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s from the Past

‘용인’을 넘어 ‘포용’으로 가는 STARS 질문법

68호 (2010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과거는 경영자들에게 큰 통찰을 줍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인류의 과거 행동양식을 분석해 직관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용성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이 비즈니스에 응용할 수 있는 선조의 지혜를 소개합니다.

버락 오바마는 여성 대통령?

미국의 보수논객 캐더린 파커는 630일자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오바마: 우리의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이목을 끌었다. BP의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건 발생 56일 만에 나타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중 13%의 문장이 수동태 문장이었다는 점 등이 그 이유였다. 오바마가 여성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2008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나왔다. 당시 오바마와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의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업무 스타일과 리더십은 영부인 시절 이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힐러리가 남편의 외도로 파경에 이르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염려를 일언지하에 일축한 것도, 자신의 정치적 생명력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힐러리는 정치적 야심이 강했다.

반면 오바마는 아프리카에 고향을 둔 아버지와 유색인종 차별이 심한 남부지역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인도네시아인 양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실과 생부의 영향으로 이슬람 신앙을 상징하는 후세인이라는 중간 이름을 가진 게 후보 경선과 대선에서도 끊임없이 이슈가 됐다. 전형적인 미국의 정치구조에서는 주류가 될 수 없는 오바마 후보였지만, 그는 특유의 포용 리더십으로 다양한 사람을 자신의 지지자로 만들었다.

오바마의 대통령직 당선으로 미국의 정치가 큰 변화를 겪으면서 초기에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자신을 강하게 비판했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하고, 취임 초기 야당 정치인과 더 많이 대화하고 만남을 가졌다. 조속히 국정을 통합하고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그가 21세기형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왜 오바마의 포용 리더십이 여성적 리더십이고 21세기 형인지 생각해보자.

포용 리더십은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전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나어머니는 사랑과 자비, 계속되는 용서를 상징하는 존재다. 일부 인류학자들은 한 곳에 정착해 무거운 장비를 도구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인류사회가 모계중심 사회였을 것이라고도 추측한다. 이들에 따르면, 수렵생활을 하던 시기에 남자들이 멀리 사냥을 나가면 부족은 여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으며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또 다른 동물보다 근력이나 속도가 부족하고, 강한 이빨이나 발톱도 가지고 있지 않는 인간으로서는 집단 생활로 서로를 보호해야 생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사회 전체가 배려와 협업을 장려하는 리더십 속에서 운영됐다고 짐작하는 게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런 리더십 특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쉽게 발견된다. 여성의 몸은 자신 속에 다른 생명체를 적대시하지 않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에 침투한 외부 생명체에 대해 적대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여성은 자신의 몸 속에서 아기를 키운다. 외부 생명체가 아닌 내부 기관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체적 특성은 여성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주어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포용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인류생존과 발전에 기여할 장점이 많은데도 포용 리더십이 오랫동안 외면당하다가 최근 들어 새롭게 부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창의성에 있다. 구글과 애플, 닌텐도 등 시대의 특성을 정의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21세기가 창의성의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창의성이 시대의 요구라면 포용 리더십이 부상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창의성은 다양성이라는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르네상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역사를 분석한 책 <메디치 효과>는 다양성이 창의성에 절대적 요소임을 강조한다. <메디치 효과>의 저자 프란스 요한슨은 창의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두뇌의 반사적인 연상작용이라고 주장한다. , ‘A 다음에는 B’라는 식의 연상작용이 있기 때문에 ‘A 다음에 a’, 또는 ‘A 다음에 1’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반사적인 연상작용을 멈추고 새롭고 낯선 생각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낯선 경험이 풍부한 환경 속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정상으로 이끈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에 조성했던 창조적 환경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이질적 문화와의 교류 동로마제국과의 소통과 만남을 주선해 이질적 문화 도입

지속적인 학습환경 정치, 종교, 문학, 미술, 음악인들이 수시로 교류하는 환경 조성

가설을 뒤집는 시도 지원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상업적 시도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도전 지원

이질적 자극이 풍부한 환경 속에서 피렌체 사람들은교차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했고, 이게 바로 창의성의 근간이 됐다. 이처럼 낯선 경험을 부추기는 다양성은 포용 리더십이 없으면 자랄 수 없다.

얼마 전까지도 우리 사회는 다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일상 속에서 다양성의 단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거주 외국인이 100만 명에 이르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인이나 태국인 아이돌이 청소년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현지인력을 활용할 때 포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일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 기업과 관리자의 리더십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일전에 한 중국의 헤드헌터는 사석에서한국기업을 고객으로 모시지 않는다고 실토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우수한 중국인 인재를 소개해도 한국인 관리자가 3개월이면 그들을 쫓아낸다는 것이었다. 중국에 파견될 정도의 한국인 관리자는 대체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데, 군대식 위계 문화에 익숙한 관리자는 중국인 직원들에게도목숨 바쳐 충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한다. 이 관리자들은 가족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의 열악한 교육환경 등을 이유로 부인들이 자녀와 함께 한국에 잔류하기 때문이다. 숙소에 돌아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이 없다 보니 주재원 관리자들은 퇴근하려는 중국인 직원을 붙잡아 놓고 일을 하기 일쑤란다. 이처럼 직업윤리와 성과 기대수준이 다르다 보니 한국인 관리자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중국인 직원들을 다그칠 때 욕을 하기도 했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직원들이 이탈했다고 한다. 조직지향적 사고와 신속한 실행력이 한국기업의 자랑이었지만, 현지인 직원을 통해 사업의 현지화를 추구해야 하는 한국기업에 이러한 특징은 오히려족쇄가 되고 만다.

포용 리더십 진화 3단계

포용이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너그러운 태도이자,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자세를 의미한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이 가능하려면 조직은배척, 용인, 포용 3단계 진화과정을 거쳐 발전해야 한다.

진화 1단계는 다양성을 배척하는 단계로, 나와 남의 관계를 대립 관계로 해석하는 단계다. 배척 단계의 사고방식은 상대방을 일단 경쟁자 또는 적으로 간주하고 견제한다. 한국사회는 이 단계에 고찰될 문화적 약점을 가지고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어의틀리다라는 단어는다르다(Different)’잘못되다(Wrong)’의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나와 다르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가 깊게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공교육은 우리 사회를 반만년 역사의 단일민족이라고 가르친다. 평화를 사랑하여 900여 번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웃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다고 가르치면서 전쟁 중에도 혈통이 유지됐다고 가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0 15일자 동아일보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민들 75%가 한국사회를 더 이상 단일민족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깜짝 놀랄 만큼 개방적인 태도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외국인이 살기 어려운 나라다. 그렇다고글로벌 시대에 단일민족 외고집이 웬 말이냐라는 식의 접근법으로는 다양성 이슈를 해결하기 어렵다. 다양성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윤리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지속가능한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용 리더십과 다양성의 부족은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 부족으로 이어진다. 세종대왕은 천민 신분의 장영실을 발탁해 조선의 과학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오로지 양반만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던 계급사회에서 세종대왕의 판단은 파격적이고 용감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사회적 약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도덕적 행위를 넘어 경쟁력 제고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라는 인식이 있어야 포용 리더십이 자랄 수 있다.

진화 2단계는 다양성을 용인하는 단계다.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나 자신과 상대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보지 않고, 병립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여유를 가진다. 다소 불편함이 있어도 상대방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서로에게 득이 되는 아이디어를 발견할 가능성이 늘어난다. 20세기 가장 큰 사회적 실험이라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통합 작업일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성공적인 인종차별 철폐 과정은 여러모로 포용 리더십의 연구 대상이다.

1991년의 남아공은 전환기였다. 흑인들은 수십 년의 투쟁 끝에 백인정부로부터 인종분리정책 포기 선언을 이끌어냈지만 불신의 골은 여전했다. 제각기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파벌 간의 경쟁과 파워 게임은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다. 남아공 리더들은 정치적 갈등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흑백 양측을 포함한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시나리오 워크숍을 개최했다. 22명의 대표가 몽플레컨벤션센터에서 2년여에 걸쳐 네 차례 모임을 갖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백인 정부가 재집권한 후,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다수의 흑인들이 요구하는 협상안에 응하지 않는타조시나리오, 약체 정부가 들어서 개혁이 미뤄지는레임덕(Lame Duck)’ 시나리오, 흑인 정부가 대중의 지지를 받아 집권하지만 이상적인 국가사업을 추진하다 재정적인 문제로 좌절하는이카루스(Icarus)’ 시나리오가 나왔다. 참가자들은 모든 세력들이 연합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천천히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홍학의 비상시나리오에 희망을 걸었다. 시나리오가 완성되자, 워크숍 참여자들은 시나리오 요약본을 25페이지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하고 시나리오 토론회를 100차례 이상 개최했다. 대국민 설득에 성공해 흑백 연합 정부를 이뤄낸 클레이크와 만델라는 1993년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다양성을 인정하고 함께 생존하는 법을 모색하는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3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

3단계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다. 3단계에 이른 조직은 일부러라도 인적자원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차이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킨다.1단계에서는다른 것은 틀린 것(잘못된 것)’이라고 하겠지만, 3단계에서는다른 것은 좋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청량음료 업체인 펩시는 2006년에 역대 5번째 최고경영자(CEO)이자 최초의 여성 CEO로 인드라 누이를 선임했다. 이민 2세 미국인도 아닌 인도인이 미국계 글로벌기업의 CEO가 됐다는 점은 시사점이 컸다. 펩시에서 인도인 여성이 CEO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펩시가 오래 전부터 다양성을 증진하는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펩시의 파워 페어스(Power Pairs) 제도는 유색인 여성 직원과 상사, 일반적으로 백인 상사가 짝이 되어 서로 코칭하는 제도다. 백인 상사는 유색 여성 직원들에게 직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코칭하는 한편, 유색인 여성 직원은 점점 커 가는 미국내 유색인종 사회의 특성, 젊은 세대의 필요 등을 주제로 관리자를 코칭한다. 만년 2위였던 펩시가 당시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던 데는 이렇듯 다양한 사고가 가능한 조직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펩시가 다양성의 포용을 윤리적 이슈로 보지 않는 것도, 다양성을 장려하는 포용 리더십이 곧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M(Millenial)세대의 7가지 특징을 의미한다.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의 저자 랭카스터는부모, 권능감, 의미, 높은 기대치, 빠른 속도, 소셜 네트워킹, 협력 7가지 특징이 기업의 근무환경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한다.

부모: M세대의 부모들은 대학 졸업 후에도 자녀를 사생활에 관여하고 있다. 테러위협을 이유로 들어 학칙을 바꿔가면서 실시간으로 학교에 있는 자녀와 문자와 전화로 의사소통을 한다. 자연히 자녀들은 인생의 다방면에서 부모의 조언을 받아왔고, 직장 상사에게서도 밀접한 코칭을 기대한다.

권능감: 칭찬을 받으면 자라난 M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도전적 업무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연공서열식 계층 구조에 불만을 느끼며 능력이 앞서는 젊은 직원이 부실한 선배를 앞설 수 있는 발탁인사가 많아야 한다고 믿는다.

의미: 경제적 궁핍을 경험해보지 않은 M세대는 돈도 좋지만,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자신에게 오는 가치뿐 아니라, 전 지구적 가치가 있는 일, 이를 테면 환경보호에도 적극 동참한다. 상사가 업무를 부여할 때에도 개인과 조직에 기여하는 가치에 대해 설명할 때 직원의 몰입이 쉬워진다.

높은 기대치: 개인적인 성취와 성공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M세대는 모든 상황에서 특별대우를 기대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인내심이 부족한 이들은 MBA, 이직 등을 통해 자신의 기대치에 도달할 방법을 계속 탐색한다.

빠른 속도: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이들은 인터넷 화면이 바뀌는 시간이 3초를 넘어가면 조바심을 내면서 근처의 잡지라도 꺼내 읽기 시작한다. 자신의 학습, 성장, 발전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으면 좌절하기 쉽다.

소셜 네트워크: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도 온라인에서 쉽게 친구가 되어 온 M세대는 넓은 관계 맺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신제품 정보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등의 돌발행동으로 선배들을 놀라게 한다.

협력: M세대는 경쟁보다 협력이 파이를 키우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잠재적인 경쟁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행동을 선배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들은 온라인 상에서 입사시험 정보를 찾아내고 자신의 입사경험도 기꺼이 공유한다.

한국 기업에서 포용 리더십 개발 방법

한국적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이 포용 리더십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다양성 이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다양성 이슈는 주로 세대, 성별, 인종 간의 차이 형태로 나타나지만, 이번 글에서는 세대 차이만을 다뤄보겠다.

필자가 코칭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H그룹의 경우, 해가 갈수록 관리자들이 신세대 직원들과의 괴리를 느낀다고 호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직원들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났다. 20대 후반의 신입사원이라면 대체로 형제, 자매가 없거나 한 명만 있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지도와 간섭 아래 학교와 학원을 왕복했던 이들은 입사 후에도 상사로부터 지근거리에서 지도받기를 원한다. 심지어 어느 신입사원의 어머니는 회사로 전화를 해서 아들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 야근을 피해달라고 부탁까지 해왔다고 한다. 어이없는 일 같지만 이런 현상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랭카스터와 스틸먼이 공저한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원제: the M-factor)> 1982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의 특징을 ‘7가지 M(밀레니얼)팩터라고 정의한다. 그 첫 번째 M팩터인부모는 지나칠 정도로 자녀의 일상에 관여한다. 포용 리더십이 없는 관리자에게 부모와 같은 리더십을 기대하는 신입사원은 골칫거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포용 리더십으로 신세대를 대하면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 직원 하나에 고객(부모) 두 사람이 덤으로 붙어있는 셈이다. 포용의 관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일, 바로 이것이 한국 기업에서 포용 리더십을 활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M팩터인의미는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생활을 경제적 활동으로만 보지 않고 자기실현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한다. 과거 돈만 벌 수 있다면 다소간의 비윤리적 행동도 용인되던 시대에서 성장한 관리자와 달리, 이들은 공정성, 합리성, 사회발전 등의 가치가 발견되는 일을 선호한다. 기업의 이익과 사회정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선배들처럼 고민하지 않고 내부고발자 역할도 할 수 있다. 무가치하거나 비가치적인 활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포용 리더십을 개발하고자 하는 리더는 이들에게 업무를 부여할 때, 그 업무결과가 당사자, 기업,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 중에서도 당사자에게 돌아오는 의미에 대해 민감하다. 등록금 인상 반대 집회에 참여해 본 적은 있어도 정치적 이슈로 데모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은 직장에서도 조직 전체 관점의 대의보다 개인적 이익 여부에 민감한 경향이 있다.

H그룹의 관리자들은 이런 직원들에게 업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기 위해 업무 종료 후에 ‘STARS 질문법을 하고 있다. STARS 질문법은 업무를 마친 직원에게 던지는 5가지 질문으로, 직원들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가 능력발굴과 경력계발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업무가 자신의 개인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면 비로소 이들은 일의 의미를 발견하고 몰입하기 시작한다.

Situation(상황) 우리 함께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로 되돌아가보세. 어떤 상황이었지?

Task(과제) 당시 우리가 해야 했던 과제는 무엇인지 요약해 보겠나?

Action(행동) 그때 우리(혹은 자네)의 결정은 무엇이었나? 왜 그런 결정을 했지? 실제로 어떻게 일이 진행됐나?

Result(결과) 그래서 어떤 결론을 얻었나? 기대하던 결과와 얼마나 부합하던가?

Spin(만약) 만약 그 일을 다시 하게 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하겠나?

특히 마지막 질문에 답을 하려면 직원은 과업 중에 개선할 점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관리자는 직원의 답을 듣고 다음 한마디를 던진다.

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네가 하나 배운 것 같군. 계속해서 그렇게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거야.”

다른 M팩터인권능감높은 기대치를 가진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들은 자신이 업무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곧바로 자신의 지적 능력이 소모된다고 생각한다. 능력있고 야심찬 직원이 MBA 공부를 위해 회사를 쉬겠다는 말로 관리자를 놀라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의미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이다. 포용 리더십으로 새로운 세대의 특성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인 인재의 몸은 회사에 붙잡아두고도 그들의 마음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할 수 있다.

다양성을 권장하는 포용 리더십은 분명 한국문화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고,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 글로벌 시대에서는 낯섦과 다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포용 리더십이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포용 리더십을 상징하는 오바마가 21세기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양한 인적 구성, 새로운 아이디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가는 시대에는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 리더십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 어머니의 품 같은 넉넉함을 가진 리더의 시대가 왔다.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와 미국 상무부, 휴잇어소시엇츠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컨설팅 기법을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변화시켜 기업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을 많이 가졌다. 현재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