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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소통의 멍석을 깔아라, 몰입이 온다

김유영 | 61호 (2010년 7월 Issue 2)

#1.
삼성화재는 과거 조직진단을 실시했다. 예상 외로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부서 간 장벽이 높고, 내부 경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특성상 영업과 보상 부문이 상충된 데에 따른 것이었다. 영업 부문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보험 상품을 더 많이 팔려고 하지만, 보상 부문에서는 손해를 줄이려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본사와 현장과의 괴리, 부서 간 이기주의 등으로 고질적인 조직 갈등이 생겨났다.
 
#2.
KT는 최근 1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6월 1일자로 KT와 KTF가 합병한 ‘통합 KT’가 출범했다. KT 직원 3만4900여 명에 KTF 직원 2500여 명이 합해져 합병 후 직원 수는 3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후속 조치로 대규모 명예퇴직과 조직 개편이 잇따랐다. 조직 슬림화로 무려 6000명 가량이 회사를 나갔다. 몸집이 커졌지만 급변하는 통신 환경에 맞춰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직원들을 다독이는 조치도 필요했다.
 
두 회사는 직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했을까. 이들 회사는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 활성화를 혁신의 돌파구로 삼았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이 구성원에게 분명한 가치를 전달하고, 조직이 제시한 가치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마련했다. 조직 문화 쇄신을 이끌어낸 삼성화재와 KT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분석했다.
 
소통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드는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일하기 좋은 직장(GWP·Great Work Place)의 연장선 상에서 내부 커뮤니케이션활동을 펼쳤다.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비전은 창의, 혁신, 도전이었다. 이를 실행하려면 부서 간, 상하 간, 회사-고객 간 내부 경쟁의 벽을 없애야 했는데 소통이 필수적이었다.
 
1.얼굴 많이 맞대게 ‘멍석’ 깔아주기
삼성화재 신문화파트는 구성원 간 대면 접촉을 극대화하기 위해 ‘멍석’을 깔아주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게 ‘이심전심(以心傳心) 절친 캠페인’이다.
 

‘절친 파트너’ 활동은 업무 연관성이 높은 부서를 중심으로 부서끼리 연결을 시켜준다. 예를 들어 영업교육파트와 인재개발센터(전사 교육)를, 일반심사파트(보험계약 심사)와 손해사정기획파트(보험금 지급)를 각각 만나게 해주는 것. 같은 회사지만 얼굴을 몰랐던 상대 부서의 직원들과 서로 알아가고 친해지라는 취지다. 부서끼리 호프데이를 하거나 구내 식당에서 푸짐하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 회사가 밥상을 차려주니 직원들은 숟가락만 얹으면 됐다.
 
‘절친 스폰서’ 활동은 현장과 본사를 1촌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본사 기획 파트는 마산지역단과, 본사 영업교육파트는 부산지역단과 1촌이 되는 방식. 물리적으로 떨어져있기 때문에 얼굴을 맞댄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과거 현장 직원들은 ‘본사가 현장 상황을 모르고 지시를 하달한다’ ‘문의 사항이 있어서 본사에 전화하면 담당자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전화만 계속 돌린다’ 며 불만을 표시했다. 본사 직원 역시 현장과의 소통이 어렵다며 하소연하기 일쑤였다.

캠페인 초반에는 현장에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장 처리 해야 할 업무로 바쁜데 본사 사람들을 만나는 ‘일’까지 해야 하냐는 것. 그러나 모임이 진행되면서 현장과 본사의 분위기나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현장 의견이 반영되면서 업무 여건이 개선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 서로 얼굴을 익히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자신의 업무에 영향을 받는 사람을 짧게라도 만나 대화를 나누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동기 부여 수준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DBR 53호, ‘단 5분의 대화로도 생산성 높일 수 있다’ 참조).
 
삼성화재는 절친 캠페인의 연장 선상에서 현재 ‘소통 배구 대회’를 하고 있다. 196개 모든부서가 토너먼트로 배구 경기를 치러 8월 임직원이 한데 모여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것. 승부 자체보다 경기를 하면서 몸으로 부딪치고, 뒤풀이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김석근 삼성화재 신문화파트 과장은 “과거에 추진했던 캠페인도 ‘보영일체(보상과 영업이 일체라는 뜻)’ ‘배려 캠페인’ 등 다양하지만, 모두 소통이라는 점에서 취지는 같다”며 “직원들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매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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