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치창조 사례 분석

부동산은 담보일뿐? 천만에, 고객만족 출발점!

90호 (2011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의 내용 중 일부분은 <기업 가치창조의 부동산전략(장희순 외 공역, 부연사, 2011)>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기업별 구체적인 사례 등은 이 책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기업 부동산 전략이라고 하면 개발가능 예정지를 사뒀다가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 차익을 챙기는 것을 떠올리던 때가 있었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기업의 부동산 소유를 지방세법이나 법인세법으로 통제하고 기업의 과다 부동산 소유나 활용 없이 소유만 한 채로 일정 기간이 경과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중과세하는 규제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대 상황이나 시장 여건이 바뀌면서 부동산을 보는 기업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투자 목적보다 기업의 가치 창조에 기여하는 부동산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아직까지 부동산이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 사례는 드물지만 이런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필요불가결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고 부동산을 기업전략에 포함시켜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 전략 관점의 부동산

부동산은 중요한 생산요소다. 하버드대와 MIT의 마이클 조로프(Michael Jorof)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부동산은 자본·사람·기술·정보와 함께 5대 기업 자원에 포함되는 강력한 자원이다(1993). 부동산은 노동 다음으로 생산비가 높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부동산 이익(혹은 손실)의 기여가 사업상의 전략적인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보다 인구밀도가 높고 부동산의 압박이 크기 때문에 공간배분과 절약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기업 부동산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는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전문 저널에 상당수의 논문이 게재되기 시작했으며 1992년에 조로프 교수가 이끄는 팀이 기획한기업부동산 2000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는 진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이 기업부동산 전문가 수요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관한 연구였다. 1993년에 처음으로 학계에 발표된 이 보고서는 기업 부동산의 전문성이 기업의 목표에 효과적으로 공헌하도록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서비스와 관련한 연구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부동산에 대한 또 다른 논의로는 컨설팅회사인 아서 앤더슨이 작성한장래를 관리한다: 1990년대의 부동산이라는 보고서가 있다. 1990∼1991년 미국 부동산업의 변화를 조사한 이 보고서는 부동산업이 구조적이며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고 기업은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 관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서 앤더슨은 또 1994년에 발표한기업의 부동산: 상급경영층의 필요사항보고서에서 조직 내 부동산 관리자의 기능을 진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부동산을 금융자산으로 경영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문헌은 기업 부동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비즈니스의 가치에 큰 영향을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부동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기업의 전사적 전략 계획과의 정합성을 가져야 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부동산시장에 대응하는 금융시장의 반응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서로 다르지만 부동산의 전략적 관리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기업 부동산 관리자의 역할

기업 부동산 관리자의 대부분은 부동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수익 기회를 찾아내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관리를 통해 핵심 비즈니스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고도의 경영기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직 내의 관심과 지지도 부족할 때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의 대다수가 부동산 자산비용과 이자, 가치 등에 대해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핵심 사업에서 부동산의 역할을 경시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 부동산 관리자는 부동산 자산관리의 필요성과 비즈니스와 관련된 자산시장의 특징, 부동산 자산 투자의 한계 등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부동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업 경영자들은 주식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성장시키거나 이 같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상 가치를 창조하는 데 주력한다. 더 나아가 부동산 자산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빌딩을 점유하는 것으로 가치를 창조하고 특정 구역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때론 부동산 자산이 사업과 관련한 협상 과정의 교섭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업에 필요한 부동산 자산이 꽤 의미 있는 소득 흐름을 창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공항 부대시설의 소매 매상과 자산을 활용한 이자수입이 항공기 이착륙에 따라 받는 공항 이용료 수입보다 클 수 있다.

기업의 부동산 투자에는 많은 제약 요인도 존재한다. 기업이 부동산에 자본을 쉽게 지출하지 못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자산을 처분하기 어렵거나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부족할 수 있다. 부동산의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을 때도 투자의 제약을 받게 된다. 경기 침체기나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갈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동산 자산은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정기에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기업 부동산의 이용 가치는 노동 패턴과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는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건물 내에서 정보를 복사하거나 데이터를 타이핑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작업을 컴퓨터로 대신할 수 있다. 이런 시장 환경과 기술의 변화가 기업 부동산의 이용 방식을 바꾼다. 하지만 기업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업을 하면서 때론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가 많지만 시장 환경과 부동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 속도의 차이 때문에 복잡한 부동산 거래를 포함한 기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부동산은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의 역할도 한다. 많은 기업은 지금까지 이런 관점에서 부동산을 다뤄왔고 다른 이용 방안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매년 부동산 가치가 뛰어오르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부동산에 대한 과거의 접근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낮은 인플레이션하의 경제에서 부동산가격은 초과수요(미충족 수요)가 있을 때 상승한다. 이런 가격상승도 일반적이라기보다 특정 빌딩이나 특정 위치에서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낮은 인플레이션은 비즈니스에서 자산의 역할변화를 초래한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상황에서 완전보유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의 수단이 되지만 낮은 인플레이션하에서의 부동산 소유는 큰 매력이 없다. 주주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부동산에 자신의 돈이 묶여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의 부동산 관리자는 주어진 시장 상황과 경제 여건 속에서 부동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효율적 기업경영을 위한 부동산 전략

기업의 부동산을 사업과 분리해 이해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의 운영은 사업의 일부이며 기업전략의 실행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은 또 사업 전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가는 하나의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여러 사업 부문의 비용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부동산을 기업전략과 분리해 보는 기업가는 예측할 수 없는 부동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부동산은 거래비용이 높으며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특징이 있다. 계약 기간도 비교적 장기다. 계약(임대) 기간 내 조건을 바꿀 수도 없다. 반면 사업 환경은 훨씬 더 유동적이며 불확실하다. 부동산을 활용해도 기업의 장래를 보증하는 완벽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시간을 투입해 전략을 마련해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전략의 관점에서 부동산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전략이 사업의 종류, 시기, 기술의 변화, 노동 패턴, 경쟁의 양상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에 맞는 부동산의 보유형태도 중요하다. , 비용이 자금과 수입에 어울리는지, 부동산을 장기나 단기로 소유할 것인지에 따라 소유, 임대, 외부위탁의 방식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관리자는 개발업자가 사업에 필요한 부동산을 건설하는 개발 전략(계획)을 고안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임차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 보유한 여러 부동산의 임대료가 동시에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우량 물건의 임대료를 평가하고 보유 부동산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임대 계약을 작성할 필요도 있다. 부동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거나 입지가 중요한 사업이라면 부동산 보유가 다른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이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쟁자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부동산 매수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한 치열한 경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동산전략 사례

기업은 부동산 전략을 통해 다양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부동산은 이익 획득을 위한 자산 수단이자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또 부동산 공간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분산화를 통해 핵심 비즈니스의 안전성을 높일 수도 있다.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영국항공: 부동산을 가치창출의 수단으로 인식

공항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영국항공은 새로운 방향의 부동산 전략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을 끌어올렸다. , 임대인과 임차인의 전통적인 계약관계를 임차인을 고객으로 여기는 사고로 전환한 것이다. 영국항공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항공사와 승객을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부동산에 주목했다. 승객 서비스 확대를 위해 부동산을 기업전략상 중요한 위치에 두고, 특히 공항 입주 업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임차인을 기업가치 창출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임차인과의 관계를 이해상충의 관계에서 고객 중시의 관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고객 요구의 대응에 집중한다는 기업 경영 방침과도 일치한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거래를 할 때 대립적인 관계를 상정하는 전통적인 부동산 서비스업의 기업 문화와 관행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객 서비스나 실적 관리와 같은 문화가 없던 부동산 업계의 진보였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6가지 단계를 실행에 옮겼다. 먼저 고객(임차인)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결과를 측정했다. 이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성과를 개선했다.

영국IBM: 공간 혁신의 교과서

영국IBM(IBM UK Ltd)은 부동산 자산을 통해 비용 절감을 체계적으로 시도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1980년대 말 매출 하락과 이익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매출이 하락하는 데도 비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손실이 누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당시 영국IBM 매출의 약 90%가 비용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 IBM 본사는 비용을 84%까지 떨어뜨렸지만 영국IBM은 여전히 90%를 상회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991년 영국IBM의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영국IBM은 부동산을 통한 비용 절감에 착수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공간 공유화의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의데스크 공유화사례는 지금도 공간 절약의 교과서처럼 여겨진다. 당시 이 회사의 영업이나 마케팅 부문에서 일하는 임원의 대부분은 외근을 했다. IBM은 직원들에게 제공된 공간이 실제 업무량과 무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사무실에 있는 사람 전원이 공간을 공유하며 컴퓨터, 전화, 책상 등은 공유물이라는 인식을 도입해 사무공간을 줄였다.

새로운 공간 이용 기준을 수립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인다면 이론상으로 1000만 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간 절약 계획이 비용 절감과 함께 이익 창출 활동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부동산이 기업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

영국IBM PC를 네트워크에 접속해 자료를 데이터베이스에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렇게 해서 캐비닛을 가득 채웠던 서류를 없앴고 늘어가는 캐비닛 공간도 절약했다. 개인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 외에도 공유 공간에도 손을 댔다. 일과 중에 비어 있는 시간이 많은 식당, 회의실 등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비어 있는 시설을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해 죽어 있는 공간을 활성화시켰다. 개인의 책상을 없애고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공유 책상 공간(Shared Desk Space)’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사무실 이용 빈도를 측정하고 책상 공유 인력을 책정했다. 개인별로 책상 대신 서류함이나 캐비닛을 제공했다. 이 결과 1991년 사무실 면적이 종업원 1인당 22㎡에서 1995년에는 17㎡까지 줄었다.

영국IBM의 공간 혁신의 성공 비결로 첫째 부동산이 사업의 지원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이익 창출 활동에 최소의 지장을 주는 범위 내에서 효과적인 공간 절약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둘째, 비용 절감보다는 책상과 캐비닛 대신 PC와 데이터베이스, 서버, 그룹웨어 등의 IT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업무를 효율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부동산 전략은 항상 일하는 사람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일본기업: 임차에서 소유로 전환

일본의 경우 본사 사옥이나 수익 부동산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을 임차 형태에서 소유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증권(證券)을 활용한세일 앤 리스 백(sale and lease back)’을 통해 유동화한 자산을 다시 매입하거나 신규 토지를 사들여 건물을 짓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휴렛패커드(HP). 이 회사는 대부분의 기업 부동산을 임차형태에서 소유로 전환했다. 도쿄 오오지마에 토지를 구입하고 본사 빌딩을 건설했으며 도쿄 시내에 분산된 임차 공간을 통합했다.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을 위한 것이다. 과거 이 회사의 도쿄 내 업무 공간의 80%가 임차 형태였다. 하지만 모회사인 HP가 일본을 주요 거점으로 판단하고 사옥을 짓는 대형 투자를 결정했다. 새로운 공간에 맞는 업무 스타일(Work style)의 변화도 예상된다.

KDDI 2001년 토지·건물 등을 증권화하면서 설정, 양도된 신탁수익권을 2008년 특수목적회사(SPC)로부터 약 2068억 엔에 사들였다. 이렇게 확보한 도쿄, 나고야, 오사카의 각 빌딩은 사무실 및 통신국 건물로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센터나 도심 네트워크의 집선(集線)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후루카와(古河)기계금속도 2004년 증권화에 의해 유동화된 임대 빌딩을 2009년에 중앙미츠이신탁은행으로부터 약 127억 엔에 다시 매입했다. 이 빌딩이 속한 지역이 도시재생특별지구로 지정되자 투자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다.

마무리

많은 비즈니스에서 부동산은 중요한 자원이다. 부동산을 어디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기술 발전으로 비즈니스 활동과 관련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부동산 전략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2009 9월 기준 1600여 개의 상장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빌린 자금의 이자비용을 감당 못하는 기업이 35%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289개로 전체 부실기업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속으로 골병이 든 부실기업이 부동산 보유와 증자로 퇴출을 모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실기업의 대다수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다시 대출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연체를 피하고 있다.

기업 전략의 핵심은 이익의 극대화며 이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개별 전략들의 부문별 최적화보다는 전체 자원 사용의 분배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부동산 전략도 이런 관점에서 결정돼야 한다.

부동산은 기업 경영 관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자금 조달 수단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부동산을 단순히 보유했다가 담보용으로 제공하기보다는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 전략의 중요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부동산과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의지, 정책의 변화, 사업의 확대 및 축소, 새로운 투자안의 선택과 같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영자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부동산이 기업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부동산의 공간상품성을 기업전략에 포함시켜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사례는 부동산관리가 비즈니스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보여주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와 환경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부동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kobejhs@kangwon.ac.kr

 

필자는 일본 국립 고베대학(神戶大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강원도 교통영향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부동산 감정평가이론, 부동산컨설팅, 부동산개발 및 도시 재생분야다. 주요 논문으로부동산학에서 토지의 개념적 이해(2010, 주거환경)’ ‘부동산개발신탁수익권의 유동화가능성(2008, 주거환경)’ ‘비성장형도시의 쇠퇴원인분석과 활성화방안(2006, 국토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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