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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이코노미 外

이규열 | 402호 (2024년 10월 Issue 1)
인센티브


인센티브 이코노미


유리 그니지 ·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만4000원

철로의 길이를 기준으로 공사비를 책정하자 열차가 서지 않는 곳이 없게 됐다. 의사에게 제왕절개 수술 건당 보상을 지급하자 자연분만할 수 있는 임산부들도 수술을 받는다. 철도의 길이는 물론 중요하지만 최장 거리가 아닌 최단 거리로 이어져야 한다. 임산부의 건강이 중요하지만 제왕절개가 언제나 가장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은 ‘어긋난 시그널’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팀워크를 최고로 여기면서 개인에게 보상하는 인센티브, 혁신을 장려한다고 말하면서 실패를 처벌하는 인센티브 등이 바로 어긋난 시그널이다.

저자는 인센티브 기준을 바꾸거나 다양한 인센티브를 조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의사가 환자의 건강을 진정으로 신경 쓰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술 횟수로 보상하는 대신 환자의 입원 치료 기간이나 병원 재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처방을 할 때 추가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시그널이 수신될 때 새로운 시그널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인센티브를 수용하는 사람의 반응도 엄밀히 살펴야 한다. 평소 재활용 쓰레기를 성실하게 분리배출하는 이에게 현금을 주면 어떻게 될까? 푼돈이나 받으려고 그 일을 했다고 오해를 살 수도 있기에 더 이상 분리배출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회적 이미지보다 자기 이미지를 더 중시할 수도 있다. 한 실험에서 사람들이 식사 후 식사비를 자율적으로 내게 했는데 웨이터에게 직접 지불할 때보다 익명으로 지급할 때 더 많은 돈을 썼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는 만족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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