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줄고 책임과 성과 압박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리더가 되길 기피하는 ‘리더 포비아’가 나날이 심해지고 리더의 번아웃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간관리자 이상 국내 리더 4명 중 1명은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다. 번아웃의 근본 원인은 업무량 자체보다는 업무의 모호함과 이로 인한 감정 소진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일의 의미와 조직의 목표를 연계하고 자신의 일이 어떻게 조직 성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즉 조직의 ‘우리다움’과 리더 개인의 ‘나다움’이 연결될 때 지속가능한 리더십이 가능하다. 아울러 리더 개인 차원에서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의 과오에 지나치게 너그러워지기보다는 자신의 중심을 지키면서 신념을 추구해야 한다.
최근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일이 부쩍 늘었다. 영국과 캐나다 Z세대의 52% 이상이 중간관리자가 되기를 원치 않으며11Robert Walters, “Conscious ‘unbossing’ – 57% of Gen-Z professionals don’t want to be middle managers,” Robert Walters Insights, 2024년 10월 29일닫기 우리나라 MZ세대의 50% 이상이 임원급으로 승진에 대한 야망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DDI 글로벌 리더십 전망 2025(Global Leadership Forecast 2025) 보고서는 주요 트렌드로 ‘언보싱(Unbossing, 탈보스화)’을 언급하며 미래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약화를 조직의 핵심 우려 사항으로 꼽기도 했다. 언보싱이란 전통적인 지시나 위계 중심의 리더십이 약해지고 리더의 역할이 자율과 지원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을 가리키는데 이렇게 권위는 점점 줄어들지만 책임이나 성과 압박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리더가 되려는 의욕이 꺾이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리더 포비아(Leader Phobia)’ 현상이다. 리더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에 대한 걱정, 책임에 대한 불안, 인간적 부담으로 리더십 역할을 꺼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높은 성과 압박 속에서 ‘괜히 올라갔다가 실패할 바에는 차라리 시도하지 않겠다’는 방어적 심리도 한몫하고 있다. 리더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권위만 해체되고 그에 따른 리더십 개발, 후속자 양성, 시스템 재설계 등의 의식적 과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런 리더십 공백과 기피 현상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15,000개의 아티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문우리woori_moon@40fycorp.com
포티파이 대표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는 서울대학교병원, 존스홉킨스 대학원 출신 정신과 전문의·의학박사이자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로 근무한 바 있는 리더십 코치다. 현재 리더십 솔루션 업피플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