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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vs. 소매, 갈등 해소하고 상생 비즈니스 모델 구축하려면...

니라즈 다와르(Niraj Dawar) | 126호 (2013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3년 겨울 호에 실린 웨스턴대 리처드 아이비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 니라즈 다와르(Niraj Dawar)와 스티븐 M. 로스 경영대학원 박사 과정에 있는 제이슨 스토넬리(Jason Stornelli)의 글 ‘Rebuil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Manufacturers and Retailers’를 번역한 것입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제조업체와 소매업체 간의 주도권 다툼에서 승리하는 쪽은 언제나 소매업체인 것처럼 보인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은 고객 관계 및 제품 배송을 직접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매업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돼 있다. 수많은 산업과 시장에서 소수의 소매업체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통적인 영업 방식하에서건 온라인상에서건 효과적인 판촉, 자체 브랜드를 달고 있는 혁신적인 제품, 고객의 특성을 정확하게 공략하는 가격 정책 및 포인트 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매업체의 능력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다시 말해 소매업체가 시장 접근을 통제하고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소매업체가 이 같은 능력을 갖게 됐다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그 어느 때보다 제조업체들이 소매업체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게 됐다. 둘째, 소매업체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제조업체가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소매업체의 영향력이 점차 증대되자 하드웨어, 서적, 소비가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판매 부문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식료품 업계다. 식료품 업계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은 소매업체가 구축한 고객 관계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는 반면 자사의 브랜드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여러 업계의 제조업체들은 소매업체가 이토록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규모와 집중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들의 주장은 옳다. 예컨대, 월마트(Wal-Mart) 2007년 판매는 월마트의 최대 공급업체인 프록터앤갬블(Procter & Gamble, 이하 P&G)보다 약 4.5배가량 많았다.1 소매업체들은 최근 통합을 추진하고 세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 탓에 제조업체가 발전시킬 수 있는구매 접점(buying points)’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2 2010년이 되자 미국 내에서 10대 식료품 소매업체가 전체 판매의 약 70%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비교를 위해 설명하자면 10년 전에는 이들의 점유율이 30%가 채 되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해 가장 선진적인 국가의 지역 시장 내에서는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3 소매업체의 규모 확대는 또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먼저 소매업체의 자체 브랜드 프로그램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충성심을 이끌어내거나 고객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목적으로 각종 프로그램에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는 게 정당화된다.

 

소매업체의 영향력을 깨달은 제조업체들은 이제 미디어 광고와 소비자 홍보 활동을 통해 직접 고객 관계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B2B 마케팅, 매장 내 홍보, 공동 광고 등에 전체 마케팅 예산의 3분의 2 이상을 할당한다.4

 

지난 몇 년 동안 B2B 마케팅 예산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제조업체와 소매업체, 둘 중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소매업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제조업체의 시도는 부분적인 성공에 그쳤다. 제조업체의 이 같은 노력은 매장에서 특정 브랜드를 강조하거나 특정 제품을 상호 보완적인 다른 제품과 묶어서 맞춤 방식으로 진열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이익을 얻는 데 도움이 될 뿐 영속적인 경쟁우위를 안겨주지는 못한다. 이런 식의 노력은 경쟁업체가 홍보 활동을 위해 좀 더 높은 값을 부를 때까지만 효과가 지속됐다. 결국 돈을 어떤 식으로 지출할지 결정하는 건 소매업체다. 제조업체가 좀 더 나은 전략을 필요로 하는 게 분명하다.

 

소매업체가 우위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 시스템에 불만을 느끼는 것은 소매업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소매업체들은 제조업체의 거래 지원이 부족할 뿐 아니라 충분히 전략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5 소매업체들은 홍보 활동을 이윤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매업체들은 공급업체와 좀 더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고 매장에 대한 고객의 충성심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가격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제조업체로부터 받아 낸 거래 지원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6

 

관계 재건

제조업체와 소매업체 간의 험난한 관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는 대개 양측 간의 힘의 균형에 집중돼 있다. 다시 말해 권력이 어느 쪽에 있는지, 돈줄을 쥐고 있는 쪽이 바뀌는 이유가 무엇인지, 성과가 어떻게 나눠지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필자들은 제조업체들이 소매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매업체와의 관계를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 내용참조.)

 

소매업체는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고객의 충성심을 유도하기도 하고,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기도 하며, 공급업체의 재원을 활용하기도 하고, 간접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도 한다. 영국의 테스코(Tesco), 캐나다의 로브로(Loblaw), 미국 소매업체 코스트코(Costco)와 월마트(Wal-Mart) 등의 기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다양한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소매업체들은 자사가 강조하는 하나의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경우에 따라 2개의 전략을 활용하기도 한다.) 소매업체가 선택하는 특정한 접근방법, 혹은 복합적 접근방법은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고 소매업체를 경쟁업체와 차별화시킨다. 반면 제조업체는 소매업체만큼 융통성 있게 굴 수 없다. 제조업체들은 대규모 고정투자, 자본 회수 기간이 긴 제품 및 브랜드에 발이 묶여 있다. 또한 제조업체는 좋건 싫건 소매업체를 통해서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면 소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이런 기대를 실현시키지 못했다. 여러 판매자가 내놓는 제품을 직접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소매 비즈니스 모델.소매업체와의 관계에서 힘의 균형을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이동시키고, 소매업체의 강점 및 목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노력을 기울이며, 목표 고객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접근하려면 제조업체가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들은 서로 다른 4개의 소매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고자 한다. 테스코는 고객의 충성심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로브로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집중 공략하는 대표적인 소매업체다. 코스트코는 공급업체들이 재고 확보를 위한 자금을 대도록 만든다. 월마트는 이윤을 중시한다. 먼저 각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본 후 제조업체들이 어떤 맞춤형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볼 계획이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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