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490% 산단계획 변경안 제출
메모리 호황에 생산능력 극대화
복층 → 3복층 전환 전략적 승부수
용인 SK하이닉스도 트리플팹 구상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공사 현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반도체 사업장의 핵심인 ‘P5 1·2공장(Fab 5·6기)’을 기존 ‘더블팹(복층)’에서 ‘트리플팹(3복층)’으로 확대하여 건설한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맞춰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신규 팹들을 모두 트리플팹으로 구상하는 등 국내 반도체 팹이 더블팹 구조에서 트리플팹 구조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 P5 1·2공장을 트리플팹으로 지어 올리기 위해 용적률을 종전 350%에서 최대 490%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삼성전자 산업단지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번 산단계획 변경은 경기도지사 검토를 거쳐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위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앞서 정부는 2023년 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해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단지 내 일반공업지역의 용적률 한도를 기존 350%에서 법정 상한의 1.4배인 최대 490%까지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평택 P5 1·2공장은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2022년 착공해 2030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현장에는 공사 피크 타임 기준 최대 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최첨단 고사양 D램과 차세대 V낸드플래시는 물론이고,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까지 다각도로 생산될 예정이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까지는 1개 동에 4개의 클린룸이 들어가는 더블팹 구조였으나 이번 변경안이 승인되면 P5부터는 클린룸을 6개까지 배치하는 트리플팹으로 구축된다. 클린룸 수만 1.5배 늘어나면서 생산 능력 또한 1.5배 이상 껑충 뛰게 된다. 향후 조성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국가·일반 산단 내의 신규 반도체 팹들 역시 이 같은 트리플팹 구조로 지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들이 반도체 공장을 트리플팹으로 키우며 체급을 불리는 배경에는 글로벌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자리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60조 원에서 올해 1500조 원, 내년에는 2100조 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여기 들어갈 HBM 및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최대한 빨리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신규 전력망 확충과 용수 확보, 부지 매입이 극도로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트리플팹’은 제한된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기도 하다. 수백 개의 협력사가 모여 이미 조성된 ‘반도체 생태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의미도 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메모리 팹 뒤에는 소재와 화학제품, 서비스를 공급하는 600∼700개 협력업체가 있다”며 “전력·용수·토지를 확보하고 관련 생태계까지 함께 옮길 수 있어야만 세계 어느 곳에든 팹을 지을 수 있다”며 기존 반도체 생태계 확충과 밀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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