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133호를 읽고

올해 여름에는 유난히도 예고 없는 폭우가 잦았다. 경영환경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여러 변수가 도처에 널려 있다. 이 때문에 기존 경영학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경영 해법을 제시한 DBR 133호의 Unconventional Insights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다소 과학적이지 않게 보이는 방법이 때로는 해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관상과 풍수, 기 등을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실제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일정 부분은 성과를 내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또 경영현장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할 때 답이 보이는 사례도 많았다.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교수가 쓴 얼굴경영 관련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기업의 성과에 따라 CEO의 인상이 달라진다. 또 인상을 잘 경영하면 성공할 수 있고 이런 인상은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다. CEO를 꿈꾸는 사람들은 평소 좋은 인상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관리자들이 단기성과에 집착해서 부하직원에게 늘 찡그린 인상만 보여준다면 귀감이 되는 리더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의 ‘자신감과 기’도 항상 창의성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감이 있어야 독창성이 발휘될 수 있고 두뇌가 더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역시 곱씹어 봐야 하는 내용이다. 유정식 인퓨처컨설팅 대표의 ‘심리와 경영’에서는 경쟁 대신 협력을 강조했다. 경쟁은 비용을 늘리고 성과를 떨어뜨린다. 사마천이 쓴 역사서 <사기>에 따르면 ‘아무리 뛰어난 리더도 부하 세 사람만 못하다’. 리더는 인재들이 마음 놓고 능력을 보일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된다. 그래야 인재들에게서 한계를 뛰어넘는 자신감이 나오고 독창성, 창의성이 창출되는 것이다. 결국 Unconventional Insights에서 강조하려는 내용은 현대 경영에서도 모든 문제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풀어야 한다는 동양적인 철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업인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과학과 논리만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과학과 논리만으로는 경영학의 방대한 내용을 설명할 수 없다. 경영학에서 다루지 않는 관상, 풍수, 기 등의 요소들은 경쟁과 성과에 가위 눌린 경영인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은 이런 요소들이 경영학의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적절하게 경영과 접목시키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는 논리로 풀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때로는 과학적이지 않은 방법이 오히려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닐까.

김세창

DBR 제5기 독자패널(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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