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이제껏 많은 기업은 조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인간의 내재 가치를 개발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인간 중심의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데에는 소홀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사회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사무 공간 혁신을 통해 일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고, 업무 능률 향상을 꾀하며, 업무 영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는 시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무공간 역시 다양한 혁신과 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워런 웨이저(W. Warren Wa -ger)는 21세기를 맞으면서 기고한 ‘The Next Three Futures’란 제목의 글을 통해 다가올 미래 사회는 기술보편주의(technoliberalism) 사회, 초고속 사회(high-speed)의 특징을 명확하게 나타낼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 사무공간 역시 새로운 기준과 요구를 필요로 한다. 시대적 변화 흐름에 부합하는 최근의 선진 사무 공간의 특성은 다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집중력 강화 위한 개인과 팀 공간 구성의 전략화
두 번째 프라이버시 보호를 통한 공간 구성의 변화
세 번째 창의성 증가를 위한 복합 편의 공간 연출
네 번째 이동성(Mobile)에 의한 탈장소적 사무 공간
다섯 번째 정보화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수평적 네트워킹 사무 공간
1. 21세기 업무 공간 환경의 방향
정보화 시대의 21세기는 새로운 업무 방식과 이에 따른 사무 환경을 요구한다. 기존의 일하는 업무 방식이 변화하면서 과거 ‘조직’과 ‘장소’ 중심의 수직적 귀속 체제에서 ‘일’과 ‘사람’ 중심의 수평적 독립 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업무 공간은 일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는 개념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업무 공간을 인간의 정신적·심리적 부분을 다룰 수 있는 감성적 공간으로 혁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정보화 시대의 업무 공간은 특별한 중요성을 띤다. 정보화 시대를 특징짓는 요소 중 하나인 ‘무형자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정보다. 이 지식 기반 정보를 집중적으로 만들어내는 곳이 업무 공간이다. 지식이나 정보를 관리하는 각 개인의 지적·정서적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업무 공간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의미다.
2. 업무 공간 유형의 변화
사무 공간의 유형 변화 양상은 다음과 같다. 1950∼1960년대에는 작업의 흐름을 중시하고 업무 능률을 높이려는 오피스 랜드스케이핑(office land -scaping)이 성행했다. 상관의 감시나 조정 위주의 업무 공간에 작업의 순서와 동선의 흐름을 반영한 형식이다. 1970년대에는 건물의 중앙에 공용 집기를 비치한 셀(cell)형 오피스와 개방형 오피스를 조합한 혼합형(combination) 오피스가 주를 이뤘다.
사무자동화(OA)가 급격히 진행되고, 정보기술(IT)과 컴퓨터가 등장한 1980년대에는 사무공간 역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양상이 짙었다. 지나치게 기계화한 사무실이 공장과 같은 비인간적 장소로 변모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OA만으로는 바람직한 사무 환경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많은 사람이 안정성·능률성·쾌적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함을 깨닫는 시기이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가 등장했다. 업무의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을 중요시하기 시작했고, 과거의 단순한 조합이나 배치를 넘어 직원들에게 가장 알맞은 사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신홍경
- (현) 경원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 (현) 한국공간디자인단체 총연합회 부회장
- (현) 서울시 도시디자인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