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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실리콘밸리 업무용 AI 플랫폼 ‘글린’의 성장 전략

최호진 | 437호 (2026년 3월 Issue 2)
100여 가지 SaaS에 흩어진 정보 통합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AI 플랫폼 하나로 업무 답변·실행까지
Article at a Glance

‘업무용 AI 플랫폼(Work AI platform)’을 표방하며 최근 시리즈 F 라운드에서 72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실리콘밸리 AI 유니콘 스타트업 글린(Glean)은 대규모의 SaaS 통합,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모델 중립적 구조, 사람·문서·활동 관계 등 맥락을 이해하는 사내 지식 그래프 등 독보적인 기술 인프라로 기업 내부 데이터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며 생성형 AI 시대에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이메일, 문서, 채팅, 코드 등 영향력이 큰 소수의 핵심 시스템에 우선 연결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데이터와 지표 기반으로 가치를 입증한 뒤 성과가 확인되면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GTM(Go-to-Market) 전략을 활용했다. 내부적으로는 AI 활용을 리더십 평가 지표와 연계하고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며 개선하는 ‘도그푸딩(Dogfooding)’ 문화를 구축해 조직 차원의 AI 리터러시 역량을 빠르게 확산시켰다.



“회사 안에 축적된 지식을 제대로 연결해 쓰기만 해도 생산성은 지금의 세 배가 될 것이다.”

1990년대 HP 최고경영자(CEO)였던 루 플랫이 남긴 이 말은 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와 문서를 쌓아두고도 직원들은 왜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찾아 쓰지 못할까. 흩어진 지식을 연결해 실제 업무 생산성을 혁신하는 기업이야말로 미래의 승자가 되는 게 아닐까.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기업용 AI 스타트업 글린(Glean)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 기업이다. 글린은 기업 전반에 흩어진 문서, 대화, 코드, CRM 데이터 등을 회사의 맥락 안에서 연결, 통합해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실제 업무까지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업무용 AI 플랫폼(Work AI platform)’을 표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비대면 근무 환경과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여러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데이터 파편화에 시달리던 기업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글린은 그야말로 로켓 성장했다. 최근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 2억 달러(한화 약 2950억 원)를 돌파하고 지난 1년간 연간 계약 규모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7000만 원) 이상의 고객군은 약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글린이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 지분 투자액은 약 7억6500만 달러(한화 약 1조1290억 원)이며 최근 시리즈 F 라운드에서는 72억 달러(한화 약 10조621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성공 사례가 없어 ‘기업들의 무덤(graveyard)’이라 불리던 엔터프라이즈 검색 시장에서 글린은 어떻게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며 선두 주자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 글린이 AI를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일하는 방식의 재설계’로 연결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DBR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글린 오피스에서 토니 젠틸코어 글린 공동창업자(Co-founder), 맷 킥스묄러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김수연 PM(Product Manager)을 만나 진행한 현장 취재를 통해 실리콘밸리 유니콘 기업 글린의 성장 전략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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