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9

이직방지, 조직문화와 철학으로 접근하라

95호 (2011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우리 조직은 너무 일밖에 모릅니다”
 
전화벨이 울렸다. 조 대리는 중소기업인 K회사 경영지원팀으로 입사해 5년 차 되는 미래가 유망한 인재다. 김 팀장은 오랜만에 조 대리와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그동안 고생한 것도 있고 정기 면담도 겸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불판 위의 고기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었다. 비워지는 고기와 술잔 사이를 두 사람은 업무와 회사 이야기로 채워나갔다. 어느 사이엔가 술이 조 대리의 얼굴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취기가 두 사람을 감싸 안았다.
 
“팀장님, 저 요즘 너무 힘들어요.”
 
“그래, 나도 힘들어.”
 
“팀장님은 1주일에 4일 늦어도 괜찮으시지만 저는 그렇지가 않아요. 이제 아이는 3살이고 와이프는 일하러 나간다고 난리입니다. 이제 저 보고 애를 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애 보면 되지. 얼마나 좋아. 싫은 팀장 얼굴 안 봐서 좋고. 아침마다 지옥철 안 타고 다녀도 되잖아.”
 
“팀장님, 저는 진담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5시 종 땡 치면 퇴근하는 회사 없을까요?”
 
“그런 회사 있으면 나부터 소개해주라. 대한민국에 그런 회사는 없어.”
 
“팀장님, 지난 5년을 뒤돌아봤을 때 앞날을 생각하면 깜깜합니다. 이런 생활은 살아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족들과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누가 뭐래.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있잖아. 가족들 하고도 잘 살고 있고. 뭐가 문제야?”
 
“팀장님과는 정말 대화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회사에서 인정도 받지. 월급도 수준급이지. 일이 힘들긴 한데 세상에 힘들지 않는 일 있으면 나와 보라 해!”
 
“우리 조직은 너무 일밖에 모릅니다.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만하지 인간적인 대화는 없어요. 커피 한 잔 마시며 이야기하는 시간은 밥 먹고 10분입니다.”
 
“너 그 소리 요즘 취업 못한 대학생들 들으면 열 받는다.”
 
“언제부턴가 제 꿈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회사에서 성공해서 사장되겠다는 꿈은 입사 한 달 만에 사라졌지만 지금은 무엇을 목표로 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다는 거야?”
 
“직장을 떠나 MBA 공부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럼 애 우유 값은 누가 벌고?”
 
“애 우유 값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충당 가능합니다. 돈이 얼마나 들어가든 올해 말까지 다니고 내년에는 진학하고 싶습니다.”
 
“나랑 내기할까? 떠날지 안 떠날지?”
 
“팀장님! 저는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나도 너처럼 가겠다고 우기는 객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 이제 나도 그런 넋두리 받아주는 것도 질렸다.”
 
 

 
 2   조직차원에서 이직방지 대책을 세우자
 
구성원의 이직은 리더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조직관리의 한 대목이다. 어떤 기업은 우수 인력이 떠나갈 경우 팀장 평가에서 감점을 주기도 한다. 이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우수 인력을 뽑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그만한 인재를 키우려면 시간 또한 만만치 않다. 이를 ‘이직비용’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우수 인력의 이직 방지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직에 대한 중요성과 대응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도입사례에서 살펴봤던 김 팀장처럼 답답한 대응을 하게 된다. 이직관리의 중요성과 원인 및 효과적인 대응법을 소개한다.
 
1) 이직의 기능
이직에는 자발적 이직과 비자발적 이직이 있다. 자발적 이직이란 조직으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는 개인이 조직에서 구성원 자격을 끝내고 조직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종업원이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는 전직과 학업, 결혼, 출산, 지병 등 개인적 이유로 떠나는 사직이 포함된다. 반면 비자발적 이직은 종업원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것으로 조직 주도로 이뤄지는 해고, 정년퇴직, 사망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는 비자발적 이직보다는 최근에 많이 일어나는 자발적 이직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러한 자발적 이직의 원인에는 통제 가능한 변수와 불가능한 변수가 있다. 임금, 복리후생, 근무시간, 작업조건, 인간관계 등 조직의 제도와 운영상의 이슈에 대한 것은 통제 가능한 것으로 본다. 반면 구성원의 질병, 사망, 학업이나 가정 문제 등은 통제가 어려운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직에서 이직은 당사와 남아 있는 사람과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각 주체별 긍정적 기능과 부정적 기능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이직으로 신규 인력을 교육시키고 업무가 가중되는 등의 이직비용이 늘어난다. 유능한 인재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손실로 조직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력의 계속적인 이탈은 남아 있는 인력에게 불안을 가중할 수 있다. 특히 조직에 영향력이 큰 인력의 이탈은 남아 있는 사람의 연쇄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조직차원에서 무능한 인재가 떠나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신규 인력 유입으로 조직의 활력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2) 이직의 원인
 
이직의 원인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이직 요인으로는 외부환경 요인, 조직 요인, 작업환경 요인, 직무 요인, 개인특성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환경 요인은 당시의 노동시장 환경을 말한다. 해당 분야의 노동시장 수요는 높은데 공급이 부족하다면 인력의 몸값은 높아지고 이동의 폭은 증가한다. IT 산업이 호황이던 때 해당 인력의 이동이 많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조직 요인은 임금, 복리후생, 승진정책 등이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업무수행 결과에 대해 기대했던 평가나 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 강한 불만을 갖게 되고 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작업환경 요인은 업무수행과 관련된 요인으로 리더의 리더십 스타일, 동료들과의 상호작용 및 인간관계, 작업 조건 및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분위기 등이다. 실제 업무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구성원의 불만족은 증가하고 이직으로 이어진다. 특히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는 이직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직무 요인은 구성원이 일하는 직무의 내용과 역할, 난이도 등 구체적 업무 내용과 관련된 것이다. 높은 수준의 업무를 기대하는데 허드렛일을 하거나 작업의 비중이 낮을 경우 구성원들은 불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자신의 역할이 명확하지 못하거나 과중할 경우도 이직의 중요 요인이 된다.
 
개인특성 요인은 연령, 근속 연수, 가족부양, 책임, 교육, 가족관계 등과 관련한 개인적 요인이다. 이러한 개인특성 요인과 관련한 내용은 조직차원에서 통제하기 어렵다. 다만 사전에 이러한 문제나 이슈를 파악하는 것이 이직을 줄이는 최선의 길이다.
 
3) 이직 방지 대책
 
이직을 막는 최선의 길은 이직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 사람이 이직하는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5가지의 이직요인 중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서 그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직에서 외부환경 요인과 개인특성 요인에 대한 처방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것을 통제불가능 요인이라고 한다. 반면 조직 요인, 작업환경 요인, 직무 요인은 조직에서 통제 가능한 요인으로 이직방지를 위한 대책 요인이 될 수 있다.
 
첫째, 조직 요인은 임금과 복리후생, 승진 등 조직전체 차원의 제도나 방침이다. 이것은 <표 2>에서 보듯이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는 제1 요인이다. 기업 입장에서 직원들이 기대하는 임금이나 복리후생, 승진을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불능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이 정책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당장의 지불능력이 높지 않을 경우 스톡옵션이나 승진 등의 탄력적 운영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직에 대한 직무환경 요인은 리더십이나 대인관계, 일하는 방식이나 작업 조건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조직이 통제할 수 있는 중요 요인이다. 급여나 복리후생이 높지는 않지만 일하는 분위기나 사람이 좋아서 계속 근무하는 사람들도 많다. 작지만 강한 기업은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직무 요인은 작업의 내용과 역할에 대한 것이다. 중소기업일수록 개인이 해야 하는 일이 많거나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람은 적고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해야 하는 역할을 구체화하고 상호 협의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면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결과뿐 아니라 일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직은 개인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직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그 조직의 문화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이직은 조직관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프로세스에 해당하며 조직 상황과 구성원의 현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우리는 인력관리의 거울을 어떻게 닦고 관리하고 있는가?
 
 
 
 
 
 
 
 3   이직관리는 조직문화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는 것이 이직과 신규 인력선발이다. 대기업은 사람들이 서로 가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아무리 일자리가 넘쳐나도 쳐다보지 않는다. 좀 쓸 만하게 키워 놓으면 새로운 직장을 찾아 구직기업을 기웃거린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옮기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 실현이라는 취지에서 보았을 때는 권장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력은 잡고 싶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나가길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인력관리의 함정이 숨어 있다. 실제 우수한 사람은 서로 오라고 하며 먼저 옮기는 경우가 많다. 떠나는 것으로 마음을 정한 사람에게 더 나은 대우나 조건을 제시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떠나는 차표를 끊은 사람을 붙잡는 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결론은 떠나려는 마음이 들기 전에 그 마음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면 기업의 브랜드와 연봉 등 처우 조건으로 사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는 그마저도 여력이 없다. 더구나 빈약한 조직 요인, 작업환경 요인, 직무 요인 어느 하나 완벽하게 갖춘 것이 없다. 그때그때 닥쳐오는 일감을 쳐내기 바쁘다.
 
그럴수록 체계를 잡고 자기 기업에 맞는 특징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 미라이공업이라는 유토피아를 실현한 기업이 있다. 미라이공업은 마쓰시타 등의 전기전자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미라이공업의 사람들은 자기가 원할 때까지 일을 할 수가 있다. 승진은 이름이 든 명단을 선풍기에 날려서 가장 멀리 간 사람이 한다. 잔업이 없고 휴가가 가장 긴 기업이다. 그래도 항상 이익을 내고 있다.
 
이것은 조직의 문화이고 경영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한 번 쉬면 더욱 쉬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경영자는 촉박한 일정과 품질을 고려해 구성원을 다그친다. 경험과 실력이 부족한 사원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간다.
 
우리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인가? 그 무기의 하나가 대인관계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사람을 이어주는 강력한 끈이다. 성공하는 기업에 가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평생 일하고 싶다.” 그렇다. 1, 2년이 아니라 장수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을 지켜주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마음을 얻는 출발점은 바로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에 있다.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고 엮어가는 것은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다소 환경이 열악하고 급여 조건이 낮아도 사람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믿고 맡기며 성공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성공하는 기업가들의 한결 같은 공통점이다. 1등 인재 없이 1등 기업이 될 수 없다. 1등 인재를 만드는 첩경은 서로가 믿고 따르는 관계 속에서 시작한다.
 
 

 
 4    조대리의 이직방지 대책과 코칭
 
김 팀장은 전날 술자리에서 나눴던 조 대리의 이야기로 계속 마음이 심란했다. 당장 조 대리가 빠진다고 생각했을 때 현재 구축한 긴급 프로그램 운영과 설계 자동화 시스템 등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경영지원팀은 조 대리를 포함해 과장 1명, 대리 1명, 사원 3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 대리는 실무의 핵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사원들이 있지만 조 대리만큼 일하려면 적어도 2년은 있어야 한다. 김 팀장은 답답함 마음에 이직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봤다.
 
조 대리의 이직 원인과 대책을 분석한 표를 정리해보니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회사의 핵심인력들이 대리 고참에서 과장급인데 실제로 조 대리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김 팀장은 이번 기회에 맞벌이 부부 사원에 대한 지원과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 비용은 우수 인력의 이직 비용에 비하면 큰돈이 아니었다.
 
특히 조 대리가 희망하는 학업 욕구를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경력개발 프로그램이 시급했다. 이 프로그램을 다른 사원들에게도 확대한다면 핵심인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MBA 프로그램 등 우수하면서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다. 이번 기회에 사내 직원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한 사장님 결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조 대리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시급했다.
 
다음날 김 팀장은 조 대리와 저녁식사를 같이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스테이크를 잘하는 집으로 갔다. 간단한 와인을 곁들이면서 대화를 나누기엔 안성맞춤이다.
 
“이 집 스테이크 맛은 어때?”
 
“역시 팀장님께서는 미식가십니다. 어떻게 맛 좋은 집들을 이렇게 많이 알고 계세요?”
 
“나만 따라다녀. 그러면 맛있는 곳 더 많이 소개해줄 테니. 그런데 조 대리. 꼭 회사를 그만두고 학업을 해야 할까? 일을 하면서 공부도 하고 배운 것을 조직에 활용하면 더욱 살아 있는 공부가 되지 않을까?”
 
조 대리는 잠시 말이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먼저 조직에서 허용해줄지와 허용해준다고 하더라도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한 양자를 병행했을 때 가족과의 시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저녁시간의 일부분은 아이 양육을 위해서 할애해야만 했다. 와이프도 전 직장에 복귀하면 야근할 것이 뻔하다. 워킹맘이라고 봐주는 회사는 없다. 더구나 아내의 성격을 보았을 때 일을 하면 악착같이 하는 체질이다.
 
“팀장님, 저도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하는 아내를 위해서는 제가 일정 부분 아이를 돌봐야 합니다. 현재 부서의 사정을 잘 알면서 제가 1주일에 2∼3일 정도 일찍 귀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경영지원팀이라고 매일 늦게 가야 하는 법은 없어. 다만 우리가 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즐겨 했을 따름이지. 지금부터라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되지.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에는 휴가도 가고.”
 
“팀장님,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하지만 공부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둘 다 소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일의 일부분을 누군가가 해줘야 하구요. 사실 그런 부탁하는 것도 저의 성격에 맞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집중해서 공부도 하고 싶고요. 설계 업무를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좀 더 체계적인 이론과 방법이 필요하다는 갈증을 항상 느껴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공부도 하고 실력도 업그레이드하고 싶습니다.”
 
“실력을 키워서 어디에 활용할 건데?”
 
“컨설팅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그래, 조 대리 나도 그 맘 알지. 자네랑 같이 일한 지도 벌써 4년이 다 돼 가는데. 조 대리는 충분한 자질을 가졌어. 훌륭한 컨설턴트가 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5년의 직장경험만으로는 좀 짧지 않을까?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충분한 실력과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지. 하루 이틀 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지. 다들 너무 성급해. 그러니까 제대로 된 제품이 안 나오는 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조 대리와 이야기하면서 회사의 인력관리 전반에 대해 생각해보았어. 우리가 중소기업이라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어떤 강점을 가진 회사가 될 것인가를 생각했지. 이직률이 높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사원들을 붙잡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래서 경력개발 프로그램으로 MBA프로그램과 학위파견 프로그램을 준비할까 싶어.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는 회사 근처에 아이들 돌보는 집을 마련할까 싶어. 하나씩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사원들의 안정화와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맞습니다. 저와 같은 맞벌이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수 인력들은 아이들 육아에도 관심이 많죠. 그런 프로그램을 시도하면 우리도 대기업 부럽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 조 대리, 이번 프로그램을 자네가 맡아서 기획해주면 어떨까?”
 
“식사 자리에서 회사 업무 요청 안 하기로 하셨는데 방금 말씀하신 주제는 정말 회사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습니다.”
 
“그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수혜자는 자네가 될 거야.”
 
“팀장님, 그러면 너무 속보이는 것 아닙니까? 남들이 보면 거시기 할 텐데요?”
 
“자네를 얻을 수 있다면 거시기쯤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 하하하.”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김성완 대표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