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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6일, 1996년 창업한 구글이 100여 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기사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거기에 이 사건을 예상하고 87호를 기획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기가 막히게 M&A 관련 Special Report를 다룬 DBR을 보고 놀라면서도 반가웠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뉴스에 대해 국내 전자제조 업체는 물론 정부도 놀라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87호에 게재된 아티클들을 보면서 이번 M&A 빅딜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격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즉 M&A의 성패가 누구를 인수하느냐에도 달려 있지만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다시 말해 PMI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는가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이번 87호에서 말하고 있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M&A 이벤트에 놀라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란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류주한 교수와 안동순 파트너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 100일 이내에 M&A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현실에 적용해 볼 때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100일째가 되는 11월 말께 구글의 행보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재미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번 호를 통해 PMI라는 것이 조직 통합에서부터 오퍼레이션, IT, 법률에 이르기까지 단순 결합 이상의 전사 통합이 이뤄지는 과정이며 ‘남의 회사’를 ‘나의 회사’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종합예술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또 타깃 기업의 정확한 실사만큼이나 PMI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이는 실로 M&A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87호에서 나의 가슴을 찔렀던 ‘Interview with the Maestro’ 코너에서 김석철 아키반 대표가 한 말을 기억하고 싶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을 알고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성실성과 신뢰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찮은 세속적 성공과 개인적 성취가 삶의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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