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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용매 대신 물, LFP 배터리 도전장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7.16
[대구 미래 혁신 기업]〈2〉럼플리어
국내 첫 수계 양전극 공정 개발
제조원가 최대 20% 하락 기대
전동지게차용 LFP 배터리 공급
드론용 고출력 배터리팩 국산화
15일 경기 화성시 양감면 송산리 ㈜럼플리어 연구소에서 임직원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럼플리어 제공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전동지게차까지. 이제 배터리는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이다. 하지만 최근 급성장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실정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으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배터리와 핵심 소재의 국산화는 관련 산업 경쟁력 확보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럼플리어는 이 같은 공급망 변화에 맞춰 LFP 배터리와 핵심 소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회사 이름 ‘럼플리어(Remplir)’는 프랑스어로 ‘속이 꽉 차고 단단하다’, ‘옹골차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배터리 핵심 기술을 차근차근 축적해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창업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019년 회사를 설립하고, 2024년 본사를 대구로 이전했다. 이후 지난해 경기 화성시에 150MWh(메가와트시)급 생산공장을 준공한 뒤 대전·춘천 연구개발(R&D) 거점을 연계해 연구부터 생산까지 자체 역량을 갖춘 체계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LFP 배터리 셀(Cell)과 모듈(Module), 배터리팩(Pack)을 자체 기술로 개발·생산한다. ESS와 산업용 모빌리티, 전동지게차, 전기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고안전성 배터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럼플리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공장.
차별화한 경쟁력은 제조공정에서도 나온다.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극을 만들 때 유독성 화학 용매인 노말메틸피롤리돈(NMP)을 사용하지만, 럼플리어는 국내 최초로 물을 활용한 ‘수계(水系) 양전극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유해 물질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설비 투자와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회사는 이 공정을 통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제조원가도 최대 20%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럼플리어는 기성품만 판매하는 대기업과 달리 고객사가 요구하는 형상과 용량에 즉각 대응하는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전동지게차용 LFP 배터리팩을 대기업에 공급했고, 전동 굴착기와 무인운반로봇(AMR) 등 산업용 모빌리티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회사는 올해 화성 생산공장 증설과 자동화 설비 구축을 추진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차세대 리튬망간인산철(LMFP) 배터리와 핵심 양극 소재 개발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이 가격 경쟁을 넘어 공급망 경쟁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럼플리어는 국산 기술을 앞세워 국내 배터리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김동현 공동 대표는 “배터리 산업은 국가 제조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산업”이라며 “친환경 제조공정과 국산 기술을 바탕으로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고, 대구를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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