못된 이유로 장래가 유망한 인재를 낙담시키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

 

장래가 유망한 후보 찾아내기.선별 과정은 대개 특정 직원을 직접 관리하는 직속 상관의 임명이나 연간 평가 과정을 통해서 시작된다. 카리브해 지역의 금융 서비스 회사, 이탈리아의 공익 사업체, 키프로스의 은행 등 필자들이 살펴본 여러 기업에서는 관리자들이 잠재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정확하게 지목하는 일을 요구받았다. 관리자들이 자신의 관리하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후보로 제안하는 동시에 다른 부서의 직원을 임명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경우도 있었다.

 

덴마크의 은행과 유럽의 항공사, 스칸디나비아의 온라인 서비스 공급업체 등 직원들에게 스스로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들은 위험 요인 때문에 이 방법이 흔히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개인이 스스로에 대해 내린 평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맥락을 살펴야 한다.


연간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후보자를 일차적으로 걸러내면 객관성을 강화할 수 있다. 필자들이 살펴본 한 가스관 회사는 2년 동안 뛰어난 실적을 낸 직원을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로 바라봤다. 연간 평가 과정을 통해 직원들을측면적인(lateral)’ ‘잠재력 있는(potential)’ ‘잠재력 높은(high potential)’ 3단계로 분류하는 보험회사도 있었다. 이 회사는 오직 같은 직급에서만 이동할 준비가 돼 있는 직원들을측면적인으로 분류했다. 2년 내에 승진할 준비가 돼 있는 직원을잠재력 있는으로, 향후 5년 내에 두 차례에 걸쳐 중요한 자리로 승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직원을잠재력 높은으로 분류했다.하지만 연간 평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구 결과 고성과자로 분류된 직원 대부분이 사실은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혀졌다. 필자들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연간 평가 자료를 활용하는 데서 그치기보다 상사의 추천 및 기타 의견 등 후보자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도 동시에 활용한 방법을 제안한다.

 

 

후보들을 일차적으로 걸러냈다면 다음으로는 후보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인성 검사를 실시하는 회사가 많다. 인성 검사는 북미 지역에서는 다소 흔하게 활용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상대적으로 활용 빈도가 낮은 편이다. 필자들은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1990년대 초에 진행된 일부 조사를 통해 인성이 업무 능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인성 검사의 타당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직접 검사 내용을 기록한다면 내용 조작을 막을 수가 없다. 잠재력 평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평판과 행동 인터뷰다. 일부 기업들은 다른 방법을 통해 이미 선발한 후보를 위한 맞춤형 계발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로만 정신력 측정 검사(psychometric test)를 활용한다.

 

내부 평가 방법을 활용하는 동시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외부 파트너들로부터 주기적으로 자문을 구하는 대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외부 평가를 활용하면 편견이 개입될 가능성이 줄어드는데다 기업이 자사의 인재와 외부의 뛰어난 후보를 비교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기준을 활용할 수 있다.

 


방법을 선택하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은 평가를 실시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사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능력은 형편 없는 수준이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일이 직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라는 사실이다. 학습을 통해서 정확한 평가 능력을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적합한 인물이 적절한 모형을 활용하면 85%의 정확성으로 잠재력을 평가(어떤 직원이 승진을 할 수 없을지, 단 한 차례만 승진할 수 있을지, 향후 4∼5년 동안 두 차례 이상 승진할지 예측하는 평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현명한 의사소통.많은 조직들이 마치 그것이 가능한 것처럼 잠재력이 뛰어난 것으로 분류된 직원이 누구인지숨기려고애를 쓴다. 하지만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앤서니 J 프레시나 앤 어소시에이츠(Anthony J. Fresina and Associates) 10개 산업에 속하는 225개 기업을 대상으로 1987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의 이런 노력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조사에 응한 기업 중 78%가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분류된 직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직원 중 90%가 어떤 식으로든 그 사실을 알게 된다고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도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분류된 직원들에게 그 같은 사실을 알려주면 인재 유지율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개선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까다로운 주제다.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분류된 사람이 누구인지 전면적으로 공개한다면 잠재력이 높다고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 느낄 실망감과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한 우수 직원들이 느낄 좌절감에 대비해야 한다. 필자들은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분류된 직원들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게도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누가 잠재력이 뛰어난 직원으로 분류됐는지 숨기고자 하는 본능은 어느 정도 당연하다. 대다수의 기업에서 이런 과정 자체가 새롭고 기업들은 과거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은 기업이 잠재력이 뛰어난 직원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을 선발하는 과정 자체가 지나치게 주관적이거나 불공정하며, 따라서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들이 살펴본 기업들은 자사가 적절한 유형의 피드백을 제공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관리자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상대가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로 분류됐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려줬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특수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특수 개발직에 임명하고 해당 업무를 맡기는 등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는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비밀보다는 투명성이 좋은 방법이다.

 

사려 깊은 인재 양성 및 보상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교육 프로그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사자가 직접 정한 방향을 따라가는 학습 방법 및 다른 유형의 훈련도 필요하다. 업무 내 개발(on-the-job development)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동기와 특징을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하지만 특정한 목표를 겨냥한 멘토링, 개인 코칭, 교육, 업무 경험 등이 더해지면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살펴본 최고의 기업들은 사람들의 도전 의식을 북돋을 뿐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는 경험을 기대했으며 고위급 리더들에게 멘토링과 같은 핵심 활동에 참여할 것을 적극 장려했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위한 프로그램에는 대개 오랜 세월에 걸쳐 효과가 검증된 방법들이 포함돼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동유럽의 금융 서비스 회사는 공식적이며 세심하게 계획된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이 회사는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젊은 중간급 관리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까다로운 업무를 진행하는 것 이상을 요구한다. 이들은 경영대학원 교수들이 직접 계획하고 가르치며 각종 사례 연구 및 기타 경영대학원 수업 교재들을 다루는 15개월짜리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이들은 코칭도 받는다. 훈련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들은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3∼6개월짜리 해외 업무를 부여받아 자국에서 진행하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업무를 맡게 된다.

 

회사의 리더들을 강사(공식적인 프로그램 및 비공식적인 대화에서), 네트워킹 자원으로 참여시키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들은 경영진의 역할 모델과 더불어 고위급 경영자와의 접촉을 필요로 한다. 필자들이 살펴본 대형 제약회사의 CEO와 기타 고위 경영팀 구성원들은 우수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경영진 양성 프로그램에 투입돼 있는 직원들과 일대일로 만남을 갖곤 했다. 이 제약회사의 인사 및 회사 업무 담당 부사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경영진은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들에게 인재로 인정받고 있는 경험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인재들이 계발을 위해 적절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가? 이들이 리더들로부터 뛰어난 가르침을 받고 있는가?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그들은 글로벌 인재풀의 일원이 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CEO가 이런 문제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곧 CEO가 인재 양성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직무 순환.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에게 좀 더 크고, 좀 더 높고, 좀 더 복잡한 자리에 앉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가르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업무를 통한 경험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C. 브루클린 데르(C. Brooklyn Derr), 캔더스 존스(Candace Jones), 에드문드 L 투미(Edmund L. Toomey) 1988년에 실시한 연구에서 84%의 기업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키우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직무 순환을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리자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순환 방법으로는 규모를 키우는 방법, 범위를 넓히는 방법, 작업 라인에서 지원부서으로 지원부서에서 작업 라인으로 교체하는 방법, 교차 이동(다양한 부서, 기능, 산업을 아우르는 매우 다양한 활동을 처리), 신생 업체, 기업 회생, 변화 관리 전략, 국제 업무 등이 있다. 직급, 조직 내 부서, 위치, 산업, 환경 등의 변화는 모두 관리자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경험이 포함돼 있으며 적응을 요구하는 업무가 가장 이상적이다. 범위와 책임의 변화가 클수록 학습 효과도 커진다. 하지만 도전적인 과제와 과도한 과제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직무 순환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직무 순환 방식을 결정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조직의 전략 목표를 되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회사의 전략 목표에 기여하기 위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좀 더 광범위한 글로벌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근무 장소를 변경하는 동시에 업무 규모를 늘려주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우게 해서는 안 된다. 특정 직원에게 상당한 규모의 해외 업무 확장을 기대한다면 다른 영역과 관련된 새로운 과제를 지나치게 많이 부여해서는 안 된다.

 

보상과 인센티브.일부 기업들은 인재들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로 분류되는 일 그 자체가 상당한 보상이 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고의 기업들은 특정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인재들에게 제공할 보상과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린다.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책정해서는 안 된다. (사실 금전적 보상은 보상 전략의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지속적인 강점을 구축하겠다는 목표와 부합해야 한다. 돈과 같은 외적 인센티브는 성취와 인정을 얻기 위한 욕구와 같은 내적 동기 요인과 함께 활용해야 한다. 물론 기업은 애초에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과도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에게만 과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분류되지 않은 직원들, 부당하게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를 직원들의 의욕을 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기업들이 흔히 이야기하듯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는 기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존재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이 설명한 과정에 명확하게베스트 프랙티스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망설여진다.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를 성장시키기 위한 방식은 여전히 발전 중이며 본 논문에서 살펴본 방식들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안겨주는지 명확한 근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들은 새로운 접근방법을 적극 실험하는 기업들을 믿는다. 우리 모두가 전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인재 전쟁 중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전투를 시작하려는 가운데 이들이 선봉에 서서 우리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보리스 그로이스버그(Claudio Fernandez-Araoz)

필자는 이곤젠더인터내셔널(Egon Zehnder International)의 선임 자문역이자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Great People Decisions, 와일리, 2007)>의 저자다. 아라오즈는 기조 연설가로서도 활약을 하고 있다.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직 행동학과에서 경영을 가르친다.

니틴 노리아 (Nitin Nohria)

필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지 F 베이커 경영학 교수(George F. Baker Professor of Administration)이자 학부장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8호 Dynamic Workspaces 2021년 0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