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김수현 DBR 6기 독자패널(넥슨네트웍스)
DBR 136
호에 실린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의 ‘베토벤의 변덕스러움, 이유가 있다’ 중 아이디어맨과 실행가를 통한 혁신에 대한 설명을 재미있게 잘 읽었다. 결국 조직의 혁신을 위해서는 둘 모두 꼭 필요한 존재인 것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실제로 업무 진행 시에는 항상 아이디어에 대한 니즈가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이디어 창출이 부족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노력을 통해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며 더 나아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혁신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
위노력에 의해 될 수 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우화가 떠오른다. 물에서 나가 땅 를 걷고 싶어 하는 물고기가 있었다. 매일 조금씩 땅으로 올라가 지느러미로 기는 연습을 했다. 땅 위에서 숨을 쉬는 훈련도 했다. 날마다 물에서 거리가 멀어졌고 그 시간도 길어졌다. 드디어 물고기는 육지의 동물처럼 아무런 거리낌없이 땅 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꿈을 이룬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게 된다. 뒤뚱거리며 다리를 건너다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물고기는 물에 빠져 죽었다. 헤엄치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 물고기처럼 한번 변하면 과거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창의적으로 태어난다. 어린아이를 보면 호기심 많고 아무런 제약이나 틀 없이 사고한다. 그러나 교육을 받으면서 창의성이 줄어든다. 교육은 우리에게 지식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편견도 만들어준다.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지만 동시에 생각의 제약도 주입한다. 교육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지식, 공식, 원리, 법칙, 방법론 등을 배운다. 그리고 생각할 때 이 수단을 참조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될수록 참신함은 떨어진다. 기업에서도 지식으로 일한다. 방법론을 적용하고, 이전 제품이나 서비스를 참조하고, 다른 회사를 벤치마킹하고,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도입한다. 그러면서 어릴 때 백지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생각하던 습관을 점점 잊어버린다. 물론 IQ가 다 다르듯이 더 창의적으로 태어난 사람이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필요한 아이디어는 상대성이론처럼 거창한 게 아니라 소비자로서 느끼는 상식 수준이다. 아이디어맨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연습을 하면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다. 아무 제약 없이, 업무 목표와 무관하게, 상사의 지시에서 벗어나, 일의 사안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보라. 필요가 발명을 가져오니까, 이런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이번 업무에서는 반드시 ‘본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것이라고 공언하라. 그게 본인의 일이 되면 무척 고통스러울 테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결국 나올 것이다. 여러 번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디어맨이 돼 있을 거다. 잊어버렸던 헤엄치는 법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김동환 DBR 6기 독자패널(육군사관학교)
DBR 136호 ‘쉬워 보이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에는 최근 이슈가 된 ‘사실상 증세’ 법안에 대해 정책입안자들이 무엇을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3가지 이유를 들고 기업에 주는 시사점 3가지를 제시했다. ‘사실상 증세’ 법안과 관련해 ‘영유아보육법’의 무상보육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최근 다수의 일간지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서울시 및 각 지자체들이 무상보육을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 무상교육에 대한 포괄적 복지제도에 대한 평가와 지자체 보육비 고갈 상황으로 본 정책입안자들의 문제점 및 고려사항에 대해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이왕휘 아주대 정외과 교수
소득과 재산에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무상으로 교육, 의료, 급식, 보육을 제공하자는 보편적 복지제도에 대한 논란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이 제도에 내재된 무임승차 문제다. 소득과 재산이 적어 직접세를 거의 내지 않는 저소득층은 부담 없이 혜택만 본다. 둘째는 이 제도가 가지는 실효성이 소득 계층별로 불균등하다. 국가 지원 없이 복지를 스스로 해결하는 고소득층에게 무상 혜택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 제도를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문제다. 다양한 종류의 무상 프로그램에 필요한 예산은 현재 예산 규모와 운용방식으로 조달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경제적 차원에서 보편적 복지보다 선택적 복지가 더 합리적인 대안으로 평가될 수 있다.
선택적 복지제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 기초연금을 소득 기준 상위 30%를 제외하고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왜 30%를 기준으로 했는가에 대한 정당한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상위 30%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차등지급하는 방안이 발표되자마자 벌써 국민연금 탈퇴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재정 상태를 볼 때 보편적 복지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지만 선거 당시 여러 가지 보편적 복지제도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공약했기 때문에 선택적 복지의 전환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증세 없이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세무조사와 같은 일부 조치들은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편적 복지정책의 재정부담은 중앙정부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도입된 취득세 감면 조치는 불경기로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지방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가 보편적 복지정책에서 소요되는 일부 예산을 지방자체단체로 전가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가장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서울시와 경기도조차 재정 압박을 느끼고 있다. 지난 8월31일 무상보육 예산을 소진한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불가능할 경우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 2000억 원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도 8월 중순 재정난 때문에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 전액인 약 860억 원을 삭감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김수현 DBR 6기 독자패널(넥슨네트웍스)
DBR 136호 ‘무차별 광고시대 이제 진심만이 통한다’ 에서 진정성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통해 결국 고객이 정말 원하는 부분을 캐치해 고객 만족을 이뤄내는 부분을 잘 설명해 주셨다. 몸담고 있는 회사의 주요 업무가 고객 서비스 업무다 보니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FGI나 설문조사는 한계가 있으니 관찰을 통해 고객의 진정한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게임과 같이 온라인상에 굉장히 다양한 고객들이 존재하는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관찰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우창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별도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만들지 않는 한 온라인상에서 특정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고객 행동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하는 행동과 연계돼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에서 고객의 니즈를 관찰하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파악할 수는 있다.
게임을 예로 들면 한번 게임에 들어오면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얼마나 자주 쉬는지 등을 알면 그런 행동 특성에 맞게 게임의 설계를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존재하는 고객이라 할지라도 만족과 불만족을 느끼는 주체는 결국 살아 숨쉬는 오프라인상에서의 사람이다. 따라서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어떤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관찰하고(예를 들어 갈증이 나지만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한다든지) 온라인에서 이를 보완해 준다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제품이든 서비스든 간에 중요한 것은 고객을 생각하는 진심이다. 진심으로 고객을 관찰하고 다가가려고 노력할 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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