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마이다스아이티의 성공전략

사람 키우는 게 경영의 진짜 목표

133호 (2013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 별(한양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두바이에 세워진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와 상하이 CCTV 본사, 인천대교,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이 건축물들은 마이다스아이티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설계됐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구조물과 기계를 설계할 때 안전성을 미리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건축물은 바람과 지진, 온도, 폭발, 진동, 충격 등을 고려해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설계하기 전에 안전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1989년 포스코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했고 2000 9월 독립했다. 자본금은 15억 원. 첫해 매출액은 15597만 원, 당기순이익은 49343만 원을 기록했다. 2012년 매출액 5558173만 원에 당기순이익 1176123만 원을 냈다. 해외 실적까지 더하면 매출액은 777억 원으로 늘어난다.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건축과 토목, 지반 등 3개 분야 구조설계 소프트웨어에서 국내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성적표도 화려하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제품은 100여 개 국가 1만여 개의 프로젝트에 사용됐다. 미국의 에이콤, 제이콥스, PB, 영국의 오브아럽, 휴슨 등 세계 100대 엔지니어링 회사 중 50%가 마이다스아이티의 고객이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소프트웨어인 Midas Civil(토목 구조해석 소프트웨어) Midas Building(빌딩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은 중국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도 Midas Gen(건축 구조해석 소프트웨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지니어의 불편함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이형우 대표는 부산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1986 1월 대우조선(현 대우조선해양㈜) 입사한 뒤 플랜트설계부 등에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설계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설계도면의 숫자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대우중공업의 노사분규가 심각해서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이 대표는 1989 10월 포항 소재의 포스코엔지니어링(현 포스코건설)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는 포스코엔지니어링에서 구조물 설계 업무를 담당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업체에서 개발한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건설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좋았으나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사용방법이 어려워서 소프트웨어를 익히는 데 시간도 많이 걸렸다. 또 해외 프로그램인 탓에 의문점이 생기면 2∼3주가 지나서야 겨우 해결방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다시 해석해서 업무에 적용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이 대표는 구입한 프로그램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기능을 보완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개발이 어느 정도 진척됐을 때 우연히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찾아왔다. 1991년 당시 대리였던 이 대표의 업무는 용광로 설계의 구조 안전성을 재검토하는 것이었다. 일본 굴지의 철강엔지니어링 회사인 I사에서 보낸 기본설계를 기본으로 설계도를 보다 자세하게 바꾸는 업무를 담당했다. I사는 포스코의 용광로 부대시설을 지지하는 4개의 대형 기둥 구조물을 재사용할 수 없으니 용광로 교체시점에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교체 비용은 막대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부담을 크게 느꼈다. 이 대표는 전혀 다른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로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일부만 보강해도 충분히 구조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이 대표가 속했던 신생조직의 결론을 쉽게 신뢰할 수 없었다. 그래서 I사 기술팀과 마이다스팀은 대면해서 논쟁을 이어갔다. 일본 측은 이 대표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검토한 결과 자신들이 일부 계산에서 실수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실은 사내에서한국의 기술력이 일본을 이겼다는 소문이 나돌게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자신감을 갖고 사내뿐만 아니라 건설업체들이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했다.

 

1996 11월 국내 첫 구조해석 소프트웨어인마이다스 젠이 출시됐다. 시판 6개월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D사가 해외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I사가 하드웨어 판매와 유통을 거의 독점하던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마이다스젠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이었으나 대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과 인재채용방식 등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의사결정 단계가 매우 복잡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도스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윈도 버전으로 바꾸려면 추가 연구와 투자가 필요했다. 또 소프트웨어개발팀에게는 새로운 인력이 재빠르게 투입돼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새로운 인재를 뽑을 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학력과 나이, 영어성적 등 기본적인 스펙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협력사에서 핵심인재를 찾았으나 채용할 수 없었다. 답답했다. 마이다스개발팀은 1999 5월 마이다스센터라는 독립조직으로 바뀌었다가 이 사장의 거듭된 요구로 2000 9월 포스코에서 독립했다. 포스코엔니지어링은 마이다스아이티가 사내 벤처기업으로 잔류하기를 바랐으나 이 대표가 끈질기게 요구했고 결국 분리됐다. 이 대표는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팀은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인재가 필요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속성상 스펙을 아예 무시할 수 없었다. 또 기존 조직에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었다.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도 제대로 보급하기 어려웠다. 차라리 창업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본 1위 업체와 함께 시장 공략

포스코엔지니어링에서 독립했으나 상황이 녹록한 것은 아니었다. 제품의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나는 상황이었으나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의 구조설계자와 전문기술자로 한정돼 있었다. 당시 국내 시장 규모는 10억 원에 미치지도 못했다. 좁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선진국의 핵심 프로그래밍 기술을 계속해서 따라가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었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마이다스아이티는 분사 이후 도스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윈도 방식으로 수준을 높였다. 가상 시뮬레이션 기능도 이미 탑재시켰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상으로 건물을 지어서 가상의 태풍과 지진을 일으키고 물건도 올려놓아서 안전성을 점검한다. 그래야 기둥의 폭을 얼마나 넓게 해야 하며 철근을 어느 정도 넣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당시 해외 제품들은 이런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일본 시장을 겨냥했다.

 

일본의 경우 지진에 대비한 건물의 안전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제품의 사용량이 많았다. 2000년대 초 일본 건축계는 일본 업체가 개발한 구조설계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 무명에 가까운 한국 기업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입견도 갖고 있었다. 진입장벽은 높았다. 그렇다고 해서 마이다스아이티의 자본력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이 대표는 고심 끝에 우회전략을 사용했다. 일본의 1위 업체를 마이다스아이티의 대리점으로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게다가 당시 일본 건설용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KKE(Kozo Keikaku Engineering)의 제품은 시뮬레이션 기능도 구현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마이다스는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KKE를 찾았다. KKE는 제품 자체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세부 조건에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 마이다스가 요구한 최소판매 4000만 엔 보장 등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마이다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2위 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역시 조건 문제 등으로 대리점 계약을 맺지 못했다. 마이다스는 후발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면 오히려 선발업체를 코너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4위 업체의 젊은 사장이 마이다스와의 협상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적극적이었다. 젊은 사장은 자신들의 판매 역량에 마이다스아이티의 제품을 합치면 일본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소식은 KKE에도 흘러들어갔고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고 판단한 KKE 측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마이다스아이티는 KKE와의 재협상에선 더 강한 조건을 제시했다. ‘KKE의 소프트웨어를 마이다스아이티의 소프트웨어로 교체하는 프로모션을 1년간 실시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초기 최소 판매 금액 4000만 엔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4위 업체와의 계약이 성사 직전이라는 상황을 의식한 KKE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결국 계약이 성사됐고 KKE의 본격적인 영업 덕분에 마이다스아이티의 제품은 이듬해 일본 시장 1위로 도약했다.

 

 

 

 

 

중국 시장 직접 진출

마이다스아이티는 일본 시장에 안착한 뒤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두 경쟁하고 있어서 섣부르게 접근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건설 구조물의 안전성 진단과 관련해서 정부가 개발한 프로그램(PKPM)이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개발된 지 30년이 넘은 구형 모델이었다. 일반적인 도로와 교량 등에는 적용될 수 있으나 건설 난이도가 높은 도로와 교량 등에는 쓰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중국에선 2000년대 초 건설 붐이 일고 있었다. 건설수요가 많았다. 중국 기업들은 구형인 PKPM 대신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프로그램을 사다 썼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호기였다.

 

하지만 마이다스아이티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후발주자였다. 일본처럼 대리점으로 활용할 만한 현지 엔지니어링 회사도 없었다. 따라서 현지 업체와 제휴를 통해 진출했던 일본과 달리 단독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 외에 선택할 대안이 없었다. 법인을 설립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제품을 파느냐다. 마이다스는 심각하게 판매전략을 고민했다. 당시 대부분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낚시영업을 하고 있었다. 낚시영업은 고기가 있을 만한 데 가서 낚싯줄을 담그고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언제 고객이 찾아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복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성장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잠재 고객을 불러 모아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행사를 개최해 직접 고객과 부딪혀보기로 했다. 고기가 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한 곳으로 고기를 몰아 그물로 잡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잠재고객을 끌어모으느냐다. 일단 연락방법은 e메일로 선택했다. 설명회에 와달라고 일일이 돌아다니며 알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e메일을 보내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휴지통에 버릴 수 있다. 또 행사초청 e메일을 자주 보내면 스팸메일 업체로 낙인이 찍혀서 인식만 나빠질 수 있다. e메일을 한 번 보내더라도 수신자가 끝까지 읽어보게 만들 미끼가 필요했다. 엔지니어들은 특성상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이 개발될 때 관심을 가진다. 꼭 제품을 팔지 않더라도 신기술과 관련된 설명회를 열면 엔지니어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했다.여기에다 자신의 업무를 줄여주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됐다고 알리면 흥미를 끌 것으로 판단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중국의 엔지니어들이 마이다스아이티의 설명회에 몰렸다. 이렇게 한번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마이다스의 영업팀이 직접 찾아가서 구매를 요청했다. 앞선 기술력을 무기로 마이다스는 중국 대기업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했다.

 

 

고객과 함께 성장

2007년 초 중국법인에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시장에서 구매할 만한 고객은 모두 구매한 것처럼 보였다. 실적이 주춤했다. 당시 마이다스아이티의 중국 고객은 장대교량과 특수교량, 특수구조물, 고층 빌딩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중소규모 회사에도 영업을 해봤지만 프로젝트의 성격과 구매력 등 조건이 맞지 않았다.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여기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어떤 분야로 시장을 확장할지 고심했다.

 

중국 설계회사들은 규모에 따라 비교적 명확하게 갑을병정(甲乙丙丁) 4개 그룹으로 나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중국 진출 이후 갑에 해당하는 설계회사만 집중 공략했고 이제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이에 마이다스아이티는 을에 해당되는 설계회사로 눈을 돌렸다. 을 업체들의 현지 수준을 보면 마이다스의 고객이 되기 어려웠다. 여기서 마이다스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을을 갑으로 키우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줘서 고객을 만드는 방안이 그것이다. 을에 속하는 업체들도 성장을 원했다. 마이다스는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무료 기술 교육을 실시했다.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부분 유료로 교육을 한 것과 차별화된다. 이 전략 역시 적중했다. 토목 분야의 설계용 소프트웨어 Midas Civil의 경우 무료 교육과 연계하니 3개월의 판매량이 이전 3년의 판매량보다 많았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런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2011년 총매출액(695억 원) 중 해외 비중이 53%를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해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012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55%로 더 높아졌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13년 영국과 러시아에 2개 해외법인을 추가로 설립한다. 제품 다각화에도 나섰다. 구조설계 소프트웨어의 분야를 건축과 토목, 지반 등 구조물에서 자동차와 배 등 기계의 구조설계 소프트웨어로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등 소비재를 만들 때 미리 내구성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자동차도 고객사로 합류했다. 자동차 설계에서 차체강성과 피로수명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생물학에서 해법 찾다

2000년 직원 15명으로 독립한 마이다스아이티는 2004년 직원이 100명을 넘어섰다. 회사는 커지고 있었지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구성원의 불만이 커지고 이직률이 높아졌다. 소수의 창업멤버들끼리는 무언의 소통이 가능했으나 덩치가 커지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았다. 미래 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부족했다. 이 대표 등 경영진은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다. 회사 내부를 돌아볼 시간은 거의 없었다.

 

이 대표는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변수가 적었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니 하나의 목적을 향해서 가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구성원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구성원에게 주고 싶은 것과 그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책 소개 기사에서 정연보 박사가 쓴 <인간의 사회생물학>을 발견했다. 이 책은 진화론에 바탕을 두고 인간의 정신을 분석한 인간의 사회생물학 연구서였다. 이 대표는 이 책을 기초로 심리학과 사회학,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등 인간과 관련된 학문을 공부했다. 그 결과 경영의 핵심은 사람에게 있고 사람의 존재 이유는 행복에 있다는 답을 얻었다. 기업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시너지를 내려면 모든 사람들이 한 생명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구성원이 뭉치려면 신뢰가 필요했다.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려면 구성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했다. 결국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을 성장시키는 회사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조직이 활성화되고 더 재미있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대표는 이런 생각을 모아서경영이란 사람의 행복을 목적으로 행복을 돕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결국 사람을 경영의 주체로 내세우고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이런 구상을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기업 비전과 핵심가치, 경영철학을 만들고 보급했다. 직급과 부서에 따른 간담회를 자주 열어서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답변했다.

 

 

 

 

 

사람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만들다

이 대표는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얻기를 원하는 것은업무를 통한 자기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운영방식을 인재양성 중심으로 바꿨고큰 열정과 전략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되면 발탁 인사도 거부하지 않았다. 열정과 능력만 갖추면 누구나 팀장이 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었다. 현재 사업 책임자로 임명된 10여 명의 팀장은 직급이 신입사원부터 부사장까지 다양하다. 직급이 아니라 직책에 따라 회사가 운영되도록 만든 조치다. 박재현 마케팅기획실장은 입사 2년 차에 디자인기획팀장에 임명됐다. 발탁인사가 조직의 안정성을 저해하거나 단기적으로 갈등의 소지를 제공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능력 있는 구성원에게 기회를 주고 장기적으로 성과창출에 기여하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업무와 관련해서 필요한 비용은 적극 지원했다. 업무의 실효성과 타당성만 입증할 수 있다면 사원이라도 한도 없이 비용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법인카드가 필요한 구성원에게는 모두 카드를 지급했다.

 

우수성과자에게는 특별 승진과 특별 승호(호봉승급)의 기회를 부여한다. 매년 전체 인원의 5∼10% 정도가 특별승진과 승호 대상이 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신입사원에서 임원이 되는데 26년이 걸리지만 12년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직원이 2명이나 나왔다. 임원진 중에는 30대 후반의 인사도 있다. 대신 모든 직원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한 직급씩 승진되도록 했다. 대리부터 과장, 차장, 부장까지는 조직 구성원 누구라도 4년마다 무조건 승진하게 된다. 이후 이사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까지는 6년마다 자동으로 승진된다.승진 누락에서 겪게 되는 인간적인 자괴감은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기와 열정이 떨어져서 다른 구성원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법에서 정한 퇴직연령은 있지만 열정과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고문 등으로 위촉돼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또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때 창의력이 높아진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회사조직을 사장-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3단계로 간소화했다. 불필요한 결재를 없애고 실질적 의사결정이 팀장-팀원 선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팀장 이하에서 대부분의 업무가 처리되면 직원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특성상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더욱 유용하다고 믿었다. 팀장은 개별사업에 관해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인사권과 예산권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구성원의 역량강화에도 주력했다. 부문장과 팀장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한 대신 보고나 결재를 받기 위해 올라온 직원과는 대화 및 코칭을 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결재 자체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자금집행처럼 사내 규정이 명확하게 있는 경우 사장 결재는 5분 내에 이뤄진다. 반면 사업기획이나 추진사항보고처럼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없을 때 이 대표는 실무자가 작성한 기획안을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코칭을 해준다. 이 대표가 큰 방향을 제시한 뒤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기획자 스스로 기획안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코칭이 이뤄진다.

 

직원 복지도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신입사원 연봉은 4100만 원. 직원식당의 요리사는 대부분 호텔 출신으로 채웠다. 끼니마다 직원 1인당 평균 재료비가 15000원에 이른다. 또 매달 한 차례 집으로 가져가는 음식 서비스인시크릿 셰프를 제공했다. 반조리 형태의 음식 패키지를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비용은 회사와 구성원이 절반씩 부담한다. 사내 미용실은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등 해외 유학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이직률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낮다. 엔지니어링 부문은 이직률이 5%이고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은 1%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평균 이직률은 20%를 넘는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성공요인

① 소비자의 감춰진 욕망 찾아

마이다스아이티는 고객의 불만사항에 집중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아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국내 건축 분야의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국내 시장은 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가 100% 장악하고 있었다. 외국 소프트웨어는 비싼데다가 사용법도 매우 어려웠다. 소프트웨어가 있어도 관련 기술과 지식을 가진 소수의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모든 기술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술자들은 누구나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사용하기 쉽고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원한다. 국내 건축 분야의 고객사는 구조설계회사와 건설회사 등 500여 개 업체다. 지난 2000년 당시 외국 회사에서 개발한 전문가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업은 100여 개였다. 또 이들 기업 안에서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직원은 1∼2명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 사정이 달라졌다. 2000년 당시 구조해석 소프트웨어의 국내 시장 규모는 15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0억 원으로 늘었다.

 

중국에 진출할 때는 현지화 전략을 추구했다. 건축의 안전성을 측정할 때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서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과 규제 등이 달랐다. 또 지진 가능성과 풍속, 일사량, 강우량 등 자연환경을 고려해서 건축물의 안전성을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외국 업체들은 자국 규제와 자연환경만 고려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중국 엔지니어들은 외국 제품을 쓰면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수정해야 했다. 마이다스는 이런 불편함이 없도록 중국의 환경과 규제에 맞는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매뉴얼도 모두 중국어로 고쳤다. 영업도 현지인을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법인이 따로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채용해서 현지 고객에게 필요한 프로그램 기능을 추가했다.

 

② 직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마이다스아이티는 아무리 오랫동안 밤 늦게 일해도 별도의 수당이 없다. 학력, 자격수당, 직책수당도 없다. 이유는 사람의 시간을 돈으로 사지 않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직원은 밤 늦게 일할 필요가 없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다. 하지만 마이다스아이티의 사무실은 본사 사옥이 위치한 판교 일대에서 가장 늦게 불이 꺼진다. 구성원들을 일에 몰입시키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업무에 몰입하기 위해선 동기요인이 명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리더와 동료의 인정 여부와 영향력 기회 확대, 성취감 기회, 승진 등 개인의 잠재능력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가 몰입도를 높였다. 진급누락 같은 부정적인 방법 대신 특별 승진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업무에 몰입하게 만든 것도 특징적이다. 전략실행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믿고 맡기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업무를 처리할 때도 동기부여를 보다 확실하게 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구성원에게 업무를 부과할 때(Why)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일의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한 구성원들은 이에 맞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무엇을(What), 어떻게(How to)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효율성을 추구하게 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런 업무처리 방식을 ‘2W1H 방식이라고 한다.

 

③ 디테일로 사소한 고객불만까지 잡아

마이다스아이티는 잠재고객에게 e메일을 보낼 때도 수신자의 상태와 이후 취할 행동, 좋아하는 문장 스타일, e메일을 열어보는 시간대 등을 고려한다. e메일 레이아웃뿐만 아니라 클릭할 버튼의 크기와 위치까지 꼼꼼히 따진다. 위치에 따라서 클릭률이 1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e메일 초안이 완성되면 담당자들이 다시 모여 리뷰하고 토론한다. 영업을 할 때 주로 엔지니어들을 활용했다. 영업과 고객지원을 담당하는 건축사업팀의 구성원은 대부분이 건축 분야 전공자다. 일반 영업사원은 성과에 치중하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작은 불만사항을 알아채기 어렵다. 고객의 작은 불만사항이 새로운 기회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엔지니어라도 영업전선에 내보냈다.처음 중국시장에 진입할 때도 조선족 출신의 엔지니어 2명을 채용해서 현지 영업을 맡겼다. 직원 복지에도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구내식당 점심 식단은 두뇌회전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로 꾸려진다. 기본적으로 채소와 샐러드, 콩이 항상 준비된다. 두뇌회전에 좋다는 바나나도 빠지지 않는다.

 

④ 현재에 충실하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사업과 관련해서 예산안을 짜지 않는다. 필요한 비용은 생길 때마다 지출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채용인원을 정해놓고 뽑는 게 아니라 절대평가를 해서 필요한 사람을 채용할 뿐이다. 이 대표가 창립했을 당시에는 회사가 이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초창기 국내 시장 규모는 너무 작아서 사업성마저 불투명했다. 해외 진출의 성공 여부도 보장할 수 없었다. 그는 현실에 충실했다.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오히려 기회가 생기고 이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중국집 사장하려고 취직하면 그 사람은 절대 사장이 안 된다. 배달을 맡기면 배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배달원은 어떻게 하면 빨리 배달하고 정확하게 수금할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그러면 사장이 배달하는 친구를 불러서 홀서빙이나 카운터를 맡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장기적인 목표는 실현되기 어렵다.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미래에 매달리면 현재에 소홀할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주인의식 원하면 진짜 주인으로 대접해줘라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욕심을 느끼게 되면 그 결과가 실제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나.

대다수 직장인들은 일 자체가 돈을 위한 수단이다. 일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은 아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부사장이 삼성 출신인데 일반 기업들은 파레토의 법칙이 상당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직원 10명 중 8명이 대충 처리해도 2명은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분이 마이다스아이티에서 들어와서 느낀 점은 이 회사는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다는 것이다. 직원 중 50% 정도는 열심히 일하고 30%는 눈치를 좀 보면서 일하며 나머지 20%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스스로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야근수당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판교 벤처밸리에서는 불이 가장 늦게 꺼진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직장인은 스스로 존중받고 싶어 한다. 자신의 능력과 성과가 잘 쓰여지기를 바란다. 반면 회사는 성과를 바란다. 그러려면 직원들에게 진짜 주인의식을 갖게 해야 한다. 주인처럼 대접을 해줘야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또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혼자 기분이 좋아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영인들은 이 업무를 언제까지 하라고 지시한다. 그렇지 않으면 패널티를 준다. 이 과정에서 지시하는 사람이 있고 따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반면 나는 직원들에게 알아서 열심히 해달라고 한다. 다 맡기는 대신 이런 부분은 좀 지켜 달라고 한다. 그러면 성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그렇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도 팀장이나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한다.

못 미덥지는 않나.

군대에서 이제 일병인데 갑자기 소대장을 맡기는 격이다. 물론 이등병에게 소대장을 맡기면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일병에게 소대장 임무를 맡기되 옆에서 계속 도와주고 가이드하고 코칭하면 성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성과다.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열정과 전략적 사고, 지식 등 3가지에 따라 성과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경력이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리더의 경우 구성원들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능력이 여기에서 추가된다. 실제 낮은 직급인데도 이런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열정과 전략적 사고가 있거나 인간관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경영진의 위치에서 보면 잘 보인다.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 조직을 맡겨야 발전한다. 조직은 일종의 그릇인데 작은 조직에는 작은 그릇의 사람에게, 큰 조직에는 큰 그릇의 사람에게 조직을 맡겨야 제대로 운영된다. 조직의 크기는 리더의 크기를 넘어설 수 없다. CEO의 역할은 조직의 크기에 맞게 적절한 그릇의 인재를 찾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CEO는 평소 무엇을 하는가.

주로 리더든 구성원이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젖을 주는 역할을 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업무 회의는 일반 기업처럼 결재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이슈를 가지고 토론한다.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지혜나 지식이 있다면 구성원이 배울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결재는 5분 내에 마친다. 대부분 직원들의 의견을 그대로 승인한다. 책임은 내가 지지만 결재 올린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리더는 구성원을 믿어야 한다. 내가 감 내놔라 팥 내놔라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잘 크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고 그 성과가 세상에 효용을 준다면 세상은 돈으로 기업에 대가를 줄 것이다. 그게 매출이다. 돈만 벌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을 한다면 구성원들은 모두 사장의 손발이나 수단이다. 사장이 다 정하고 구성원은 그대로 가야 한다. 통제하거나 관리만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사람을 키우는 시도를 해야 한다. 사장이 이 돈을 왜 쓰느냐고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냥 구성원들이 여기에서 이런 돈을 쓰겠다고 하면 그가 제일 잘 알 것이라 믿고 맡기면 된다. 물론 실수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나중에 보니까 50원만 쓰면 될 걸 100원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50원을 쓰면 되겠다고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면 사람을 키운다는 우리 기업의 목표는 달성된 것이다.

 

퇴사한 사원이 다시 들어오겠다고 하면 잘 받아준다.

다른 회사에서는 퇴사한 직원을 일반적으로 배신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어떤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다른 기업에서는 직원이 나간 다음 조직이 얼마나 힘들어질지 고민한다.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이 마이다스에 계속 남아 있다면 내가 진짜로 멋지게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나도 시간이나 능력의 한계가 있어서 모두 다 잘 키우기 힘들다. 무씨는 뿌리기만 해도 잘 자라지만 인삼을 달여줘도 잘 못 크는 아이들도 있다. 나간다고 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사인을 한다. 하지만 마음이 바뀌면 반드시 다시 돌아오라고 말한다. 사람이 목적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잘 키우는 게 목적이다. 남의 힘을 빌려 퇴사한 직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내 힘이 적게 들어가고 좋은 것 아닌가. 그러다 마음이 바뀌어 다시 돌아오면 나는 지갑을 줍는 느낌이다. 언제라도 환영이다. 사실 다시 돌아온 사람은 마음가짐이 이미 바뀌어 있다. 왜 사람을 키우는 게 목적이냐고? 시간이 지나면 돈도, 명예도, 가족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남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