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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새로운 시스템

김남국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권력과 리더십은 정치학의 핵심 이슈이기도 하지만 현대 경영학에서도 매우 중시하는 주제입니다. 권력의 구조와 리더십은 조직의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 이슈와 관련해서 무척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리더 후보자의 실제 능력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했더라도 약 절반 정도의 실험 집단에서는 능력이 아니라 권위적 요소를 가진 사람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권위적 요소란 목소리가 크거나, 외향적인 성향을 지녔거나, 자신감을 강하게 표현하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이런 실험 결과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능력이 없더라도 카리스마나 권위적 요소를 지닌 정치 지도자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현상을 잘 설명해줍니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사람들은 능력이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한 반면 능력이 떨어지는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제도가 잘못 운영되면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능력이 부족한 카리스마적 리더만 양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큰 불행으로 기록될 수 있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고개를 들기 어렵다는 자괴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영 전문 매거진으로서 DBR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지만 관련 기획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경영학, 그리고 DBR은 현실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 사명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 과정에서 만들어진 경영학 분야의 지식과 지혜는 국가 경영과 관련한 이슈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정치와 경제는 상호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정치 체제가 발전하지 못하면 기업의 성장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경영학자, 정치학자, 인문학자가 이번 호에 특별 제작한 ‘Issue Highlight’ 코너에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위기의 규모가 클수록 충격파는 커지지만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동력도 커집니다. 최악의 혼란 상황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새로운 한국형 민주주의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로벌 정치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좌초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정치 지도자들이 가져주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는 모바일 시대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모바일은 기존 미디어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인 고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모바일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한 효과적인 타기팅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시청하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노출되는 기존 광고에 비해 훨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의 적응 문제는 거의 대부분 기업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대착오적인 정치 이슈가 한국을 뒤덮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절대 멈춰서는 안 됩니다. 위기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이는 한국인의 저력이 이번에도 다시 한번 발휘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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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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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march@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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