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강 상무를 구하라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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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구성원이 모인 회의 시간.
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않는 가운데 무거운 침묵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흠흠… 아무래도 대화 주제가 너무 어려운가요? 이러다 하루가 다 가겠는 걸?” 하면서 슬쩍 시계를 보니 이게 웬걸, 겨우 10분도 지나지 않았건만 심적으로는 족히 한 시간은 더 지난 것 같다.
“그래요. 아무래도 우리 사업본부의 비전을 다 같이 고민해 보자는 것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니… 좀 더 생각하고 이야기해봅시다.”
그렇다. 오늘 오랜만에 전 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새롭게 출범한 미래생명사업본부의 비전을 정립하고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뒤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얼마 전에 있었던 작은 사건 때문이었다.
K바이오로 이직한 후 하루를 48시간처럼 바쁘게 보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본부장으로서의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때였다. 난데없이 임 주임이 사표를 제출했다. 제품디자이너인 임 주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입사 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으로 미래가 기대되는 재원이었다.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는 유 과장이 미래생명사업본부로 옮길 때 유일하게 요구한 조건이 임 주임과의 동반 이동이었을 정도였다. 그런 임 주임이 나에게 독대를 요청했을 때만 해도 고민이 있는 직원의 든든한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어요.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회사를 그만 두고 싶어요.”
“아… 아니… 갑자기 왜….”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 그거야… 신규 사업 개발은 신중해야 하니 아직 구체적인 업무가 정해지지 않아서 본인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할 수도 있지만 말이야.”
“… 이런 말씀드리기 죄송스럽지만… 미래생명사업본부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요. 제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이에요. 그러다 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지 않아요.”
이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후 곰곰이 고민해 보니 임 주임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과도 함께 공유하는 조직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마음 같아서는 워크숍이라도 가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직원들이 다 같이 모이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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