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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세일즈

잠깐 팔려면 입을 열고,
오래 팔려면 귀를 열어라

박정은 | 356호 (2022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박정은 교수가 현대적인 영업 행위와 영업 관리 및 효과적인 영업방법론에 대해 연재를 시작합니다. 특히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단순히 ‘소통’을 했던 과거 방식을 넘어 ‘협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관계지향적 영업의 중요성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Article at a Glance

영업의 패러다임이 ‘팔려는 영업’에서 ‘고객 가치 중심적 영업’으로 변하고 있다. 고객 가치 중심적 영업은 영업사원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고객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고객 가치 중심적 영업은 단순히 제품의 판매가 아닌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관계지향적 영업’이라고도 한다. 관계지향적 영업은 ‘사전 준비 단계 → 접촉 및 설득 단계 → 반론 극복 단계 → 마무리와 후속 조치 단계’ 순서로 진행된다. 각 과정을 통해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앞다퉈 ‘고객 가치’나 ‘고객 경험’을 내세우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영업 분야에서 ‘고객 가치가 기반이 된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영업사원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고객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고객이 영업사원의 설명이나 제안, 가격 타당성 등과 반대되는 것을 원하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허용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객은 자신이 알아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 자신에게 제품을 팔려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고객 중심 영업은 팔려고 하는 기업 중심 혹은 제품 중심의 영업보다는 구매하려는 고객의 근원적인 목표를 이루고 문제를 해결하고 욕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일례로 필자가 최근 만난 한 건강 기능 식품 기업의 영업 지사장을 들 수 있다. 방문판매 15년 경력의 베테랑 영업사원인 그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는 건강 기능 식품을 판매할 때 고객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솔루션을 같이 제시하려고 애쓴다. 이를테면 판매 중인 기능 식품을 섭취하면서 함께하면 효과가 더 좋은 운동, 음식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팔려고 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본인이 먼저 설명하기보다 고객으로부터 고객의 문제와 니즈를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문제를 말하면 그에 대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간단한 원칙이 그를 성공한 영업사원으로 만든 비결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약을 먹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 강의가 끝나고 난 뒤 말을 많이 하고 나서도 역시 물이 필요하다. 앞의 경우는 미지근한 물이 필요하고, 후자의 경우는 시원한 물이 필요하다. 같은 물이 필요하다는 요구이지만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해결책인 물의 종류가 다른 것이다. 영업사원은 이처럼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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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단순히 ‘팔려는 영업’에서 고객 가치 중심적 영업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고 고객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고객의 문제와 가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이 ‘상담’을 강조하는 영업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담적 영업’에서 중요한 것은 ‘듣기’ 능력이다. 영업사원이 고객의 목표를 달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듣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이 일상에서 그 정보를 활용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객은 매우 드물다. 영업사원의 기대대로 움직이는 고객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 이상은 영업사원이 제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실천하지도 않는다. 왜 그럴까? 어렵기 때문이고, 마음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업사원은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예시를 들어야 한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가 아니라 고객의 언어로 순화해서 설명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직접 시도해 볼 수 있는 예시를 들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이를테면 건강 정보를 제공하면서 고객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와 시도해 볼 수 있는 쉬운 운동을 소개하는 것이 고객이 실천할 수도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왜 관계지향적 영업을 해야 하나?

필자가 주장하는 효과적인 영업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말하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 초점을 둔 영업이 아닌 사람 간의 관계와 가치를 중시하는 영업이다. 영업의 주요 목표는 기업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것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수익성 있는 고객을 발굴하고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 유지하는 데 있다. 즉, 영업의 시작은 어떤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업의 과정은 그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 강화하는 것이다. 관계중심적 영업은 단기적인 영업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계에 초점을 둔다. 마켓컬리가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고객과 상위급인 라벤더와 더퍼플 등급까지 등급마다 구분을 두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특히 상위 충성 고객인 라벤더 이상의 고객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한 것이 지속 성장의 비결 중 하나다.

마켓컬리의 사례처럼 관계를 앞세운 관계지향적 영업을 하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가격’과 관련이 있다. 영업이 잘되지 않으면 영업사원들이 가장 먼저 하는 불평이 가격에 대한 것이다. 자신들이 영업을 못 하는 이유가 가격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살펴보면 그들이 영업에 실패한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이 판매하는 어떤 것이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영업은 장기적인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진정한 고객과의 관계를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가격 인하는 경쟁사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저가로 획득한 고객의 마음은 경쟁사가 가격을 낮춰주면 바로 이탈한다. 따라서 가격을 조정하는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가격을 뛰어넘는 고객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다. 가치는 가격을 포함한 다양한 장점의 총합이다. 단기적 영업 수단인 가격이 아닌 진정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의 전문 지식,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적 우수성, 고객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같은 차별적 요소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나가야 할 방향과 일치한다. 우리나라 주위의 국가들은 일본의 제외하고 모두다 저인건비와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하는 개발도상국이다. 이들을 상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 즉 경제적 가치 이상의 무언가를 창출해 이를 차별적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 교훈은 재구매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계속해서 고객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영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앞서 말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면 더 좋은 가격을 제공하는 경쟁사로 전환할 것이다. 재구매를 유지하는 형태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단골’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의미의 단골은 재구매를 유발하는 것이 단순한 제품과 가격 측면이 아니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관계지향적 영업 프로세스

그렇다면 관계지향적 영업은 어떤 단계를 거쳐 완성될까. 관계지향적 영업 과정은 ‘사전 준비 단계 → 접촉 및 설득 단계 → 반론 극복 단계 → 마무리와 후속 조치 단계’로 나뉜다. 각각 단계의 의미와 영업사원이 단계별로 해야 할 일을 살펴보자.

1. 관계지향적 영업의 시작은 준비 단계부터

어떤 거래에서도 현재의 내 고객이 항상 나만의 고객일 수는 없다. 모든 거래의 기회는 구매 가능성에서 시작한다. 구매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고객을 유망 고객(Prospecting Customer)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잠재적 고객(Potential Customer)은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유망 고객은 면허증도 있고 구매력, 즉 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이다. 면허증만 있는 대학생은 잠재 고객이고, 취업에 성공한, 면허증이 있는 사업 초년생은 유망 고객인 것이다. 영업은 잠재 고객이 아니라 유망 고객을 선정하고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구매력을 가진 유망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수요를 예측하면서 거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거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다. CRM 시스템과 같이 관계 관리에 관련된 시스템이 적절히 실행되고 활성화된다면 영업사원에게 유망 고객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다.

2. 본격적인 관계 형성 단계: 접촉 및 설득하기

영업은 기본적으로 설득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거래 중심적 영업에서는 판매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거래적 판매에서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는 진정한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서로 양극단에 서 있는 대립 관계에 있으려고 하고 그들 사이에는 신뢰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관계를 지향하는 관계중심적 영업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의사소통은 상대방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계지향적 영업을 시도하는 영업사원은 e메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해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영업의 태도 또한 다르다. 영업사원은 구매자에게 상담자 혹은 문제해결사로서 역할을 하고, 부가가치가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솔루션 중심의 영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오늘날 영업과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판매는 ‘해결’, 즉 솔루션과 동의어다.

웅진그룹의 흥망성쇠를 보면 왜 솔루션 중심의 영업이 가장 적합한 대안인가를 알 수 있다. 웅진그룹은 영업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학습지, 정수기 등 가정에서 쓰이는 다양한 제품을 주부들에게 편하고 올바르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주부 관점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솔루션 중심의 영업을 한 것이다. 하지만 웅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건설사 인수를 통해 집 자체를 만들어 판매하려고 시도했다. 여기서 시장의 기대와 회사 전략이 엇박자를 탔다. 집 자체와 집에 들어가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기대는 완전히 다르다. 가정에서 쓰이는 제품과 집 자체에 대한 고객 니즈가 달랐을 텐데 노하우가 없는 주택 건설 분야에서 솔루션을 제시해주겠다고 하니 고객은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3. 관계 형성을 위해 넘어서야 하는 반론 극복

관계 형성 이후 단계는 반론 극복이다. 모든 구매 상황에서 구매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기본적으로 협상을 원하는 것이다. 가격, 수량, 지급 조건 등 협상 포인트는 다를 수 있지만 고객은 영업사원이 제시한 해결책에 대해 본능적으로 이의를 제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업사원이 제시한 해결책이 고객 자신의 니즈와 맞지 않거나 혹은 이를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이러한 걱정 혹은 반론은 거래적 영업 환경뿐만 아니라 관계 중심적 영업 환경에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따라서 영업사원은 고객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러한 반론을 예측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미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반론 대부분은 가격 측면과 고객의 문제해결과의 적합성에 관한 것이다. 가격 측면의 것은 반드시 저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가격 이외의 가치 있는 혜택을 제시함으로써 가격을 뛰어넘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명품 업체들이 가격을 계속 올리더라도 고객의 수요가 줄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성숙한 소비자 시장에서 고객들은 점점 가격이 아닌 이미지와 가치를 찾는다.

4. 관계의 유지 및 강화: 마무리와 후속 조치

관계지향적 영업의 가장 큰 장점은 친밀한 관계와 상호 신뢰, 그리고 장기적인 구매자와 판매자 관계에 내재하는 상호 존중 덕에 판매 과정에서의 마무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족할 만한 상호 목표를 찾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지향적 영업에서도 마무리는 효과적인 영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앞선 설득 과정에서 90%까지 설득에 성공해도 마무리가 잘되지 않으면 거래 결과는 제로(0)이다. 반대로 10%밖에 설득하지 못해도 구매 자체에는 성공하면 결과는 100점이다. 즉, 마무리는 영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서 영업사원이 고객들과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거래 후 ‘후속 조치’다. 효과적인 후속 조치 중 하나는 영업사원이나 기업이 서비스 질, 고객 만족, 고객 유지와 충성도 등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과 제품에 대한 고객의 인지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영업사원의 후속 조치로 이뤄나갈 수 있다. 최고급 바이크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은 이러한 후속 조치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이크는 혼자서 즐기는 것보다 모여서 같이하는 동우회 같은 활동이 훨씬 재미있다. 그런데 할리데이비슨의 고객 상당수는 함께 모이기 쉽지 않은 전문가 그룹이다. 이들의 모임을 주재하고 관리하는 것이 영업사원의 역할이다. 주말마다 새로운 바이크 루트를 짜고, 모임 준비를 하고, 공지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 강화하는데 이것이 결정적으로 후속 구매와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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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업사원은 ‘덜 약속하고 더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 기대를 관리하는 것은 성공적인 장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고객 기쁨, 혹은 놀랄 정도의 엄청난 고객 기대는 고객 충성도를 얻는 강력한 방법이다. 그러나 지나친 약속은 첫 거래를 가능케 한 거래적 판매 환경에서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재구매 상황에서 이미 높아진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주는 것은 올바른 답이 아니다. 고객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영업이다.

5. 고객 관계 유지 및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의 중요성

영업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 높은 고객을 유인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해 발전시키고, 육성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고객 전략을 고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기업의 수익은 오직 유지하는 고객으로부터의 수입이 비용을 초과할 때 발생한다. 장기적인 사업의 성공과 장기적인 고객 관계의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즉,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는 기업의 지속적인 장기적 성과를 창출한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는 고객 선택부터 고객 확보, 고객 유지, 고객 성장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 수명 주기를 극대화시킨다. 특정한 수준의 신뢰나 안정이 형성되면 고객 대부분은 기업과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에 충성을 다하고자 한다. 이러한 점을 활용한 것이 기업의 멤버십 제도다. SPC나 CJ, 각종 통신사가 운영하는 포인트제도가 대표적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객 선택과 확보는 ‘고객 관계 수명 주기(Customer Relationship Life Cycle)’의 시작이다. 이상적으로 기업은 높은 가치를 지니고 낮은 위험과 비용이 수반되는 고객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고객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진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고객은 이미 다른 경쟁사의 고객이 돼 있다. 따라서 새로운 고객을 경쟁사로부터 뺏어 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한 새로운 고객을 얻기 위한 비용은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보다 훨씬 크다. 산업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존의 고객을 유지시키고 개발하는 것보다 새로운 고객을 얻는 비용이 5∼10배가량 크다고 말한다. 이에 기업은 기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는 단순한 가격 측면의 가치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객 가치는 경제적인 측면과 아울러 제품과 서비스의 본연의 품질도 포함하고 이를 소유함으로써 느끼는 사회적인 가치도 포함한다. 우리가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가지는 자부심과 자존감 등이 사회적 가치의 좋은 예이다. 특정 브랜드에 집착하는 것도 사회적 가치의 표출 방법이다. 기업은 이처럼 복합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고객 가치는 기업의 일방적인 노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으로 고객의 신뢰를 획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협업함으로써 가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영업사원의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중심이 돼야 한다.

한편 고객 관계 설립에서 인간적 접촉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의 고객이 사람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 영업사원과 고객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 놀랄 것이다. 인간적 관계를 만드는 것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영업사원의 이러한 노력은 비즈니스의 반복, 추천, 만족, 충성 고객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인간적인 접촉 방식도 많은 변화가 있다. 이전에는 고객들과 식사를 같이하고, 술도 같이하면서 호형호제할 정도로 사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영업사원의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의 MZ세대는 인간적 접촉 방법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서로의 여가생활을 같이하고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지는 인간적 접촉 방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관계지향적 영업 관리

관계지향적 영업에서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핵심 과정으로 영업 관리가 있다. 이는 영업사원을 관리하는 것으로 동기부여, 채용과 선발, 훈련과 개발, 보상과 성과금, 영업사원 능력 평가 등 5가지의 세부 과정으로 나뉜다.

1. 영업 관리의 핵심은 동기 부여

심리학자들은 동기를 (a) 특정 업무에 대한 초기 행동, (b) 그 업무에 대한 특정한 수준의 노력, (c) 오랜 시간 노력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된 개인의 선택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표식으로 본다. 동기를 간단하게 각 활동이나 업무에 쏟는 영업사원이 결정한 노력의 양이라고 생각해보자. 이는 수익성 있는 장기 고객의 확보, 구축, 유지를 위한 모든 구성 요소를 포함한다. 이 동기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은 기대 이론(expectancy theory)에 기반한다. 즉, 영업사원이 업무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정도는 정해진 보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공정한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동기 부여를 만들어내고 영업사원을 열심히 일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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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영업사원이 필요한 것인가?

거래적인 것에서 관계적 접근으로 영업의 초점이 옮겨 가면서 요구되는 다양한 능력과 함께 성공적인 영업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요인도 변하고 있다. 관계지향적 영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이 필요하다. 즉, 새로운 영업사원을 뽑는 게 출발점이 될 것이다. △듣기 능력 △후속 조치 능력 △상에 따른 영업 스타일 적응 능력 △끈기(인내) △팀워크 △의사소통 능력 △상호작용 능력을 관계지향적 영업인들에게 요구되는 7가지 주요 역량으로 꼽고 싶다.

3. 효과적 영업을 할 수 있는 영업 인력 개발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영업사원의 능력은 스스로 길러지는 예도 있지만 대부분은 교육 훈련으로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다. 미숙한 영업사원의 실수 탓에 중요한 고객을 놓쳐버리는 실수도 빈번히 벌어진다. 따라서 기업 차원의 영업사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은 매우 절실하다. 이러한 교육 훈련은 영업 업무에서 영업사원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특정한 능력이나 지식 등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장기적으로 인력 개발 프로그램은 영업사원에게 장기적인 경력 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영업사원이 더 전문적으로 성장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기술의 급진적 변화, 글로벌 경쟁, 더욱 다양해진 고객 요구 때문에 더더욱 전문적 훈련이 필요해졌다. 예를 들어, 최근 다시 CRM 기반의 영업이 강화되고 있고 영업사원들에게 다양한 스마트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지급되고 있다. 고객이 이러한 기술 환경 변화에 익숙해져 있는데 영업사원이 적응을 하지 못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새롭게 보급되는 ICT에 대한 교육부터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4. 충분한 보상: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영업사원은 자신의 영업 성과와 이에 대한 보상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전문성이 강한 영업사원들은 자신이 투입한 노력에 대한 대가를 공정하게 받는 것을 기대한다. 성과가 좋으면 보상을 받아야 하고, 이는 다시 더 열심히 노력을 하게 만드는 것이 보상의 순기능이다. 보상은 성과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다양한 금전적, 비금전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 금전적 보상은 성과금을 포함한 물질적 보상을 의미한다. 비금전적 보상은 칭찬과 포상을 비롯한 더 나은 영역 혹은 관리 포지션으로 승진, 혹은 개인적 발전의 기회를 포함한다. 필자가 우리나라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영업사원들은 금전적 보상보다 비금전적 보상에 더 많은 동기 부여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 이는 우리나라 영업사원과 서양 영업사원의 매우 다른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감정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동양적 문화와 이성적이고 철저한 계약으로 움직이는 서양적인 문화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어설프게 물질적으로 보상하는 것보다는 칭찬과 격려 또는 포상 등의 상징적인 보상을 MZ세대도 잘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공정한 평가는 직무 만족의 최고 요인!

영업 관리 과정의 마지막 관점은 영업사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판매와 고객 관계 관리에 대한 팀 기반의 접근은 때로는 영업 관리자가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거나 적절한 보상을 결정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어떻게 개인을 평가할 것인가? 최근에 영업사원에 대한 개인적인 능력과 성과 평가에서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효과성에 대한 것이다. 과거 영업사원의 능력 평가가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라면 지금은 ‘얼마나 효과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가’로 변화된 것이다.

이제까지의 평가는 주로 평가 주체인 기업 관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 결과와 과정적 측면에서 고객과의 관계적 노력이 얼마나 수반됐는지가 포함돼야 할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고객이 영업사원을 평가하는 방식도 포함돼야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jepark@ewha.ac.kr
필자는 고려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이후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햄프셔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바 있고 한국마케팅학회 감사, 한국유통학회 부회장 및 한국마케팅관리학회 고문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관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영업 전략 및 B2B 마케팅, 유통 관리 등이고 현재도 활발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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