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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준 -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신선식품본부장

백승준 | 30호 (2009년 4월 Issue 1)
요즘 연일 승전보를 전하며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이 자랑스럽다. 경제를 야구와 비교해보니,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공격과 수비 모두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야구 경기에서는 스타플레이어 1명만 있어도 홈런으로 점수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점수를 지켜내고 새로운 도약의 뒷심을 마련하려면 팀원들끼리 긴밀히 협력해 탄탄한 수비를 펼쳐야 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는 연타석 홈런을 때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안정적인 수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그런 점에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9호에서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제시해 반가웠다. 우선 준 코트 교수 등이 쓴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의 기사 ‘착한 제품이 소비자 흔든다’가 눈에 띄었다. 이 연구에서는 소비자들이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는 반면, 비윤리적으로 보이는 기업에는 낮은 가격을 요구하며 처벌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처벌 가격’은 소비자들이 윤리적 제품에 지불하려는 추가 가격보다 훨씬 크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을 이끌어내는 공격력도 중요하지만,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기업을 살려내는 기여라는 수비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단기 성과에 급급해 윤리 경영에 골고루 투자해두지 않는다면 냉정한 소비자들의 강한 타구에 일순간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창립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고객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홈플러스로서는 상품의 가격, 품질, 구색만 강조할 게 아니라 우리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착한 홈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DBR이 경영자들에게 큰 조언을 해준 것 같다.
 
스페셜 리포트 ‘Harnessing Employee Innovation’에서 제시한 제안 제도 혁신 솔루션도 흥미로웠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라고 하면 어떤 대단한 변화를 기대하고, 기업 외부의 아이디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기업 내부의 엄청난 자원(직원들의 아이디어)에 눈을 돌려야 한다. 중세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은 음악가, 미술가, 철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생긴 시너지로 르네상스라는 혁신의 시대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조직과 분야 간 장벽을 낮춰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주고받는다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팀워크’다. 9회 말 2아웃처럼 여겨지는 불황이지만, 팀원들을 끝까지 끌어안고 그들 안에 잠재된 무한한 능력을 끌어낸다면 드라마틱한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DBR이 한국 경제라는 그라운드의 탁월한 전략 지침서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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