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Leader Interview: ‘아마존웹서비스’ CEO 앤디 재시

“경험을 압축하는 알고리즘이란 없어
고객 피드백 ‘행간’ 읽으며 솔루션 만들어”

255호 (2018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개척하고 압도적인 선두주자의 지위를 12년째 유지하고 있다. 초기부터 아마존의 이 사업부를 이끌어온 앤디 재시 CEO는 성공 비결을 ‘고객 우선주의’라고 말한다. 서비스의 90%는 고객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나머지 10%는 고객의 피드백을 보고 그 ‘행간’을 읽어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단기 실적이 아닌 장기적 고객 중심 경영 마인드를 갖기 위해 주식 보상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는 이런 고객 중심 문화가 사내 정치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여인호(경희대 외식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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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웹서비스(AWS)의 CEO 앤디 재시(Andy Jassy, 49)를 서울에서 만났다. AWS는 기업용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의 글로벌 1위 기업이며, 아마존 내에서는 전자상거래와 함께 양대 비즈니스 축을 이루고 있다. 2017년 매출은 174억 달러(영업이익 13억 달러)였고 2018년 매출은 22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참고로 DBR이 이 회사의 글로벌 영업을 총괄하는 마이클 클레이빌 대표를 만나 물었을 때는 연 매출(2016년)이 122억 달러였다. 그 사이 2배 가까이 컸다.

이런 경이적인 사업을 15년째 이끌고 있는 사람이 앤디 재시다. 그는 뉴욕주 출신이다. 하버드대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했으며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적도 있다. 그는 30세 즈음이었던 1997년,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에 합류했다. 당시의 아마존은 창립 3년째로 연 매출이 1500만 달러밖에 안 됐다. 지금의 예스24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의 온라인 서점이었다. 재시는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 이상의 그 무언가가 되리라 보고 자신의 커리어를 베팅했다고 한다. 그는 베이조스의 비서실장 겸 자문역이 됐다. 그의 ‘그림자’로도 불렸다. 남부 텍사스주 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베이조스에게 동부 하버드 MBA 졸업생 재시의 보좌는 도움이 됐다. 1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아이디어는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던 2003년 가을 나왔다. 아직 클라우드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였다. 베이조스의 시애틀 자택에서 경영진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몇몇 엔지니어가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아마존이 갖고 있는 서버, 스토리지, CPU 같은 사내 IT 인프라를 다른 스타트업들도 쓸 수 있게 열어주고 시간당 사용료를 받자는 것이었다. 렌터카 사업과 비슷한데 무거운 IT 장비를 직접 설치해주는 게 아니라 웹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달랐다. 베이조스의 승인을 받아 사내 벤처 형식의 사업팀이 꾸려졌다. 이 아이디어를 좋아한 앤디 재시가 부사장 직함으로 직접 팀을 이끌게 됐다. 3년 가까운 준비와 시험 과정을 거쳐 2006년 AWS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AWS는 출발과 동시에 로켓처럼 솟아올랐다. 넷플릭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같은 스타트업들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AWS와 연달아 계약을 맺었다. 이들 고객사의 성장과 함께 AWS의 수익과 명성도 덩달아 커졌다. 또 고객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매년 수많은 기능과 서비스가 추가됐다. 고객사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자동적으로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확장됐다. 이후 쟁쟁한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IT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 영역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저(Azure)’라는 이름의 경쟁 서비스를 출시했고 구글과 알리바바, 오라클, SAP도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 로컬 업체들도 많다. (DBR minibox ‘한국 기업과 AWS’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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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선두주자 AWS의 지위는 압도적이다.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4%이고 이는 2∼14위를 합친 것보다도 크다.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짓수도 타 기업보다 훨씬 많다. 2018년 6월 기준 125여 종의 서비스가 있고 2017년 한 해에만 1400개의 새로운 세부기능이 나왔다.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킹,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 기업용 기본 IT 인프라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기능도 갖추고 있다.

조직구조상에서는 AWS는 별도 법인이 아니라 아마존의 한 부서이지만 경영적으로는 회사의 다른 사업부서와 거의 분리돼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지만 AWS에는 큰 고객이다. 워낙 이 부서의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앤디 재시는 2016년 CEO 타이틀을 받았다. 매출이나 이익 공헌도로 보면 당연하고도 남는 일이다. 현재 아마존에는 3명의 CEO가 있다.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베이조스, AWS를 이끄는 재시, 소비자(유통) 부문 CEO인 제프 윌키 등이다.

DBR은 지난 6월 말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있는 아마존 한국지사 회의실에서 재시를 만났다. 그는 평소 미디어 활동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어쩌다 한 번 하는 언론 인터뷰에서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개인 의견은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이날은 러시아 월드컵 덕분에 부드럽게 대화가 시작됐다. 전날 밤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이겼는데, 재시는 본인이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농구, 골프, 테니스, 경마, 축구 등 “모든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서 밤 11시에 중계된 그 경기도 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챔피언을 꺾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한국 덕에 16강에 진출하게 된) 멕시코 팬들이 한국 팬을 목말 태우는 사진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미국이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이번 월드컵에 나오지 못해 “매우 좌절스럽다”고 덧붙였다.

일하느라 바쁠 텐데 어떻게 그 많은 종목의 스포츠 경기들을 다 찾아서 볼 시간을 내냐고 물으니 그는 “우리 집 지하에 스포츠 바(bar)를 만들었다. 일 외에 내가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와 음악뿐이다. 운 좋게도 내 아들도 스포츠와 음악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취미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답했다.

배석한 수행 임원들이 회의실 시계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스포츠 이야기는 그 정도로 마쳤다. 일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고객사 이름을 무척 잘 외웠다.

DBR Minibox: 한국 기업과 AWS

AWS는 한국에도 많은 고객사를 두고 있다. 회사 측이 소개하는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 LG전자는 최근 AWS를 이용해 ThinkQ라는 가전 IoT 플랫폼을 구축했고 향후 그린그래스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 블루홀은 2017년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 출시 당시 전 세계 300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AWS를 사용했다.
- KB국민은행은 모바일 금융 메시징 서비스 ‘리브똑똑’에 AWS를 사용 중이다.

새로 태어나는 스타트업 중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업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시장 플레이어도 늘어났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알리바바, 구글, SAP 등 글로벌 업체뿐 아니라 KT, 네이버, 가비아 등 로컬 업체들도 많이 활약 중이다. LG유플러스처럼 AWS/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와 자체 데이터센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당분간은 AWS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위를 지킬 것이라는 데에는 업계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 이유를 시스템 개발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IT 개발자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징 기업 ‘시소’의 CTO 이동근에게 개발자들이 AWS를 선호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순으로 답했다.

1. 홍보/마케팅을 잘한다.
2. 안정적이고 기능이 다양하다.
3. 개발 레퍼런스가 많다.
4. 보안 수준이 높다.
5. 서버 증축하기 편리하다.
6. 잘만 쓰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잘못 쓰면 사용료가 비싸게 나올 여지도 있다.

왜 한국에 왔는가.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다. 한국 내 AWS 사업은 규모가 크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고객들과 시간을 보내고자 방문하게 됐다.

자주 오는가.
자주 오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마음만큼 자주 오지는 못한다. 그래도 자주 와서 고객을 만나보려 한다.

이번엔 어떤 고객사를 만나는가.
이름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2 그래도 우리가 삼성, LG전자 등 다양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 고객도 많다. 우아브라더스(우아한형제들), 망고플레이트, IGAWorks, ‘비트윈’을 운영하는 VCNC 등이다. 한국의 경우 게임 산업이 규모가 크고 또 활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상위 15대 게임 업체들이 AWS를 사용한다. 넥슨, 블루홀,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다. 금융 서비스의 경우 신한, KB 등 여러 은행이 있다. 이처럼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스타트업, 대기업, 공공기관과 함께 일하고 있다. 한국을 자주 방문해 고객들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운다.

AWS가 파는 것은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지.
개발자 및 기업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 기술 인프라와 플랫폼, 인공지능이다.
(“Technology infrastructure platform and machines intelligence that other developers and companies can build their application on top of it.”)

당신이 베이조스와 처음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을 때,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원래 염두에 두고 있었나? 아니면 그냥 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사업에 이르게 된 것인가.
2003년 가을 우리가 AWS의 미래상을 담은 ‘비전’ 문서를 처음 작성했을 때는 모든 개발자가 자기 집의 차고나 기숙사 방 등 어디에서나 대기업들이 쓰는 것과 동일한 규모와 비용 구조, 인프라에 액세스할 수 있는 기술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대기업이나 정부는 인프라에 투자하는 규모 자체가 절대적으로 크다 보니 미래에 AWS의 최대 고객이 될 거라 어느 정도 예상을 해볼 수 있었지만 우리는 대기업이나 정부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닌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사용자들이 그 아이디어만으로 경쟁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큰돈을 들여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누구나 AWS 인프라를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었다.

중소기업과 개인 사용자들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IT 인프라에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그렇다면 현재 AWS의 주 고객은 중소기업과 개인인가, 아니면 대기업인가?
둘 다. 설립 초기에는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주 고객이었다. 이들은 AWS 플랫폼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이나 비즈니스를 아예 처음부터 구축했다. 핀터레스트나 에어비앤비, 슬랙, 로빈후드 등이 그 예다. 아까 언급한 한국의 우아한형제들, 망고플레이트 등도 있었다.

AWS를 사용하는 대기업과 정부기관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은 최근 4∼5년 사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캐피탈원이나 한국의 신한금융그룹과 같은 금융서비스 기업은 소비자 디지털 뱅킹 플랫폼을 AWS상에 재구축했다. 인튜이트와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역시 AWS 클라우드로 전부 이전했다.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존슨앤드존슨,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화이자, 머크, 제조 분야에서는 GE, 지멘스, 필립스, 슈나이더일렉트릭, 기술 분야에는 삼성과 LG전자, 미디어 분야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워너, 폭스, 디스커버리, HBO, 터너 등이 있다. KBS, SBS, MBC 등 한국 방송사들도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상상이 가능한 거의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서 AWS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약 3000여 정부기관들이 AWS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정리하자면, AWS 사업 초기에는 스타트업이 주 고객이었다. 이후 대기업들도 AWS를 실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기업들도 업무상 중요한 워크로드를 AWS에서 실행하고 있는 수준까지 왔다. 전체 인프라를 옮기는 기업들도 있다.

클라우드가 이렇게 큰 비즈니스가 될 거란 점을 깨달은 시점은 언제인가.
좋은 질문이다. 뭔가 잘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몇몇 순간들이 있었다.
우선 첫 서비스인 아마존 S3 스토리지(저장)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가 생각난다. 2006년 3월이었다.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수천여 명의 개발자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고 트위터나 블로그에 후기를 쓰더라. 내 기억으론 당시 AWS 영업 담당자가 단 한 명이었다. 혼자서 고객들에 판촉 전화를 많이 돌렸다. 사실 그가 어떤 업체들에 전화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루는 그 영업 담당자가 우리에게 e메일을 돌렸다. 2006년 4, 5월쯤으로 기억한다. 초기 고객사였던 스머그머그(SmugMug)라는 회사에서 온 e메일이었다. 사진 전문 앱을 운영하는 곳인데 그들은 아마존 S3를 6테라바이트 사용하겠다고 요청해왔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테라’바이트 맞냐, 기가바이트인데 잘못 쓴 것 아니냐고. 물론 12년이 지난 지금은 아마존 S3에서 처리하는 양이 엑사바이트3 급이지만 당시로서는 그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용량이었다. 그걸 보고 뭔가 잘 돼가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바로 2006년 8월에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 EC2를 출시했다. 고객이 컴퓨팅 서비스와 스토리지 서비스를 함께 사용해 AWS상에서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게 가능해졌다. 개발자 커뮤니티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환호로 가득하더라.

그 다음으로는 넷플릭스가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AWS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던 순간도 기념비적이었다. 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고 시장에 주는 의미도 컸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첫째로 넷플릭스는 자체 인프라 운영 능력이 매우 뛰어난 회사다. 우리가 잘 아는 기업이고, 우리가 존경하는 기업이다. 또한 넷플릭스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사업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기업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인프라를 굉장히 잘 운영하는 회사였고 동시에 우리 회사와는 아주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AWS로 이전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것은 시장의 다른 기업들에도 큰 시그널을 줬다.

또 내 생각엔 국가정보기관 CIA와의 계약을 딴 것도 중요한 이정표였던 것 같다. 사실 이 계약은 외부로 발설할 수 없도록 돼 있었는데 IBM이 CIA에 항의를 하는 바람에 저절로 공개됐다. 4 이 사건은 다른 정보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됐지만 아마도 기업 고객들에 의미하는 바가 더 컸던 것 같다. ‘CIA가 AWS의 보안이나 성능을 믿고 사용한다면 AWS 서비스는 우리가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보안과 성능을 갖췄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라는 것이 기업 고객들의 말이었다. 이로 인해 기업 고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외에도 일이 잘돼가는구나 싶은 순간이 여럿 있었다.

굳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요 없는 기업은 없나?
다시 말해 당신이 만나본 기업 중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기 까다로웠던 곳은 어떤 곳들인가. 어떤 패턴을 발견했는가.
IT가 필요 없거나 IT 제공업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요 없겠지만 요즘 IT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드물다. 경쟁자들은 다 갖추고 있는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구축에 필요한 적절한 서비스와 도구, 기능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달성 구현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기업이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클라우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산업군은 없다고 말하겠다. 우리가 만나는 기업들은 모두 클라우드에 관심을 갖고 있고, AWS에 관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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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로의 이전 속도가 다소 느린 분야나 그런 기업들이 보이는 패턴에 대해 묻는 거라면 타성이 자리한 기업들이 그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체적인 IT 인프라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그러한 방식을 꽤 오래 지속해 온 경우가 많다. 자체 인프라를 직접 관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관리자가 있고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타당한 이유도 있을 테고, 자기 보존적인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고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부에 자리한 타성과 관습 때문에 클라우드 이전에 수동적인 기업들은 무슨 일이 터지고 나서야 입장을 바꾸게 되고, 딱히 확신이 없는 채로 몇 달에 걸쳐 논의한 끝에 클라우드로 이전하겠다는 결정을 급히 내린다. 여기서 말하는 ‘무슨 일’이란 주로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클라우드와 AWS를 사용하는 것이 자체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 효율적이니 비용 절감을 해야 한다’거나 ‘경쟁사들은 AWS를 사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데 아직 우리만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혹은 ‘온프레미스(자체 인프라) 환경의 제약하에 있다면 클라우드를 통해 그러한 제약을 벗어날 수 있어’ 등 클라우드 이전에 소극적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계기로 인식의 변화를 맞곤 한다.

아니면 단순하게 사람의 교체 때문인 경우도 있다. 25∼30년간 동일한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동일한 방식으로 일을 해오다가 클라우드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많은 새로운 CIO로 교체되면 갑자기 회사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바로 이런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에 다소 느린 영역을 보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오래 논의하다가 갑자기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AWS 사업은 부드럽게 선형적으로 성장하는가, 아니면 계단식으로 성장하는가.
지난 12년간 AWS는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22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 정도 규모의 비즈니스로는 상당히 건강한 성장세다. 전반적으로는 선형적이라 할 수 있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뭉텅뭉텅 급상승하는 영역도 있다. 금융 서비스가 그렇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체이스 등 몇몇은 사업 초기부터 함께했지만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금융 서비스 기업의 수가 급증한 건 최근 18개월 사이의 일이다.
워크로드로 따져보면 AWS가 220억 달러 매출을 내는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 IT 애플리케이션이나 워크로드는 기업 자체적으로 운영, 처리되고 있다. 대기업 및 공공 분야 클라우드 적용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연간 거의 50%씩 성장할 때 겪는 문제나 어려움은 없는지.
이 정도 규모의 비즈니스가 되면 운영의 어려움이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시작과 끝에 항상 고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강도를 더해간다. AWS 내부에선 ‘경험을 압축하는 알고리즘이란 없다’ 5  는 말을 쓴다. 뭔가를 해보기 전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수백만 사용자들이 AWS를 사용하는데 이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패턴으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지를 미리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경험과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업체들의 고객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바른 사람을 채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AWS는 많은 인력을 빨리 채용하는데 그러면서도 채용 기준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아마존에는 아무리 제품과 기능을 고객에게 신속히 선보이는 것이 중요해도 기준에 맞지 않는 인력은 채용하지 않는다는 철학이 있다. 전 세계 AWS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구축하기 위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반면에 내가 가장 유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점도 있다. 아마존의 문화다. 대다수 주요 IT 업체를 보면 ‘경쟁’에 초점을 두는 문화를 갖고 있다. 경쟁자가 뭘 하는지 살펴보고, 경쟁자보다 한발만 앞서가려고 한다. 그런 전략도 나름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위험이 있다. 늘 누군가를 뒤쫓아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선도 업체는 어느새 새로운 교훈을 배워 다음으로 나아가는데 그걸 따라잡는 데 또 2년이나 걸리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또한 경쟁에서 이기는 데 집중하는 문화로는 시장 선도 업체가 된다 해도 내부 경쟁에 휩싸여 세력 다툼과 사내 정치를 겪게 된다.

이에 비해 아마존과 AWS는 고객 중심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고객 중심 문화의 좋은 점은 우리가 얼마나 성공하고, 얼마나 앞서나가고, 역량을 얼마나 갖췄는지와 상관없이 고객은 언제나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점이다. 더 많은 기능, 더 많은 역량, 더 많은 지역에서의 서비스를 원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며, 우리의 모든 전략은 고객에서 시작된다. 실제로 그간 우리가 선보인 서비스들의 90% 이상은 고객이 직접 요구한 것들이다. 나머지 10%는 고객이 이야기하는 문제를 듣고 우리가 만든 것이다. 고객이 정확히 어떤 서비스나 기능을 원하는지 콕 집어내지 않아도 우리가 행간을 읽어 대신 개발해주려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들려는 것을 언제 다 만들 수 있을지는 우리도 예측할 수 없다.

고객의 ‘행간’을 읽어 새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지.
물론이다. 예를 들겠다. 많은 사람에게 사진 저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가 고객이 사진을 저장할 때마다 섬네일 사이즈, 대형 사이즈 등 사진을 갖가지 사이즈로 화면에서 보여주기 위해 프로세싱을 하고자 한다. 사용자가 언제, 어떤 크기로 사진을 저장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안다.

이 업체는 이런 유형의 작업을 위해 아마존 EC2 컴퓨팅 서비스의 ‘인스턴스’(가상 서버)를 상시 가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기능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예 이벤트 기반(event-driven)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와 기능을 구축하면 어떨까?’라고. 이벤트 기반 컴퓨팅을 적용하면, 고객은 저장 대상(사진)이 들어와 프로세싱이 필요한 경우(사진 크기를 변경해야 할 경우)를 위해, 그 대상의 위치를 알려주고 사이즈 조정을 위한 컴퓨팅 활동을 자동으로 시작하게 하는 간단한 자바스크립트나 파이톤 스크립트를 몇 줄 쓰면 된다. 그러면 AWS는 자동적으로 이를 위한 컴퓨팅 용량을 확보해주고, 그 작업이 다 되면 컴퓨팅 용량을 다시 줄여준다. 이런 컴퓨팅 작업은 하는 데 몇 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만든 것이 AWS Lambda(람다)라는 서비스다.

람다는 최초의 이벤트 기반 서버리스 컴퓨팅 서비스다. 고객이 컴퓨팅을 시작하고자 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AWS는 이에 맞게 자동으로 컴퓨팅 용량을 늘리고 줄여준다. 고객이 세세하게 관리할 필요가 없으며, AWS는 사용시간 100밀리세컨드 단위로 과금한다. 이는 우리가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여 해결책을 제시한 좋은 사례다. 아무도 ‘이벤트 기반 컴퓨팅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고객이 가진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자 해서 만든 것이다. 심지어 람다는 우리의 기존 서비스인 아마존 EC2 서비스의 일부를 잠식(cannibalization)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다. 우리의 기존 사업을 잠식한다고 해도 그것이 고객을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면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간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회사의 정책이 그렇다 하더라도 영업 담당자들 개인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잠식이 민감한 문제일 것 같다. 영업 담당자가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다 AWS가 판매하고 있지 않은 제품을 원한다는 걸 감지했다면 과연 당신에게 제대로 보고할까?
모든 직원, 특히 우리 영업 담당자들은 AWS의 최우선 순위는 고객의 성공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비즈니스에 최적인 듯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의 관점에서 맞는 일을 하면 우리 비즈니스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오랜 믿음을 갖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우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일한다.

예를 하나 들겠다. AWS에는 ‘믿음직한 조언자(Trusted Advisor)’라는 기능이 있다. 고객이 우리 플랫폼을 얼마나 최적화해서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해주는 자동 프로그램들이다. 고객이 유료로 어떤 기능을 쓰고 있는데 그 활용도가 너무 낮은 경우 이를 자동으로 체크하고 공지해줘서 괜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다. 지난 몇 년간 이러한 공지를 수백만 건 제공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절감한 비용이 연간 5억 달러다. 이 말은 고객을 위해 옳은 일을 하기 위해 AWS가 연간 5억 달러의 매출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5억 달러 매출을 손해 보면서까지 고객에게 괜한 비용 쓰지 말라고 조언해 주는 IT 업체는 거의 없다. 그러나 AWS와 아마존의 문화에서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몇십 년간 망가져온 고객 경험을 재창조하고자 한다. 고객을 위한 바른 일을 오래 하면 그 비즈니스 역시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럼 영업 담당자들이 회사의 그런 방침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는 없는가?
없다. 불만이 있는데 내게 말을 안 하는 걸 수는 있겠지만.
영업팀 트레이닝에서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때나 팀이 모여 이야기할 때 내가 늘 듣는 말이 있다. 영업사원들은 AWS에 온 후 완전한 해방감을 느낀다고들 한다.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IT 업체의 경우 매출을 올리라는 압박, 분기 실적을 달성하라는 압박을 많이 준다. 분기별 수치가 보여주는 시각적 지표에 집중한다. 반면 분기별 실적이라는 시각적 지표에 집중하지 않는 AWS에서는 영업팀이 우리 모두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고객을 위한 바른 일을 할 수 있다.
내 생각엔 사람은 누구나 천성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고, 도움이 되며,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감정이 있다. 내가 영업팀과 이야기 나누면서 느끼는 압도적인 감정은 바로 그 해방감이다.

그렇다면 영업팀에 대한 금전적 보상 역시 그런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가?
기본 보상과 인센티브 보상, 주식이나 스톡옵션이 혼합된 형태로 제공된다. 나는 모든 직원이 우리 사업에 대해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존과 우리 고객을 위해 바른 일을 한다면 사업은 계속 번영해 나갈 것이고 장기적으로 주가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점점 일상적인 소비재(commodity)가 되고 있다는 걱정은 없는가? 배관공처럼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한국에서는 ‘A사의 10분의 1 가격’이라며 광고하는 로컬 클라우드 서비스들도 있다. 저가 경쟁이 걱정되지 않는가.
나는 전 세계의 모든 대형 IT 업체가 AWS가 해온 것과 같은 기술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고 본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일상적인 소비재가 아니다. 플랫폼마다 현저한 차이가 있다. 가트너가 말하듯 우리는 상당한 시장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가 제공하는 기능은 여느 업체에 대비해서도 양적으로 많다. 또한 그 어떤 업체보다 빠르게 혁신하고 반복한다. 면밀히 살펴보면 기능면에서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또 대다수 기업은 클라우드 이전 시 오랜 기간 사용해 온 기술 파트너 생태계와 동일한 생태계를 사용하고자 한다. 생태계에는 SI(Systems Integrators),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 SaaS(Software as a Service) 사업자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AWS와 함께 시작한다. AWS가 가진 시장 리더십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어느 곳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이 들어와 있다.
앞서 말했듯 플랫폼의 성숙도는 저마다 다르다. AWS는 타 업체 대비 6∼7년 정도 앞선 상황이다. 네트워크 성능이나 보안 문제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컴퓨팅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많은 듯한데 내 생각엔 아주 원시적 형태의 컴퓨팅일 것이다. 고객이 가진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기능도 다 갖춰지지 않을 것이다.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AWS만큼의 기능과 생태계, 운영 성숙도를 가진 업체는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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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큰 이슈다. 그중 어느 분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가.
모두 흥미롭다. 머신러닝과 IoT가 지금 가장 방대하고 가장 일반화된 영역이라고 본다. 자율주행은 이 두 가지가 통합된 것이라 생각한다. 머신러닝과 IoT, 또는 에지컴퓨팅 6 은 기업과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방식을 확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머신러닝 서비스에는 세 가지 계층이 있다고 본다. 가장 아래에는 머신러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 있다. TensorFlow나 MXNet, Caffe 2, Pytorch 등과 같은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들이다. 우리 외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은 사용자가 이 중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는 조금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TensorFlow는 지금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레임워크다. 반면 컴퓨터 비전 모델을 구축 중인 경우 Caffe2가 최적이다. 추천 시스템 구축이나 이미지/비디오 분석, 자연어 처리 작업에는 MXNet이 알맞다. AWS는 이들 프레임워크를 모두 지원한다. 무엇이 됐든 사용자가 원하는 플랫폼이 가장 올바른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전 세계적으로 머신러닝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머신러닝의 사용폭을 더욱 늘리려면 다른 개발자들과 데이터 과학자들이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단 계층의 기술 서비스가 필요하다. AWS는 2017년 11월 리인벤트(re:Invent) 행사를 통해 아마존 SageMaker라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는 개발자와 과학자들이 한층 쉽게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머신러닝의 가장 상단에 있는 서비스가 흔히 우리가 AI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람의 인지 활동을 모방한 것이라 그렇게 불린다. ‘이 사진에는 뭐가 있지?’ ‘이 비디오 속 상황을 말해줘’ ‘여기 얼굴들 중 이러한 유형의 얼굴과 매치되는 걸 말해줘’ ‘글자를 음성으로 변환해줘’ ‘음성을 글자로 변환해줘’ ‘이 글을 여러 언어로 번역해줘’ ‘여기 여러 문장이 있는데 내가 다 읽어볼 필요 없도록 무슨 내용인지 말해줘’ 등이다. 우리는 이런 머신러닝 스택의 3단 모두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몇 년 후엔 대다수의 기업이 일정 수준까지는 이런 서비스들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제 IoT를 생각해보자. 가정이나 사무실, 공장, 차량, 비행기, 선박, 농경지, 유전 등 ‘에지’에 있는 디바이스에는 작은 CPU가 부착된 센서가 달린다. 이는 곧 IoT 애플리케이션을 보완하는 데 클라우드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 된다. 사실 현재도 대다수 IoT 애플리케이션은 AWS의 지원을 받고 있다. 유전자 분석장비 기업인 일루미나(Illumina)는 AWS에서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다. 트랙터 회사 존디어(John Deere)는 텔레매틱스 기능이 장착된 트랙터 수천 대를 통해 경작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AWS에서 분석한 후 이를 다시 농부들에 전달한다.

최근의 경향은 이렇게 ‘에지’에 있는 디바이스(하드웨어 장치)가 클라우드에 연결돼 있지 않거나 혹은 연결이 돼 있더라도 클라우드와 통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클라우드에서 일어나는 컴퓨팅이 각 디바이스 레벨에서도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심어줘야 한다. AWS의 Greengrass(그린그래스) 서비스가 이런 기능이다. 이는 디바이스에 직접 설치하는 소프트웨어 모듈이다.

AWS는 머신러닝과 IoT 모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은 이 둘을 결합해 구현하는 것이다. 우선 머신러닝은 자동차의 두뇌에 해당한다. 차가 가야 할 길을 확인하고 분석해서 주행하도록 한다. 이 프로세스의 상당 부분은 클라우드 위에서 처리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각 차량이 스스로 알아서, 에지에서 바로 추론하고 예측해 행동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AWS는 클라우드 위에서 일어나는 자율주행 분석과 차량 내부, 즉 에지에서 일어나는 추론과 예측 모두에 쓰일 것으로 본다. 이들 모두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지만 5년 정도 후엔 지금보다 확연히 진전돼 있을 것이다.

혹시 당신도 테슬라나 다른 자율주행차를 쓰는가.
아니다. 내 차는 오래됐다. 1998년식 지프 체로키 스포츠를 몬다. 뉴욕에 살았을 땐 교외에 살아서 출퇴근길에 45∼60분씩 운전하곤 했는데, 지금(시애틀)은 출근길이 2마일 정도밖에 안 되니 그냥 오래된 차를 쓴다. 7

당신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출신이다.
그곳에서 배운 것 중 AWS 경영에 적용해본 것이 있는지.
나의 경우는 학부 때 금융 부문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어서 대학원에서는 이에 대한 배경지식을 좀 강화하고자 했다. 그래야 기업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창업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했다. 입학 전에 창업을 한 적이 있었고, 졸업 후에도 새 비즈니스를 만들어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새로 탄생하는 기업은 많지만 세월의 시험을 견뎌내는 기업은 얼마 없다. 오래 지속되며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꿈이 있어서 창업과 기업가정신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그런데 사실 하버드든 다른 곳이든, 2년간 MBA 프로그램을 바쁘게 이수하는 중에는 내가 뭘 배우고 있는지 인식하기가 어렵다.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몇 년이 지나고 나서 보니 MBA에서 배웠던 것 중 가장 도움이 된 경험은 매일마다 서너 개의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이슈를 강제로 분석했던 경험이었다. 회사에서 매일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슈와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해서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 모호한 비즈니스 상황을 해석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비즈니스상의 어려움이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었다.

또 하나 배운 점이 있다면 비즈니스 상황은 다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비즈니스 유형도 제각각 이고, 비즈니스 내 어느 단계에 있는지도 제각각이며,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유형과 사용 시점, 필요로 하는 것 등도 다 제각각이란 점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제각각 일지라도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프레임워크나 구조화된 방식 등을 익힌 것이 아마존에서 일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브랜딩 측면에서 AWS라는 이름이 너무 ‘테크’스럽고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왜 ‘아마존 클라우드’가 아닌 ‘웹 서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나.
처음에 이 사업부를 만들었을 때가 2003년 말쯤이었고 첫 서비스를 선보인 게 2006년이다. 매우 유연하게 IT 인프라를 만들게 해주는 ‘블록 세트’를 만들어 고객이 입맛대로 엮어서 쓸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고객이 이 서비스와 소통하는 주요 방식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하는 것이었고 당시에는 이를 ‘웹 서비스’라고 불렀다. 그래서 우리도 ‘아마존 웹 서비스’라고 이름 붙였다.

당시엔 우리 말고 이렇다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는 웹 서비스 업체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 우리가 두 번째 서비스 아마존 EC2를 출시했을 때는 이미 견줄 만한 대상이 없을 정도의 서비스였다. 그런데 이때 즈음부터 사람들이 ‘클라우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더라. 아예 이 영역을 클라우드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가 AWS라는 이름으로 탄탄한 고객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보한 상태였다. ‘아마존 웹 서비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별로 없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냥 AWS라고 불렀다. 그러니 딱히 이름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AWS를 ‘아마존의 클라우드’라 칭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AWS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그래서 AWS라는 이름이 선도적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으로 인식되게 된 것 같다.

그럼 좀 더 멋들어진… 애저(Azure) 같은 이름으로 바꿀 생각은 없는가?.
없다. (웃음) AWS라는 이름에 매우 만족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