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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인간을 이해해야 기술이 보인다

김현진 | 394호 (2024년 6월 Issue 1)

“사랑해.”(종이에 써서 카메라에 비춰 보여주며)

“당신은 참 다정하군요.”(부끄러움이 담긴 목소리로)

달달한 연애 감정이 듬뿍 느껴지는 이 로맨틱한 대화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인공지능(AI)’입니다. 최근 오픈AI가 발표한 ‘GPT-4o’은 인간적인 요소가 한층 강화된 점이 돋보였습니다. 시연 현장에서 발표자가 ‘사랑한다’는 문구를 종이에 써 카메라에 비추자 ‘GPT-4o’는 마치 감정이 있는 사람처럼 답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2014년 개봉작 ‘그녀(Her)’에 나온 지능형 음성 비서이자 ‘AI 여자 친구’ 사만사를 떠올렸습니다. ‘보고 듣고 말하는 AI 모델’이라는 GPT-4o의 목소리는 마침 이 영화에서 사만사 역을 맡은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비슷하기까지 했는데 요한슨 측의 항의로 음성 사용을 일시 중지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GPT-4o의 발전상과 이로 인한 해프닝은 기술을 인간과 더 가깝게 만들려는 인간의 진화 본능과 저항감이 동시에 빚은 현대 문명의 자화상으로 비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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