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세계 1위 화장품 ODM 업체 ‘코스맥스’

유기농 인증 등 ‘클린뷰티’ 기본 지키되
인플루언서 손잡고 유통시장 혁신 앞장

300호 (2020년 7월 Issue 1)

코스맥스는 개인 소비자가 아닌 화장품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B2B 기업이다. 28년 전 불과 네 명의 직원으로 시작했지만 이 회사는 현재 그룹 전체 매출액이 2조 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림 1) 창업자인 이경수 회장은 회사를 처음 설립했을 때부터 단순히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은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 기술과 상품기획력을 바탕으로 제조업체가 주도적으로 제품을 기획해 생산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제조자 개발 생산)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 독자적인 연구소를 가지려고 했고, 지금까지도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설립과 동시에 일본 기술 제휴선인 일본 M사와 결별하고 회사 이름을 ‘코스맥스’로 바꾸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장의 예상대로 화장품 ODM 사업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갔고, 코스맥스는 오늘날 세계 1위의 화장품 ODM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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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년간 성장하면서 우리나라 뷰티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 코스맥스의 성공 배경은 무엇일까. 또 시사점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본 사례는 최근의 화장품 시장 및 코스맥스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시사점을 찾아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4년까지의 코스맥스 성장 스토리는 DBR 166호 ‘고객사 고통 나누고, 시장 파이 함께 키우고… 로레알 넘어 중국 女心까지 사로잡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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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t Lessons

화장품 ODM 업체 코스맥스의 성공 요인

1. 활용(Exploitation)과 탐색(Exploration) 전략 동시 추구: R&D 역량을 끊임없이 확충하고 품질 경영에 매진(활용).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해 해외 생산 기지 구축하며 국제화 추진(탐색)
2. 기술 역량 확보 및 혁신 경영: 사업 초기 다양한 기업과 기술 제휴 통해 부족한 역량 확충. 이후 독자적인 기술 역량 확보해 젤 타입 아이라이너 등 혁신적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3. 고객사와의 상생 추구: 외환위기 당시 △공급 가격 동결 △최소 물량 제한 폐지 △적기 공급 원칙 등을 적용해 고객사와 고통 분담

# Why Revisit?

최근 5년간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던 국내 산업을 꼽으라면 분명 화장품이 그중 하나로 선택될 것이다. 온라인 유통과 중국 및 동남아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전통적인 화장품 회사 외에 수많은 중소 브랜드와 온라인 전용 브랜드들이 생겨나 전체 파이를 키웠다. 독자적인 연구개발(R&D) 능력이나 대규모 제조 설비 없이도 손쉽게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건 코스맥스 같은 화장품 ODM 업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DBR 166호에 소개할 당시만 해도 코스맥스는 매출액 1조 원을 넘지 못했으나 현재 연 매출 2조 원을 넘는 기업으로 컸다. 전 세계적으로도 ‘K뷰티(K-Beauty)’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고 있을 만큼 한국의 화장품 산업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다. K뷰티 성장의 1등 공신인 코스맥스에 대한 재분석을 통해 B2B 기업의 성장 전략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 New Insights

B2B 기업 코스맥스의 성공 요인

1.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제조업자 브랜드 개발 생산)을 통한 고객 가치 증대
제품 생산은 물론 브랜드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고객사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

2. 온라인/SNS 유통 채널에 기민하게 대응
온라인 전용 브랜드, 미디어 커머스 분야의 신규 고객 적극 발굴

3. 파생 수요를 창출하는 기술 브랜딩
핵심 기술을 브랜드화해서 최종 소비자로부터 인지도 확보

4.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클린 뷰티’
유기농 인증, 할랄 인증, 비건 인증 획득해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5. 글로벌 고객과의 상생 파트너십 구축
로레알, 존슨앤드존슨,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통한 시너지 창출

6. 융복합 기반의 혁신 역량 강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구분하지 않고 기술 성격에 따라 통합 운영해 혁신적인 제품 개발


2014년 이후 지금까지의 코스맥스 성장 과정을 분석해보면 크게 6가지 성공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 이는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제조업자 브랜드 개발 생산) 을 통한 고객가치 증대 △온라인/SNS 유통 채널에 기민하게 대응 △파생 수요를 창출하는 기술 브랜딩(Technology Branding)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클린 뷰티’ △글로벌 고객과의 상생 파트너십 구축 △융복합 기반의 혁신 역량 강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코스맥스는 이러한 경쟁력 요소들을 바탕으로 향후 화장품 시장에서 전 세계 고객사들과 최종 소비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뷰티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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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BM을 통한 고객 가치 증대

B2B 시장에서 독자적인 상품 개발력과 브랜드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고객사가 요구하는 주문 사양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단순한 OEM 사업자로 출발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코스맥스는 처음부터 OEM 사업을 한 단계 뛰어넘어 독자적인 상품기획 및 개발력을 갖춘 ODM 사업에 도전했고 많은 시련과 도전 끝에 오늘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창업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코스맥스는 이제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OEM과 ODM을 넘어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춘 제품 개발을 추구하는 OBM 사업이다. 코스맥스는 제품 생산은 물론 브랜드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OBM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OBM 사업은 고객사의 고객, 즉 최종 소비자까지 연구하고 시장 조사를 면밀히 수행해 성공할 만한 제품과 브랜드를 개발, 이를 최종적으로 고객사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를 가지고 최종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시장조사와 마켓 센싱(market sensing), 브랜딩/마케팅 능력 등 고도의 기업 역량이 요구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인 레뚜알(L’etoile)에 ‘베지테리아(Vegiteria)’와 ‘율희(Yurl-Hee)’라는 PB(Private Brand)로 스킨, 로션, 세럼, 마스크 등 42개 품목을 공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1000여 개 화장품 편집숍을 운영 중인 레뚜알에 독자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주고, 용기 디자인부터 제품 개발 및 생산, 마케팅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진행한 것이다. 이는 그간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쌓은 OBM 역량을 토대로 성장 가능성이 큰 러시아 시장에서 본격적인 OBM 행보에 나선 사례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천연 화장품을 콘셉트로 뷰티 인플루언서와 온라인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OBM 사업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화장품 시장 구조의 변화와 함께 생산 기반이 없는 소규모 전문 온라인몰이나 SNS상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출시하는 ‘마이크로 뷰티(Micro Beauty)’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역량 있는 OBM 사업자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맥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OBM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로 제품 성분 개발에만 초점을 뒀던 연구개발(R&D) 영역을 고객 컨설팅과 제품 디자인 및 브랜드 기획•개발 분야로까지 넓혀나가고 있다.

2. 온라인/SNS 유통 채널에 기민하게 대응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열풍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과 소비자들의 쇼핑 행동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기술과 연결성(connectivity)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 및 서비스가 언제, 어디에서나 연결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도래하면서 상거래 및 유통 환경도 기존의 유통과는 완전히 다른 옴니채널의 세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유통의 도래는 기업들에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고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이 융합된 옴니채널의 확산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바야흐로 상거래의 혁신과 새로운 유통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뷰티 관련 시장에서도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코스맥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SNS와 인플루언서 기반의 모바일 채널과 인터넷 유통 채널을 강조하고 이에 맞는 상품 및 브랜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로 표현되는 젊은 소비층은 대부분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핵심 구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데다 화장품 시장도 기업형 브랜드 일변도 중심에서 개인 뷰티 브랜드 중심으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국내 유통 채널별 시장 성장 추세를 보면 젊은 소비자층이 주로 찾는 드럭스토어와 온라인 채널은 각각 34.8%, 25.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화장품 유통 채널인 백화점과 방문 판매, 로드숍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위축되고 있다. (그림 3) 특히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untact,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유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므로 인플루언서나 온라인 고객사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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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화장품 시장에서는 개인이나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판매와 구매를 발생시키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 급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확산은 소셜미디어 커머스(social media commerce) 또는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탄생시켰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서 제품을 광고해 판매하는 기업들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 이름을 브랜드로 앞세워 화장품을 히트 상품으로 만든 에이피알(APR) 같은 미디어 커머스 업체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새로운 미디어 커머스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코스맥스 같은 화장품 ODM 기업의 역할이 크다.

현재 코스맥스는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인 중국 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의 온라인 화장품 브랜드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위챗, 웨이보 등 SNS와 뷰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화장품의 온라인 브랜드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맥스는 중국 온라인 유통 고객사를 대상으로 OBM 사업을 더욱 강화해 그동안 이뤄왔던 성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유명 온라인 브랜드인 ‘퍼펙트다이어리(Perfect Diary)’를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지속적으로 온라인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코스맥스는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을 기반으로 AI와 스마트 미러(smart mirror)를 사용해 개인의 피부를 분석하고 생체적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의 빅데이터 분석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 및 마케팅 역량 증대를 추구하고 있다.

3. 파생 수요를 창출하는 기술 브랜딩

전통적으로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를 잘 관리해 고객의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만큼 브랜드는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B2B 시장에서는 주요 거래 품목이 부품이나 기계 및 원료, 소재와 같은 산업재이며 마케팅 대상(고객)도 개인이 아닌 기업이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와 같은 심리적 요소보다는 제품의 사양이나 품질, 가격, 납기 등과 같은 객관적 요인들이 마케팅 성과를 결정짓는 요소로 인식돼 왔다. 그만큼 B2B 마케팅 연구에서는 전통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도 특정 부품이나 소재에 구체적인 개별 브랜드(ingredient brand 또는 technology brand)를 사용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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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90년대 인텔이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광고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를 상대로 반도체 부품 광고를 시작한 이후 B2B 제품에 대한 브랜드 활동의 의미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 글로벌 B2B 기업들도 브랜드 마케팅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브랜드란 다른 공급업체와 차별화되는 특정 공급업체(또는 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식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B2B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을 보면 그 구성 요소들이 문자 자체로는 특별한 의미가 없을 수 있으나 오랜 시간을 통해 형성된 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신뢰 또는 지각된 성과를 의미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폰(DuPont)의 나일론(Nylon)이나 테플론(Teflon), 케블라(Kevlar) 같은 제품 브랜드들은 고객들에게 시장에서 듀폰이 오랫동안 보여 왔던 좋은 성과를 연상시켜 고객충성도를 높인다. 이는 듀폰사 마케팅 경쟁력의 원천이며 강력한 자산이 되고 있다.

기술 브랜드(또는 소재 브랜드)란 B2B 기업이 어떤 제품의 핵심 기술이나 요소 또는 부품에 독특한 브랜드를 붙여 하나의 함축적인 소비자 언어로 만들어 그 기술이나 상품을 널리 알리는 것을 말한다. 개인 소비자들에게 기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면 그 기술이 사용된 완제품의 수요를 늘릴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다시 그 기술의 파생 수요(derived demand)를 증가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신의 컴퓨터 속에 어느 회사의 어떤 반도체 칩이 내장돼 있는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했지만 인텔의 ‘인텔 인사이드’ 광고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대부분의 소비자가 컴퓨터 반도체 칩 기업에 대해 알게 됐다. B2B 기업의 브랜드 관리가 ‘판매자-구매자’라는 일대일 관계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전후방의 파생수요 효과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코스맥스 역시 핵심 기술과 앞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의 가치를 상징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구체적으로 스킨케어•선케어•메이크업 등 세부 분야별 뷰티 테크놀로지를 소비자 언어화해 해당 기술의 가치를 고객에게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해당 기술이 쓰인 상품들의 수요를 증대시키는 파생수요 효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코스맥스가 개발하고 상품화, 브랜드화해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새로운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기술 브랜드는 △에어 클라우드(Air Cloud, 코스맥스만의 독자적인 쿠션 기술) △마스커버리(Maskovery, 천연 유래의 액정 유화제를 활용해 피부 친화적이고 우수한 보습력의 에멀전을 피부에 공급해주는 마스크 기술) △젤텍스(JellTex, 촉촉한 텍스처와 파우더리한 마무리를 동시에 구현하는 코스맥스의 대표적인 메이크업 제형 기술) △아트 코타(Artcotta, 10시간 동안 오븐에서 구워 부드러운 사용감과 화려한 3D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파우더 성형 기술) △세라 프레소(Cera Presso, 세라마이드를 통해 효능 물질의 피부 흡수를 촉진하는 특허받은 고농축 스킨케어 제형 기술) 등이 있다. 이 중 에어 클라우드와 마스커버리, 젤텍스 등은 이미 최종 소비자들에게까지 알려져 이들 제품에 대한 파생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성공적인 기술 브랜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텔 인사이드’나 ‘고어텍스’처럼 주로 부품이나 소재 등 전통적인 B2B 산업재 시장에서만 시도돼 왔던 기술 브랜드가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시도된 흥미로운 사례다.

4.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클린 뷰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환경과 사회 및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가 자주 언급되고 있을 만큼 친환경 이슈는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화장품 업계에서도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으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클린 뷰티(Clean Beau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코스맥스에서도 클린 뷰티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이를 고객의 새로운 가치로 연결하고 있다.

클린 뷰티는 유해 성분 사용을 배제한 제품 개발은 물론 재활용 가능/생분해성(bio-degradable) 플라스틱 용기 사용, 동물 실험 배제, 환경을 위한 수익금 기부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단순히 피부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환경 요소까지 고려하는 개념이다. 최근 각종 환경 문제와 더불어 자신도 모르게 일상생활을 통해 체내에 유해 물질이 축적되는 ‘보디 버든(body burden)’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보디 버든을 줄이고자 유해 성분이 없는 착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코스맥스의 고객사인 라운드랩을 통해 출시된 ‘독도 토너’를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저자극 케어, 순한 성분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어 2019년까지 3년째 화해 뷰티 어워드 스킨/토너 부문에서 1위 상품으로 선정됐다.

코스맥스는 유기농 화장품 인증(ECO-CERT)과 국제 할랄 인증(MUI)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엔 프랑스 인증기관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비건’ 화장품 생산 인증을 받았다. 환경과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는 패션기업 LF가 프리미엄 비건 뷰티를 표방하며 내놓은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의 립밤 등 비건 화장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클린 뷰티를 실천하려는 코스맥스의 노력은 포장재 부피를 최소화하고 환경호르몬 배출이 없는 친환경적인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 등을 적극 사용하는 등 제품 성분뿐 아니라 용기나 포장 재료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5. 글로벌 고객과의 상생 파트너십 구축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가치사슬(value chain)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코스맥스의 경쟁력은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에 바탕을 두고 있다. B2B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과 상생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고객 파트너십 구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코스맥스와 로레알(L’Oreal) 간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코스맥스는 2000년대 후반 2년간의 준비 끝에 마침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의 까다로운 품질 및 구매조건을 맞출 수 있었다. 2010년부터 메이블린(Maybeline) 브랜드 제품으로 시작한 코스맥스와 로레알의 파트너십은 지난 10년간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오늘날 양사 모두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현재 코스맥스는 로레알, 존슨앤드존슨(John & Johnson), 유니레버(Unilever)뿐 아니라 최근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퍼펙트다이어리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최근 “경쟁사는 의미가 없다. 이제는 파트너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고객과의 상생 파트너십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고객 파트너십과 함께 코스맥스는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해외 법인과 공장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로레알과 같은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과 판촉 활동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GAM(Global Account Management)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공동 개발해 생산하거나 고객사들이 현지 상황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궁극적으로 양사 모두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6. 융복합 기반의 혁신 역량 강화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시장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끊임없이 출시하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코스맥스가 생산 판매하는 화장품들은 크게 제품 카테고리(기초 vs. 메이크업)와 제품 사용 범위(얼굴 vs. 보디)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다. 각 제품이 소구하는 주요 속성과 시장에서의 인식을 바탕으로 주요 제품들의 제품 인지도(포지셔닝 맵, positioning map)를 그려보면 [그림 5]와 같다. 코스맥스와 같은 B2B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우수한 품질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R&D 역량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코스맥스는 시장을 선도하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R&I(Research & Innovation)센터와 디자인 R&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통상 연구개발 조직을 지칭할 때 쓰는 R&D라는 명칭 대신 ‘혁신’ 의지가 드러나도록 R&I라는 이름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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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R&I센터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분야를 구분해 연구소를 운영하는 대부분 업체와 달리 기술 성격에 따라 두 분야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CB 랩(Cream & Base Make-up Lab, 크림 & 베이스 메이크업 랩)’에선 로션이나 크림 같은 스킨케어 제품과 메이크업 베이스 같은 메이크업 제품을 같이 연구하고 ‘EL 랩(Essence & Liquid Lip Lab)’에선 앰풀, 에센스 같은 기초 화장품과 립글로스, 립틴트 같은 메이크업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제형 기술로 봤을 때 유사성이 있는 제품을 한데 묶어 개발하도록 함으로써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너지가 나오도록 했다. 이처럼 벽이 없는 융합 연구를 통해 보습 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의 기능을 모두 갖춘 CC크림, 클렌징 폼과 탈모 방지 샴푸를 합친 크림 샴푸, 미스트와 팩을 결합한 뿌리는 마스크팩 등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제품들이 탄생했다.

전 세계 코스맥스 R&I센터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은 약 500명 이상으로, 현재 전체 임직원의 30%가 넘는 비율이 기술 개발과 품질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진정한 OBM을 추구하는 코스맥스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기획, 디자인, 개발, 생산, 그리고 최종적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의 통합된 관점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화장품 시장에서 지난 30년간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화장품 브랜드에 특화된 ‘토털 원스톱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코스맥스 R&D 조직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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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R&I센터는 연구소에서 개발돼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때 고객에게 유형의 제품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조직으로 크게 4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브랜드 디자인팀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 네이밍 등 전반적인 브랜드 전략을 설계하고, 프러덕트 디자인팀에서는 제품의 재질이나 구조, 사용성, 생산성 등을 고려한 용기나 디자인을 제안한다. 패키지 디자인팀에서는 그래픽 비주얼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성 있는 포장을 디자인한다. 마지막으로, 패키지 엔지니어링팀에서는 개발 초기의 패키징을 검토하고 품질 문제 발생 시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며 이와 관련한 기술적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디자인 R&I센터에서 수행하는 브랜드 개발 프로세스는 [표 1]과 같이 총 9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고객사에서 원하는 단계를 선별해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고객 맞춤형으로 설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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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R&I센터 및 디자인 R&I센터의 브랜드 및 신상품 개발 활동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배경에는 코스맥스의 연구 관리 시스템인 ‘오픈 디벨롭먼트(Open Development)’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고객사와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며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오픈 디벨롭먼트 시스템은 일종의 상호 기술 검증 시스템으로, 로레알 같은 해외 주요 고객사의 연구소 표준 운영 절차와 연구 장비 관리 기준 등에 코스맥스의 연구 관리 수준을 맞추는 것이다. 모든 R&D의 진행 절차와 연구소 안전 관리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진행하면 고객사의 규정 및 요구 사항에 따라 시장이 원하는 고품질 제품에 대한 처방을 신속히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오픈 디벨롭먼트 방식을 통해 통상적으로 18∼24개월이 걸리던 제품개발 기간을 6∼9개월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이처럼 신속한 제품 개발은 코스맥스가 시장 변화를 선도하고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향후 과제

화장품 시장은 새로운 유통 채널과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시장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선 융복합 기반의 제품 연구개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금번 유례 없는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 현재 코스맥스는 30여 개가 넘는 나라에 있는 1300여 개 업체로부터 원료와 부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갑작스런 공급망 위기에도 기민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력하에 원료, 생산 계획, 창고, 수송 계획, 수요 예측 등과 관련된 정보의 흐름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 과정의 스마트화 등도 앞으로 코스맥스에 주어진 과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2년 후면 코스맥스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끊임없이 달려온 성장의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또 다른 30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slhan@hanyang.ac.kr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유통, B2B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마케팅이며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양대 경영대 학장과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한국유통학회 회장,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B2B마케팅』 『유통원론』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1호 Subscription Business 2020년 7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