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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TREND Report

3D 프린팅, 상상하는 것이 바로 제품이 된다

유인오 | 132호 (2013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메가트렌드에 비해 마이크로트렌드는 미세한 변화를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트렌드는 기업에 블루오션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연구 결과를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기술과 도구의 발달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사회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증기기관의 발명은 산업혁명으로 이어졌고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화 혁명을 유도했다. 최근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3D프린팅 또한 이런 파괴적인 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3D프린팅은 3D프린터에 3차원의 도면을 내려받아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3D프린터는 보통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노즐로 분사한 뒤 이를 녹여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3차원 물체를 만든다.

 

3D프린팅은 특성상 개인이나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3D프린터가 3차원 도면을 디지털로 전송받으면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설계에서 제조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로 진행돼 초보자도 컴퓨터만 이용하면 모든 제조 과정을 완료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서 사장됐던 많은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품으로 만들 수 있어서 시안 제품을 실제로 보면서 문제점을 빨리 개선해서 수정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에도 유리해서 제품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기존의 생산방식과는 다르게 복잡하지 않고 추가되는 비용이 적어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3D프린팅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뛰어넘어 예술 등의 분야에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내는 등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

 

개인별 맞춤 생산이 가능한 디지털 제작방식

 

산업혁명과 대량 생산방식인 포드시스템의 등장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은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식됐다. 이미 현대적인 제조업의 근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만을 위한 제품이나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제품을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주문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3D프린팅은 이런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소품종의 다양한 제품을 작업 과정이 복잡해지지 않으며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으로 제작되던 상품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케이스에 질린 소비자들을 위해서 소비자 개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케이스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가 3D프린팅으로 제품에 반영되려면 기존 업체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노키아는 루미아 820의 케이스를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3D프린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의류와 액세서리, 의료기기 등 사용자의 신체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제품들은 3D프린팅 기술을 보다 빨리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 분야에선 3D프린팅이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용자 개인의 신체 특성을 고려하기 위해서 제품을 생산할 때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쳤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일일이 수작업으로 고쳤다. 예를 들어 맞춤 옷을 제작할 때는 여러 단계의 가봉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3D프린팅은 디지털로 고객 특성에 따른 정보를 내려받아서 빨리 제작할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영화아이언맨2’에서 아이언맨 슈트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촬영 현장에서 배우의 몸에 맞게 제작됐다. 아이언맨 슈트의 불편한 부분을 현장에서 발견해 즉시 고칠 수 있었고 순조로운 촬영에 기여했다.

 

인간의 몸은 수많은 곡선으로 이뤄졌다. 몸의 곡선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움직일 때마다 형태도 바뀐다. 이 때문에 기성복은 이상적인 모델에 입힌 뒤 구매자를 현혹시킬 뿐이지 실제 착용에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또 소재도 직물처럼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다시 가공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한다. 3D프린팅은 다양한 소재로 옷을 제작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헬펜(irisvanherpen.com)이 선보인 3D프린팅으로 만든 옷은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제작됐다. 의상디자인 분야에서도 3D프린팅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의료 분야에서는 3D프린팅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의수와 의족, 치아, 인공 뼈 등은 맞춤생산이 필수적인 분야다. 이것들은 지금까지 수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 3D프린팅을 이용하면 고객의 신체적인 특성을 디지털로 처리하고 여기에 맞춰 설계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1년에 여러 차례나 몸에 맞는 의수와 의족을 교체해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액세서리와 같은 의료 보조기구도 등장했다. 비스포크(bespokeinnovations.com) 3D프린팅으로 의족을 만드는 업체다. 비스포크는 고객의 다리와 의족을 3D로 찍은 뒤 3D컴퓨터로 가장 적합한 형태의 의족을 만든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서 따로 장식물 등을 붙이기도 한다.

 

3D프린팅이 의료와 의류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만으로는 제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3D프린팅은 주문 생산한 맞춤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 이런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퍼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 대량생산 체제에서는 꿈꾸기 어려운 부분이다. 티그(teague.com) ‘13:30 헤드폰은 플라스틱 부품 9개와 스피커 2, 케이블, 커넥터 등으로 구성된다. 이 헤드폰의 모든 부품은 3D프린팅으로 제작된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와 모양 등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인간과 동물 모형 장난감인피규어는 인형의 관절을 움직이도록 만들어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자신의 모습을 피규어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전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다. 하지만 3D스캐닝과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자신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현상하듯이 자신의 모습을 담은 피규어를 만들 수 있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주인공 인형에 어린이의 얼굴을 담은 D-테크미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아이의 얼굴을 3D로 찍은 뒤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합성해 마치 자신이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파티(prty.jp)가 선보인 오모테 3D사진관 서비스는 한 걸음 더 나갔다. 사용자의 전신을 찍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피규어를 제공한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소규모 개인 제조업

 

3D프린팅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개인이나 소규모 제조업체의 가치가 높아지고 이들의 성공 가능성도 커진다. 3D프린팅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디지털을 통해 빨리 공유할 수 있으며 제작 과정이 간단하다. 이런 특징이 연결과 공유, 협업 등으로 만들어지는 제작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3D프린팅이 사용 인구를 늘리고 실생활에 폭넓게 이용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런 플랫폼에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서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킥스타터(kickstarter.com)나 인디고고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싱기버스(thingiverse.com)는 디자인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며 i매터리얼라이즈(i.materialise.com)와 셰이프웨이즈(shapeways.com) 등은 온라인 3D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등장하면서 3D프린팅의 대중화가 앞당겨지고 있다.

 

3D프린팅은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이 세계적인 제조망과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기존의 제품을 다시 해석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해커빌리티(Hackability)의 요소도 갖고 있다. 개인이 재미 삼아서 혼자 즐기기 위한 취미 수준의 DIY부터 기업화된 서비스까지 다양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

 

3D프린팅은 디지털로 처리돼 복제와 이동이 간편하다. 파일처럼 쉽게 원본과 같은 복제본을 만들 수 있으며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된다. 이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동일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디지털의 특성은 제조업에서도 그대로 실행될 수 있다. 제조업에도 개방과 공유의 개념이 도입되는 것이다. 이전 제조업은 공급자와 사용자가 명확하게 구분됐다. 하지만 3D프린팅의 개념을 도입하면 제조업에서도 공급자와 사용자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팅에는 롱테일의 법칙을 적용할 수도 있다. 롱테일의 법칙은 80%사소한 다수 20%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이 법칙을 온라인 판매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온라인 서점에 적용하면 1년에 단 몇 권밖에 팔리지 않는흥행성 없는 책의 판매량이 모두 더해지면잘 팔리는 책의 매상을 추월한다는 것이다. 3D프린팅은 제조업에도 디지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롱테일의 법칙을 적용해서 틈새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오래 전에 단종된 제품이라도 디지털로 저장된 도면을 끄집어내서 다시 프린팅을 하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제품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선 제조 공정 자체를 바꿔야 하는 기존의 제작방식으로는 롱테일의 법칙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나올 수 없다. 3D프린팅은 언제라도 쉽게 기존의 제품을 재생산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 모든 상품을 확보하지 않아도 주문을 받으면 빠르게 상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제조업에 적합하다.

 

3D프린팅의 소재는 플라스틱부터 세라믹과 금속, 콘크리트, 음식에까지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런 소재의 다양화는 3D프린팅의 적용 영역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3D프린팅은 일반적으로 층을 쌓는 방식으로 하나의 층을 만들고 그 위에 새로운 층을 추가하는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 녹은 플라스틱을 쌓거나 빠르게 굳는 콘크리트를 이용하는 방식부터 레이저나 UV(Ultra Violet)와 같은 빛을 이용해 소재를 가공하는 방식 등도 있다.

 

이런 다양한 방식의 3D프린팅으로 작은 액세서리나 장난감부터 초콜릿과 케이크 등 음식은 물론이고 가구와 집 등 대형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 일본 도쿄의 팹카페(fabcafe.com) 3D프린팅을 이용해 고객의 모습을 초콜릿으로 만들어주는밸런타인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비욘드밋(beyondmeat.com) 3D프린팅을 활용해 콩을 재료로 한 고기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3D프린팅은 상식을 뒤집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도 3D프린팅은 많은 기대를 모으는 기술 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건축가 잔자프 루이센나르스의 랜드스케이프 하우스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한 3D프린팅 건축물이다. 건물의 모듈을 3D프린팅으로 생산하고 이를 조립한다. 이런 방법은 빠르고 정확할 뿐 아니라 독특한 구조를 가진 건축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3D프린팅

 

3D프린팅은 사장된 아이디어를 쉽게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현실에서 상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막연한 개념이나 데이터를 구현한다. 가상과 현실을 이을 수 있는 것이다. 가상의 세계를 현실로 불러와서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바꾼다. 숱한 상상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구현할 수 있어서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술과 감성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3D프린팅은 수학적인 모델이나 데이터를 구현하는 알고리즘 아트(Algorithm Art)의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또는 정보를 입체적인 형태로 만드는 3D인포그래픽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3D프린팅은 상상력의 한계가 유일한 장벽이다.

 

3D프린팅이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불러와서 가상과 현실이 만나는 장소가 된다. 과거에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이 화제를 모았지만 이제는 가상의 존재를 현실로 불러와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존재로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3D프린팅은 바로 이런 경우에 적합한 기술이다.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 그레그 패치콥스키(gregpetch3d.com)의 믹싱 디지털 스컬처 위드 리얼 오브젝트는 실제 거리에 3D프린팅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형물을 추가해서 현실과 가상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 사물을 3D로 찍어서 여기에 맞는 조형물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해 배치했다. 가상과 현실을 만나게 한 것이다.

 

3D프린팅은 상상의 이미지를 구현할 때도 적합하다. 셰이프웨이즈의 시리(Siri) 캐릭터 콘테스트 우승작인 사가디자인(shapeways.com/shops/saga)의 옴니시언트 시리는 시리의 캐릭터를 형상화한 아이폰 케이스로 가상의 존재인 시리를 3D프린팅을 통해 실체화한 작품이다.

 

3D프린팅은 숫자와 데이터로 존재하는 정보를 보고 만질 수 있는 형태로 만들 때도 강점을 지닌다. 숫자와 데이터를 구체적인 형태로 만드는 과정은 알고리즘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입체적인 형태로 만들고 이를 다시 3D프린팅하는 것이다. 별도로 아날로그적인 작업이 추가되지 않으며 자동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제작자조차 예상치 못했던 놀라온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다. 셰입스 인 플레이 (shapesinplay.com)의 인포브젝트는 음식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생산된 음식의 가격, 음식이 공급하는 에너지 등을 표현하는 그릇이다. 단순한 정보의 시각화를 넘어 입체적으로 조형하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다. 이로써 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

 

3D프린팅은 소리도 만질 수 있는 형태의 조형물로 만든다. 셰이프웨이즈와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com)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아이폰 케이스 제작 서비스인더 바이브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형태를 갖춘 실체로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바꿔 제품으로 만들어 낸다.

 

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willbe@metatrendmedia.com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dyshin@metatrendmedia.com

메타트렌드연구소(METATREND Institute·themetatrend.com)는 상품 중심의 최신 마이크로트렌드를 분석해 전 세계 주요 미디어, 글로벌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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