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

성과 없으면 일단 쪼고보라고? 어의 덮어준 세종을 기억하라

124호 (2013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상무님, 분기 대책 보고서를 월간 대책 보고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각 영업팀에서 신속한 데이터를 정리해야 합니다. 이것이 늦거나 제때에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팀이 늦게 올라 옵니까?”

 

“꼭 집어서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봐 최 팀장, 당신이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말하니까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거 잖아! 영업 대책 보고서도 그래. 매번 어렵다, 안 된다, 고객이탈이 심각하다, 이런 것 말고 제대로 된 대책을 올리란 말이야! 각 팀에서 대책안이 나오지 않으면 재촉해야 할 것 아냐!”

 

“……”

 

옆에 있던 영업2팀 박 부장이 곤란해 하는 최 팀장을 도우려 나섰다.

 

“최 팀장, 제때에 실적 보고 데이터를 주지 않나요. 실제 문제는 데이터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박 부장님. 데이터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각 영업팀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대책이 없거나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에 대해 영업팀에 몇 번이나 요청했지만 대답은그것은 영업기획팀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듣고 있던 영업1팀장인 최고참 서 팀장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끊고 나왔다.

 

“최 팀장, 무슨 소리야. 각 영업팀에서는 수주 따랴, 고객 만나랴, 개발팀 비위 맞추기도 힘든데 영업기획팀에서 그런 것은 알아서 해야 하지 않나? 대책안 만들라고 영업기획팀 만든 것이잖아. 그걸 못한다고 하면 팀장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야?”

 

경영환경의 위기가 지속될 때 팀 간 갈등은 심화된다. 위 사례처럼 자기 팀의 성과를 위해 다른 팀과 협력하기보다 실속을 먼저 챙기는 경우가 많다. 성과주의의 폐단이라고 단정하기보다 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팀워크를 회복하는 근본적인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의 업무수행 방식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세종대왕은 학사들과 함께 조선왕조의 지도 체계 근간을 만들고 과학 문물의 융성과 부국강민(富國强民)의 기틀을 다졌다. 세종대왕의 치세에서 집현전이 세운 공로는 빼놓을 수 없다. 집현전은 한글 창제, 과학 천체 기구, 도서 편찬 등 다방면의 업적에 기여했다. 세종대왕은 집현전을 비롯한 신하들과 어떻게 팀워크를 이끌어 냈을까? 세종대왕의 일화에서 그 흔적을 찾아보자.

 

 

첫째, 사람의 마음을 얻다.

세종대왕의 일화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가신숙주와 어의사건이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인용해 본다.

 

어느 날 세종은 늦은 밤 집현전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봤다. 내관을 통해 알아보니 신숙주 학사가 책을 읽고 있었다. 신 학사가 나오기를 기다렸던 세종은 신 학사가 책을 읽다가 잠이 든 것을 알고는 자신의 옷을 벗어 주며 내관에게 덮어주고 오라고 했다. 잠에서 깬 신 학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기 몸을 덮고 있는 것은 이불이 아니라 임금의 옷이었다. 학사들은 세종의 극진한 대접에 더 열심히 학문에 몰두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신뢰 리더십의 기초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없다. 마음을 얻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본심을 담아 전달하면 쉽게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이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으로 서로가 통한다는 의미다. 마음을 얻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재위 시절 많은 신하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만든 힘의 근원은어의사건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둘째, 시대와 고객이 요구하는 과업을 설정하고 매진하게 한다.

조직은 업무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최상의 결과는 시대와 고객의 요구에 따른 일의 목적과 목표에 대해 구성원의 생각과 일치할 때 만들어 진다. 집현전은 조선 초기 세종대왕의 명에 의해 설립됐다. 서적 수집과 편찬을 맡았다. 백성을 위한 세종의 뜻이 과업이 된 사례로 <향약집성방> 출간이 있다. 책을 쓴 학자들이 책의 필요성과 의의를 절절히 공감했다는 것을 서문에서 느낄 수 있다. 다음은 <향약집성방>의 서문 중 한 대목이다.

 

옛날부터 의학이 발달하지 못해서 약을 시기에 맞춰 구하지 못했다. 가까운 것을 소홀히 하고 먼 것을 구해 사람이 병들면 반드시 중국의 얻기 어려운 약을 구했다. 이런 것은 7년 된 병에 3년 묵은 쑥을 구하는 것과 같다. 약은 구하지 못하고 병은 이미 손 쓸 수 없게 된다. 민간의 옛 늙은이가 한 가지 약초로 치료해서 신통한 효력을 보는 것은 그 땅의 성질에 적당한 약과 병이 서로 맞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중략)

 

우리 주상 전하께서 특히 이에 유의해 의관을 골라서 매번 사신을 따라 베이징에 가서 방서를 널리 구하게 하고 집현전 직제학 유효통 등에게 명해서 다시 향약방에 대해 여러 책에서 빠짐없이 찾아내고 종류를 나누고 더 보태어 한 해를 지나서 완성하였다. 이에 구증은 338가지인데 이제는 959가지가 되고, 구방은 2803가지인데, 이제는 1706가지가 됐다. 또 침구법 1476조와 향약본초 및 포제법을 붙여서 합해 85권을 만들어 올리니 이름을 <향약집성방>이라 했다. <세종실록> (<세종처럼>에서 재인용)

 

 

 

몰입과 헌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먼저 과업의 목적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암은 흔한 질병이며 무서운 병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제는 암 연구와 사전 검사를 통해 초기 진단과 의약기술의 발달로 많은 인명을 살리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학자의 마음을 얻어 방대한 작업을 수행하게 했다. <향약집성방>은 소수의 사람이 아니라 집현전이라는 당대 최고의 연구기관이 총출동해 만든 역작이다. 역작을 만든 것은 조직 구성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명확한 목적과 목표가 있었고 구성원의 마음이 하나가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셋째, 팀워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수평적 파트너십이 바탕이 돼야 한다.

수평적 파트너십의 기본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존중하는 쌍방향의 의사소통이다. 이런 관계에서 형성된 믿음과 신뢰의 관계가 수평적 파트너십이다. 혹자는조선시대에 무슨 수평적 파트너십이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종실록을 연구한 결과물들을 보면 세종이야말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능한 리더임을 알 수 있다. 박현모 씨가 쓴 <세종처럼>에 밝힌 세종 시대의 회의규칙에서 그 근거를 찾아보자.

 

왜 수평적 파트너십이 팀을 이끌어 가는 데 중요할까? 수평적 파트너십은 상호 생산적 대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관계다. 수평적 파트너십의 반대는 수직적 상하관계다. 수직적 상하관계에서는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이 있을 뿐이다. 조선시대와 같은 군왕의 위계질서에서는 상명하복이 보편적이지만 그 과정은 대화와 토론의 수평적 관계를 보장했다. 또 그 관계가 계급의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하지만 대화와 토론에서는 세종의 회의규칙에서는 상호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의 회의 규칙> 1, 2, 4, 6에서 수평적 파트너십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세종의 수평적 파트너십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임금과 신하 사이의 신뢰와 믿음이 그 바탕이다. 민주주의 시대에도 수평적 파트너십이 어려운 것은 상호 믿음과 신뢰의 끈이 수평적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트너는 상호 윈윈(Win-Win)의 관계이며 동반 성장의 질서를 추구해야 한다. 조직 내 수평적 관계가 형성되지 못했다면 구성원 간 신뢰의 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세종과 집현전 학사의 팀워크 분석을 통해 상호 신뢰와 믿음, 시대와 고객이 요구하는 과업의 설정 및 매진, 수평적 파트너십 등이 팀워크의 중요한 요건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종과 집현전 학사의 긴밀한 협력이 없었다면 최고의 과학 문물 등을 발명한 업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고의 기업을 만들려면 집현전처럼 최고의 인재집단과 함께 인재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팀워크 기술이 필요하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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