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직장인 금쪽이

이걸요? 제가요? 왜요?
‘3요’ 직원 협업시키려면

장재웅,김성완,현미숙 | 387호 (2024년 2월 Issue 2)
QR_Code1735626000185753218

편집자주

MZ세대를 달리 부르는 말로 ‘3요 세대’가 있습니다. ‘3요’란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뜻하는 말로 상사의 업무 지시에 선뜻 하겠다고 답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이유를 묻고, 그 일을 왜 내게 시키는지 납득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젊은 세대 직원들의 특징을 반영한 표현입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이 ‘3요’에 대응하기 위해 ‘3요의 의미와 모범 답안’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응법이나 모범 답안을 만든다고 해도 한계가 있음은 분명합니다. 회사 일이라는 것이 칼로 무 자르듯 나뉘는 게 아니다 보니 항상 회색지대(Grey zone)가 존재하고 특히 요즘처럼 부서 간 협업을 강조하는 시기에는 새롭게 해야 하는 업무가 수시로 생겨나기 때문이죠. 설득과 근거를 요구하는 요즘 직원들에게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직장 내 자존감과 자신감 회복을 위해 DBR의 마음 전문가들이 ‘처방’해 드립니다. QR코드 또는 e메일(dbr@donga.com)을 통해 상담을 의뢰해 주세요.



20240213_135935


Q.

패션 관련 대기업에서 10년 일하다 최근 같은 분야 중견기업 마케팅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원래 패션 관련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었는데 오너 자녀인 2세가 패션 사업에 관심을 키우면서 갑자기 관련 팀을 꾸리게 된 경우라 외부에서 충원된 직원들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몇 해 전, 자체 브랜드도 론칭하는 등 압축적 성장을 하다 보니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을 많이 채용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조직이 빠르게 커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대거 채용되고, 또 그만두고를 반복하다 보니 회사 내 R&R(Roles and Responsibilities)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일이 계속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팀 내 그로스 마케터, 웹디자이너, 콘텐츠 라이터 등 각자 분야가 나눠져 있지만 그때그때 손이 비는 사람을 찾아 일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디자이너가 손이 달리면 다른 팀원에게 간단한 디자인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식이죠. 처음 한두 번은 이런 식으로 무사히 급한 일들을 해결했는데 어느 날 팀 회식을 할 때, 이렇게 추가로 업무를 요청받은 직원이 “내 업무가 아닌 일을 왜 나한테 시키냐?”며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시전했습니다. 그는 “업무가 많아서 처리가 지연되면 담당 직원을 더 뽑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자기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은 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화가 났지만 딱히 반박할 논리가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한 후 회식을 마쳤습니다. 문제는 이후 갑작스럽게 업무 지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 친구의 눈치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 친구가 아닌 다른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게 되고 이제는 다른 구성원들도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이들을 설득할 명확한 논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도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MZ세대로서 “지금 이 일을 누군가 해야 팀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흔히 이야기하는 ‘귀찮지만 잘해도 빛이 안 나는’ 이른바 ‘회색지대’에 속하는 업무를 시킬 때는 스트레스가 더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20240213_135952

 Solution I 

신임 팀장으로 마케팅팀을 이끌어 가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팀장님의 고충 사항을 정리해 보면 ‘담당 업무가 아닌 일을 다른 팀원에게 업무 지시’하거나 ‘잘해도 빛이 나지 않는 회색지대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요즘에는 예전처럼 팀장이 시킨다고 무조건 “예”라고 대답하는 직원들이 드물죠. 특히 오늘날 MZ세대로 불리는 신세대 직원들은 “제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죠?” “제 일이 아닙니다”처럼 명확한 이유를 요구하거나 직설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합니다. 상사의 지시 사항에 직원이 질문하며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질문 속에 ‘거부’ 의사가 반영돼 있을 때겠죠.

본 사례에서 효과적인 지시와 수용의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팀장 스스로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A 팀장님의 말씀처럼 조직에서 주어진 과업을 ‘부가적인 일이나 회색지대 업무’로 치환할 경우 이런 일들은 허드렛일이나 불필요한 일들이 됩니다. 불필요한 일은 조직의 자원을 낭비할 뿐입니다. 리더 스스로 상부로부터 납득되지 않은 일들은 부여받았을 때는 즉시 일의 목적과 산출물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팀원들에게 일의 의미와 기대 결과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팀 내에서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말하는 직원들을 상대할 때는 먼저 그 직원의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러한 말들은 업무를 지시할 때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기대 결과물, 업무 배정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직원들이 지시받은 업무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대응한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개인 차원의 이득을 넘어서 조직 차원의 이득과 상호 협력의 관점에서 설득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직원들에게 부가적 일이나 회색지대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방법을 조직/제도적 차원과 직원 상황별로 나눠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조직/제도적 관점에서 모두가 빛나는 일만 하고 부수적인 일은 하지 않고자 한다면 회사가 목표로 하는 수준의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무 지시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조직 및 제도적 차원의 운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성과관리제도의 활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직마다 운용하는 성과관리제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활용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OKR(Objectives-Key Results)을 도입하는 회사도 늘고 있죠. 하지만 중요한 성과관리의 핵심은 어떤 제도를 도입할지보다 목표 설정과 중간 피드백, 공정한 보상에 있습니다.

우선 상사의 업무 지시에 대한 직원들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관리제도의 목표와 과업의 연계가 중요합니다. 즉, 업무 목표에 본연의 업무 외에 공통 업무 혹은 협업 목표를 명시하고 비중을 설정하는 식입니다. 이럴 경우 직원들은 공통 혹은 협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연 업무 이외의 다른 업무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 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성과관리제도입니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기존 성과관리제도의 개선을 통해 개인이 성과를 달성하는 데 다른 사람과 얼마나 협업했는지를 측정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즉, ‘다른 사람의 성공에 자신이 기여한 바가 무엇인가’와 같은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뜻이죠.1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협업은 기존 경쟁 중심의 조직 문화를 협력과 학습, 성장의 조직 문화로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이 부가적인 일이나 회색지대 업무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그 일을 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과관리 시스템에 의거, 개인들이 타인 혹은 타 부서의 업무에 협업하면 자동적으로 평가와 보상 프로그램에 연동됩니다. 이처럼 직원들이 공통 업무나 부가적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여기서 문제는 성과 보상의 시기가 1년에 1~2번 연말이나 연초에 집중돼 협업 과제 수행에 대한 보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월/분기별 성과 점검 회의에서 팀장 주도의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월/분기별 우수 목표 달성인을 포상하면서 우수 협업인도 함께 포상한다면 과업 수행에 대한 인정과 즉시 보상의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부가적인 일이나 회색지대의 일은 조직 구성원 간 또는 부서 간 협력하는 대표적인 일입니다. 이러한 업무들이 성과관리제도상에서 자연스럽게 지시되고 수용된다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질문하는 직원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다음으로 부가적 일이나 회색지대 업무를 직원 상황별로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업무 지시 대상자에 따라 1대1 방식이나 1대다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1대다 방식은 공통 업무이거나 불특정 업무인 경우 팀원 전체에게 업무 수행 희망자를 공개적으로 제안하는 ‘공개적 제안형 지시’입니다. (그림 1) 공개적 제안형 지시 유형은 앞에 기술한 조직/제도적 차원의 성과관리제도와 연동하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면 성과관리 회의나 주간 업무 미팅 혹은 온라인 팀 단톡방에 업무 과제를 공개 제안함으로써 팀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이 유형을 A 팀장의 사례에 활용할 경우 간단한 디자인 업무를 추가로 해 줄 사람을 공식적인 회의 채널을 통해 공개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공개적 제안을 통해 디자인 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직원에게도 디자인 업무를 해 볼 기회를 줍니다. 그 직원의 디자인이 좋은 결과를 얻어서 업무 전환을 희망할 경우 디자인 업무로 전환할 기회를 줍니다. 또는 개인 성과 평가에서 공통 혹은 협력 지표에 성과로 반영해 줍니다. 이처럼 공개적 제안을 통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지시가 최선의 결과를 낳습니다.

20240213_140002


한편, 1대 1 지시 방법에는 [그림 1]처럼 직원의 역량과 수용도에 따라 제안형 지시, 명령형 지시, 협조형 지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제안형 지시는 팀원에게 업무를 제안하는 형식의 지시 방법입니다. 부가적인 일이거나 불특정 업무는 모두가 꺼리는 업무죠. 최선을 다해도 빛나지 않거나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안형 지시는 그 일이 가지는 의미와 기대하는 결과물, 수행 기간과 지원 사항 등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다음 팀원에게 업무 수행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시간을 줍니다. 제안형 지시에서 대부분은 수용하지만 거부할 경우에는 그 사유를 듣고 기존 과업의 충실한 수행을 당부할 뿐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안형 지시는 상사의 지시에 대해 수용도는 낮지만 업무 관련 역량이 높은 직원에게 효과적입니다.

둘째, 명령형 지시는 해당 팀원에게 다이렉트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새롭게 내려온 제품디자인 시안 검토를 김 대리가 맡아주세요. 김 대리가 평소에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업무할 기회가 없었죠. 잘하리라 믿어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명령형 업무 지시는 때로 개인의 반발과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령형 지시 과정에 그 팀원이 인정받음을 느낄 수 있도록 팀원에 대한 신뢰를 표현해야 합니다. 또한 긴급하게 업무 지시하는 만큼 팀원의 요청 사항을 수렴해 기존 업무를 조정해 주거나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 줍니다. 명령형 지시는 시간이 촉박하거나 회색지대 업무인 경우 대상자에게 직접 지시함으로써 팀원의 수용을 이끌어 내고 빠르게 업무를 추진합니다. 이러한 명령형 지시는 관련 역량과 수용도 모두 낮은 팀원에게 효과적입니다.

셋째, 협조형 지시는 해당 팀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식의 업무 지시입니다. 이 지시 방법은 역량과 수용도가 모두 높은 그 분야의 전문가나 연장자에게 효과적입니다. 특히 팀 내에서 일을 잘하는 직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난도가 높은 일을 하거나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 또 다른 업무를 부과하면 힘들어 하거나 거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협조를 구하는 지시 방식은 해당 업무의 중요성과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인정하면서 업무 결정권을 직원에게 줍니다. 예를 들면, “최 차장님, 신상품개발팀에서 하반기 신상품 디자인 시안 검토를 일주일 내에 해달라고 하네요. 현재 많은 업무로 바쁘겠지만 다른 팀원들이 일주일 내에 검토할 역량이 부족하니 최 차장님이 검토해주세요.” 협조형 지시는 왜 자신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서 해당 직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부가적인 일이나 회색지대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방법을 종합하면 조직/제도적 차원에서 성과관리제도를 활용한 자발적인 지시-수용 관계의 조직 체질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발적인 지시-수용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1대다(多) 업무 지시가 자동적으로 처리되고 실행 과정에서 피드백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직원에 대한 1대1 업무 지시는 직원의 상황별로 다르게 대처해야 합니다. 직원의 관련 업무 역량과 지시 수용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제안형, 협조형, 명령형의 지시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직원 상황별 업무 지시 유형은 직원의 업무 역량과 수용도를 사전에 파악해 다양한 업무 지시 방법들을 활용함으로써 직원의 지시 수용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촉진합니다. 끝으로 효과적인 업무 지시의 바탕에는 상사와 직원 간의 신뢰 형성과 정보 공유가 선행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0240213_140013


 Solution II 

대기업에 비해 체계와 리소스가 부족한 중견기업에 부임하시고 적응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게다가 리더 역할도 처음이시기에, 체계적으로 R&R(Roles and Responsibilities)을 정하고 관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으셨을 듯합니다.

일은 고되고 인력은 부족했지만 한편으로 오너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이기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더 좋은 일터가 될 수 있기에 힘을 합쳐 일을 잘해내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직원 중 한 분이 회식 자리에서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불만’을 제기하며 ‘앞으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못을 박으니 많이 당황스러우셨겠어요. 당장 대안이 없으니 대타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다른 직원도 유사한 반응을 보이니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모두 힘을 합쳐 해내기에도 벅찬데 구성원들 눈치까지 봐야 하니 어려운 마음이 커질 수밖에요.


참 다행이다, 말해줘서

그 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왜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술자리보다 일터에서 ‘이런 상태가 지속될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장님이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조율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이런 건강한 방법을 놔두고 회식 자리에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나는 평상시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술을 빌려 용기를 냈을 가능성입니다. 둘째는 평상시 어려움을 이야기했는데도 팀장님이 잘 들어주지 않아서 혹은 단호하게 말해야 들어줄 것 같아서 통보식으로 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조직을 이끌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납니다. 이때 리더는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상해도 원래의 건강한 마음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탄력성. 이것의 가장 큰 축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GettyImages-jv11996168


그렇다면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전달 내용과 방식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퇴사하는 구성원에 빗댄다면 이렇게 자신의 어려움을 말해주는 구성원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흔한 조직 이슈 중 하나가 잦은 퇴사이고, 이런 어수선한 상황은 잠재적 퇴사자 혹은 조용한 퇴사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회사와 팀은 악순환을 벗어나기가 힘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자신의 의사를 말해주는 구성원은 대화를 해서 설득하고 조율해볼 여지를 주기에 불현듯 퇴사를 하는 구성원에 비해 너무 고마운 대상일 수밖에요.

속상하고 화도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해석이 된다면 이제 그 구성원과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구성원의 마음을 풀고 팀장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하면서 오히려 친밀감과 신뢰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팀장으로서 갈등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해 보는 성공 체험을 갖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토대를 만드는 것이죠.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다음의 대화 순서와 내용을 참조해 보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① 오프닝: 미팅의 의도를 가볍게 이야기합니다.

예) “지난번 회식 자리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 대화를 좀 해보고 싶어서 미팅을 청했어요.”


② 구성원이 말할 수 있도록 질문과 요청: 구성원이 어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상황에 대해 잠시 언급하거나 어떤 어려움인지 질문합니다.

예)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본인 업무가 아닌 일을 해야 했는데 관련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많이 참다가 한 말 아니겠나 싶어서…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③ 구성원의 하소연에 공감하기: 구성원이 더 말할 수 있도록 추임새를 넣고 구성원이 말한 것을 입으로 경청하고 마음에 공감합니다.

예) “자기가 맡은 일에 완성도를 올려서 성과를 내고 싶었을 텐데(긍정적 의도 알아주기)…” “○○○ 이런 상황이었단 말이죠? 힘들었겠어요….”


④ (구성원의 마음이 풀어졌다면 이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음) 구성원의 강점과 성장하고 있는 측면을 말해주기: 상황은 어려웠지만 다른 측면에서 혹시 도움이 된 것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즉 특정 시점(입사 초기 혹은 6개월 전)과 비교해 자신이 어떤 측면에서 성장했는지 물어봅니다. 동시에 팀장이 관찰한 성장과 진보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줍니다. (이 회사를 다니는 것의 유익을 확인하고 팀장이 자신의 성장에 대해 관심이 있었음을 확인하도록 돕는다.)


⑤ 팀장의 어려운 상황과 아이디어 요청하기: 역지사지할 수 있도록 팀장이 처한 환경에 대해 설명합니다.

예) “저도 좀 하소연하고 싶은 게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요?” 그런 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지혜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 실제로 좋은 대안이 나올 수도 있으니 귀를 기울입니다.


⑥ 팀장의 노력과 약속 말해주기: 회사에 인력을 포함한 리소스 요청, 업무 재조정, 추가 업무 요청 시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에 대해 회사 측에 요청할 것과 팀장이 노력할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예) “일방적 지시처럼 느껴졌을 것 같아요. 마음은 ‘지금 여건이 어때요? 어떤 일을 좀 덜어주면 가능해요?’라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바빠도 제 속마음을 잘 표현해 봐야겠어요.”


⑦ 상호 당부: 구성원과 팀장이 서로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 나눕니다.


⑧ 감사와 소감 묻기: 팀장이 먼저 감사를 표합니다(불편한 것을 이야기 해준 것과 이렇게 대화에 임해준 것). 구성원에게 오늘 대화가 어땠는지 묻고 마무리합니다.

GettyImages-jv11996163


리더십은 끊임없는 줄타기

현장에서 리더들을 코칭하다 보면 너무 상사(혹은 회사) 지향적이어서 구성원의 어려움과 상황은 안중에 없는 분이 계십니다. 이런 경우 타 조직으로 가거나 퇴사할 가능성, 즉 조직 이탈률이 높습니다. 그 반대도 있죠. 너무 구성원 지향적이어서 구성원을 편하게 해주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고, 조직원의 부족한 성과에 대해서까지 상사들 앞에서 옹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오히려 조직이 밀어내서 빨리 퇴출되는 보직 해임 처분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두 유형 모두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리더이면서 동시에 팔로워인 사람의 숙명은 줄타기, 다른 말로 ‘중용’을 지켜야 합니다. 중용은 단순히 ‘중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높은 곳에서 줄타기하는 사람들이 균형을 잡기 위해 긴 막대 하나를 들고 있는데, 그 한쪽 막대 끝에는 회사의 요구를, 다른쪽 막대 끝에는 구성원의 요구를 들고 양쪽을 잘 조율해야 떨어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상사 지향적인 것에 중심 이동을 해야 하고, 때로는 구성원 지향적인 것에 중심이 이동해야 합니다.

지금 팀장님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보려 애쓰고 계십니다. 구성원에게 조금 더 애써주기를 설득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임원과 사측을 위한 설득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상부를 설득할 때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기보다는 회사와 본부가 이뤄내야 할 미션과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이것과 정렬돼 팀이 이뤄내야 할 과업과 중요성을 어필하고, 인원 충원과 리텐션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강구해줄 것을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혹시 타 회사의 인력 구조와 비교할 자료가 있다면 함께 제시할 수 있습니다.

역시 이 노력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대로 가면 과업도 조직도 성공하기 어렵기에 필요한 리소스를 얻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상사를 설득하는 성공 체험을 갖고, 이후에도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상사 및 조직의 상태에 공감하면서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 설득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일을 나누고 협의하기

팀장님은 회색지대의 일을 멋있게 ‘지시’하고 싶으시겠지만 팀장님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는 지시가 아니라 지혜로운 ‘협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게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내 일이 아닌 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할 때 한두 번은 기꺼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기는커녕 동의나 협의 없이 타인의 일이 나의 일로 굳어질 때, 사람들은 불편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기성세대나 기성세대의 정서에 공감하는 일부 MZ세대는 다소 불편해도 ‘내가 어려울 때 상대도 도와주겠지’ 하는 ‘분배의 공정성’을 생각하며 참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MZ세대는 ‘절차의 공정성’을 중요시 여깁니다. 이슈가 있다면 미리 의논해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의를 하는 절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시보다는 다음의 여정을 참조해 협의 미팅을 가져야 합니다.


① 오프닝: 오프닝을 하며 회사의 여건과 팀의 상황을 알립니다.

예) “지난 몇 번은 콘텐츠 라이터가 도와줘서 무사히 넘겼는데 이런 일들이 자주 생기고, 인력 충원이 될 때까지는 우리 팀이 감당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의견을 듣고 협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② 감사 전달: 자기 업무를 벗어나서 긴급하게 도와준 사람들에 대해 감사를 전합니다.


③ 동전의 양면: 자기 업무도 바쁜데 다른 일까지 감당할 때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합니다. 동시에 그 이면에 있는 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예) “대체로 대기업에서는 구성원마다 특정 직무만 합니다. 중견 및 중소기업으로 올수록 다양한 직무를 동시에 하게 됩니다. 특정 업무만 하는 것이 편해 보이지만 사실 연차가 올라갈수록,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다양한 직무를 한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이 회사에 있는 기간은 물론이고 인력 시장에 나를 내놓았을 때, 고생한 것만큼 경쟁력 있는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구성원의 커리어패스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고 경쟁력을 갖도록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개개인이 느낄 때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각 구성원의 커리어패스와 승진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


④ 해법에 대한 의견 구하기: 3가지를 동시에 다룹니다. 첫째, 누락되는 일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 둘째, 다른 일을 돕기 위해 업무 부하가 생긴 구성원의 일을 일부 덜어주거나 순간순간 조율할 방법이 있을까? 셋째, 팀의 효율성을 위해 제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3가지 질문을 통해 의견을 조율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구성원이 말문을 열어 의견을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설령 수용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의견을 내준 것에 대해 감사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협의가 됐다면 다시 한번 협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⑤ 감사와 마무리: 갈등 상황에 대해 ‘협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팀으로서 매우 중요한 성공 체험이 됩니다. 성숙한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현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도출한 대로 실행을 해보고 일정 기간(2주 혹은 한 달) 동안 실행해 보고 다시 리뷰를 통해 수정해 나가자고 이야기하며 마무리합니다.


이 일에 국한해서만 본다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버거운 솔루션들일 겁니다. 그러나 이 일이 나의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확장시켜 줄 ‘계기’가 된다면 내게도 매우 좋은 학습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장재웅 장재웅 | 동아일보 기자
    jwoong04@donga.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김성완 김성완 | 통코칭 대표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coach@tongcoaching.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현미숙 | 하우코칭 대표

    심리학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국제마스터코치(MCC, Master Certified Coach)이자 한국수퍼바이저코치(KSC)이며 비즈니스 코칭 전문 기업 하우코칭의 대표다. 2004년부터 기업 대상 비즈니스 전문 코치로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삼성, SK, 현대차, 두산,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에서 경영자 및 리더 코칭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 대학원 리더십학과 겸임교수, 성균관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ceo@howcoach.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