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과거에는 인재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옵션 중의 하나가 사무실의 위치였다면 이제는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5000억 원을 투자해 신사옥을 세웠는데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사람은 전체 직원의 2.1%에 불과했다. 애플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부문 총책임자는 애플의 사무실 복귀 정책에 반발해 구글로 이직하기도 했다. 이제 인재들은 회사가 사무실 출근을 고집하면 퇴사를 고민할 정도로 출근에 인색해졌다.
인재들은 본인이 가장 생산성 있게 일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 최근 공유 오피스 O2O 플랫폼 원루프와 원격 근무 채용 플랫폼 플렉스웍이 공동으로 주최한 리모트워크 콘퍼런스에서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인재들의 재택근무 요구는 “집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할 공간을 선택하게 해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회사 또는 집 근처의 거점 오피스, 카페 등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회사들은 직원 경험(EX, Employee eXperience) 향상의 관점에서 원격 근무 제도를 도입하고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드롭박스의 경우 원격 근무 도입 후 지원자가 1.7배 늘었고 신규 채용자의 50%는 새로운 도시에서 채용됐다고 한다. 또 직원 설문 조사에서 80%가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72%가 일과 삶의 밸런스가 개선됐다고 응답했다.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생산성이 향상 됐을 뿐 아니라, 지역에 제한없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발 빠른 회사들은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이미 잘 받아들이고 있다. AI 전문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100% 재택근무를 실시해 직원들이 서울은 물론 제주, 울산, 부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10% 정도는 미국, 일본, 하와이 등에서 근무한다. 대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워케이션 도입, 거점 오피스 제공 등을 통해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 일자리에서 ‘일’과 ‘자리’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회사는 ‘일’을 제공하고, ‘자리’는 인재들이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일하는 장소는 본사나 집 근처 거점 오피스가 될 수도, 휴양지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바람직하다.
‘접속’과 ‘공유 경제’는 여러 산업에서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 숙박, 이동, 동영상 콘텐츠 시청 등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고 공유 공간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과거에는 사무실로 출근해서 내 PC를 켜야만 업무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인터넷만 접속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이메일, 메신저, 화상회의, 파일 공유서비스 등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툴로 업무 환경에 접속해 일할 수 있다.
기업 역시 이제 ‘소속’이 아니라 ‘접속’의 대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리모트워크에 특화된 채용 플랫폼 서비스나 일한 시간만큼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서비스 등 리모트워크 산업 관련 서비스들도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기업들도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이미 시작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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