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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버추얼 휴먼의 숙제는 ‘인류를 이롭게’

오제욱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최근 생성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채팅만 할 줄 알았던 GPT는 이제 이미지를 이해하고 무수히 많은 페르소나 챗봇으로 파인튜닝돼 ‘온라인 여자친구’를 쏟아내고 있다. 스테이블 디퓨전, DALL-E로 대표되는 이미지 생성형 AI들의 약진 또한 믿기 힘들 만큼 빠르다.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운 정교한 가상 얼굴 그래픽으로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던 버추얼 휴먼 루이가 출시된 지 이제 겨우 3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얼굴뿐만 아니라 사고, 목소리, 몸, 배경까지 AI로 생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AI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는 스카이넷이나 자비스, 둘 중 하나와 이웃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스카이넷은 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와 대립하는 적으로 묘사되는 AI다. 반면 마블의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비서’ 자비스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돕는 동료다.

2010년 이후 출생한, 디지털에 친숙하고 능숙한 세대를 알파세대라고 부른다. 알파세대는 MZ세대보다도 더 확실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화면을 터치하며 작은 디스플레이 속에 펼쳐진 환상적인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고, 그 세상 속에 구현된 다양한 존재들과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그 존재들은 어떤 경우 사람의 모양을 한 실제 사람의 아바타이고, 어떤 경우 사람의 모양이 아닌 텍스트 형태의 ID로만 표현되는 누군가이기도 하고, 심지어 그 배후에 사람이 아닌 AI가 있기도 하다. 어떠한 형태든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사람에 의해 사람처럼 여겨진다는 면에서 ‘버추얼 휴먼’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루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외관에 진짜 사람 같은 대화로 큰 반향을 얻은 국내의 대표적인 페르소나 챗봇이다.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과 디오비스튜디오는 각자의 기술을 더해 또 다른 페르소나 챗봇 강다온을 개발했다. 강다온이 이루다와 다른 것은 사실적인 사람의 얼굴을 입은 챗봇이라는 점이다. 강다온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면 사람들이 그를 ‘자기’ ‘남자친구’ 등으로 친근하게 부르며 상호작용에 진심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AI로 생성하는 버추얼 휴먼들은 그래서 알파세대에게는 리얼 휴먼(진짜 사람)과 다름이 없다. 그들이 살아온 세상의 절반은 디지털이기 때문에 그 세상에서 만나고 상호작용한 버추얼 휴먼들을 리얼 휴먼들과 차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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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제욱

    오제욱joshua@dobstudio.co.kr

    디오비스튜디오 대표이사

    필자는 연세대에서 중어중문,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가톨릭대 한류경영 MBA를 졸업한 신사업 개발 전문가다. 2020년 그가 창업한 디오비스튜디오는 배우 윤여정의 이십 대 얼굴, 울랄라세션의 고 임윤택, 공군 고 박인철 소령 복원 등 AI를 활용한 가상 얼굴 그래픽 기술로 주목받았고 글로벌 딥테크 스타트업 50, 글로벌 생성 AI 스타트업 톱 250,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 아기유니콘 기업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0년 디오비스튜디오가 첫 출시한 버추얼 휴먼 루이는 리얼한 가상 얼굴로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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