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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를 통해 본 세상

그때 그 분식회계 사건이 물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최종학 | 333호 (2021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2016∼2017년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 당시 경영진은 분식회계를 수행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사건이 규명되고도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적, 행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은 이 사건으로 1년 신규 감사 계약을 금지한다는 징계를 받았고 해체 대상으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른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처벌 없이 넘어간 것도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관계 당국자들은 과거 사례를 반성의 발판으로 삼아 비슷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편집자주
최종학 교수는 이 코너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한 산업은행과 한화그룹의 갈등 및 기업 M&A 의사결정에 대한 내용을 DBR 257호(2018년 9월 2호)에 다룬 바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 이슈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내부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초점을 맞춘 내용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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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부터 2017년 초 사이에 전모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은 여러 면에서 한국 사회에 큰 여파를 미쳤다. 1) 분식회계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3조∼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분식회계라는 점 2) 적자 회사가 가공(架空)의 이익을 꾸며 큰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것처럼 보고하고, 그러면서 조작된 재무제표로 수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 3) 두 명의 CEO와 다른 두 명의 CFO가 함께 최소 5년의 오랜 기간 분식회계를 주도했다는 점 4) 다수의 직원이 분식회계에 대해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분식회계를 수행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 5) 분식회계를 통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경영 목표를 달성한 후 경영 목표 달성의 대가로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받은 보너스가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점 6) 분식회계 때문에 부실이 더욱 심화돼 결과적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약 10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국민 세금)이 투입됐다는 점 때문에 한국 기업사(企業史)에서 매우 드문 경우로 기록됐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보면 ‘이렇게 부도덕한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규모만 본다면 1998년 경제위기 직후인 2000년대 초반 발생했던 대우그룹이나 현대그룹의 분식회계가 더 컸지만 분식회계의 내용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가 더 심각하다. 더군다나 대우그룹이나 현대그룹의 분식회계 사건은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 회사가 망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또한 위에서 소개한 6가지 중 1)과 2)의 특징만을 가지고 있었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지만 최소한 동기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는 최고경영진이 연임을 하기 위해서 또는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직원들이 보너스를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수행한 분식회계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거의 없던, 주로 미국에서 발생하던 ‘선진국형 분식회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자체도 이상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뒤처리는 더욱 이상하다. 이 사건의 뒤처리 과정도 앞으로 두고두고 회계학 교과서나 회계 사례들에 소개될 법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특징과 이 사건의 뒤처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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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학

    최종학acchoi@snu.ac.kr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 5권과 『재무제표분석과 기업가치평가』,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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