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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 Entertainment

작품성이냐 수익성이냐… 해답은 ‘데이터’에
달라진 시대에 맞게 성공 기준도 바꿔가야

박영은 | 321호 (2021년 0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성공을 결정짓는 잣대란 과연 무엇일까?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성공적인 콘텐츠란 볼 만한 작품, 즉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주는 작품이다. 소위 작품성이 있거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 수상작 혹은 화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시각에서 잠시 벗어나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로 시야를 확대하면 객관적 수치로 나타나는 수익성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다른 잣대를 가지고 콘텐츠의 성공을 논의해야 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이중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머리는 차갑게, 수익성을 따져보고 마음은 뜨겁게, 작품성을 곱씹어야 하는 이 산업의 태생적 특징을 직시하기 위한 해답은 결국 ‘데이터’에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이 산업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 첫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공장에서 제조돼 나오는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유형의 제품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마다 차이가 뚜렷하고, 콘텐츠와 콘텐츠 간, 스타와 스타 간, 기업과 기업 간의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한다. 둘째, 한 명의 스타, 그리고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 다양하게 변형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하다. 이것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즉, 한 명의 스타가 가수이자 배우로, CF 모델로, MC이자 예능인으로 전천후 엔터테이너가 돼 장르를 넘나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이야기가 소설로 출간됐다가 영화로, 드라마로, 게임으로, 다양한 머천다이징 굿즈로 변신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성공을 결정짓는 잣대는 과연 무엇일까? 많은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과 즐기는 입장에 따라 답변은 매우 달라진다.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수익과 연결되는 객관적인 수치가 중요하다. 반면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나 화제작을 보는 것, 나아가 그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이성의 법칙’과 ‘감성의 법칙’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성 사이에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수익성과 작품성, 시청률과 화제성, 그 사이의 불편한 경계선상에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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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25일(현지 시간), 제93회 ‘미국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열렸다. 올해는 특히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독립영화 ‘미나리’의 선전으로 다시 한국 정서가 담긴 영화, 그리고 한국의 배우들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배우 윤여정은 한국 나이 74세, 연기 인생 55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면서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무엇이 엔터테인먼트 작품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가? 즉 ‘어떤 의미’에서 콘텐츠를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엔터테인먼트 소비자 입장에서는 감동과 재미 등 자신에게 와닿는 무언가가 기준이 되겠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 혹은 공연이라면 관람객 수, 음악이라면 음반 혹은 굿즈의 판매량 수, 팬클럽 회원 수 혹은 본방 시청률 등의 객관적인 수치와 재무적인 성과가 기준이 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에 작품이 노미네이트 되거나 수상을 했을 경우, 그 명성과 지위가 격상되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수상을 했다 하더라도 실제 작품의 수익성은 다를 수 있다.

과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았던 화제작이 관객 수 혹은 매출액 등으로 나타난 영화의 흥행 성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물론 수상 이후 기사를 통해 작품이 많이 노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입소문이 더 많은 관객 수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품성이 좋다고 평가받은 화제작들이 항상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수익을 계산할 때는 작품에 소요된 제작비와 기타 홍보마케팅비 등 비용 측면에서 많은 고려사항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관점에선 ‘불편한 진실’이라 할 수 있는 ‘비즈니스’에 대해 좀 더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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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은 ypark77@inu.ac.kr

    국립인천대 글로벌정경대학 무역학부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슐탄대(Prince Sultan University) 및 알야마마대(Al Yamamah University)에서 경영대학 교수로, 프린스슐탄대에서 전략센터(Strategic Planning & Development Center) 센터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문가 평가위원, 재외동포청 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024 문화소비트렌드』 『문화트렌드 2023』 『엔터테인먼트 경영전략』 『엔터테인먼트 경영학』 『K-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성공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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