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금쪽이
MZ세대를 달리 부르는 말로 ‘3요 세대’가 있습니다. ‘3요’란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뜻하는 말로, 상사의 업무 지시에 선뜻 하겠다고 답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이유를 묻고 그 일을 왜 내게 시키는지 납득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젊은 세대 직원들의 특징을 반영한 표현입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이 ‘3요’에 대응하기 위해 ‘3요의 의미와 모범 답안’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응법이나 모범 답안을 만든다고 해도 한계가 있음은 분명합니다. 회사 일이라는 것이 칼로 무 자르듯 나뉘는 게 아니다 보니 항상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특히 요즘처럼 부서 간 협업을 강조하는 시기에는 새롭게 해야 하는 업무가 수시로 생겨나기 때문이죠. 설득과 근거를 요구하는 요즘 직원들에게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Q. 패션 관련 대기업에서 10년 일하다 최근에 같은 분야의 중견기업 마케팅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원래 패션 관련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었는데, 오너 자녀인 2세가 패션 사업에 관심을 키우면서 갑자기 관련 팀을 꾸리게 된 경우라, 외부에서 충원된 직원들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몇 해 전, 자체 브랜드도 론칭하는 등 압축적 성장을 하다 보니,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을 많이 채용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조직이 빠르게 커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대거 채용되고, 또 그만두고를 반복하다 보니 회사내 R&R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일이 계속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팀내 그로스 마케터, 웹디자이너, 콘텐츠 라이터 등, 각자 분야가 나눠져 있지만 그때그때 손이 비는 사람을 찾아 일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디자이너가 손이 달리면 다른 팀원에게 간단한 디자인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식이죠. 처음 한두 번은 이런 식으로 무사히 급한 일들을 해결했는데, 어느 날 팀 회식을 할 때 이렇게 추가로 업무를 요청받은 직원이 "내 업무가 아닌 일을 왜 나한테 시키냐"며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시전했습니다. 그는 "업무가 많아서 처리가 지연되면, 담당 직원을 더 뽑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자기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은 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화가 났지만 딱히 반박할 논리가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한 후 회식을 마쳤습니다. 문제는 이후 갑작스럽게 업무 지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이 친구의 눈치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 친구가 아닌 다른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게 되고, 이제는 다른 구성원들도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이들을 설득할 명확한 논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도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MZ세대로서 "지금 이 일을 누군가 해야 팀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흔히 이야기하는 ‘귀찮지만 잘해도 빛이 안 나는’, 이른바 ‘회색지대’에 속하는 업무를 시킬 때는 스트레스가 더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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