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날을 갈아야 할 시간

194호 (2016년 2월 Issue 1)

 

경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많은 경영자들이 위기 극복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효율성을 더 높이고 가열하게 열심히 일하는 게 당연한 해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꼭 이게 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김성회 박사의 저서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북스톤, 2016>에 실린 우화는 이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줍니다.

 

옛날에 산에서 한 나무꾼이 열심히 나무를 베고 있었다고 합니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무를 베었는지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나무를 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나그네가 톱질을 멈추고 톱날을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나무꾼은 나무를 베느라 너무 바빠서 톱날을 갈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는군요.

 

기업과 조직원들에게 톱날을 가는 활동이 바로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지식을 충전하고 새롭게 생각의 지평을 넓혀가는 교육 활동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의해 좌우되고, 사람은 교육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DBR은 정덕진 하버드대경영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독자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 교육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버드식 토론 수업을 재현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도이긴 했지만 업무 등으로 매우 바쁜 독자 여러분께서 사전에 케이스 자료를 읽을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자발적인 토론으로 진행되는 세미나가 한국적 문화와 잘 부합할지 등에 대한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강의장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대기 등록자까지 나왔습니다. 강의 평가는 이보다 더 놀라웠습니다. 다음에 이런 강의가 열리면 또 참석하겠느냐는 질문에 100%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한 참석자는지금까지 정답을 강요하는 한국식 교육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해줬다.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은 사실하수(下手)’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조직원들을 비즈니스의고수(高手)’로 만들려면 어떤 교육을 받을지에 대한 선택권부터 피교육자가 행사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특정 정답을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상황에 대한 판단, 비판적 분석, 대안 선택에 이르는 과정에서 스스로 논리를 만들고 반추해보며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하버드식 케이스 토론이 완벽한 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입식 강의보다는 훨씬 효과적입니다. 비판적 사고, 창의성 배양, 자율성 확대 등의 취지를 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기업 교육 혁신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기업의 교육책임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변화의 내용과 대안, 기업 문화 교육 방안, 글로벌 인재 육성 방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정덕진 교수와의 인터뷰도 게재합니다. 교육이 실제 기업 경쟁력 강화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관성적으로 집행해오던 교육 내용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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