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

“다른 업무 해보고 싶다고? 큰 일꾼되는 기회로 삼게”

82호 (2011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 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 경영진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팀장님! 저 부서를 바꾸고 싶습니다”
김 팀장은 심심해 대리에게 목표설정 면담을 마무리 하면서 물었다.
 
“심 대리, 자네도 이제 회사생활 6년차인데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야지. 내년이면 과장 진급 케이스인데, 다른 사람과는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지. 올해도 멋지게 한번 해보자고.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나 질문 있으면 이야기 하세요.”
 
“저, 팀장님, 작년 말부터 생각해봤는데, 재경팀을 떠나 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무슨 소리야, 목표를 설정하는 마당에 팀을 바꿔달라니. 자네는 아직 재경팀에서 못한 업무도 많고, 다른 팀에 가면 찬밥 신세가 될지도 몰라. 내년이면 승진할 텐데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을거야.”
 
“물론 저도 진급한 뒤에 옮기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렇지만 과장이 돼 새로운 업무를 배우기는 너무 늦지 않나 싶습니다. 이왕 새로운 업무를 하려면 대리시절에 경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옮기려는 진짜 이유가 뭔가? 혹시 다른 사람하고 문제라도 있나?”
 
“아닙니다. 팀원들과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업무에 대한 성취감이나 재경 담당자로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재경담당 임원이 되고 싶다는 꿈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다만 재경임원이 되려면 사업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팀장님께서도 말씀을 하셨지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회사에 들어와 자금업무, 세무업무, 지금의 원가업무를 하면서 재경부문은 어느 정도 배웠다고 봅니다. 물론 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요. 재경업무도 좋지만 이제 사업부의 기획이나 영업 업무를 하면서 사업 감각을 키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말엔 동의하네. 재경업무를 하는 사람이 사업을 모르면 회계쟁이로 남을 수밖에 없지. 그렇지만 재무회계 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다른 업무를 한다는 것은 욕심일 수 있지. 그리고 사업부 기획부서나 영업 부서에서 받아줄지도 미지수고.”
 
“그래서 팀장님께 부탁을 드립니다. 재경팀을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폭넓은 시각과 경험을 한 후 다시 재경팀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심 대리, 한번 더 생각을 해 봅시다. 부서이동이 쉬운 것 같지만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고 타이밍도 중요하니.”
 
김 팀장은 부서이동 건을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말한 뒤 심 대리를 돌려보냈다. 우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심 대리 개인 차원에는 좋은지, 심 대리가 떠나면 누가 대신할지 고민이 밀려왔다. 김 팀장은 다른 멤버들의 목표 설정 미팅을 마친 뒤, 저녁 식사로 예정된 통(通)코치를 만나서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통(通)코치님, 오늘은 팀원의 부서이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 또 팀원들 중에서 속을 썩힌 친구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닙니다. 오늘 심심해 대리와 면담을 하는데 갑자기 이 친구가 ‘부서를 옮기고 싶다’고 하지 않습니까. 심 대리는 대리 3년차로 내년이면 과장 진급 후보자입니다. 타이밍도 그렇고, 업무고과도 B플레이어고, 다른 직무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심 대리가 부서를 옮기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재경 업무를 6년간 해서 이제 매너리즘에도 빠지고, 별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한 부서에서 6년간 일을 했으면 짧은 것은 아니네요. 팀장께서는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그래서 제가 통(通)코치님께 상의를 드리지 않습니까. 심 대리가 빠지면 당장 해야 하는 재경시스템 개선Task를 대체할 멤버도 없고요. 개인을 생각하면 보내주는 것이 좋을 듯한데 팀을 생각하면 답답합니다.”
 
“팀장님 마음이 무겁겠습니다. 팀원이 떠난다는 것은 일단은 자원의 손실로 부서 업무에 타격을 줄 수 있지요. 그래서 항상 사전에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상책인 모양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먼저 회사 차원과 심 대리 개인 차원에서 부서 이동을 고려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여기에 팀의 상황도 고려해야겠지만 그것은 2차적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회사차원의 직무순환제도
 
1 - 동일한 직무를 3년 이상 수행하였으며 이동과 관련해 결격사유가 없는 자에 대해 직무순환의 자격을 준다.
 
단 소속 부서장이 직무이동과 관련해 적합성을 판단하고 이동부서와 협의하에 진행한다.
 
2 - 동일한 직무를 5년 이상 수행했으며 이동과 관련해 결격사유가 없는 자에 한해 직무순환의 우선자격을 부여한다. 단, 소속 부서장이 직무이동과 관련해 이동부서와 협의하에 진행한다.
 
3 - 인사팀은 필요한 경우, 일정한 자격요건(위1항, 혹은 2항)을 충족한 자에 한해 공개적으로 사내 직무이동 희망자를 파악해 인력 요청부서와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아직 회사 차원에서 직무이동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진 않습니다. 주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진행을 하지요. 심 대리의 경우, 동일 직무를 6년째 하고 있으니 이동의 근거는 된다고 봅니다. 또한 재경 직무와 사업부 기획이나 영업 직무까지 소화할 경우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본인이 그 쪽 팀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낼 때 가능한 이야기죠. 팀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심 대리 밑에 있는 박똑똑 사원을 좀더 육성하면 당장의 업무 공백은 메울 수가 있지요. 근데…”
 
“혹시 걱정되는 것이라도 있는지요?”
 
“작년에 사원 한 명을 사업부 기획으로 보냈다가 퇴사한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 팀에서도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계속 문제를 일으키다가 사업부 기획관리팀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거기서도 적응을 못해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그때 제가 무척 곤란했거든요. 우수한 자원이 아니라 ‘폭탄 돌리기 한 것 아니냐’고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비난도 받았지요. 그러다 보니 다른 팀에 인원을 보낼 때는 우수한 자원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더욱이 조직에 적응도가 떨어지는 친구는 이동을 해서도 적응을 잘 못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부서 이동자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분석도구 같은 것은 없을까요?
 
“역시 꼼꼼하신 김 팀장이십니다. 약식으로 만든 ‘직무 이동자 적절성 체크리스트’를 한번 검토해 보시는 것도 판단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모쪼록 좋은 결정을 하셔서 팀과 본인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2. 직무 순환(Job Rotation)의 적절성을 검토하라
오늘날 직장인들을 일컬어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라고 한다. 야구나 축구 프로선수들이 FA시장에 나와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제 직장인들도 자신의 비전과 가치에 따라 직장을 바꾸는 것이 어색하지 않는 시대다. 오히려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조직의 입장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떠난다는 것은 크나큰 비용의 손실이다.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엄청나다. 더구나 그 사람이 빠짐으로 인해 조직 업무의 손실은 두말할 것도 없다. 두 발 달린 사람은 잡는다고 잡히지도 않는다. 이미 떠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은 결국 떠나고 만다.
 
그렇기에 우수 인력에 대한 다양한 직무경험을 살리려면 사내 직무 순환에 대한 제도나 규정이 필요하다. 특히 이동을 하고 싶어도 제도적 장치가 없을 경우 이동을 판단하는 것은 팀장의 권한으로 남는다. 좋은 팀장을 만나면 이동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말도 못 꺼내는 것이 현실이다. 조직차원에서 직무이동을 제도화하면 팀장이나 팀원들에게도 직무 이동을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직무순환에 대한 제도상 인사평가의 점수를 직무 이동의 기준으로 설정함으로써 우수한 인력 중심의 이동을 권장하고, 이동 희망자에 대해 자격요건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부서 이동과 관련한 잡음으로 결국 조직을 떠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특히 부서 이동은 주는 쪽과 받는 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가기로 약속이 됐는데 갑작스러운 조직 변경이나 부서장이 바뀌는 바람에 이동이 막힐 수도 있다. 조직 내 부서 이동은 회사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회사차원의 직무순환제도 Tip 참조)
 
회사의 제도나 규정 등 하드웨어 시스템이 구비됐더라도 직무이동을 신청하고 보내기까지 어떤 사람이 적합한지 한번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 <표1>은 당사자의 업무 역량, 대인 관계, 개인 비전, 회사 정책을 고려한 다각적 측면에서 필요성과 당위성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저성과자와 고성과자의 직무 이동에 대해서는 구분해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1>에서 처럼 저성과자의 이동은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한다. 이동의 원인이 대인관계의 문제인지, 자신의 업무역량 부족으로 성과를 창출하지 못해서인지, 현재의 직무와 본인의 비전이 달라서인지에 따라 별도의 검토를 해야 한다. 저성과자의 사례는 전체 조직의 성공과 본인 육성 차원의 필요성에 따라 검토돼야 한다.
 
다음으로 고성과자의 경우 <그림1>에서처럼 개인의 역량 강화 차원인지 조직 차원의 핵심인재 육성 차원인가에 따라 분리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핵심인재 육성 차원의 직무순환은 인재 육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다양한 사업의 경험을 체험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의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다만 개인차원에서 경력비전과 역량강화를 위해 이동을 희망할 경우 직무 이동자를 받는 부서의 팀장과 사전에 협의가 필요하다. 타 조직으로 이동한 후 본인의 역량 강화가 조직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 및 조치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직무 이동은 본인이 현재의 조직에 만족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 결국 직무 이동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으려면 인력을 보내는 부서의 팀장과 받는 부서의 팀장이 조직의 성공과 개인의 육성 관점에서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로운 부서에 배치받았을 때 경력사원과 마찬가지로 그 업무를 처음부터 적응하고 숙달될 수 있도록 팀 내 멘토를 두어 일정기간 지원해준다면 이동 후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 개인업무 능력강화 욕구를 조직차원의 역량 강화로 연결하라
김 팀장은 심 대리의 직무 이동 상황에 대해 <표1>을 활용해 <표2>처럼 정리했다. 분석표를 검토한 뒤 김 팀장은 심 대리와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이었다. 심 대리와는 3년을 같이 일했지만 단 둘이 저녁식사를 한 것은 처음처럼 느껴졌다.
 

“심 대리, 기획이나 영업부서로 이동하면 잘할 자신이 있나?”
 
“예. 잘할 자신 있습니다. 재경팀에서도 열심히 했듯이 사업부 기획이나 영업팀에 가서도 열심히 해서 꼭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나는 심 대리의 그런 점이 참 마음에 들어. 다른 사람 같으면 업무 경력 쌓아서 도망갈 궁리나 할 텐데, 심 대리는 젊은 친구가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다할까?”
 
“다 팀장님 덕택입니다.”
 
“내 덕택이라고?”
 
“예, 평소 팀장님은 개인과 조직 비전의 일치를 강조하셨습니다. 회사에 들어와서 사장은 못해도 임원은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나 조직과 함께 평생을 함께하는 것은 삶의 큰 보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연봉이나 승진을 조건으로 이동하는 친구들에 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회사로 이동한 친구들을 보면 성공 확률보다는 계속 회사를 이동하는 나그네처럼 보였습니다. 그럴 바에는 자신을 알아주는 조직에서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역시 재경 담당자답게 계산 하나는 치밀하구만. 심 대리의 그런 의욕을 높이 평가하고 꼭 회사에 필요한 큰 일꾼이 되길 바라네. 자네처럼 묵묵하게 일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는 사람이 조직에서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새 부서 가서도 초심 잃지 말고 열심히 하기 바라네.”
 
“팀장님, 감사합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 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