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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와 사무공간

리더는 산만한 문가에 앉지 마라

이수 | 14호 (2008년 8월 Issue 1)
풍수(風水)는 크게 이기(理氣)와 형기(形氣)로 나뉜다. 근자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부활한 현공(玄空·xuankong)풍수가 각광받으면서 대세로 떠올랐다. 현공풍수는 이기풍수를 기본으로 하며, 기(氣)를 숫자의 조합으로 환산해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지금 본토(대만)의 현공풍수 대가로는 단연 중이밍(鐘義明)의 명성이 높다. 이 사람은 원래 사주명리학자였다. 명리든 풍수든 예외 없이 동양 교학은 음양(陰陽)·오행(五行)·팔괘(八卦)·구성(九星)을 원리로 세워졌다. 독자 여러분, 별스러운 얘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알 만한 인사는 알겠지만 필자는 명리를 학습해 온 사람이다. 명리에 비하면 풍수는 얼마든지 쉽게 말할 수 있다. 풍수는 어렵지도 까다롭지도 않다. ‘진리는 쉽다’는 말이 바로 이와 통한다.
 
좋은 풍수는 기분이 좋아지는 환경
풍수는 글자 그대로 ‘바람(風)과 물(水)’이다. ‘세찬 바람은 건강을 악화시키니 감추고, 돈을 부르는 물은 모은다’는 장풍취수(藏風聚水)의 줄임말이 곧 풍수이다. 건물이나 주택을 지을 때 뒤에는 바람을 막는 산이나 언덕이 있고, 앞에는 강이나 개울 등 물이 있어야 함을 일컫는 배산임수(背山臨水)가 장풍취수의 전형이다.
 
이런 풍수를 설명하는 ‘언어’는 기(氣)다. 기는 복잡하게 정의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유럽인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대로 생명의 근원(vital force) 정도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기는 바람과 같이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으며, 무게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기는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 있고, 생과 사에 직간접적으로 깊이 관여한다. 예컨대 누구나 자연스럽게 ‘기를 살리자’ 또는 ‘기가 죽었다’라는 말을 한다. 사기(士氣), 분위기(雰圍氣), 생기(生氣), 활기(活氣), 사기(死氣), 양기(陽氣), 음기(陰氣), 공기(空氣), 향기(香氣) 등 보통 사람들도 얼마든지 체감할 수 있는 것이 기다.
 
그렇다면 좋은 풍수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기분(氣分)이 좋아지는 환경이다. 자연히 빼어난 경관이 좋은 풍수일 때가 많다. 무엇보다 기분이 절로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풍수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심리를 반영하며, 수천 년에 걸친 경험을 집약한 생활과학의 요체다. 또 풍수의 기본이 되는 명리학은 자연의 흐름을 통계로 만들어 과학적으로 풀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무 공간 풍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의 기분이 사운(社運)을 좌우한다’는 것이 알맹이다. 이는 부자가 되는 비결처럼 간단한 것이다. 가장이 화목하고 배우자의 기분이 좋으면 절로 재복이 찾아온다. 아침에 화가 잔뜩 난 아내의 얼굴을 보고 출근길에 나섰다면 그날 하루의 일진(日辰)은 종친 셈이다.
 
리더의 자리는 문에서 먼 곳에
몇 해 전 한 은행의 업무혁신팀은 지점 직원들이 퇴근한 객장에 몰래 들어가 밤새도록 벽면 도배와 바닥 청소, 형광등 교체, 간판 청소 등을 해놓는 ‘깜짝쇼’를 벌였다. 다음날 출근한 직원들은 감동했고, 이는 곧 능률과 애사심의 수직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풍수 관점에서 보아도 상당한 일리가 있다. 사무실 풍수는 청소와 수리로부터 시작한다. 쾌적한 환경이 기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관 입구가 지저분한 집은 예외 없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기가 일쑤다. 풍수가들이 한 집안의 가계를 판단할 때에는 먼저 우편함의 상태부터 살핀다. 이곳이 지저분하면 집 안에 들어가서 확인하기 전에 미리 곤란한 재정 상태를 염두에 둔다. 이것은 배산임수와 같은 길지(吉地) 이전의 문제다. 풍수에서는 전반적으로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이 우선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리더(CEO와 각 부서 책임자)의 위치다. 기본적으로 리더의 자리는 현관이나 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뒤쪽에 위치할수록 주인의 권위가 서게 마련이다. 기가 벽을 타고 흐르다가 건물의 모퉁이에서 응집되어 고양되는 까닭이다. 출입문으로는 사람뿐 아니라 바람도 출입하므로 문 가까이에 있으면 바람을 맞는 형상이 되어 좋지 않다. 자리가 정해지면 책상에서의 시선은 문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정석 배치다. 이때 자리 주인이 에너지와 안정성이 강화된 느낌을 받는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게다가 자리가 권위를 세워주는 서북방이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 이치는 카페나 식당에서도 산만한 문가보다 안쪽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종업원이 좀 더 신경을 쓴다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풍수는 또 히스토리를 중시한다. 전임자가 승진했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겼거나,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경우에는 책상을 바꾸지 않는 게 옳다. 반대로 해고나 좌천당했다면 당장 본인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책상을 교체하는 게 정답이다. 의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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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 (현) 명리학 사이트 애스크퓨처닷컴 운영자
    - (현) 세계불교법왕청 신문사 사장
    - 신문, TV 등 각종 매체 명리학, 풍수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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