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in Branding-2

최저가 보상! 이마트의 대표성 전략 배우자

87호 (2011년 8월 Issue 2)

 



편집자주
행동경제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행동경제학 연구 성과는 브랜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곽준식 교수가 행동경제학 이론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합니다.
 
질문1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야구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신인 3루수 에릭 힌스키(Eric Hinski)는 24홈런, 84타점에 타율 0.279를 기록해 아메리칸 리그 신인상을 받았지만 다음 두 시즌에서 그의 타율은 각각 0.243과 0.248에 그쳤다. 바네사 칼턴의 데뷔 음반 ‘Be Not Nobody(2002년)’는 빌보드 200 차트 5위에 오르며 미국 내에서 13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두 번째 음반 ‘Harmonium(2004년)’은 빌보드 차트 33위에 오르며 미국 내에서 17만9000장가량을 파는 데 그쳤다. 이처럼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켜 2년차 징크스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라고 한다(출처: 위키백과). 2년차 징크스는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질문2 2011년 1월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무기한 병가를 발표했고 주가는 2.25% 하락했다. 2011년 5월30일 WWDC 키노트에 스티브 잡스가 나온다는 소식에 애플의 주가는 3% 상승했다. 왜 한 사람의 건강이 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대표성 휴리스틱
코미디언 황기순의 대표적인 유행어가 있다면 그건 바로 입꼬리를 살살 올리면서 하는 “처∼억보면 앱니다(척보면 압니다)”라는 말일 것이다. 당시 “척보면 압니다”라는 말은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회의할 때나 술자리에서 자주 쓰는 유행어였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가 있다. 이 말들은 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대표적인 한두 가지 속성을 기준으로 전체를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ativeness Heuristic)은 어떤 사건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통해 빈도와 확률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한 판단은 효율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대표성 휴리스틱으로 활용되는 속성이 겉으로 두드러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단 오류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린다는 서른한 살이고 싱글이며 외향적이며 매우 밝다. 그녀는 철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생 때 인종차별과 사회정의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반핵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위와 같이 린다에 대해 설명한 후 사람들에게 ①린다가 여성운동가일 확률 ②린다가 은행 창구 직원일 확률 ③린다가 은행 창구직원이면서 여성운동가일 확률에 대해 예측하라고 했을 때 85%의 사람들이 ①번 확률을 가장 높게 예측했고 ③번 ②순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③번은 ①번과 ②번의 교집합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①번과 ②번보다 더 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②번 보다 ③번의 확률을 더 높게 평가한 것은 사람들이 린다의 직업을 예측할 때 대표성 휴리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린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여성운동가는 린다의 특성을 대표할 만한 직업인 반면 은행 창구직원은 린다의 특성을 대표하기 힘든 직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린다의 특성을 전혀 대표하고 있지 않은 ②번(은행 창구직원)보다는 린다의 특성을 대표하고 있는 직업을 포함하고 있는 ③번(여성운동가이면서 은행창구직원)의 가능성을 더 높게 예측한 것이다. (그림 1)
 
대표성 휴리스틱과 판단오류

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해 어떤 집단에 속한 하나의 특성을 그 집단 전체를 대표한다고 간주해 확률을 예측(판단)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판단 오류나 편향(bias)은 무엇이 있을까?
 
사례 1
 
실험참가자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에는 100명 중 엔지니어와 변호사의 비율이 70대30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른 집단에는 30대70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다음 엔지니어와 변호사 개개인의 성격을 묘사한 글 중에서 무작위로 뽑은 것이라고 이야기한 후 하나의 글(사실은 엔지니어의 전형적 성격을 묘사한 글)을 보여주고 이 사람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을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결과는 100명 중 엔지니어가 70명이라고 이야기한 경우와 30명이라고 한 경우에 차이가 없었다.
 
어떤 사건의 발생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 의사결정자는 사전확률(기저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개 중 검은 공이 70개인 경우와 30개인 경우 무작위로 한 개의 공을 뽑고 어떤 색 공인지를 물어보면 검은 색이라고 답할 확률이 30개보다는 70개인 경우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마찬가지로 100명 중 엔지니어가 70명인 경우와 30명인 경우 무작위로 높은 사람의 직업이 엔지니어일 확률도 70명이라고 말한 경우 더 높게 나와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엔지니어의 수가 30명일 경우와 70명일 경우에 상관없이(기저율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은 글의 내용이 어떤 직업의 특성을 얼마나 전형적으로 묘사하는지를 바탕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두 집단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기저율(base rate)에 대한 무시’라고 한다.
 
사례 2
 
매일 45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큰 병원과 매일 15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작은 병원이 있다. 1년간 남자아이가 태어난 비율이 60% 이상인 날이 더 많은 병원은 어느 병원인가를 질문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표본 크기에 상관없이 두 병원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확률이론에서는 표본의 크기가 클수록 모집단의 특성을 더 잘 나타낸다고 한다. 이를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라고 한다. 대수의 법칙에 따르면 큰 병원은 모집단의 평균치인 50%에 가까운 수치를 얻을 수 있지만 작은 병원은 표본크기가 작기 때문에 평균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남자아이가 태어난 비율이 60% 이상인 날은 작은 병원이 더 많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표본 크기에 상관없이 두 병원 모두 비슷할 거라고 답한 것은 사람들이 표본의 크기가 작더라도 모집단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소수의 법칙(law of small numbers)’에 기인한 판단오류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실생활에서 특정 소집단이 갖고 있는 의견에 근거해(소수의 법칙에 의존해)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즉 소규모 집단으로부터 얻은 정보가 모집단을 대표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두 명의 친구가 특정 레스토랑의 음식이 형편없다고 이야기하면 실제로 대부분의 다른 소비자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한 예라 할 수 있다.
 
 
사례 3
 
도박사들도 동전던지기 게임에서 5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오면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을 거라고 판단한다.
 
동전던지기 게임에서 앞면이 나오거나 뒷면이 나올 확률은 기존 결과에 관계없이 항상 2분의1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박사가 동전던지기 게임에서 5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오면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을 거라고 판단하는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는 앞면과 뒷면이 섞여서 나와야 한다는 일반적 믿음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윷놀이를 할 때 윷과 모가 한 번도 안 나온 경우 이번에는 윷이나 모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거나, 딸 부잣집에서 이번에는 아들이 나올 거라고 말한다거나, 지금까지 복권이 한 번도 당첨되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당첨될 거라고 믿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사례 4
 
스포츠계에는 첫해에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가 2년차에 성적이 떨어지면 ‘2년차 징크스’에 빠졌다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특이한 결과가 나타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평균치에 접근하는 것을 ‘평균으로의 회귀’라고 한다. 보통 첫 번째 측정에서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성과를 얻은 경우 두 번째 측정에서는 평균치에 접근하려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사람들은 첫 번째 성과를 대표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무시한다. 그러므로 <질문 1>에서 이야기하는 ‘2년차 징크스’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도 징크스라기보다는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이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투기 조정 훈련과정 중 이번 비행에서 잘했다고 칭찬하면 다음 비행에서는 잘하지 못하고, 반대로 이번 비행에서 못했다고 야단치면 다음 비행에서는 잘하는 일이 발생하자 비행훈련소 교관들이 칭찬하면 성적은 나빠지고 야단을 치면 성적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일까? 실제 트버스키(Tversky)와 카너먼(Kahneman)은 비행훈련소 교관들이 수강생의 성과를 평가할 때 제재의 효과는 과대평가하고 보상의 효과는 과소평가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도 평균으로의 회귀현상을 간과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대표성 휴리스틱과 전형성
어떤 대상에 속하는 한 가지 특성이 그 대상 전체의 특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대표성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이때 대표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전형성(typicality)이다. 일반적으로 전형성이란 같은 부류에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으로 어떤 대상이 특정 범주를 대표하는 정도나 특정 범주의 핵심적인 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전형성이 높은 브랜드는 특정 제품 범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높은 최초상기도(Top of Mind: T.O.M, 특정 제품 범주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를 의미)를 나타내고 이는 시장점유율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라면, 피로회복제, 정수기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아마 가장 많은 답이 나오는 것은 딤채, 트롬, 신라면, 박카스, 코웨이일 것이다. 이것은 이 브랜드들이 제품군 내에서 가장 높은 전형성을 갖고 있는 선도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형성이 높은 브랜드 중에는 보통명사화된 경우도 있는데 복사기와 검색을 대표하는 제록스(xerox), 구글(google)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각각 ‘(복사기로) 복사하다’와 ’웹상에서 정보를 검색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주력브랜드와 방패브랜드
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주력 브랜드(flagship brand)’라 말한다. 주력 브랜드의 시장성과(market performance)는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질문 2>에서 스티브 잡스의 건강 이상 여부에 따라 애플의 주가가 춤을 추는 것도 바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대표하고 있는 ‘주력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1460억 달러에 이르렀을 때 증권가에서는 잡스의 건강을 금전적으로 환산할 경우 350억∼7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 것만 봐도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경쟁자는 항상 상대 기업의 주력 브랜드를 공격 목표로 삼고 전쟁을 준비한다. 경쟁브랜드의 공격에 대해 기업은 주력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의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방패 브랜드(flanker brand 또는 fighter brand)’를 활용한 브랜드 전략이다. 방패 브랜드는 후발 브랜드가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을 유도할 때 후발 브랜드와의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이미지만으로는 방어하기 힘들 경우에 사용된다. 필립모리스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말보로(Malboro)를 보호하기 위해 저가의 베이직(Basic)을 출시하거나 인텔이 AMD의 공격으로부터 자사의 펜티엄 프로세스 칩을 보호하기 위해 가격을 낮춘 셀러론(Celeron)을 출시한 것이 전형적인 예다.
 
풀무원의 대표(주력) 브랜드가 ‘풀무원 두부’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고가-고품질의 이미지로 두부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풀무원에 저가 포장 두부의 출현은 달갑지 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풀무원이 기존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저가의 경쟁 상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용한 방패 브랜드가 바로 찬마루다. 풀무원은 찬마루라는 방패 브랜드의 출시로 저가 두부의 1차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2005년 대기업 CJ의 두부시장 진출은 저가 두부의 등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CJ가 두부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풀무원의 주식은 3개월 만에 5만2000원에서 3만1500원으로 무려 4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풀무원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대응해나갔다. 첫째, CJ와 동일한 제조공법을 가진 ‘고농도-콩가득 두부’를 CJ 제품보다 일주일 앞서 100원 더 비싼 1모 2800원에 출시해 CJ의 차별점을 희석시켰다. 둘째, 첨가제의 사용 여부를 건강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 기호(진한 맛 선호 vs 약한 맛 선호)의 문제로 전환시켰다. 셋째, CJ의 기술이 일본 기술이라면 풀무원은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 출원한 풀무원만의 기술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풀무원은 ‘고농도-콩가득 두부’라는 방패브랜드를 이용해 CJ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을 뿐만 아니라 2만7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그해 말에 4만1500원까지 다시 올릴 수 있었다.
 
대표성을 확보하라
 
사례 1
1997년 5월9일 이마트 분당점은 이마트에서 상품을 구입한 구매자가 다른 곳에서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판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그 차액을 환불해주는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1997년 이마트가 분당점을 시작으로 실시한 ‘최저가격보상제’는 마케팅 측면에서 2가지 효과를 발휘했다. 먼저 소비자에게는 이마트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대표성을 심어줬다. 자신의 가격을 경쟁자의 가격과 연동시킴으로써 경쟁자에게는 ‘네가 가격을 인하하면 나는 자동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 경쟁자의 가격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결국 최저가격보상제는 이마트 고객에게 최저가격으로 구매했다는 만족감과 비싸게 구매한 경우에는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현명한 가격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례 2
“뜨거운 자장면 원조 논쟁 그 끝은?”(SBS스페셜, 2009.5.19), “영국이 먼저냐 프랑스가 먼저냐… 샴페인 원조 논쟁”(한국경제 2009.4.10), “지상파 DMB폰 LG, 삼성 원조 논쟁”(세계일보 2005.2.17), “천막정당 원조논쟁”(일간스포츠 2004.3.25), “미녀들의 수다 미녀들 때 아닌 원조논쟁 - 내가 진짜 뉴요커야!”(뉴스엔 2009.3.19) 등 원조 논쟁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원조(최초)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것은 다른 아닌 ‘원조(최초)’라는 것이 개인이나 기업에 대표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말한 포지셔닝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최고급형 브랜드(High-End Prestige Brand)를 출시해 최고급 브랜드의 품격과 신뢰도를 기업 내 다른 브랜드에 전이시키려고 하는 것이나 최첨단 제품 브랜드(High-tech Brand)를 출시해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것 또한 대표성이라는 후광효과(Halo Effect)를 누리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사례 3
옛날 한 임금이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천리마를 얻기 위해 갖은 방법을 사용했지만 구할 길이 없어 애만 태우던 때에 한 사람이 자신에게 그 일을 맡겨준다면 목숨을 걸고 반드시 천리마를 구해오겠다고 하자 임금은 그에게 천금을 주고 일을 맡겼다. 사방팔방 수소문한 끝에 천리마를 찾았지만 불행히도 천리마는 며칠 전에 죽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죽은 말의 뼈를 거금 500금이나 주고 사서 궁으로 돌아왔다. 이를 본 임금은 당연히 노발대발했고 당장이라도 그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데 그는 침착하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 어느 누가 말의 뼈를 500금이나 주고 사겠습니까? 그러나 이로 인해 사람들은 죽은 천리마의 뼈도 500금이나 줄 정도면 살아 있는 말은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할 테니 천리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만간 반드시 임금님을 찾아뵐 것입니다.” 결국 그의 말대로 채 1년이 되기도 전에 임금은 천리마를 구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연나라 소왕이 재상 곽외에게 어떻게 하면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지를 묻자 곽외가 인용한 “죽은 말의 뼈를 500금이나 주고 사서 돌아온다(買死馬骨五百金而還)”는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고사다. 사실 이 이야기는 인재를 찾는 방법을 묻는 소왕에게 곽외는 멀리서 인재를 찾기보다는 지금 눈앞에 있는 자신을 우대해주면 사람들이 ‘곽외도 저렇게 우대해주는 걸 보면 인재를 아끼는 군주’라고 판단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소왕은 곽외를 사부로 예우해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에 숨어 있던 인재들이 연나라로 속속 모여들었다. 결국 곽외는 대표성 휴리스틱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높이고 나아가 수많은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함으로써 연나라가 부국강병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곽준식 동서대 마케팅전공 교수 no1marketer@naver.com
 
필자는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리앤디디비 마케팅 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동서대 경영학부 학부장, 브랜드 경영센터장을 맡고 있다. 브랜드 및 행동경제학 분야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마케팅 리더십(2005)> <선택받는 나(2008)>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본 소비자 의사결정(2011)>이 있다. 부산 도시브랜드위원회 위원과 부산 브랜드관리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브랜드 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3호 Talent Transformation 2021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