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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전략? 무엇보다 먼저 콘텐츠

김용기 | 53호 (2010년 3월 Issue 2)
형식보다는 내용을 먼저 결정해라

당신 회사의 제안서에는 명확한 전략적 초점이 있는가? 제안서를 단지 제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제안에서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면 제안 전략부터 제대로 짜야 한다.
경쟁력 있는 제안서 작성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잘못된 순서다. 대부분의 제안서 작성자는 자기 의도(전략)를 먼저 결정한 뒤 제안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안서를 짜깁기하면서 제안서를 완성한다. 이렇게 하면 자기 전략대로 제안서를 쓰기도 어렵고, 내용이 진일보한 제안서를 갖기도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기존 제안서를 짜깁기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제안서 작성자들의 가장 큰 착각이다. 그들은 2, 3주의 짧은 제안 기간 내에 전략 수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 섹션별로 제안서를 나눠서 쓰고 나중에 전략을 수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절대 전략을 제대로 만들 수 없다. 
전략이란 ‘최고의 솔루션(The best solution)’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그들 욕구에 맞춘 ‘최적의 솔루션(The optimized solution)’을 제공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즉, 제안은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욕구에 맞춘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설득’하는 과정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내용부터 고민해봐야 한다. 전략에 기반해 작성된 제안서는 고객 욕구 중심의 제안서,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제안서가 된다.

전략은 고객에서 출발한다
가장 강력한 제안 전략은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 경쟁자보다 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림1>은 전략 개발의 3단계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계별 산출물이다. 우선 고객 분석으로 분명한 고객 욕구를 추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경쟁사와 자사를 평가하고, 그 결과 알게 된 경쟁사와 자사의 핵심 차별화 요소를 중심으로 전략을 개발하는 프로세스다.
성공적인 전략을 펴기 위해서는 고객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고객의 공식 요구와 밝히지 않은 비공식 요구의 차이점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고객의 공식적인 요구 사항인 충실도(compliance)는 반드시 100점이어야 한다. 아무리 전략과 프레젠테이션이 훌륭하다고 해도 충실도를 만족하지 못하는 제안서는 예선 탈락이다. 그래서 충실도의 별명은 ‘평가자의 무기’다.
고객의 공식적인 요구 사항인 충실도를 만족시킨 후에는 고객이 말하지 않거나 말하지 못하지만 실제 중요한 고객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이는 고객에게 직접 물어봄으로써 찾아낼 수 있다. 사전 영업이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제안 요청서 발행 이전에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고객이 요구한 기술적 요구 조건(technical issues) 이면에 있는 고객의 비전, 문제(business issues)를 찾아내 다뤄야 한다.
쉬플리는 고객 욕구를 핵심 이슈(hot buttons)라고 부른다.고객사의 핵심 이슈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의 의사결정권자와 그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분석해야 한다. 의사결정권자를 분석할 때 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는 의사결정권자의 이슈가 곧 핵심 이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때로 이러한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슈 중요도는 그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포지션과 중요도의 곱셈(position×importance)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포지션 파워×개인에게 있어서 이슈의 중요성
=조직 이슈의 중요성

말하자면 그 이슈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포지션이 낮더라도 의사결정에 주도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병원에서 정보기술(IT) 기능을 아웃소싱하려고 할 때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사는 핵심 사업 집중이나 고객의 안전성이지만 재무 담당 임원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비용에 큰 차이가 나고, 이 이슈를 재무 담당 임원이 계속 강조한다면 아무리 좋은 가치를 제공하더라도 사업자로 선정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직의 의사결정자와 영향자를 구분하고, 이들의 이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고객 이슈 분석 시트 <그림2>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림2>의 파워는 1(낮음)에서 5(높음)까지의 척도로 측정되는 개인의 상대적 파워이다. 대부분 의사결정자는 5점이다. 중요성은 개인에게 해당 이슈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평가하는 지표다. 모르겠다면 중간 순위를 사용하면 된다. 파워 등급은 파워 및 중요성 평가의 산물이다. 파워 등급은 경쟁사 비교표에서 고객 비중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고객 이슈 분석 시트를 통해 고객사 개인의 이슈를 발굴한 후에는 이것을 통합해 조직의 이슈로 만들고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비용인지,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인지, 서비스 품질인지를 평가한다. 고객 조직 개인들의 다양한 이슈를 유사한 그룹으로 묶으면 이것이 그 조직의 핵심 이슈가 된다

경쟁사를 분석하라
핵심 이슈를 기준으로 자사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그림3>의 경쟁사 비교표(bidder comparison matrix)를 통해 알 수 있다. 경쟁사 비교표를 만드는 이유는 첫째, 만약 극복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경쟁사가 있다면 이 단계에서 포기하기 위해서다. 이미 비용이 투입되었더라도 제안에 끝까지 참여해 실패하는 것보다 지금 포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둘째, 핵심 이슈 분석을 통해 핵심 차별화 요소(discriminator)를 찾아내고 이 핵심 차별화 요소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핵심 차별화 요소란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는 고객의 ‘인식’이라는 점이다. 즉,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경쟁자는 갖고 있지 않은 자사의 차별화 포인트를 말한다. 단 이때 경쟁자에게도 (나와는 다른) 핵심 차별화 요소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쟁사 비교표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고객사 분석을 통해 확인된 핵심 이슈들을 중요한 것부터 나열한다. 각 핵심 이슈에 대한 고객의 중요성을 추측해 비중을 할당하되 비중을 합한 수치는 100이 되어야 한다. 핵심 이슈 각각에 대한 점수는 비중을 만점으로 해 평가한다. 핵심 차별화 요소라고 표시된 마지막 열에는 고객이 각 이슈를 평가하는 데 주요 원인이 된 긍정적, 부정적 핵심 차별화 요소를 기록한다.
이러한 경쟁사 비교표를 만들어보면 경쟁사와 자사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제안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참여하기로 결정한 후에는 핵심 차별화 요소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경쟁사 우위의 솔루션을 제시하라
제안 전략의 방향은 반드시 이 네 가지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강점을 극대화하라 (Emphasize)
우리의 약점을 최소화하라 (Mitigate)
경쟁사의 약점을 극대화하라 (Highlight)
경쟁사의 강점을 최소화하라 (Downplay)
전략에서 이 네 가지의 목표는 매우 중요하다. 매우 상식적으로 느껴지는 이 네 가지 목표를 구현한 제안서와 그렇지 않은 제안서는 질적인 차이가 크다. 지금 자사의 제안서가 자신의 강점을 잘 표현하고, 약점을 최소화하고 있는지 또는 경쟁사의 약점을 잘 노출하고, 경쟁사의 강점을 잘 공략하고 있는지 살펴봐라.
대부분의 제안서는 자신의 강점만을 강조하고 있다. 전략적인 제안서는 이 네 가지 관점의 균형을 유지한다. 만약 이 네 가지 관점에서 전략을 개발하려고 노력한다면 기존보다 몇 배 많은 아이디어들을 발굴해낼 수 있다.

강점의 극대화
이 전략은 자사의 강점을 고객의 가장 중요한 이슈와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 강점이 고객의 주요 이슈 해결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주제문, 도입, 섹션 요약, 그림 등 제안서 전체에 걸쳐서, 강점을 통해 고객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용(benefits)을 얻을 수 있는지 일관성 있게 강조한다.

약점의 최소화
약점 최소화 전략은 제안의 경쟁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단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점이 없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지 말라. 절대로 약점을 제안서에서 누락시켜서는 안 된다. 고객이 약점에 대해 알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을 분명히 다뤄줘야 한다. 경쟁사가 그 점에 대해 고객에게 분명히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약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에는 가격 조정, 해결 방법 연구, 아웃소싱, 경쟁사와의 제휴 등이 있다. 약점 분야에 대한 보증도 또 다른 방법이다. 이행 채권이나 보증서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고객에게 문제 해결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
높은 가격이 약점일 때는 가치 제안을 해야 한다. 솔루션으로 절약하게 될 비용을 활용해 부가 가치를 정량화할 수 있다.

경쟁자 약점의 극대화
경쟁사의 약점을 교묘하게 강조하라. 경쟁사의 이름을 들어서 공격하지 말고 그들의 기술, 접근 방법, 또는 업무 관행의 문제점이나 약점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객 욕구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며 그것들을 비교하는 차원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하면서 경쟁사의 약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경쟁사의 강점을 최소화
경쟁사가 잘 알려진 강점이 있다면 어느 분야든 자사의 강점과 대비시켜라. 여러분의 회사와 경쟁사의 차이를 메울 수 있도록 적절하게 제안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등하게 될 수 없다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경쟁사의 강점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편집자주 제안·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인 쉬플리 한국 지사(www.shipleywins.co.kr)의 김용기 대표가 치열한 제안 전쟁에서 깨달은 실전 노하우를 연재합니다. 제안·입찰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독자 여러분께 실용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김용기 김용기 | - (현) 쉬플리코리아 회장
    - 한국사이버대 겸임교수
    - 현대자동차, 교보증권, SK텔레콤 영업 및 인력 개발 부서 근무
    bryan@shipleywi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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