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상품·심야 시간 ‘사각지대’를 수익화
역발상 ‘혼돈의 진열’로 발견의 재미 선사
Article at a Glance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36년 연속 매출과 이익을 늘려온 기업이 있다. 도쿄증시 상장사 가운데 유일무이한 기록을 보유한 잡화점 돈키호테다. 돈키호테의 성공 비결은 기존 유통업계의 표준화된 공식을 정면으로 거부한 ‘역발상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유통업이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재고 상품과 심야 시간대라는 두 사각지대를 선점해 독자적인 가격경쟁력과 충성 고객층을 구축했다.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를 절대 원칙으로 여기는 일본 유통 문화의 관행도 과감히 깼다. 의도적인 혼돈을 연출하는 ‘압축진열’ 방식을 도입해 온라인으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발견의 재미’를 핵심 가치로 정착시켰다. 상품 매입과 가격 결정, 진열 방식까지 현장 직원에게 과감히 위임하는 문화도 다른 일본 유통업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돈키호테는 6개월 주기의 성과 평가를 통해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작동시키며 조직 전반의 긴장감과 야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아침부터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 입구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줄을 늘어섰다. 개점 전부터 ‘오픈런’을 감행한 이 행렬의 목적지는 유명 가수의 팬 사인회도, 한정판을 내놓은 명품 매장도 아니었다.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였다.
오전 10시 30분,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은 요란한 형광색 가격표와 빽빽이 쌓인 진열대 사이를 누비며 곤약젤리와 간장계란밥 소스 같은 식료품을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하루 1400명으로 제한된 입장 등록은 시작 30분 만에 마감됐다. 소비자들은 바다 건너온 ‘B급 감성’에 환호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돈키호테는 일본 유통업계에서 돌연변이로 불린다. 기존의 성공 공식과는 전혀 다른 역발상 경영으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까지 돈키호테에 열광하는 이유 역시 다른 유통업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함에 있다. 1989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성장세가 꺾인 적 없다는 전무후무한 기록은 바로 그 ‘다름’이 만들어낸 결과다. 초고령 사회와 저성장의 덫에 빠져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깊은 장기 불황을 겪어 온 일본. 그 안에서 매출과 이익의 36년 연속 동반 증가라는 전설을 만들고 있는 돈키호테의 저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
“대지진, 코로나도 이겨냈다”
36년간 꺾이지 않은 성장세
일본의 유통업은 지난 30여 년간 거대한 무덤과도 같았다. 한때 일본 대형 마트의 자존심이자 업계 1위였던 다이에는 무리한 확장과 가격 파괴 경쟁의 후유증으로 2004년 파산해 경쟁 유통 그룹인 이온에 흡수됐다. 글로벌 유통 공룡 까르푸도 일본 진출 5년 만인 2005년 이온에 모든 매장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도심형 복합 마트였던 마이칼과 중견 슈퍼마켓 체인 주지쓰야도 문을 닫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그룹인 세븐앤아이홀딩스의 모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이토요카도는 슈퍼마켓 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매각됐다.
‘유통의 꽃’이라 불리던 백화점도 불황 앞에서 시들고 말았다. 2010년 이후 전국에서 160개 이상의 백화점이 문을 닫았다. 일본 백화점 업계의 연간 총 매출은 거품 경제 절정기였던 1991년 9조7000억 엔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5조7000억 엔 수준으로 감소했다.
상당수의 일본 유통업체가 무너지고 있을 때 조용하게 불황을 먹고 자란 ‘데후레노 가치구미(デフレの勝ち組)’, 이른바 ‘디플레이션 시대의 승리자’가 있었다. 가성비 의류의 대표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100엔 균일가로 무장한 다이소,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를 혼합한 돈키호테다. 이 중에서 단 한 번도 성장이 멈춘 적이 없는 기업은 돈키호테가 유일하다.
돈키호테를 운영하는 팬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PPIH)가 밝힌 2025년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매출은 2조2468억 엔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기 순이익은 905억 엔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다. 1989년 도쿄 후추시에 1호점을 연 첫해 매출은 13억 엔에 불과했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로 덩치를 키운 돈키호테는 2010 회계연도에 5000억 엔을 돌파했고 2024 회계연도에 2조 엔을 넘어섰다. 창립 후 매출이 약 1700배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숫자들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20∼2023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 번의 초대형 충격을 모두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불사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본 경제를 집어삼킨 악재들조차 넘어서는 돌파력을 보여왔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신속하게 철수하라”
돈키호테 창업자이자 전 PPIH 의장인 야스다 다카오는 돈키호테의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저 “운(運)이 좋았다”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야스다 창업자가 말하는 ‘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기적이나 요행이 아니다. 그는 “운은 결코 숙명이 아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신속하게 철수하라’는 행동 원칙이 바로 운을 부르는 비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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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키호테의 성장 전략을 단순히 ‘불황형 소비 수혜’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기업의 본질은 위기가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구조를 사전에 만들어두는 데 있다. 불황기에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일 때 오히려 저평가된 자산을 확보하고,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신속히 정리하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중요한 것은 공격과 방어의 방향이 아니라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판단 기준이다. 이 점에서 돈키호테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을 잘 보여준다. 성장은 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되기보다 위기를 전제로 어떻게 사업 구조를 설계해왔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야스다 창업자의 행동 원칙은 여러 차례 회사를 살렸다. 대형 외부 악재가 터지기 전후로 기가 막힌 타이밍의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직전인 2007년 돈키호테는 경영난에 빠진 대형 마트 체인 ‘나가사키야’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미리 확보한 대형 부지를 ‘메가 돈키호테’로 탈바꿈시키고 저가 제품을 매장에 깔았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불황형 소비 수요를 송두리째 흡수했다.
한편으로는 손실을 내는 사업부를 빠르게 구조조정해왔다. 그 당시 ‘정열공간’이라는 특화 점포가 있었는데 이 코너는 직접 매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여주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도록 이익을 내지 못했다. 야스다 창업자는 2008년 이러한 정열공간을 모두 정리했다.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 사이 해당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자원을 핵심 사업에 재배분했다. 경기 침체기에 ‘인기’보다는 ‘실리’를 택한 것이다. 이렇게 돈키호테는 버릴 것과 취할 것을 철저히 구분하면서 고비를 넘겨왔다.
2019년 초 슈퍼마켓 체인인 유니홀딩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것이 코로나19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었던 신의 한 수가 됐다. 돈키호테는 유니홀딩스 인수로 그동안 취약했던 신선식품 분야를 보강하고 일본 내국인 고객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돈키호테는 유니홀딩스 덕분에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
경기 침체기에 다른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고 있을 때 돈키호테는 경영난에 빠진 마트나 부지를 헐값에 인수하며 덩치를 불린 것이 바로 외부 변수 타격에도 매출 상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장기 불황 경제 구조 안에서 36년간 이어온 돈키호테의 성장세를 설명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전례가 없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돈키호테는 그들 스스로 ‘유일한 업태’라고 말한다. “업계가 있지만 업계가 없다”라는 아리송한 말을 하기도 한다. 유통업이지만 일반적인 유통업이 아니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돈키호테의 필살기라는 것이다. 회사 스스로의 설명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라몬 카사데수스-마사넬 교수와 사이토 아키코 교수는 돈키호테를 사례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며 “전례가 없을 정도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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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비즈니스 모델은 형식 파괴적이며 매장에 적용된 각종 독특한 장치로 인해 고객은 다른 업태에서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돈키호테는 경영학 교과서가 전적으로 믿는 중앙 통제, 매장의 효율화, 진열의 질서, 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전면으로 부정한다. 오히려 혼돈과 파격, 극단적인 현장 권한 위임이라는 비표준화된 전략을 통해 블루오션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돈키호테의 전무후무한 성장을 이끈 비결로 꼽힌다. 이러한 돈키호테만의 비표준화된 역발상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유통 사각지대에서 수익의 기회를 발굴한다는 점, 둘째, 보물찾기식 진열로 재미를 추구해 온라인과 차별화한 점, 셋째, 현장에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한 개별 점포 경영을 꼽을 수 있다.
돈키호테만의 역발상 전략
1. 남들이 버린 재고와 시간을 사냥하다
일본 유통업계에는 ‘3분의 1 룰’이라는 오랜 관행이 있다. 유통기한을 3등분해서 납품기한과 진열, 반품기한을 관리한다. 유통기한이 6개월인 식품을 예로 들면 제조 후 2개월(3분의 1) 이내에 매장에 납품을 마쳐야 하며, 4개월(3분의 2)이 경과하면 유통기한이 2개월이나 남았음에도 진열대에서 내리고 도매상에 반품하는 관행이다. 식품의 신선도에 매우 민감한 일본 소비자들은 제조일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진 제품은 오래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치운다’는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고수해왔다.
특히 1990년대부터 편의점 산업이 팽창하면서 거대한 구조적 비효율을 낳았다. 편의점 매대는 수천, 수만 가지 소비재의 시험대였고, 매대에 오른 신제품 중 살아남아 1년 이상 판매되는 비율은 단 3%에 불과했다. 나머지 97%의 제품은 예상 판매치를 밑돌 경우 불과 1∼2주 만에 매대에서 강제 퇴출당해 막대한 악성 재고로 전락했다.
돈키호테는 이런 비효율을 사업 기회로 전환했다. 기존 유통업체들이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해 버린 제품들을 할인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싸게 판매한 것이다. 돈키호테는 3분의 1 룰에 따라 진열대에서 내려온 상품, 편의점 매대에서 퇴출당한 상품들을 도매상으로부터 시장가의 30∼50% 수준에 매입했다. 이런 제품들을 저렴한 미끼 상품으로 돈키호테 매장에 깔았다. 품질에 전혀 이상이 없고 아직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그냥 버리느니 소비자들에게 싸게 팔겠다는 돈키호테의 논리는 값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와 친환경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이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 3분의 1 룰을 2분의 1 룰로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통기한 6개월 식품의 경우 3개월이 지나야 반품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는 돈키호테가 확보할 수 있는 저가 반품 물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돈키호테가 기존 유통회사들이 메우지 못한 사각지대를 공략한 것이 재고뿐만은 아니다. ‘시간’도 있다. 돈키호테는 대형 할인점이 문을 닫은 이후까지 영업을 하는 심야영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전국 대부분의 돈키호테 매장은 자정을 넘겨 새벽 2∼5시까지 영업한다. 도심의 일부 점포는 24시간 문을 연다.
돈키호테 설립 초기 일본 경제는 제조업뿐 아니라 소매, 외식, 금융, 의료 등 서비스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확장되는 시기였다. 서비스 산업 종사자가 급증하면서 주간에 쇼핑할 여유가 없는 인구가 늘었고 돈키호테는 심야 영업을 통해 이들의 수요를 흡수했다. 실제로 돈키호테의 초기 매출 중 30∼40%는 저녁 8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 발생했다. 이는 타 유통 채널과의 직접적인 출혈 경쟁을 피하면서도 독자적인 고객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2. 혼돈에서 재미를 찾다: 보물찾기식 진열의 효과
돈키호테를 처음 방문한 고객은 대부분 당황한다. 통로는 좁다. 천장까지 쌓인 상품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수백 개의 상품 하나하나에 손글씨로 쓴 광고 팻말과 형형색색의 가격표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를 만큼 카테고리 구분도 뚜렷하지 않다. 500만 원짜리 명품 백 옆에 1000원짜리 과자를 진열하고 가전제품 매대 한편에는 성인용품이 뒤섞여 있다. 입구와 출구가 다르고, 동선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이것은 매장 직원이 게을러서 생긴 혼란이 아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설계다. 일본의 유통업계에서는 정리(Sort), 정돈(Set in order), 청소(Shine), 청결(Standardize), 습관화(Sustain)를 뜻하는 이른바 ‘5S’를 절대적인 가치로 여긴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이러한 상식을 철저히 파괴했다. 이른바 ‘압축 진열(Compressed Display)’ 방식을 도입해 의도적으로 혼돈의 공간을 만들었다.
돈키호테의 압축 진열은 야스다 다카오 창업자의 현장 경험에서 우연히 발견된 전략이다. 돈키호테를 창업하기 전 1978년에 운영하던 ‘도둑시장’이라는 소규모 잡화점에서 매장이 어지러울수록 손님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매출이 늘어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야스다 창업자는 여기서 ‘혼돈과 불편함이 재미가 될 수 있다’는 경영적 확신을 얻게 됐다. 엉뚱하고 독특한 물건을 구석구석 배치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엉덩이 전용 비누, 표고버섯 원물과 같이 생긴 과자 등 특색 있는 제품들이 재미있는 쇼핑 거리가 되면서 관광객들에게 필수 코스가 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진열 방식은 물리적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다. 돈키호테는 일반 슈퍼마켓의 같은 면적에 1.5∼2배의 상품을 진열한다. 매장 전체가 곧 거대한 창고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임대료 비중이 높은 도심 상권에서도 후방 창고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돈키호테의 이 같은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의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쇼핑이 대체할 수 없는 것, 바로 ‘직접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발견의 재미, 바로 그것이 돈키호테의 핵심 경쟁력이다.
3. 매장 직원을 CEO처럼 일하게 만드는 권한 위임의 힘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회사들은 본사가 상품의 소싱과 가격 책정, 프로모션 기획, 진열 가이드라인을 표준화해 각 지점에 전달하는 중앙 통제 방식을 쓴다. 이 방식은 규모의 경제를 만든다. 본사가 모든 물량을 한꺼번에 소싱하기 때문에 제조사와의 협상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고 전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관리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효율의 문법’은 지역 상권의 미세한 변화와 현장의 살아 있는 감각을 없애는 부작용을 낳는다. 돈키호테는 전통적인 유통회사들의 견고한 중앙 통제 시스템을 깨버렸다. 상품의 구매부터 가격 책정, 진열 방식에 이르는 막강한 권한을 각 점포로 전면 위임했다. 현장 직원들은 경쟁사의 가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본사의 승인 없이 즉각적으로 판매가를 조정한다. 축제나 날씨 등 지역 상황에 맞춰 매대 구성을 수시로 뒤엎는다. 이는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매장의 직원들이 지역 상권의 니즈를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경영상 확신과 직원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성립되기 어려운 모델이다.
현장 권한 위임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코스튬으로 대박 난 돈키호테 롯폰기점 일화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롯폰기점의 젊은 현장 직원은 지역 상권의 독특한 인구 통계를 눈여겨봤다. 그는 인근 클럽 이용객과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밤늦게 이색적인 의상을 찾는다는 점을 간파했다. 본사의 표준 매뉴얼을 무시한 채 매장 전면에 화려한 코스튬과 파티 소품을 파격적으로 배치했다. 당시 유통업계의 상식으로는 “할인점에서 누가 이런 코스프레 옷을 사겠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으나 현장 직원의 베팅은 적중했다. 이 매장은 오픈 직후 전국 돈키호테 중에서 ‘밤의 놀이터’라는 독보적 정체성을 확립했고 야간 매출이 급상승했다. 직원 한 명의 아이디어가 개별 점포의 매출 지도를 바꾸고 나아가 돈키호테를 단순한 저가 마트가 아닌 ‘체험형 쇼핑 공간’으로 진화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7년 ‘피젯 스피너’ 열풍 당시 돈키호테가 시장을 선점한 것도 저연차 직원의 감각 덕분이었다. 손가락 팽이 장난감인 피젯 스피너는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 도구로 마케팅되면서 당시 일본은 물론 한국, 미국 등 전 세계적인 유행이 됐다. 피젯 스피너의 유행이 본격화하기 전 현장의 주니어급 직원이 유행을 직감하고 1억 엔에 달하는 물량을 선제 매입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일반적인 중앙 통제형 유통회사라면 일개 직원이 결코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돈키호테의 시스템하에선 가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다른 유통사들이 시장 반응을 살피며 소량 매입에 그칠 때 돈키호테는 압도적인 물량과 전용 매대를 선점했고 트렌드가 급격히 식기 전에 모든 물량을 소진하며 수익을 거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돈키호테의 개별 점포 경영 시스템이 지닌 진가를 증명한 결정적 계기였다. 대지진으로 물류망이 마비되자 중앙 통제식 대형 마트들은 매대를 채우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았다. 본사의 지시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매뉴얼의 한계였다. 하지만 현장에 운영 전권을 위임하는 돈키호테는 달랐다. 본사와의 소통이 끊긴 극한 상황에서 점장과 직원들은 스스로 움직였다. 이들은 자전거와 소형 트럭을 동원해 인근 도매상과 창고를 샅샅이 뒤져 생필품을 직접 공수해 매대를 채워 나갔다. 암흑으로 변한 도시에서 유일하게 불을 밝히며 ‘지역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 돈키호테의 기동력은 소비자들에게 압도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각인시켰다.
이 같은 돈키호테의 현장 중심 의사결정은 일본의 다른 회사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조직문화다. 야스다 창업자의 경영 철학이 회사 설립 초기부터 조직에 적용돼 오랜 기간 쌓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영 철학은 한때 마작에 빠져 있던 야스다 창업자가 도박판의 원리에서 읽어낸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마작 초보자는 자기 패에 신경을 많이 쓰는 반면에 고수가 되면 자기 패보다는 상대의 패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상대의 손과 표정을 보면서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읽으려 한다.
여기에서 야스다 창업자는 ‘주어 전환’이라는 경영 철학을 만들어냈다. 주어를 ‘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인 ‘너’로 바꿔서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판매자가 유리한 영업을 하면 안 된다. 구매자, 고객이 이득 되는 쇼핑을 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게 주어 전환 원칙이다. 또 경영자의 성공을 위해 기업을 운영할 게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조직이야말로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게 바로 야스다 창업자가 생각하는 주어 전환 경영 원칙이다. 그러기 위해서 야스다 창업자는 스스로 결정권을 내려놓고 현장에 권한과 자율권을 부여했다. 야스다 창업자도 처음부터 이런 경영 철학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에는 야스다 창업자 자신의 성공이 가장 우선시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도둑시장 가게를 운영하던 창업 초창기 시절, 직원들이 자꾸 물건을 훔치고 부정을 저지르면서 그는 생각을 바꿨다. 직원들이 ‘왜 내가 사장의 돈벌이를 도와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분위기에선 주인의식을 요구하기 어려웠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움직이는 힘은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깨달음이 돈키호테를 지탱하는 핵심 경영 철학의 기틀이 됐다.
권한 위임에 따라오는 냉혹한 성과 평가하지만 현장 직원들의 의사결정에 대한 자유와 권한은 자칫 조직의 방만함이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위험이 있다. 돈키호테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냉혹한 성과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회사는 6개월 주기로 철저한 성과주의 기반의 인사 평가를 실시한다. 각 점포와 직원의 재무적 기여도 및 창의적 성과를 평가해 뛰어난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는 단번에 30%의 급여 인상과 파격적인 승진을 보장한다. 반면 실적이 저조한 직원에게는 가차 없이 급여를 20% 삭감한다. 이 과정에서 매년 전체 직원의 약 20%가 조직을 떠나거나 물갈이된다. 돈키호테는 이런 상시 구조조정에 대해 ‘조직의 야성을 유지하기 위한 신진대사’로 정의한다. 고인 물을 허용하지 않는 이 냉정한 순환 구조가 돈키호테의 엔진을 끊임없이 돌리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돈키호테에서는 전통적인 일본 기업에서 입사 연도와 나이에 따라 정해지는 연공서열이 없다. 성과가 곧 계급장이다. 실제 20대의 젊은 점장이 50대의 직원을 부하로 거느리는 일이 흔하다. 아르바이트생으로 시작해 단숨에 매장 상품 매입을 책임지는 매니저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6개월 주기 평가 결과에 따라 입사 동기라도 연봉이 수백만 엔씩 벌어진다. “나보다 늦게 들어왔는데 왜 월급이 더 많아?”라는 불만이 돈키호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진정한 묘미는 숙청이 아닌 ‘실패의 자산화’에 있다. 야스다 창업자는 “100개의 시도 중 살아남는 것은 15개뿐”이라며 나머지 85개의 실패를 책임이 아닌 다음 승리를 위한 ‘학습 데이터’로 정의한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면 실력 부족으로 간주돼 월급이 깎이고 퇴출당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다 겪는 실패는 ‘데이터’로 인정해 준다.
결국 현장 자율성이라는 ‘당근’과 극한의 성과주의라는 ‘채찍’이 결합된 인사 메커니즘이야말로 돈키호테가 30년 넘게 야성적인 생명력을 이어가게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돈키호테가 직면한 세 가지 과제30년 넘게 무패 행진을 이어온 돈키호테지만 최근의 급격한 유통 환경 변화는 이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리스크도 예고하고 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남들이 겪지 않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돈키호테는 인구 감소와 내수 부진,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일본 유통업계가 겪고 있는 공통의 어려움 외에도 돈키호테만의 독특한 업태로 인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우선 일본 유통업계에서 ‘3분의 1 룰’ 관행이 깨지고 있다는 점은 돈키호테에는 상당한 위협 요인이다. 돈키호테의 가격경쟁력을 만들어온 핵심 조달 방식이었던 ‘3분의 1룰’이 ‘2분의 1룰’로 완화되면서 확보할 수 있는 저가 상품이 구조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식품 폐기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유통 과정에서 폐기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경 문제뿐 아니라 자원 낭비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2024년부터 가공식품에 ‘2분의 1 룰’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유통기한이 6개월인 제품이 2개월만 지나도 납품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3개월까지는 물건을 받아서 매장에 진열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의 경우 지난해부터 기한 임박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복지시설에 기부해 소비자의 가치 소비를 유도하는 방안도 시행 중이다. 그동안 저가 반품 물량으로 매장의 미끼 상품을 만들고 가격 우위를 내세울 수 있었던 돈키호테는 이 같은 ‘3분의 1 룰’ 변화로 인해 소싱 전략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돈키호테가 정부 관광 정책이나 환율 등 외부 변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도 다른 유통업체들보다 약점으로 꼽힌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내국인 고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돈키호테는 일본에 방문한 외국인 고객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2025 회계연도 일본 내 매출 1조8949억 엔 중에서 인바운드(면세) 매출은 1742억 엔으로 9.2%에 이른다. 돈키호테 일본 매출의 약 10%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일으킨 매출이라는 뜻이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22.6%로 가장 많다. 중국(19.7%), 대만(15.7%), 미국(9.3%)보다도 많다.
인바운드 매출은 돈키호테 고성장의 중요한 엔진이지만 외부 변수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최근 엔화 환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일본 내 관광산업에 호재는 아니다. 장기간 이어진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관광은 유례없이 호황을 보여왔다. 그동안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쇼핑을 누리기 위해 일본에서 맘껏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 기조를 보이고 있고 엔화 가치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헐값에 쇼핑할 수 있는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일본의 관광지들이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점도 돈키호테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이 몰려들어 해당 지역 주민의 일상을 침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교토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비와 버스요금을 대폭 인상했고 후지산은 하루 등산객 수를 제한하며 입산료를 부과한 데 이어 올해 벚꽃 축제까지 전격 취소했다. 돈키호테는 면세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워놓고 있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매출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사업도 돈키호테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에서 빠질 수 없다. 이커머스가 주류로 자리 잡은 시대에서 오프라인에 치중된 돈키호테의 사업 구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기 때문이다. IT 투자가 지연되는 사이 온라인 채널의 부재는 젊은 층과의 접점을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로 인한 성장 속도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데이터 확보 면에서도 불리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되지 않으면 정교한 개인화 마케팅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 돈키호테는 자체 멤버십 앱 ‘마지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아마존 재팬, 라쿠텐 등 이커머스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오프라인 잡화점의 존재 이유는 끊임없이 도전받을 수밖에 없다.
“10년 안에 모든 것을 두 배로”돈키호테의 원대한 포부돈키호테에 대한 여러 가지 시장의 우려를 뒤로하고 돈키호테는 향후 10년간 지금보다 두 배 성장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로서 강점을 살리기 위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해 8월 발표한 ‘Double Impact 2035’라는 장기 경영 계획을 통해 구체화됐다. 먼저 돈키호테는 2035년까지 매출 4조2000억 엔, 영업이익 3300억 엔으로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출과 이익 증가율이 연평균 6∼7%씩 이어져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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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로만 따져도 현재 매출액 2조 엔대에서 10년 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2000억 엔 가까운 신규 매출을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견 슈퍼마켓 체인 하나를 매년 새로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1∼13%씩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목표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4월 초에는 도쿄 수도권 기반 슈퍼마켓 체인인 올림픽그룹을 약 250억 엔에 인수해 덩치 불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돈키호테는 다음 10년의 성장을 위해 네 가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 번째 전략은 일본 지도에서 ‘돈키호테가 없는 곳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2035년까지 신규 250개 점포를 출점해 현재 750여 개에서 1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역세권 80개, 로드사이드 120개, 인바운드 거점 50개로 구분된 출점 전략은 사실상 일본 소비 지형 전체를 커버하겠다는 선언이다. 쇼핑 목적지가 아니라 ‘어디서든 만나는 인프라’가 되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 전략은 자체 브랜드(PB)를 대폭 확충하는 방안이다. 현재 4000억 엔대인 PB·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매출을 2035년까지 1조3000억 엔 규모로 세 배 키운다는 목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은 20% 수준이지만 10년 뒤에는 30%로 올라간다. 전략의 핵심은 ‘이 카테고리는 돈키호테에서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20∼30개 필수 품목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PB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컬러 콘택트렌즈와 기내용 캐리어 시장을 장악했던 경험을 살려 적어도 80개 품목에서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는 게 돈키호테의 복안이다. PB 상품은 ‘3분의 1룰’ 완화로 흔들리기 시작한 가격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대안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셋째, 관광객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세밀한 접근 방안을 짜는 것도 다음 도약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단순히 관광객이 매장에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공략에 나선다. 일본 방문 전부터 사용 가능한 외국인 전용 앱을 개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적별로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방안이다.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많이 구매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저가 전략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1742억 엔인 면세 매출을 2035년까지 4000억 엔으로 두 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다.
인바운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돈키호테는 동남아의 ‘돈 돈 돈키’와 미국의 ‘겔슨스(Gelson’s)’를 필두로 2035년까지 해외 매출 5000억 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돈키호테가 해외에서 판매하려는 것은 단순히 일본산 제품만이 아니다. ‘일본식 쇼핑 재미’라는 무형의 가치를 파는 모델이다. 한국에도 지난해 ‘돈 돈 돈키’ 상표를 출원한 상태여서 한국 내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 번째 전략은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으로 ‘식품 특화형 돈키호테(Food-Focused Don Quijote)’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는 것이다. 매장 면적의 60%를 저렴한 할인 식품으로 채우는 이 포맷은 역세권이나 상업지구가 아닌 주거 지역을 겨냥한다. 동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대형 마트보다 비싸다. 하지만 대형 마트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다. 당장 필요한 식품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구입하고 싶은 고객들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선호한다. 바로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할인 식품 소형 마켓을 동네 골목에 론칭한다는 것이다. 2035년까지 200∼300개 점포 개장, 매출 6000억 엔이 목표다.
이 전략에는 야스다 창업자 이래 돈키호테가 반복해 온 역발상의 문법이 그대로 담겨 있다. 기존 업태가 채우지 못하는 ‘주거지역 내 식품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것이다. 그 틈새에 압축 진열 노하우, 자회사 유니의 신선식품 조달 능력, 비식품군의 배치 전략 등의 노하우를 녹여 가격경쟁력과 재미를 갖춘 매장을 동네 골목에도 꽂아 넣겠다는 발상이다. 돈키호테식 동네 슈퍼마켓은 다음 10년의 성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DBR mini box I : 창업자 야스다 다카오는
마작판 떠돌던 무일푼 청년, 年 매출 20조 원 기업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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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창업한 야스다 다카오 팬퍼시픽 인터내셔널홀딩스(PPIH) 최고 고문은 본인 스스로 괴짜라고 말한다. 스스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고 순탄치만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어린 시절은 평범했다. 1949년 5월 기후현 오가키시에서 고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야스다 다카오는 지극히 모범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일탈은 대학에 합격한 뒤부터 하게 됐다. 명문 사립인 게이오대 법학부에 진학했지만 입학 2주 만에 마작에 빠져든 것이다. 그는 매일 아침 교실 대신 마작판으로 향했다. 부모님이 원하던 법조인의 길은 완전히 걷어차 버렸다. 가까스로 1973년 대학을 졸업하고 부동산 회사에 취직했지만 입사 10개월 만에 회사가 파산하고 만다.
일자리를 잃은 야스다 다카오는 본격적으로 마작 도박판에 들어가게 된다. 대학생활 때 갈고닦은 실력으로 도박판에서 점점 승률이 올라갔다. 하지만 승률 좋은 20대 애송이를 도박꾼들이 그대로 두고 볼 리가 없었다. 그는 결국 도박판에서 쫓겨났다.
마작 도박판을 돌아다닌 게 무려 6년. 그렇게 지내다 보니 별다른 기술도 없고, 인맥도 없고, 돈도 없었다. 하는 수없이 고른 게 장사였다. 야스다 다카오는 스물아홉 살 되던 해, 마작으로 조금 딴 돈을 가지고 ‘도둑시장’이라는 간판을 단 작은 잡화점을 냈다.
개업 초기에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매일 아침 트럭을 몰고 도매상을 돌았지만 돈도 없고 신용도 없던 신출내기 장사꾼에게 물건을 대주는 곳은 없었다. 사기꾼들만 달라붙었다. 돈을 먼저 받고 잠적한 업자도 있었다. 전 재산이 거의 바닥났던 어느 날, 처치 곤란 재고들이 야스다 다카오의 눈에 들어왔다.
야스다 다카오는 제조사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패키지가 훼손돼 버리려던 물건들을 헐값에 싹쓸이해왔다. 창고가 없어 매장에 물건을 천장까지 쌓아 올려 놓고 밤늦게까지 불을 켜놓고 물건을 정리했다. 온갖 물건들이 들어선 불 켜진 가게를 본 사람들은 야간에 물건을 사러 찾아오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서 심야 영업과 보물찾기식 압축 진열, 다른 가게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재고 상품의 초저가 조달이라는 돈키호테의 핵심 사업구조가 탄생한 것이다.
야스다 다카오는 사업을 키워 1989년 도쿄 후추시에 드디어 ‘돈키호테’ 1호점을 열었다. 브랜드명은 스페인 고전 소설의 주인공 돈키호테에서 따왔다. 소설의 주인공 돈키호테는 엉뚱하지만 세상의 권위와 관습에 도전하고 이상을 좇는 인물이다. 야스다 다카오는 ‘상식을 뒤집고 새로운 업태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꿈을 그 이름에 담았다. 그 스스로 “돈키호테처럼 주제 넘는 목표를 향해 돌진해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니 돈키호테는 회사 이름이자, 경영 철학이자, 야스다 다카오라는 인물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한 것이다.
야스다 다카오는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참혹한 고비가 2004년 방화사건 때라고 말한다. 사이타마 인근 점포에서 방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우라와 하나즈키점이 전소됐고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언론은 일제히 돈키호테의 압축진열이 연소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위험한 매장’ ‘사람을 죽이는 경영’라는 말까지 나왔다. 야스다는 훗날 이 시기를 회고하며 “나는 당시 업계에서 가장 악평이 높은 경영자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경영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했다. 직원의 죽음 앞에서 법리적 책임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그의 경영 철학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야스다 다카오는 언론과의 인터뷰i
에서 “50세 전후부터 고객 최우선주의를 내걸고 철저하게 구매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 발상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욕심대로 하루 15∼16시간 일하던 시절엔 연 매출 500억 엔이 한계였지만 사욕에서 해방되고 이타주의를 실천한 뒤 회사의 매출이 내 나이 60세에 5000억 엔, 75세엔 2조 엔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이사회 의장 등 다양한 직함을 거치면서 경영 일선과 거리를 두었다가 2013년 후임 CEO가 건강 문제로 사임하자 잠시 복귀했다. 2015년 이후로는 고문직으로 한발 물러서며 전문경영인 체계 정착을 지원했다. 그의 장남인 야스다 다카히로가 그룹에서 이사 직책을 맡으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현재 야스다 다카오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76세인 그는 후계 체제를 정비하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멸사봉공(滅私奉公)의 마음으로 회사 일에 더 열심히 관여하겠다”고 그의 저서에서 밝혔다.ii
“나의 경쟁 상대는 아마존도, 대형 마트도 아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고객의 ‘지루함’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어제보다 더 고객이 즐거운 매장을 만들겠다는 집념, 그 열망이 2조 엔에 달하는 기업을 만든 유일한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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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mini box II : 성공 요인 및 시사점
매장 직원에 권한 위임… 고객 반응 따라 상품·진열 바꿔 만족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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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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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단순히 ‘싸게 파는 일본 잡화점’으로 이해하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돈키호테의 진짜 경쟁력은 가격 그 자체보다 고객이 매장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품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끼며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경험의 설계에 있다. 온라인이 강한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으려면 온라인의 장점을 어설프게 따라가서는 안 된다. 돈키호테는 이 점을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다. 검색, 비교, 배송에서는 온라인이 유리하다. 그런데 재미, 우연한 발견, 충동구매, 현장 몰입감에서는 오프라인이 아직 이길 수 있다. 돈키호테는 바로 이 오프라인의 본질적 강점을 끝까지 밀어붙인 기업이다.
돈키호테 매장에 가보면 압축 진열, 복잡한 동선, 손글씨 안내판,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실패한 운영이 아니라 의도된 연출이다. 깔끔하고 정돈된 매장에서는 필요한 것만 사고 나오기 쉽다. 반면 돈키호테에서는 계속 눈에 걸리는 상품이 생기고, 구경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결국 계획에 없던 구매가 일어난다. 다시 말해 돈키호테는 매장의 비효율처럼 보이는 요소를 매출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통업에서는 보통 효율, 표준화, 단순화를 강조하지만 돈키호테는 오히려 복잡함과 혼잡함을 고객 경험 자산으로 바꿨다. 이게 돈키호테식 경쟁력의 본질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돈키호테가 가격만으로 승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저렴한 상품을 확보하고 자체브랜드(PB)를 확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키운 것은 맞다. 그러나 소비자가 돈키호테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지 몇백 엔이 싸서가 아니다. “가면 뭔가 건질 것이 있다” “이번에는 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돈키호테는 가격을 하나의 심리적 이벤트로 만들었다. 유통업에서 가격은 흔히 마진을 깎는 수단으로 쓰이지만 돈키호테는 가격을 방문 동기이자 탐색 동기, 구매 자극으로 활용했다. 이것은 상당히 수준 높은 소매 전략이다.
필자는 돈키호테의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가 현장 권한위임에 있다고 본다. 많은 유통기업이 고객 중심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본사 중심이다. 상품도 본사가 정하고, 가격도 본사가 정하고, 진열도 본사가 정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매장이 살아 움직이기가 어렵다. 반면 돈키호테는 매장 직원이 상권과 고객 반응을 보면서 상품과 진열을 바꾸고, 현장감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차이가 크다. 유통업은 결국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답이 나오는데 많은 기업이 그 답을 본사 회의실에서 찾으려 한다. 돈키호테는 반대로 현장에서 찾았다. 창업자의 ‘주어 전환’이라는 말도 결국 공급자 중심 사고를 버리고 고객 중심 사고로 전환하라는 뜻인데 돈키호테는 이 철학을 구호가 아니라 운영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배울 만하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삐에로쑈핑 사례는 매우 중요한 비교 사례가 된다. 삐에로쑈핑은 2018년 등장 당시 ‘한국판 돈키호테’로 큰 화제를 모았다. 외형적으로도 돈키호테를 꽤 충실히 모방한 것처럼 보였다. 좁은 통로, 빽빽한 진열, 미로형 동선, 강한 시각 자극은 분명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었다. 그러나 결과는 2년 만의 전면 철수였다. 이는 돈키호테의 성공 요인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사례다. 삐에로쑈핑은 돈키호테의 ‘형태’는 복사했지만 ‘작동 원리’까지는 가져오지 못했다. 바로 이 차이가 성패를 갈랐다.
무엇보다 삐에로쑈핑은 가격경쟁력에서 돈키호테와 본질적으로 달랐다. 돈키호테는 소비자에게 ‘여기는 진짜 싸다’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한 반면 삐에로쑈핑은 그 확신을 주지 못했다. 삐에로쑈핑에서 파는 제품 가격은 대형 마트나 인근 다이소와 비교되며 경쟁력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단순한 가격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제품 조달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다. 돈키호테는 독자적 소싱과 유연한 현장 가격 결정으로 가격 매력을 만들어냈지만 삐에로쑈핑은 본사 중심의 중앙 바이어 시스템 위에서 운영됐다. 본사 계약 가격에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는 구조에서는 ‘재미있는 저가 매장’이 아니라 ‘재미는 있지만 싸지 않은 매장’이 되기 쉬웠다.
압축 진열도 마찬가지다. 돈키호테에서 압축 진열은 단지 공간을 빽빽하게 채우는 기술이 아니다. 현장 권한위임과 빠른 상품 교체가 결합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경험이 된다. 매장을 다시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상품이 보이고, 진열의 표정이 바뀌고, 상권 특성이 반영되기 때문에 ‘오늘 또 가볼 이유’가 생긴다. 그러나 삐에로쑈핑은 본사가 기획한 진열과 운영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구조에서는 처음 방문의 신기함은 줄 수 있어도 재방문을 유도하는 지속적 새로움은 만들기 어렵다. “한 번은 재미있지만 다시 갈 이유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 배경이 여기에 있다. 권한위임 없는 압축 진열은 껍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입지 전략도 중요하다. 돈키호테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심야 시간대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소비 경험인데 삐에로쑈핑은 대형 쇼핑몰 내부 입점 방식이 많아 이런 장점을 구조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다. 쇼핑몰 운영시간에 맞춰 문을 닫아야 하고 외관과 동선, 사운드 연출에도 제약이 크다. 즉 돈키호테의 정수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들이 애초에 발현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출발한 셈이다. 여기에 한국 소비자가 이미 쿠팡, 네이버 등 고도화된 이커머스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모든 것이 다 있는 오프라인 잡화점’만으로는 충분한 차별화가 되기 어려웠다. 결국 삐에로쑈핑은 일본과는 다른 한국의 유통 환경을 과소평가한 측면도 있었다.
이 비교가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첫째, 오프라인은 이제 더 이상 편리함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렵다. 편리함은 이미 온라인이 가져갔다. 오프라인은 재미, 감각, 체류, 체험, 발견 같은 요소로 재정의돼야 한다. 둘째, 그 재미는 인테리어나 진열의 형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격 구조, 상품 회전, 현장 권한, 운영 유연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셋째, 해외 성공 모델을 한국에 적용할 때는 형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델이 어떤 시장 조건과 운영 시스템 위에서 작동하는지부터 먼저 이해해야 한다. 벤치마킹은 외형을 닮는 작업이 아니라 성공 메커니즘을 해석하고 재설계하는 작업이어야 한다. 돈키호테와 삐에로쑈핑의 차이는 이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 대한 시사점도 여기서 더 분명해진다. 한국 유통기업들은 여전히 본사 통제가 강하고 매장 표준화를 경쟁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객 취향이 빠르게 바뀌고 상권별 차이가 커지는 시대에는 현장 자율성과 민첩성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또한 한국 소비자는 일본보다 훨씬 빠르고 디지털 친화적이다. 따라서 돈키호테 모델을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보다는 발견의 재미를 더 세련되고 빠르게 구현하는 방향이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야간 특화, 한정판 MD, K콘텐츠 협업, 관광 수요 연계, SNS 확산형 매장 경험 같은 방향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삐에로쑈핑의 실패는 단순한 실패 사례가 아니라 한국형 오프라인 혁신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살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학습 사례다.
결론적으로 돈키호테는 오프라인 유통의 오래된 문법을 뒤집은 사례다. 깔끔해야 잘 팔리고, 표준화해야 효율이 나고, 본사가 세게 통제해야 실수가 줄어든다는 통념을 정면으로 비틀었다. 그 결과 30년 넘는 성장으로 이어졌다. 한국 유통업계가 돈키호테에서 배워야 할 것은 ‘어떻게 더 복잡한 매장을 만들까’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고객이 매장에 와서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발견하고, 더 사고 싶어지게 만들 방법이 무엇인가. 돈키호테의 진짜 시사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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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연세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경영학회 차기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국유통학회장, 한국마케팅관리학회장, 서비스마케팅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정책 자문을 맡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과 드림텍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이노션,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장기신용은행에서 근무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는 『49가지 마케팅의 법칙』 『굿비즈니스플러스』 등이 있고 국내외 저널에 9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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