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 플랫폼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 ‘카카오택시’

빅데이터 축적으로 고객 이탈 방지
대리운전, 주차 등 모빌리티 전반 확대

300호 (2020년 7월 Issue 1)

O2O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2015년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카카오의 첫 O2O(Online to Offline)이자 국내 최초의 O2O 비즈니스 성공 모델로 평가받았다. 카카오택시의 운영진은 택시회사, 개인택시조합, 콜택시조합을 찾아가 요구사항을 청취하면서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오프라인 기업의 성공 공식을 따랐다. 동시에 온라인 기업의 장점을 살려 택시기사들과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리한 사용자 경험(UX)을 극대화한 앱을 내놓았다. 또한 서울시, 중앙정부 등 규제당국과 협의하면서 혁신적 서비스에서 위법적 요소를 빼는 ‘빼기의 전략’을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택시는 국민 택시 앱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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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앱은 카카오T로 바뀌면서 택시 호출 외에도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바이크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통합해 서비스 중이다. 카카오T 앱은 2020년 현재, 사용자 2500만 명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국민 앱으로 등극했다.

주변 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T 택시 서비스는 기존대로 택시기사에게 결제할 수도 있지만 사전에 등록한 카드나 카카오페이 등으로 자동 결제를 할 수 있다. 또 수수료 1000원을 더 내면 배차 성공률이 높은 기사에게 연결해주는 ‘스마트 호출’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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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t Lessons

‘국민 택시 앱’ 카카오택시의 성공 요인

1.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
카카오택시는 온라인 기업답지 않게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함. 팀원들이 총 수천 회 이상 택시를 타면서 오프라인 니즈를 세세하게 파악

2. 뛰어난 UX 구축과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
온라인 기업의 장점을 살려 뛰어난 UX를 구축했고 유연성과 스피드로 어려움을 돌파

3. 성공적인 ‘비시장 전략’
선제적이고 완벽한 ‘비시장 전략’으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택시 산업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

# Why Revisit?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13년 우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일반 차량과 승객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서울시, 국토교통부, 택시업계 등이 택시가 아닌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돈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며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고 결국 2년 만에 우버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올해 3월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베이직’도 멈춰섰다. 그런 와중에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택시 호출 시장에서 자리를 잡더니 주요 택시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서비스 규모를 확대 중이다. ‘2015년 Business Cases’ 중 하나로 선정됐던 카카오택시를 다시 들여다보며 현재의 카카오와 택시 산업을 분석했다.

# New Insights

카카오T의 성공 요인

1. 모빌리티 통합 서비스로 비즈니스 확장
카카오택시 앱을 카카오T로 바꾸고 택시 호출 외에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바이크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

2. 투자와 유연한 대처로 위기 돌파
렌터카 기반 택시, 카풀 중개 앱 서비스가 택시 업계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이, 카카오T는 카풀 서비스를 포기하고 법인 택시 회사를 인수해 택시 면허 확보

3. 모빌리티 데이터 축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T는 하루 최대 260만 콜을 기록, 월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돌파. 카카오내비 사용자 수는 1600만 명에 달해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음


고급 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T 블랙이란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카카오의 고급형 택시 기사 자격 과정을 수료한 기사들만 고급 택시를 운행할 수 있으며 요금은 더 비싸지만 고급 승용차에 생수와 휴대폰 충전기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 카카오택시는 플랫폼 중개 사업을 통해 콜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맹사업형 플랫폼 택시로 사업을 확장했다. 가맹사업형 플랫폼 택시란 기존 법인 택시나 개인택시가 플랫폼과 결합해 가맹사업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림 2) 타다로 대표되는 렌터카 기반 택시와 풀러스와 같은 카풀 중개 앱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이, 카카오택시는 카풀 서비스를 포기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지역 9개 법인 택시 회사를 인수해 900여 개의 택시 면허를 확보했다. 택시 면허를 개당 5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카카오택시는 45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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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카카오는 법인 택시 회사들을 인수해 택시 호출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승차 거부, 소비자와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않고 차량 내부를 청결하게 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가맹사업은 ‘웨이고 블루’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택시 기사는 사납금 없이 전액 관리제(완전 월급제와 사납금제의 중간 형태)로 운영 중이다.

카카오T 벤티라는 대형 승합차 택시 호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해 라이언 택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렌터카를 활용해 택시 면허 없이 운행한 타다와 달리 카카오T 벤티의 경우 차량 구매나 운행은 제휴 법인 택시 회사가 맡아 운영한다. 카카오T 벤티 기사는 승객을 골라 태울 수 없게 목적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고 배차하는 강제 배차 시스템을 택하고 있으며, 배차 상황에 따라 요금이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또한 카카오T 벤티 택시 기사는 월급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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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자체 포인트 결제•지급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포인트 제도가 도입되면 카카오T 이용자들은 카카오택시 외에도 바이크,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서비스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포인트를 적립하고 결제, 충전, 선물하기, 서비스 내 교차 사용 등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T의 해외 진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도 카카오T는 일본과 베트남에서 해외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해외에서 이동 수단을 호출하는 것인데 일본에서는 ‘재팬택시’와, 베트남에서는 ‘그랩’과 연동돼 서비스가 제공된다. 카카오T는 ‘택시 업계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데이터의 축적

작년 연말 카카오택시는 하루 최대 260만 콜을 기록했으며 월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었다. 전국 27만 대 택시 중 25만 대가 카카오택시 호출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 인프라는 김기사를 인수해 서비스하기 시작한 카카오내비로, 사용자 수는 1600만 명에 달한다.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축적된 정보는 택시 서비스 품질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 콜은 보통 하루에 3번 피크 타임을 보인다. 첫째,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10시, 특히 오전 8시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콜이 이뤄진다. 둘째,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7시, 셋째, 심야 시간대인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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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 택시에 대한 초과 수요는 지역에 따라 시간대별 분포가 다르다. 업무 시설과 유흥 시설이 같이 있는 강남역 인근 역삼1동은 자정 인근에 초과 수요가 최고치를 나타낸다. 한편 서울의 핫플레이스 이태원1동은 최대치 자체가 새벽 2시 이후다.

심야시간대 택시 수요 공급이 부족한 일이 많은데 이는 법인 택시는 2∼3교대, 개인택시는 운행시간을 각자 정해 실제로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는 개별 택시 수준의 데이터를 AI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승차 고객을 매칭할 수 있어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 택시 기사들은 빈 차 상황, 차고지, 주거지, 운행 패턴, 교통 상황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콜을 수락하는 선호가 있기 마련이다. 택시 기사의 콜 수락 지역에 대한 선호를 분석해 콜 수락 가능성이 높은 기사들에게 콜을 보내 매칭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리운전, 주차, 바이크 등에 대한 운영 정보를 축적, 분석함으로써 모빌리티 수요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리라 예상된다.

이는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의 전략과 유사한 접근 방법으로 이해된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통해 3000만 명 이상의 시청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했다. 시청자들이 ‘몰아 보기’나 ‘다시 보기’를 하는 행동이라든지 어느 장면을 보고, 어느 장면을 뛰어넘는지 등 세부적인 데이터 분석했다. 이런 빅데이터 분석을 기초로 넷플릭스는 다른 방송국들이 투자에 난색을 보이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 약 1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 시리즈를 통째로 제작했다. 당시 나스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던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3조 원 이상의 순익을 거뒀으며 현재는 세계 최대의 영화, 드라마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택시로 서비스를 시작해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카카오T 블랙, 스마트 호출, 웨이고 블루, 카카오T for Business 등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택시 서비스를 확장했다. 그리고 카카오내비, 카카오T 대리, 카카오T 주차, 카카오T 바이크, 자체 포인트 등 모빌리티 전반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런 확장을 통해 서비스 사용자들은 카카오T 서비스에 록인(Lock-in, 잠금 효과)1 될 가능성이 크다.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도 카카오T를 더 많이 사용할 경우 행동 데이터 분석에 따라 기사들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카카오T 서비스에 록인된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 사용자, 더 많은 서비스 공급자 유입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위치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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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 전략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린 Zhu & Iansiti2 연구에 따르면 플랫폼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기업과는 다른 플랫폼 기업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 기업의 이론적 기초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 거래시장에서는 재료를 수급해 생산 과정을 통해 부가가치를 증대한 후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 비해 양면 시장에서는 여러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를 중계해 양면으로 시장이 형성된다. 즉, 플랫폼은 두 참여자 집단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플랫폼에서는 참여하는 두 그룹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더 큰 가치를 얻게 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가 발생한다. 더 많은 참여자가 유입될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초기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며 임계점(critical mass)에 도달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주요한 요소가 된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라고도 불리며 네트워크상의 특정 이용자가 얻는 가치가 그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다른 이용자 수에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즉, 특정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 또는 구매자의 선호 체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네트워크 효과를 유도하는데 일정 사용자 수, 즉 임계점을 넘어 시장에 안착한 제품 또는 서비스는 일정 기간 계속 성장하게 된다.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쟁에서 임계점을 넘어서 성장한 네트워크는 더욱 성장하고 이에 비해 경쟁에서 뒤처진 네트워크는 사용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승자 독점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제품 또는 서비스 제공자는 경쟁에서 승자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선순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쟁 제품 또는 서비스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 해도 치열한 격전지에 있다고 판단되면 승리를 위해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된 제품 및 서비스에서 사용하고 있던 콘텐츠를 다른 제품 및 서비스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을 발생하게 할 수 있으며 이때 이용자에게는 기존 제품 및 서비스에 묶이게 되는 록인 효과가 나타난다.

플랫폼 참여자가 임계점을 넘어 무리 없이 성장하는 선순환 단계에 이르면 플랫폼 제공자는 수익 창출 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플랫폼의 성장을 둔화시키거나 활력을 저해하지 않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경우에는 기존 사업자들과 규제 당국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 분석 기반의 프리미엄 서비스 모델을 내놓으면서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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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클러스터링

네트워크의 구조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규모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네트워크가 로컬 클러스터로 파편화되며 고립된 로컬 클러스터가 많을수록 비즈니스는 취약해진다. 이런 현상은 O2O 비즈니스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전국구 서비스를 하는 배달 서비스와 지역 특화 배달 서비스 간에 경쟁이 생길 경우, 지역에서 배달하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배달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지역별 강자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면 숙박 공유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용자들은 본인이 사는 지역의 숙박 공유 호스트가 얼마나 되는지는 관심이 없다. 대신 앞으로 여행할 도시에 있는 숙박 공유 호스트에게 관심이 있다. 따라서 숙박 공유 네트워크는 하나의 거대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배달 서비스보다 숙박 공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더 어렵다. 카카오택시는 국내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은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이 초기 사용자들의 확보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카카오톡 기반이 약한 나라에서 어떻게 서비스의 절대 규모를 확보할지가 이슈로 부상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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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용자 이탈 위험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우회해 공급자들과 직접 연결하게 되면 사용자 이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령,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이 배달됐을 때, 식당에서 고객에게 다른 전화번호나 직접 주문할 수 있는 앱을 알려주고 고객이 직접 주문하게 된다면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타격이 크다. 만약, 고객이 지속적으로 한 식당과 거래할 경우, 플랫폼을 회피할 유인이 얼마든지 있다. 식당 입장에서도 배달 일정이 충분할 정도로 고객 수가 확보된다면 플랫폼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플랫폼은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도입한다. 약관을 통해 사용자들이 플랫폼 밖에서는 거래하지 못하게 한다든지,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연락처를 주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항상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다. 고객이 플랫폼을 사용하기 번거로워진다면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카카오T는 택시 기사들이 서비스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승객과의 분쟁 해결, 활동 모니터링 등 승객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4. 멀티 호밍에 대한 취약성

플랫폼 멀티 호밍을 막는 노력을 해야 한다. 멀티 호밍이란 사용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여러 플랫폼이나 허브를 동시에 사용하는 현상이다. 신규 플랫폼을 사용하는 비용이 크지 않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많은 운전자와 승객이 리프트(Lyft)와 우버(Uber)를 동시에 사용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격과 대기시간을 비교할 수 있고, 운전자는 유휴시간을 줄여 더 많은 손님을 태울 수 있다. 앱 개발자들의 경우에도 한 번 개발한 앱을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도 출시한다. 멀티 호밍이 발생할 경우 플랫폼이 핵심 비즈니스에서만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버와 리프트는 승객과 운전자를 서로 확보하느라 경쟁하면서 이익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기존 플랫폼은 시장의 한쪽 또는 양쪽을 막는 방식으로 멀티 호밍을 막으려 한다. 독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우버, 리프트 모두 호출 취소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보너스를 제공한다. 또 피크시간대에 호출을 계속 받은 운전자들에게도 보너스를 지급했다. 하지만 다른 신규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아주 낮기 때문에 차량 공유 업계에서 멀티 호밍을 막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카카오T의 경우,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과 동시 사용하는 사용자들 또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멀티 호밍을 막기 위해 독점적 거래를 강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다만 최근 연구3 에 따르면 멀티 호밍을 막기 위해 독점적인 거래를 강화할 경우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루폰과 리빙소셜은 소셜커머스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데 유명 판매자들을 서로 독점적으로 확보하려 하다 보니 사용자들의 멀티 호밍 현상이 더 커졌다. 즉, 시장 한쪽의 멀티 호밍을 막으려 들다가는 다른 쪽의 멀티 호밍이 커질 수 있다. 카카오T가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들과 사용자들에 대한 독점력 강화를 추진하려면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5. 멀티 네트워크에 대한 브리징

플랫폼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다수 네트워크를 서로 연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은 고객 확보와 제품 또는 서비스 거래에 대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다. 고객 정보와 거래 정보야말로 플랫폼 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이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플랫폼 기업이 다른 비즈니스로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다각화에 성공한 예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를 들 수 있는데, 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을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Alipay)로 연결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원하는 서비스를 받게 됐고 신뢰도 강화됐다. 알리바바는 또 금융 서비스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시할 때 타오바오와 티몰의 거래 및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구매자와 판매자에 대한 신용등급 시스템도 갖추게 됐다. 또한 이 정보를 활용해 앤트파이낸셜은 저금리의 단기 대출을 실행했다. 이를 통해 구매자는 이 대출금으로 알리바바에서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판매자는 대출을 통해 재고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T 역시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와 같은 관련 네트워크와의 시너지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사업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플랫폼 사업 측면에서는 고객 기반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엄밀한 분석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돼 해당 내용의 사업을 인수하며 수직적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 때문에 카카오T는 모빌리티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며 성장하는 전략적 기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회사들과 제휴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카카오T가 고객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독자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카카오T의 성장 중에는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위험도 존재한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택시회사를 인수한다든지,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만으로 일이 추진된다면 우버, 디디추싱 등 해외 대기업들이 진입해 자본 규모의 경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혁신적 스타트업의 진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어떻게 지속적인 혁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smjeon@gachon.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삼성에서 다수의 I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서울 및 미국 산호세에서 창업자로 일한 경력도 갖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실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P2P lending, 소셜커머스 등 신규 사업 모델을 분석 중이다. 역서에 『페이스북 시대』 『FANG시대의 경영정보학』, 저서로는 『경영학으로의 초대』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8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2020년 11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