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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39호를 읽고

김현 | 241호 (2018년 1월 Issue 2)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가장 똑똑하거나 가장 힘이 센 생명체가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명체가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몰아치는 21세기에 변화는 선택지가 아닌, 생존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과제다. 10년 넘게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해온 필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획, 전략 수립이라는 새로운 DNA를 얻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필자에게 DBR 239호 스페셜 리포트 ‘2017 Business Cases’는 생존의 비법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오직 ‘재미’ 하나만 보고 과감하게 기획한 게임 창업의 성공 케이스부터 과거 성공 경험에 도취돼 나쁜 관습을 고수하면서 나락으로 추락한 일본 대기업 사례에 이르기까지 유용한 레퍼런스 역할을 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삼성전자 갤럭시 S8 같은 성공 케이스들의 공통점은 핵심 역량과 강점을 살리면서 단점은 빠르게 인정하고 혁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컨대 펍지가 스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서 당장의 수익성보다 확장성을 선택한 것은 한물간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탁월한 아이디어였다.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1인 개인 방송을 연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갤럭시 S8도 과거 갤럭시 노트7의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없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반대로 토이저러스나 고베제강 같은 케이스는 분명 중간에 잘못된 점을 깨닫고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놓치고 주저했기 때문에 실패한 사례로 읽혔다. 특히 토이저러스의 몰락은 새로운 경쟁자와 고객 가치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자를 동종 업계 경쟁 기업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현대자동차는 벤츠나 BMW 같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애플과 테슬라 같은 IT 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잭 웰치 GE 전 회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 당한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은 기존의 DNA뿐 아니라 환경 변화를 읽으면서 신속하게 혁신하는 ‘환경 적응형 DNA’를 갖춰야 한다.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DNA를 갖춘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 제14기 독자패널(현대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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