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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의 리테일비즈니스산책

쑥쑥 크는 DTC… 리테일러, 어떻게 대응할까?

황지영 | 307호 (2020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제조사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DTC 브랜드가 소셜미디어의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리테일러들은 DT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DTC의 약한 인지도를 보완해주는 한편, 기존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하는 데 발맞춰 리테일러들도 DTC 혁신의 강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DTC 브랜드들의 빠른 실험과 반복을 통한 유연한 프로모션, 콘텐츠 중심의 소통 방식, 매장 디스플레이를 통한 스토리텔링 방식에 주목하자.



DTC(Direct-to-Consumer)의 선전

요즘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바로 DTC(Direct-to-Consumer) 브랜드라는 점이다. 여행용 가방 브랜드 어웨이(Away),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Warby Parker),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 남성복 브랜드 보노보스(Bonobos),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 등이 대표적이다. DTC는 제조사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말한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중간 마진이 없어 제조사의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판매가격 또한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고객과의 소통이나 상품 프로모션 등을 유통업체와 조율할 필요 없이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직접 판매라는 모델은 과거부터 존재해왔지만 소셜미디어 중심의 DTC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9년 DTC 매출은 142억 달러(약 17조 원)였는데 2020년에는 이보다 24.3%나 늘어난 180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1 한국에서도 마약 베개, 악어발팩, 퓨어썸 샤워기, 물에 타 먹는 음료 링티, 소형 마사지 기구 쿨럭, 매트리스 몽제, 칫솔 소독기구 휘아 같은 DTC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마약 베개 등으로 유명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소비자의 작은 니즈를 공략한 상품을 기획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영상을 제작해 어필하는 미디어커머스 모델로 성공했다. 그중 성공적인 매출을 보인 브랜드는 자체 웹사이트로 피벗(pivot)해 독립적인 브랜드로 키운다. 동영상 시청에서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은 편인데 마약 베개 120만 개, 퓨어썸 샤워기 150만 개 등 엄청난 판매로 2020년 1169억 원까지 매출이 늘었고, 창업 5년 만에 유니콘 기업을 노리고 있다.2

DTC의 성장은 소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고객 행동의 변화를 반영한 트렌드라는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조사이건, 유통업체건, 누가 판매하는 상품인지보다 상품 자체가 자신에게 무엇을 어떻게 어필하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월마트, 타깃, 이마트 같은 전통적인 리테일러가 파는 상품인지, 즉 누가 판매하는지보다 상품의 개성, 가격 등을 고려한 가치(value)를 더 따진다. 한 예로 여행용 가방 브랜드 어웨이는 처음 론칭할 때 인스타그램에서 기존 여행 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하고 세련된 색상, 럭셔리하지만 적절한 가격(225달러, 약 30만 원), 캐리어에 탈착이 가능한 충전기 등을 통해 이전 가방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품 가치를 어필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무채색 위주의 여행용 가방과 차별화되는 세련되고 다양한 색상과 스마트폰 배터리가 줄어드는 데 대한 일상적인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옵션에 열광했다. 구매자들이 “공항에서 어웨이 캐리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너무 반갑다”고 말할 정도로 브랜드 커뮤니티(Brand Community)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기업 문화에 대한 폭로가 나오면서 어웨이는 현재 주춤하고 있지만 비슷한 버전인 칼팍(CalPak)과 모노스(Monos) 같은 DTC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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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지영jiyoung.hwang.retail@gmail.com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 마케팅 전공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 『잘파가 온다(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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