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장 ‘호평’ 봇물… 구글주가 급등
고난도 추론시험서 챗GPT 앞서고… 이미지 생성 ‘나노 바나나’ 돌풍
샘 올트먼 마저 “훌륭한 모델”… 업계 “오픈AI 3년천하 재편 예상”
“세상이 다시 변했다. 3년 동안 매일 챗GPT를 써왔고 ‘제미나이 3’는 단 2시간 사용한 게 전부지만, (챗GPT로) 다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빅테크인 세일스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이 이달 18일 출시한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에 대해 극찬한 발언이다. 실제로 AI 시장에선 구글 제미나이 3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3가 오픈AI의 아성을 위협하며 AI 산업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모양새다.
● 샘 올트먼 “어려운 분위기 될 수 있다” 위협 인정
역대 가장 똑똑한 AI 모델로 평가받는 ‘제미나이 3’와 이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편집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는 공개되자마자 AI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조차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게시물에 “훌륭한 모델로 보인다”고 댓글을 남겼다. 올트먼은 사내 메모를 통해 “구글의 최근 진전은 오픈AI에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분위기(rough vibes)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X 계정을 통해 이례적으로 구글에 “축하한다”는 말을 남겼다.
제미나이 3 프로는 AI 모델 평가 사이트 LM아레나(Arena) 리더보드에서 1501점을 기록해 기존 1위였던 제미나이 2.5 프로를 제쳤다. AI의 능력을 비교하는 주요 벤치마크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도 제미나이 3 프로는 정답률 37.5%를 기록하며 오픈AI의 GPT 5 프로(31.6%)를 앞섰다.
● AI 경쟁구도 재편되나
업계에선 구글이 오픈AI가 3년간 주도해 온 AI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구글은 AI반도체(텐서프로세싱유닛·TPU), 픽셀폰 같은 하드웨어에서부터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브라우저 크롬, 검색엔진 구글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전체 생태계를 확보한 기업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추론 반도체 TPU를 AI 학습에 이용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오픈AI와 비교하면 투자 여력에서도 앞서 있다. 마틴 피어스 디인포메이션 칼럼니스트는 “구글은 현금 창출력과 탄탄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몇년간 필요한 AI 투자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선발주자인 오픈AI는 챗GPT로 선점한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록인(Lock-in)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기준 챗GPT 주간활성이용자는 약 8억 명으로, 월간활성이용자가 6억5000만 명인 제미나이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챗GPT에 각종 쇼핑과 예약 에이전트, 그룹 채팅, 헬스케어, 성인용 콘텐츠 등을 도입하고 AI브라우저도 출시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앤스로픽 등 다른 경쟁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 중 최상위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4.5’를 24일(현지 시간) 출시했다.
한편 제미나이 3의 영향으로 구글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6% 넘게 상승했다. 그 결과 구글의 시가총액은 3조8500억 달러(약 5700조 원)에 육박하며 시총 2위 애플(4조800억 달러)과의 격차를 좁혔다.
반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대체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장중 2.05%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2%가량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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