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ing Your Business Plan Flexible

사업 계획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방법

70호 (2010년 12월 Issue 1)

사람들은 자금 조달, 미래의 성장 가능성 평가, 협력 관계 구축, 개발 안내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사업 계획을 세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계획은 프린터의 잉크가 마를 때쯤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구닥다리가 돼 버린다. 비즈니스는 빠른 속도로 변한다. 제품의 특성이 변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며, 경쟁 환경이 변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변화에 직면했을 때 예전에 세워 두었던 사업 계획을 폐기해버린다. 사업 계획이 진정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기업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 또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뱁슨 칼리지(Babson College) 기업가 정신 교수이자 <대학 중심 기업가정신 생태계 개발(The Development of University-based Entrepreneurship Ecosystems)>의 공동편집자인 패트리샤 그린(Patricia Greene)의 얘기를 들어보자. “컨설턴트들은 사업 계획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 소유주들은 격식을 차린 사업 계획을 마련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기업가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사업 계획 작성’을 꼽는다.
 
사업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살아있는 문서, 즉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훌륭한 사업 계획을 세우는 방법(How to Write a Great Business Plan)>의 저자인 윌리엄 샐먼(William Sahlman)의 얘기를 들어보자. “사업 계획을 생각할 때는 스냅 사진과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미온적인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사업 계획서에 알려지지 않은 모든 내용을 포함시키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유동적이고 유용한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큰 자산에 집중하라
기업의 입장에서 중요한 자산은 바로 사람이다. 샐먼은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대상이 훌륭한 인재라고 설명한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 사람이지 계획이 아니다.” 그린도 샐먼의 의견에 동의한다. “외부인들은 상대가 어떤 일을 해내고 실행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길 뿐이다.” 적절한 인물이 적절한 기회를 붙잡았을 때 가치가 생성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두 가지 내용을 사업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 사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 인물들이 회사를 앞으로 끌고 나가기에 가장 적절한 까닭 또한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가령, 과거에 같은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지, 특별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등을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
 
물론 일부 기업, 특히 이미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인적 자원보다 기술이나 새로운 발견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똑같은 조언을 할 수 있다. 즉, 무엇이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실험을 정의하라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시행착오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업 계획서를 읽는 사람들은 앞으로 겪게 될 모든 시행착오에 관한 내용이 사업 계획서에 포함돼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에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계획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할지 사업 계획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는 있다.

샐먼의 얘기를 들어보자.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목표다.” 물론 ‘앞으로 X, Y, Z를 순서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계획이 언제나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순 없다. 최고의 계획이란 ‘그 다음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며, 과거에 같은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인재들이 그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적혀 있는 계획이다. 연구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그 방식을 묘사하는 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무엇을 할지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위험 평가 및 만일의 상황을 포함시켜라
계획에 따라 모든 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제로일 때가 많다. 사업 계획도 마찬가지다. 사업 계획이 역동성을 잃지 않도록 하려면 위험 평가를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기성업체들은 대개 대규모로 위험 평가를 진행한다. 하지만 신생업체에도 위험 평가는 중요하다. 샐먼은 사업 계획에는 조건부적 사고가 담겨 있어야 하며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어떤 일이 닥치기도 전에 선택 가능한 모든 옵션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은 아니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대신,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면 된다.
 
대체 가능한 형식을 찾아라
사업 계획을 작성할 때 특정한 형식을 따라야 할 때도 있다. 은행이나 벤처캐피털 업체 측에서 기업 실사의 일환으로 사업 계획서에 특정한 항목을 포함시키거나 특정한 구조를 따라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은 특정한 서식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샐먼과 그린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사업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각종 지표가 나열돼 있는 단순한 형태의 설명판 등 지나치게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방안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더 자세하게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야 할 때에는 좀 더 간결한 서식을 활용해야 차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방대한 문서를 압축할 때보다 짧은 문서를 확장하는 게 효과적일 때가 많다.
사업 계획을 자주 살펴 봐라
 
어떤 형식을 활용하든 사업 계획을 자주 재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그린은 “사업 계획을 재평가하는 데 가장 뛰어난 사람은 사업 계획을 점검할 때를 미리 정해두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즉, 주기적으로 사업 계획서를 다시 읽어봐야 한다. 가장 최근에 사업 계획서를 작성한 이후 사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고 그에 걸맞게 수정 및 업데이트해야 한다. 부하 직원에게 사업 계획 수정 작업을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 계획이 하나의 통일된 문서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책임은 기업 소유주 혹은 사업의 총괄 책임자에게 있다. 주기적으로 사업 계획을 점검하면 사업이 원래의 비전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도 있다.
 
기억해야 할 원칙
해야 할 일
-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해야 한다.
- 고객에게 제공할 만한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확보하고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방법을 개괄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 위험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위험에 대처할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
-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나 위험을 묘사하려고 노력해서는 안 된다.
- 옛날 방식대로 40쪽에 달하는 문서를 작성해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 사업 계획 작성을 모두 마친 후 그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주기적으로 비즈니스 계획 내용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사례 연구 1공식 문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리체 파체코(Reece Pacheco)는 2007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게임이나 영화를 편집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홈필드(Homefield)를 설립했다. 처음 투자자를 물색할 무렵 투자자들은 파체코와 동료들에게 주기적으로 사업 계획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파체코는 전통적인 형태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는 일은 몹시 힘들었다. 파체코는 “맨 처음에는 우리가 알아둬야만 하는 모든 것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파체코와 동료들은 많은 공을 들여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더라도 2주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쓸모 없는 종이조각으로 변질되기 일쑤였다.
 
투자자 및 파트너와 접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파체코는 홈필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사업 계획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오히려 파체코의 이야기와 파체코가 홈필드의 사업에 열정을 갖고 있는 이유에 관심을 가졌다. 사실, 충분히 흥미를 느끼지 못한 탓에 사업 계획서를 요구할 때도 많았다.
 
파체코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른 기존 사업 계획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인터넷은 매우 빠르게 변한다. 대부분의 기업도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시간이 날이 갈수록 짧아진다.” 홈필드가 확보한 고객들은 그 어떤 5개년 계획안보다도 홈필드의 생존 능력을 잘 보여주는 뛰어난 증거가 된다.
 
파체코는 요즘 수정 및 업데이트가 편리한 6쪽짜리 파워포인트 자료를 사용한다. 홈필드의 목표는 ‘관계를 구축’하고, 파트너 및 투자자들에게 파체코와 동료들이 홈필드가 제안하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홈필드는 혁신적인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나가고 있다.
 
사례 연구 2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줘라
제니 마치다(Jenny Machida)는 2009년 12월 세비던트(Sevident) 창립 팀에서 최고 비즈니스 담당자의 역할을 맡았다. 세비던트는 감염성 질환을 신속하게 진단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신생 업체다. 다른 수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세비던트의 가치는 세비던트가 제공하는 기술이 얼마나 유연한지에 달려있다. 사업 계획서에 세비던트의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중구난방인 듯한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언급하기란 쉽지 않았다.
 
세비던트의 창립 팀은 자사의 비즈니스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프레젠테이션 형태를 택했다. 파워포인트 자료와 12쪽으로 구성된 개요를 준비했다. 하지만 장차 사업 파트너나 고객, 자금줄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중 누구도 형식을 갖춘 사업 계획서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비던트는 전통적 형태의 사업 계획서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마치다는 “아무리 계획을 세우더라도 듣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창립 팀은 이후 자금을 지원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이 언젠가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형식을 갖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세비던트의 창립 팀이 사용하는 사업 계획서는 약 30쪽에 달하는 문서로 각종 데이터와 재무 관련 사항들이 기록돼 있다. 또 세비던트는 자사의 발전 상황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사업 계획서를 업데이트한다.
 
세비던트 창립 팀은 현재 자사의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응용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대신 첫 번째로 개발한 응용 프로그램을 활용할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비던트는 사업 계획서에 운영 현황, 다양한 시장에서의 활동 계획 등을 묘사할 때 유연성을 잃지 않는다. 마치다는 “우리는 특정한 시장 기회에 집중하기보다 기술 역량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세비던트의 사업 계획서를 보면 마치다와 동료들이 발생 가능성이 낮은 긴급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을 완벽하게 제시하기보다 세비던트가 앞으로 나아갈 다양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기업을 운영할 때 불확실성이 따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위험을 없앨 수 있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있다.” 세비던트는 현재 여러 벤처캐피털 업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몇 해 전, 아프리카의 대학생들이 작성한 논문을 모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아프리카 학생들의 논문을 학계의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었다. 이는 필자의 직업은 아니었다. 그냥 시간이 날 때마다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젝트를 취미 삼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결국 필자는 그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 일을 할 만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필자는 코네티컷 주 길가에 있는 한 휴게소에서 이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해야겠다는 동기를 발견했다. 미국 전기전자학회(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주최하는 리더십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으로 가던 길에 휴게소에 차를 대고 쉬던 중 개미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개미 한 마리가 식량을 발견하자 다른 개미들이 즉시 주변으로 모여들어 힘을 모아 식량을 저장창고로 옮겼다. 문득, 필자는 개미들이 움직이는 패턴을 방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개미 한 마리를 다치게 했다. 개미들은 모두 힘을 모아 부상을 당한 개미를 구해냈다. 개미들은 재빨리 조직을 정비해 다시 원래대로 줄을 지어 식량을 옮기기 시작했다. 특정 개미가 공식적으로 감독을 하거나 개미 사회 내의 위계질서가 힘을 발휘하는 듯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개미들은 개미 한 마리보다 약 30배 가량 큰 음식물 부스러기를 옮기는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개미와 같은 군집동물들은 계획, 군사 전략, 비즈니스 관리 등에 대해 인간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고 설명한다. 군집동물들은 하나의 집단으로서 결정을 내리고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의존한다. 과학자 겸 언어학자인 새뮤얼 핼드먼(Samuel Haldeman)은 개미와 같은 작은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단결하며 근면·신중하고, 잘 훈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서에서 솔로몬이 게으른 사람을 꾸짖으며 ‘이 게으른 놈아, 개미를 찾아가 개미가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좀 현명해져라!’라고 얘기한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휴게소에서 개미를 바라보던 중 논문 기록 프로젝트가 생각이 났다. 필자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믿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자문했다.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논문 프로젝트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
 
- 개미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나도 전문가들을 모아 하나의 팀을 꾸릴 것이다.
- 개미는 서로를 믿는다. 혼자서 일을 해야만 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겠다.
- 개미는 항상 의사소통 경로를 열어두며 식량을 발견하면 즉시 동료에게 그 사실을 알려 서로를 돕고 식량도 공유한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것이다.
- 서로 크기가 다른 개미들이 파트너로 일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구해 이 일을 나만의 프로젝트가 아닌 우리의 프로젝트로 만들 것이다. 가능한 모든 팀 구성원들은 개개인의 역량에 맞는 일을 맡게 될 것이다.
- 개미는 근면하고 집중력이 강하다. 나도 우리 팀이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다. 진행 속도가 느릴 때도 마찬가지다. 마감 기한이 있으면 집중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다.
- 개미는 위기가 닥친 후 조직을 재정비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위기가 닥쳤다고 일을 포기하는 대신 옛날에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먹혀 들지 않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볼 것이다.
 
휴게소에서 개미를 관찰한 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지 몇 주가 지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논문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팀을 꾸렸으며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 본부가 있는 에티오피아에서 11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개미는 특히 중소기업 오너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 교훈은 바로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으고 직급을 막론한 모든 직원들을 신뢰하면 한층 쉽게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결론이다. 혼자서 판매를 하고, 제품을 설치하고, 설계를 수정하는 일을 모두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패나 성공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도움을 청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휴게소에서 개미를 관찰한 이후에는 프로젝트에 관한 e메일을 며칠씩 혼자 간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진행 현황 보고서 및 프로젝트와 관련된 어려운 문제들을 모든 팀원들과 공유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더 많은 해결책을 내놓는다.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팀원 중 누가 미래의 성장 기회로 이어질 정보 혹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지 결코 파악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선조가 그러했듯이 코끼리가 아닌 조그만 개미의 집합적 노력이 모여 개미탑이 세워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대기업의 미래 기술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엔지니어는 자신이 하는 일을 ‘고무(rubber)와 길(road)이 만나는 것’이라는 표현과 대비시켜 ‘고무와 하늘이 만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전자는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는 일을, 후자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일을 뜻한다. 물론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일과 시장에 내놓는 일 둘 다 중요하다. 문제는 수많은 기업들이 두 가지 일을 모두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종종 도전에 직면한다는 사실이다.
 
IBM은 몇 달 전 매년 2회씩 발행하는 연구보고서 글로벌 CEO 연구(Global CEO Study) 최신판을 내놓았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1500명이 넘는 CEO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및 조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CEO 연구는 창의성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에는 날이 갈수록 직면한 문제가 복잡해지는 만큼 특히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자.

복잡성의 소용돌이를 바탕으로 CEO가 예상하는 어려움의 정도가 매우 크다. 이로 인해 CEO들이 변곡점에 도달하게 됐다. 새로운 경제 환경 하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십 자질 3개를 순서대로 나열해줄 것을 부탁했을 때 그 어떤 것보다 창의성이 가장 커다란 지지를 받았다.’ 그렇다면 리더가 창의성을 갖는 게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보고서에 적혀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창의성은 파괴적인 혁신 및 지속적인 발명의 기초가 된다. (중략) 이를 위해 대담하고 혁신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리더는 (중략) 현 상황을 뒤엎을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 모든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지속적 실험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진보적이며 창의적인 리더는 거창한 전략과 연간 계획 주기를 없애고 반복적이고 민첩한 접근 방법을 택한다. 신중하지 못한 결정은 피해야 마땅하다. 또 많은 CEO들이 데이터는 많지만 충분한 통찰력을 얻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CEO가 편파적 정보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창의성이 각 개인 차원에 정체돼 있어서는 안 되며 조직 전체로 퍼져 나가야 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00명이 넘는 글로벌 경영진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2010년 혁신과 상업화(Innovation and Commercialization, 2010)’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동일한 도전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 도전은 바로 적절한 인재를 찾고, 협력 및 위험 감수를 장려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혁신 과정을 조직하는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지속적인 성공을 안겨주는 혁신을 방해하는 운영 상의 장벽을 강조한다. 혁신을 장려하는 운영 환경 조성, 새로운 비즈니스 및 제품, 서비스의 상업화, 적절한 아이디어 선택, 포트폴리오 관리 등이 운영상의 장벽에 포함된다. 놀랍게도 자사가 신상품이나 서비스를 상업화하는 데 뛰어나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맥킨지에서 발표한 2007년 자료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이 속한 조직이 일부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만한 신상품이나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고, 혁신이 조직 내에 고루 퍼지지 않으며, 아이디어를 유형의 상업적인 성공으로 바꾸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염두에 두고 공급업체 및 기술업체와 협력하고, 고객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하고,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시장 출시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 내부에서 관계 구축에 힘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가지 공통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각 개발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약화되거나 저하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결정 단계를 지나 실행 단계에 이르는 동안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호해야 할 때도 있다. 단순히 한 부문에서만 강점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성공적인 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동시에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실행한다.
 
창의성은 넘쳐나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혁신 잉여 현상이 발생한다. 즉,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 중 상당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혁신 잉여 현상이 생기면 특정한 혁신 노력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 어떤 아이디어에도 육성을 위해 필요한 충분한 자원이나 관심을 지원할 수 없다. 반면 실행력은 뛰어나지만 창의력이 저조할 경우 잘못된 혁신을 신속하게 시장에 선보일 뿐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시장에 내어놓기 위한 통합적인 체계가 마련돼야 지속 가능한 혁신 포트폴리오가 살아남을 수 있으며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HR컨설팅 회사 헤이 그룹(Hay Group)에서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조직의 리더가 회사 분위기의 70%를 좌우하며 회사 분위기는 기업 성과의 30%를 좌우한다고 한다. 이는 곧 리더가 기업 성과의 21%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근로자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자사의 관리자가 뛰어난 성과를 내는 리더라고 답한 응답자는 19.1%, 영감을 심어 준다고 답한 응답자는 9.8%, 관리자가 아무런 가치도 생산하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13.4%, 자사의 관리자가 직원들의 의욕을 빼앗아간다고 답한 응답자가 57.7%였다. 결국 관리자의 70%가 직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있는 셈이다. 이 결과는 곧 리더가 조직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리더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근로자들은 조직 내 지위상 결정을 따르는 역할을 맡는다. 즉, 리더가 내린 결정을 따르는 사람들은 리더의 스타일을 바꾸기가 힘들다. 하지만 리더의 결정을 따르는 사람들도 관리자의 유형에 따라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조정할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필자는 일주일에 두세 명의 CEO를 만났으며 리더를 여러 부류로 나눴다. 함께 일하는 리더가 어떤 부류인지 분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리더들과 가장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다음 3개 부류 중 하나에 속한다.

태양형(太陽形) 리더(Sunlike Leaders)
전형적인 태양형 리더는 마치 태양이 모든 사물을 비추듯 모든 일에 앞장서는 기업가다. 태양형 리더는 부하직원들을 철저하게 감독한다. 직접 실천하는 것을 선호하는 태양형 리더는 업무와 관련된 모든 단계에 개입하지 못하면 마치 통제권을 상실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태양형 리더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상사가 느끼는 불안감을 잘 파악해야 한다. 태양형 리더와 함께 일을 할 때에는 동조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또 태양형 리더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태양형 리더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태양형 리더에게는 할 일을 주어야 한다. 태양형 리더에게 참여를 요청해 보기 바란다. 상대가 굳이 요청하지 않더라도 태양형 리더는 알아서 참여한다. 태양형 리더의 참여를 유도하면 태양형 리더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도움을 받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사실상 태양형 리더의 참여를 유도하면 리더가 갖고 있는 경험과 고객 및 각종 상대에 관한 지혜를 활용해 업무를 한층 쉽게 해낼 수 있다.
 
월형(月形) 리더(Moonlike Leaders)
달은 태양 광선을 반사시킨다. 월형 리더도 직원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반사시킨다. 월형 리더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부하직원을 신뢰한다. 월형 리더는 늦은 밤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마냥 직원들이 길을 잃고 헤맬 때만 앞으로 나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일러준다. 월형 리더는 부하직원들에게 발전의 여지를 남겨둔다. 하지만 부하직원과 리더 사이에 이런 수준의 신뢰가 쌓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정직성이 요구된다. 월형 리더가 앞으로 나설 때 부하직원들은 질문에 답을 하고 리더가 살펴볼 수 있도록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공개해야 한다.
 
성형(星形) 리더(Starlike Leaders)
이 유형의 리더는 마치 북극성처럼 방향만을 제시한다. 하지만 팀원들은 나아갈 방향을 알고 있더라도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성형 리더는 앞으로 나서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길을 밝혀 줄 부하직원을 필요로 한다. 매우 뛰어난 지혜를 가진 훌륭한 리더만이 성형 리더의 길을 택할 수 있다. 직원들은 성형 리더가 자신을 이끌어준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관리자가 성형 리더처럼 군다는 것은 곧 해당 리더가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소한의 감독만으로도 제 기능을 해낼 수 있는 역량 있는 팀을 구축한 상태일 때에만 성형 리더십은 빛을 발한다. 성형 리더를 따르는 부하직원들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훌륭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리더의 신뢰를 받을 만하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리더인 동시에 리더를 따르는 추종자다. 리더의 입장일 때에는 추종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살펴보고, 추종자의 입장일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리더와 협력할 수 있을지 자문해 보자. 리더의 역할과 추종자의 역할 양쪽 모두에 높은 기준을 부여하면 전체 성과가 개선될 것이다.
 
편집자주 DBR은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Harvard Management Update>의 주요 아티클들을 게재합니다. <Harvard Management Update>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도 실천적 조언들을 제공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0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NYT 신디케이션 제공).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