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동서발전의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 탄력적 증원
공공기관 혁신이 민간 기업으로 파급 효과

253호 (2018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그 어느 때보다 일자리 창출이 절실해진 현재,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한 공기업 두 곳이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동서발전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과감하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창업 인큐베이팅을 실행했다. 한국동서발전은 탄력적이고 유연한 증원과 신규 채용을 통해 기존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공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두 기업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은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2018년 상반기에 진행한 ‘2017 공기업 경영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살펴본 결과, 정부 정책의 조기 이행을 위해 많은 공공기관이 노력했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동서발전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공기업의 일자리 창출 성공 사례를 제시하고 이들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고자 한다.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두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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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천국제공항공사

2017년 5월12일. 취임한 지 3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질 좋은 일자리 확충’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공간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뒤섞여 있는 곳이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인천국제공항은 한국을 오가는 국제선의 약 80%가 통과하는 최대 공항이다. 최근 제2여객터미널(Terminal 2)이 문을 열었고 글로벌 공항복합도시 개발 등이 진행되면서 2022년까지 신규 일자리 5만 개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노사 전문가 협의체(이하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해 속도감 있는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일자리 정책 상징기관‘이 되겠다는 미래상을 정립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한 공항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 방향도 설정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전사적인 이슈로 만들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진행되는 일자리 창출 3단계 로드맵을 구축했고, 2017년도 일자리 3대 추진전략 및 세부 과제를 수립했다. 유연한 일자리 전략을 만들기 위해 기관장을 책임자로 하는 ’좋은 일자리 창출 TF‘를 발족해 강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타 기관에 비해 비정규직 규모가 훨씬 크고 노노 관계 및 노사 관계가 매우 복잡하다는 문제를 극복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이로써 11개 용역사, 1004명을 조기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공사가 이러한 여러 가지 제약조건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투명한 정보 공유와 각계각층의 실행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공사는 비정규직의 발 빠른 정규직 전환을 위해 협의채널을 강화하고 대내외 소통창구를 적극적으로 운영했다. 이를 위해 노동계, 학계, 시민단체로 구성된 좋은 일자리 자문단을 발족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었으며, 노사전 협의체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운영해왔다. 또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용역 수행 및 채용비리 익명신고센터 등을 운영해 자체적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공항 운영의 안정성과 고용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임시 법인을 설립, 운영했다. 2017년 12월 당장 정규직화가 가능한 1000여 명의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이후 용역 계약이 끝나는 회사의 직원들은 임시로 만든 '인천공항운영관리'라는 자회사에 소속시켜 정규직화하고 있다. 이 임시 법인에는 이후 계속 계약이 종료되는 외주 용역 인력들이 입사하게 된다. 나중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노사 전 협의회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조직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영구적 자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정책 가이드라인을 기관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재해석하고, 기관이 처한 제약조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성과를 창출했다. 또 이런 노력을 이어가면서 최종적으로 나머지 9796명 역시 정규직 전환을 의결했다.

비정규직 전환 실적뿐만 아니라 공사의 민간 일자리 창출 실적 역시 두드러진다. 공사는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8만 명의 민간 일자리 창출 목표를 수립했다. 특히 ‘업(業)’의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 공항’을 선도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민간 부문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기관장의 강력한 의지와 체계적인 일자리 추진 체계를 통해 2017년 1만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1만 개 이상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했다. 첨단 ICT에 기반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5개 회사를 창업했다. 또 ‘사회적 가치 실현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사회적 기업 지원 확대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5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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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동서발전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전문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은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한다. 발전소 운전을 담당하는 직원은 4조 3교대 근무를 하는데, 3일 일하고 1일을 쉬는 근무 형태로 주당 42시간을 근무한다. 문제는 교육·휴가 등 일부 직원이 근무에서 빠질 경우 다른 교대 근무 직원이 추가로 대체 근무를 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장시간 근로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장시간 근로는 피로 누적, 생체리듬 붕괴, 재충전 기회 박탈 등 직원의 건강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역량 계발 기회 박탈에 따른 직무역량 저하, 초과 근로 과다로 인한 직무수행능력 하락 등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교대 근무 직원의 장시간 근로 개선과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 방안을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3년 9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형 교대근무 체계 도입’을 노사가 합의했고, 2013년 기준으로 초과 근로수당 25억6000만여 원을 재원으로 신입사원 59명을 채용해 대체근무 전담인력(이하 ‘일자리 나눔조’) 운영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2014년 3월부터 59명을 일자리 나눔조로 운영했다. 2017년 9월 ‘공공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지침’ 공공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지침 1 에 의거해 탄력정원제 도입이 가능해졌고, 기존 직원들의 초과 근로수당 16억9000만여 원과 연차 휴가 보상금 12억1000만 원을 활용해(총 29억 원) 신입사원 72명을 채용했다. 도입 초기에는 초과 근로수당 축소 등 임금 감소에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이 있었으나 노사가 지속적으로 일자리 나눔조 운영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직원들에게 설명하며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현재는 교대 근무 직원들이 자유로운 휴가 사용, 교육 참여 확대 등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자리 나눔조 운영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됐음은 물론이다. 탄력정원제 도입은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게 한국동서발전의 입장이다. 장시간 근로개선을 통한 직원 삶의 질 향상이 이뤄졌고, 신규 채용으로 국민 부담 없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했기에 직원-기업-국가 모두에게 바람직한 모범 사례임에 틀림없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직원의 입장에서는 ‘워라밸’ 구현 등 근로조건 및 삶의 질 향상, 기업의 입장에서는 산업안전재해 예방, 직무 역량 강화, 국가적 입장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긍정적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향후 공공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을 고민하는 민간 기업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공공 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 모델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동일 노동에 대한 대가를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것이다. 과거에도 공공 부문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여러 대책이 마련됐지만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한 간접 고용 확대, 고용 구조의 세분화와 위계화 등이 주로 추진됐다. 결국 비정규직 활용을 제도적으로 합리화하는 결과만 초래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 부문 일자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단순히 일자리의 양적 확대를 목적으로 예산을 배분한다면 비효율적인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는 일자리 수만 늘리는 양적 접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용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 동시에 기관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존립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고용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의 여러 평가요소(DBR minibox: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참고)를 중심으로 보면 제2여객터미널이 새로 운영되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과감하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창업 인큐베이팅을 실행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탄력적이고 유연한 증원과 신규 채용을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한국동서발전은 모범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노력이 확대되면 공공기관의 ‘좋은 일자리’가 경기 침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민간 영역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이 그 어느 시대보다 뜨겁고,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공공 부문으로부터의 ‘일자리 패러다임 변화’가 전 국가적인 고용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길 기대해 본다.

DBR minibox: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과연,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공기업 평가위원으로 필자(김수욱)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오랜 시간 고민했다. 해답을 찾는 과정은 곧 평가의 중요한 요소와 기준을 확립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노력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좋은 일자리 창출 및 고용의 질 개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비전, 목표, 경영전략 수립 및 일자리 추진조직 구성 등)을 했는가다. 공공기관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관은 자체적으로 재무예산 계획을 수립하고,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방침을 정해야 한다. 결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금 투입은 불가피하므로 기관의 창조적인 노력을 통해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물론 기관의 성과를 위해 기관의 비전 및 목표의 초점이 일자리 창출에만 맞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및 일자리 처우 개선과 정원과 현재 인원 간 격차의 합리적인 관리 여부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엄밀하게 선정하고, 근로 및 노동 환경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시행해야 한다. 단순히 양적 지표의 개선뿐만 아니라 직무 중심 임금 체계 도입과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또한 탄력적인 업무가 가능한 직무에 대해서는 유연근무제 등을 시행함으로써 추가 일자리 창출과 경력 단절 근로자 채용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 민간 분야 근로시장 생태계 개선 역할 수행도 평가의 요소다. 공공기관이 지니고 있는 ‘업(業)’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 확대,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넷째, 좋은 일자리 창출의 혁신적 성과 역시 중요한 기준이다. ‘보여주기’식, 단기 성과지향형 일자리 모델이 아니라 기관의 특성을 살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일자리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이상적인 ‘좋은 일자리 고용 모델’에 부합하는 기관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필자 소개
김수욱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미 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이며, 사단법인 한국생산관리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공급사슬관리(SCM), 서비스운영관리(Service Operations)이며, 저서로 『황소채찍효과』 『나쁜 기업이 되라』 『마음을 움직이는 88가지 원리』 등이 있다.

안정준 본부장은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재직 중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인천공항의 1만 명 정규직 전환과 함께 인사노무 및 경영평가, 재무회계 등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HR 전문가다.

남석열 처장은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했다. 2001년 한국동서발전으로 옮긴 뒤 인사팀, 노사협력팀, 창조기획팀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쳐 현재 인재경영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탄력정원제 도입 등 공공기관 인사혁신의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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