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스트레스 커졌는데 보상은 부족”
구성원들에게 권한 위임해 부담 분산을
Article at a Glance리더가 되기를 기피하는 ‘리더 포비아(Leader Phoiba)’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리더에게 요구하는 역량 기준이 높아진 점, 저성장 국면에서 고용 불안정성을 감내해야 하는 점 등 리더 포비아는 사회·경제적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리더 포비아의 원인으로는 감정 관리 역할 증가, 개인적 불안, 보상에 대한 불만족 등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설문 결과 한국 사회에서 리더 포비아의 핵심 원인으로는 늘어난 책임에 대한 불안, 부족한 보상 등으로 밝혀졌다. 리더 포비아를 해소하기 위해선 구성원들에게 권한과 위임을 분담해 리더의 부담을 덜고 역할에 합당한 보상과 인정을 제공해야 한다. 리더십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리더의 자질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편집자주 | 이호준, 이성화, 이지운 필자는 KAIST EMBA(Executive MBA) 과정 소속이며 본 아티클은 한주훈 교수의 지도로 작성됐다. 아티클 작성에 활용한 참고 문헌은 DBR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당사자의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억지로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승진 거부 등 ‘리더 포비아(Leader Phobia)’를 잘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리더 포비아는 ‘Leader(리더)’와’ ‘Phobia(공포증)’의 합성어로 조직 내에서 리더 역할을 맡는 것을 꺼리는 리더 기피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임포자(임원을 포기한 사람)’ ‘승포자(승진을 포기한 사람)’와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리더 포비아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조직에는 리더와 관리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관리자의 필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모든 관리자를 제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실패로 판가름 났다. 관리자가 없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갈등을 해결해내지 못하는 등 조직 내의 혼란이 가중됐다. 이 경험으로 구글은 관리자 체제를 재도입하고 후속 실험인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를 통해 관리자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관리자가 직원 만족도와 성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과 함께 좋은 관리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리더가 조직에 꼭 필요하지만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감소함에 따라 기존 리더의 부담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관리자 수가 줄어들어 관리자당 직원 수가 늘어날 경우(구체적으로는 7명 이상) 관리자는 심각한 과로와 번아웃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결과 직원들의 성과가 저하되고 조직 전체에 비효율이 확산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증가하고 있는 리더 포비아 현상은 구성원의 성과에 악영향을 주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특히 리더의 선발과 양성은 조직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리더 포비아에서 기인한 리더 선발의 어려움은 회사의 성장과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관리자를 포함한 인재 양성을 저해하며 잠재 리더 후보군을 좁혀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리와 후계자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이에 역량이 부족한 인재가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리더 역할을 담당함에 따른 리더십 탈선(Leadership Derailer)도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가 감소하고 스트레스 증가 등에 따른 퇴사율이 높아질 수 있다. 리더 포비아는 왜 생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 사회·경제적 맥락 분석1) 사회적 현상글로벌 컨설팅 회사 로버트월터스(Robert Walters)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2%가 관리자 승진에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더 많은 책임과 업무를 맡지 않기 위해 진급을 꺼리는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조용한 사직’과도 연관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업무 수행에 있어 최소한의 노력을 투입하는 경향이 더 많은 업무 범위를 다뤄야 하는 관리자로의 승진을 거부하거나 최대한 늦추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에서도 임금 단체 협상 중 협의 항목으로 ‘승진 거부권’을 도입하거나 노조 위원장이 공석인 상태로 유지되는 등의 사건이 발생했다. 금융권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이 좋다고 알려진 국책은행 연구소의 지원자가 증가하고 과거 승진의 지름길로 인식되던 은행 본점 근무를 기피하는 등의 현상 또한 나타나고 있다. 주재원 파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재원 경험 역시 일반적으로 승진에 도움이 되는 커리어로 여겨졌는데 승진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주재원 선발 자체의 매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리더 포비아가 최근 처음 시작된 현상처럼 부각되고 있으나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Karl Manheim)이 제안한 사회적 세대 관점에 의하면 한국에서 리더 포비아는 민주화 세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사회적 세대를 카를 만하임의 관점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산업화(1935~1953년생), 민주화(1954~1971년생), 정보화(1972~1989년생), 후기 정보화 세대(1990년대생 이후)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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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세대는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리더가 됨으로써 성공과 경제적인 안정을 추구했으며 리더 포비아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런데 민주화 세대를 거치며 리더십의 권위적 측면에 대한 부작용이 드러나고 투명성 및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증대함에 따라 리더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간 권위에 의해 보호받던 리더의 입지에 금이 가기 시작한 지점이다. 정보화 세대에 이르러 급속한 기술 혁신과 환경 변화에 따라 리더를 능력과 성과로 판단하는 경향이 확대됐고 이에 리더 역할에 대한 개인의 부담감이 증가했다. 무릇 리더라면 그에 걸맞은 능력과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것이다. 후기 정보화 세대에서는 리더의 전문성에 더해 소통, 공감 등의 역량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업무 능력은 당연한 것이며 정서적 측면을 고려한 소통 및 공감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리더의 부담감이 커졌다.
2) 경제적 현상불황, 만성적 저성장, 급속한 신기술의 도입, 치열한 글로벌 경쟁은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 이에 따라 이제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글로벌 역량은 물론 AI 등 기술에도 정통하길 바란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요구하는 업무 경험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역량이 검증된 경력직 채용이 최근 주를 이루는 것도 이러한 맥락하에 이해할 수 있다.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경험과 역량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경력 개발의 상위 단계인 리더의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 그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로부터 조직이 요구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것 역시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사회적 은둔자)’ 현상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가 작은 책임조차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 경제 불황으로 인한 청년 실업을 상징하는 ‘88만 원 세대’라는 용어가 취업이 늦어지거나 불안정한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경력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직 활동도 일할 의지도 없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보도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아시아의 청년 실업률은 14.9%로 청년 실업의 증가는 사회·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업무 경험을 갖출 기회가 줄어든 것 역시 리더에게 다방면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업무 경험이 부족하며 일할 의지가 부족한 구성원들을 이끌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혹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여러 조직이 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충원 역시 쉽지 않다.
리더십 포지션 자체의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특히 임원으로 승진할 때는 통상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신분이 변경된다. ‘유연한 해고’에 노출되는 셈인데 경제가 성장 국면에 있을 때는 그 부담이 덜할 수 있다. ‘평생직장은 없고 평생 직업만 있다’는 요즘 말처럼 이직 역시 유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현재 조직을 떠나 새로운 조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에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직장을 찾기도 어려운 것이 요즘 직장인들의 현주소다. 이에 계약직으로 전환되며 고용 불안정을 감당해야 하는 임원으로의 승진을 꺼리며 만년 과장, 만년 부장 타이틀을 유지한 채 가늘고 길게 커리어를 마무리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즉 근속연수를 늘려 경제적인 이익(총소득)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2. 문헌 검토를 통한 리더포비아 원인 분석1) 감정 관리와 사회적 평가의 압박최근 연구들은 관계 악화, 평판 훼손, 실패에 따른 비난 가능성 등을 리더 포비아의 원인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리더십 역할은 단순한 관리 업무를 넘어 정서적 부담을 수반한다. 현대사회의 리더는 팀의 성과를 책임지는 것 외에도 구성원들의 정서를 관리하고 그들의 업무 만족도와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요구받는다. 맥킨지에 따르면 다수의 중간급 리더는 업무 시간의 49%를 핵심 업무와 거리가 먼 행정 업무(법인카드 관리, 결재 승인 등)나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소모하고 있다. 이러한 낭비적 상황 속에서 리더에게 갈등 관리, 관계 관리 등 조직과 집단 내 감정 관리라는 추가적 역할의 부여는 리더에게 심리적 소진을 유발하며 리더가 되는 것에 대한 중요한 회피 동기로 작용한다.
나아가 감정 관리 업무를 잘못 수행할 경우 상당한 사회적 평가의 압박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리더의 결정은 즉각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리더가 업무적으로 판단을 잘못 내리거나 구성원을 정서적으로 잘 보듬지 못할 경우 불특정 다수의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역갑질’로 표현되는 구성원들의 리더에 대한 공개적인 공격은 리더의 부담을 더욱 가중한다. 블라인드와 같은 익명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리더를 비난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평가는 리더가 되는 것의 동기를 감소시키며 두려움을 키울 수 있다.
2) 사회적 기대와 개인적 불안리더 포비아의 또 다른 원인은 리더십에 대한 개인적 불안감과 사회적 기대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현대의 리더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측면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 자신이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정서적 압박에 따라 불행해질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승진 후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과 자신의 현재 역량 수준이 다를 경우 많은 이가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날까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소위 ‘가면 증후군(자신의 성공을 실력이 아닌 운의 탓으로 돌리고 실력이 드러나는 걸 꺼리는 심리)’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직원은 향후 승진에 대한 개인적 불안이 더욱 클 수 있다. 즉 자기 증명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리더십 기피 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리더로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팀과 개인의 성과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역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동기를 낮추는 요인일 수 있다. 특히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Perfectionistic Self-presentation)’ 성향을 가진 개인이 리더가 되면 개인의 인정 욕구와 현실적 상황에 따른 결과가 충돌하면서 부담감이 배가돼 리더 포지션을 유지하려는 동기가 저해될 수 있다.
3) 보상 시스템과 보상 수준에 대한 불만족심리적 부담 못지않게 보상 시스템과 수준에 대한 불만족 역시 리더 포비아의 주요 요인일 수 있다. 리더십 역할은 더 많은 책임과 업무를 동반하지만 제공되는 보상은 그에 상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경제 상황이 저성장 국면으로 변화하며 보상 인센티브가 낮아짐에 따라 보상에 대한 만족감 또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리더십 역할에 상응하는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임직원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불충분한 보상 시스템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리더가 느끼는 심리적 보상에 대한 기대치와도 관련이 있다. 추가적 책임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리더로서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
4)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잔존 현대적 리더 역할의 상충과거의 권위주의적 리더십 모델은 여전히 현대의 리더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남기고 있다. 과거의 리더는 팀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조직과 그룹 내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현대의 조직에서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리더십 또한 요구된다.
하지만 여전히 오늘날의 리더에게는 과거의 리더십 전통을 기반으로 강력한 책임과 권위가 형식적으로 부과된다. 이 간극은 리더 역할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 리더는 수평적 조직에서 촉진자나 조율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권위와 책임 사이에서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더불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며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요구 역시 리더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3. 실증 연구를 통한 리더 포비아 핵심 원인 분석이처럼 기존 문헌을 검토하며 리더 포비아 현상의 원인을 제시했다. 이에 실제 어떤 요인이 리더 포비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그 해결책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리더 포비아 현상을 다각도로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 및 형태의 회사(사기업, 공기업, 공공 기관 등)의 재직 인력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필자들이 속한 기업 및 재학 중인 EMBA(Executive MBA) 과정의 다양한 회사와 직급의 인력으로 모집했다. 총 300명 이상의 인력에게 온라인 설문지를 배포했고 미응답자를 제외한 213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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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석 결과리더 포비아의 원인 파악에 앞서 승진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리더 포비아가 승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인지 혹은 승진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건 혹은 결과와 관련된 것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그 결과 승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74%가 승진이 직무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림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20%는 과거에 승진을 거부한 경험이 있으며 그 이유는 더 높은 책임감에 대한 부담 및 스트레스, 적절한 보상 부족, 업무와 개인 생활의 불균형, 리더 역할에 대한 심리적 부담 순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이는 승진이 개인의 정신 건강 및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더해 적절한 보상 부족도 승진 거부의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이는 리더 역할 수행에 따른 책임과 스트레스에 비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 성향을 이유로 승진을 거부한 응답자도 61%에 달했다. (그림 3) 이는 개인적으로 리더 포지션을 맡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하며 리더 역할에 대한 개인적 기질과 선호가 승진 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승진 후 직무 만족도 저하에 대한 우려를 가진 응답자도 43%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리더십 역량 부족에 대한 불안감도 승진을 거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능력 부족이나 자신감 결여가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는 적절한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승진 후 책임 증가와 관련된 두려움과 부담감이 리더 역할을 맡는 데 있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2) 심층 분석 결과분석 결과 승진 후 부담감 및 적절한 보상의 부재가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인으로 발견됐다. 이 두 원인에 대해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그 결과 주요 부담 요인은 성과 압박감(29%)과 책임에 대한 부담(24%) 및 갈등 조정(23%)으로 나타났다. (그림 4) 리더로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조직 내에서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리더 역할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 역할 관련 금전적 보상 부족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발견됐다. 즉 리더 포지션 수행에 따라 증가하는 책임과 스트레스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면 리더 역할에 대한 동기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현재 속한 조직에서 리더에게 어떠한 형태의 보상이 주어지는지 살펴봤다. 조사 결과 주로 보직 수당, 상품권/초대권 지원, 유류비 및 통신비 지원 등의 형태의 보상을 받고 있었다. (그림 5) 일부의 경우 조직 관리 비용 등의 지원이 있었으며 아무 보상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나아가 리더십 역할에 따른 금전적 보상이 어느 수준으로 주어지면 리더 포지션을 수락할지 파악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월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의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을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연봉의 경우 20%) (그림 6).
4. 리더 포비아 해소를 위한 해결책실증 분석 결과에 기초해 리더 포비아 현상 해소를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을 적용해 각 조직이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수립하고 모니터링 및 관리하면 리더 포비아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1) 권한 위임을 통한 책임 및 업무 분산다양한 사람이 리더십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적절한 권한 위임을 통해 책임과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더 포지션을 맡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리더십 경험을 다수가 공유함으로써 조직의 리더십 승계 계획(Succession Plan) 수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업무 결과의 질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일본의 엔지니어링 회사 JCG홀딩스(JCG Holdings)는 부서장 한 명에게 집중됐던 관리 업무를 프로젝트 관리, 경력 개발, 비전 수립 등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별 담당 리더를 세워 업무를 분산해 리더의 부담을 줄이고 구성원들에게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 외재적 보상과 내재적 동기 강화성공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리더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평가하며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공식적인 인정과 더불어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리더를 맡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물론 금전적 보상의 증대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승진 거부 현상으로 인한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약화는 조직 운영 전반에 걸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부서와 조직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구성원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업무를 조율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조직의 건전한 문화를 형성함에 있어 리더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승진과 관련된 보상 수준의 증대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한 현명한 투자로 여겨져야 한다.
외재적 동기뿐만 아니라 일의 목적과 의미 부여를 강화함으로써 리더들의 내재적 동기를 높이는 것도 권장된다. ‘매터링(Mattering)’, 즉 자신이 공동체나 타인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는 인식은 구성원의 이탈률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퇴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갤럽의 설문조사 결과 조직을 떠난 사람들은 이탈의 원인으로 리더와 매터링 연관 요소들을 공유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응답했다. 리더 포비아 현상을 리더 포지션에 대한 수동적 이탈 현상으로 볼 때 조직 차원에서 매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일의 의미’를 주지시킬 수 있다면 리더 포비아 현상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일의 의미는 구성원뿐만 아니라 리더에게도 필요하다.
3) 교육을 통한 리더 역량 개발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의 역량을 향상하는 동시에 실무에서도 소규모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리더 역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멘토링과 코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험 있는 리더들이 신규 리더 및 리더 후보를 정서적/실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반론에 근거한 강의 위주 학습보다는 현장 사례 중심의 프로그램 도입이 권장되며 타인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 (정서적 기술)을 포함해야 한다.
원하지 않는 리더 역할을 강요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 하지만 교육 및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리더 자질을 인식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인재들에게 자신의 자질을 인식할 계기가 주어진다면 개인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리더 포비아 현상을 완화하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용할 만한 리더십 및 가치 모델을 소개한다.
1. 협력적 리더십(Collaborative Leadership): 적절한 권한 위임을 통해 다양한 사람이 리더십을 공유하고 심리적 부담을 완화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자율성과 능동성을 갖고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분권화 리더십(Decentralized Leadership) 개념과도 상통한다. 이를 통해 조직의 통합을 유도하고 조직 성과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2. 애자일 리더십(Agile Leadership): 변화와 적응에 초점을 두고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과정을 통해 포지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킨다. 또한 조직의 인재 관리 방향을 관리자 트랙과 실무자 트랙으로 이원화하면 리더십 역할을 선호하지 않는 구성원에게도 새로운 경력 개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3.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팀원들과 리더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자신감을 증진한다. 공감을 바탕으로 팀원과 리더 간 유대감을 강화해 리더 포지션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한다.
4) 감정적 지원 및 스트레스 관리최근 환경 변화 및 업무 증대에 따라 많은 리더가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기적 감정 관리 훈련을 통해 리더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정서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큰 압박감을 느낄 가능성이 큰 리더를 대상으로 마음챙김, 명상, 워크숍, 상담 등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리더가 감정적으로 소진되지 않도록 한다.
리더 포비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변화, 보상 체계의 개선,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건강하고 효과적인 리더십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와 지속가능성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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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진동철, 리더 포비아, 왜 리더 되기를 거부할까?, 월간 HR insight (2024年 9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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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onscious unbossing? Gen Z don’t want to be middle managers, Th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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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로벌 취업 실태·성장 의식 조사, パ ソル総合研究所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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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Mikhaila Friel, Bosses are using ‘silent layoffs’ and ‘quiet firing’ to get rid of employees. It could backfire, Business Insider (Jun 26, 2024)
29 “대표 왜 내가 맡아야하나?”…`리더 포비아` 한국 (매일경제)
30 “팀장 하라고요? 싫은데요”…승진 싫다는 그들의 ‘본심’ (아시아 경제)
31 “승진보다 워라밸”… 본점 기피하는 MZ세대 은행원 (아시아 투데이)
32 직장인 ‘꿈의 보직’ 어쩌다 찬밥됐나 (헤럴드경제)
33 Mannheim, K. (1928) Das Problem der Generationen. Kölner Vierteljahrshefte für Soziologie, 7(2), 157–185; 30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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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Recovery in youth employment is still lagging,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Aug 11, 2022)
37 Jon Emont, A time bomb is threatening economies across Asia, Wall Street Journal (Aug 27, 2024)
38 예지은, ‘임포자’에 대한 동상이몽, (2023) SERI (삼성경제연구소) CEO
39 Julia Lee Cunningham, Laura Sonday and Susan (Sue) Ashford, Are You Afraid to Identify as a Leader?, Harvard Business Review (Sep 05, 2022)
40 Chen Zhang, Jennifer D. Nahrgang, Susan (Sue) Ashford, and D. Scott DeRue, Why Capable People Are Reluctant to Lead, Harvard Business Review (Dec 17, 2020)
41 Stop wasting your most precious resource: middle managers, McKinsey & Company (May 10, 2023)
42 신제구,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는 조직의 요건, 월간 HR insight (2023年 12月호)
43 Chen Zhang, Jennifer D. Nahrgang, Susan (Sue) Ashford, and D. Scott DeRue, Why Capable People Are Reluctant to Lead, Harvard Business Review (Dec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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