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 cases in books

寬卽得衆: 불안해 하지 말고 너그러움을 품자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불안감이 커질수록 극복의 핵심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사람’ ‘혁신’ ‘이익’으로 이뤄진다. 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을 활용해서 혁신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한다. 사람에 대한 관즉득중(寬卽得衆), ‘혁신’에 대한 맹자의 끈질김, ‘이익’과 관련한 드러커의 이익 중심 패러다임 정신을 갖춘 조직이 불확실성의 터널을 뚫고 나갈 수 있다.


현재의 한국 경제를 설명하는 감정은 무엇일까?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지만 우리 경제의 큰 버팀목이었던 중국의 위기 조짐과 북한 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 한때 세계 경제의 희망처럼 보이던 신흥경제국들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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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를 이기는 단 하나의 질문

무엇을 버릴 것인가

유필화 지음, 비즈니스북스, 2016


사실 우리나라는 1인당 수출액이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수출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때문에 해외 경제 상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외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 이런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떨치고 미래를 향해 작은 걸음이라도 내디딜 수 있을까?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 대학원 교수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 위기의 시대를 이기는 단 하나의 질문>에서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잔가지를 과감히 쳐내고 더욱더 기본에 충실해라.”

책에 따르면 위기를 극복하고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은 ‘사람’ ‘혁신’ ‘이익’으로 이뤄져 있다. 3가지 각각에 대해 고전과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며 불안감을 떨쳐보자.

첫째는 위기극복을 위한 사람 경영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 경영을 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인문학을 바라본다. 경영의 본질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다.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 그 기업을 움직이는 경영자와 직원들은 모두 사람이다. 기업이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과 주주도 사람이다.

또한 경영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부딪치는 협력회사, 관청, 금융회사, 경쟁사의 사람들도 모두 인간이라는 면에서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경영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을 이해해야만 남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거의 변하지 않은 듯하다. 공자와 소크라테스, 플라톤, 한비자, 세네카 등의 현인들이 인간과 인간의 행동에 대해 말한 내용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거의 정확히 들어맞는다. 그래서 우리는 옛 현인들이 쓴,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인간의 심리와 본질을 더 잘 이해하려 한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 사람을 위하는 마음과 사람을 이끄는 힘을 고루 갖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

옛날의 지도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도전정신을 발휘했을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초한지>의 유방이다.

<초한지>의 주인공 유방의 성공은 그릇이 컸다는 점에 기인한다. 유방은 <초한지>에서 “내게는 장량, 소하, 한신(韓信)이라는 세 걸물이 있었다. 나는 이 세 걸물을 잘 다루었고 그것이 내가 승리한 요인이다. 항우에게는 범증(范增)이라는 뛰어난 참모가 있었지만 그 한 사람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것이 그가 내게 진 이유다”라고 말했다.

장량은 본부에서 유방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 작전 참모로 현대 기업으로 말하자면 뛰어난 기획 담당 임원이다. 후방의 살림을 꾸리며 전선에 있는 유방에게 군사와 물자를 보급한 소하는 빼어난 총무 담당 임원이다. 군대 지휘를 맡기면 백만 대군을 자유자재로 움직인 용병의 천재 한신은 걸출한 영업 담당 임원이다.

이들 각자의 능력만 놓고 보면 세 사람은 모두 유방보다 낫다. 유방 자신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유방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의 능력을 끌어내 활용할 줄 아는 리더였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다루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신보다 더 뛰어난 부하를 멋지게 부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유방의 됨됨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일까? 역사서에서는 한마디로 ‘관(寬)’이라 평한다. 너그럽다는 뜻의 ‘관’은 관용, 관대, 포용력으로 그는 특히 부하 통솔법에서 이러한 성품을 잘 드러냈다.

유방이 부하를 다루는 법에는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유방이 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유방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지시하거나 명령하지 않았고 큰 문제가 생기면 으레 부하들의 의견을 들었다. 부하가 이런저런 대책을 말하면 차분히 귀를 기울인 다음 ‘좋다. 그렇게 하자’고 결단을 내리는 것이 유방의 의사결정 방식이었다. 또한 이것은 그 유명한 한비자(韓非子)가 권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뛰어난 임금은 지혜가 있는 신하에게 대책을 가다듬게 하고 자신이 그 위에 서서 결단을 내린다. 고로 그는 지혜가 부족해서 곤란을 겪는 일이 없다. (明君之道,使智者盡其慮, 而君因以斷事, 故君不窮於智) - <한비자> ‘왕도(王道)’


한비자는 뛰어난 지도자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부하들의 의견을 널리 구하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실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결단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내리는 것이다. 유방은 한비자가 말하는 뛰어난 지도자의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유방은 부하들에게 성공에 대한 보수를 듬뿍 안겨 주었다. 어쨌든 고대의 전쟁이므로 이기면 막대한 전리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유방은 전리품에서 동전 한 푼 챙기지 않았고 모두 공을 세운 부하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부하들의 입장에서 유방이 자신의 말을 잘 경청해 주고 성공하면 보수를 듬뿍 안겨 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누구라도 충성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이런 방식으로 유방은 부하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했고 그것은 조직의 힘으로 이어졌다. 이것을 그의 인간적인 매력으로 봐도 좋다.

그런데 <논어>에는 유방의 특징인 ‘관’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너그러우면 여러 사람을 얻는다.(寬卽得衆)

-<논어> 제17장 ‘양화(陽貨)’


‘관즉득중(寬卽得衆)’은 관대하고 관용이 있는 지도자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말인데, 유방도 이 말을 으뜸으로 삼아 천하를 손 안에 넣었다. 불확실성의 시대, 경영자만 불안하겠는가? 오히려 더 불안한 것이 직원과 조직구성원들이다. 이럴 때일수록 지도자의 관이 더욱 필요하며 관즉득중 한다면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둘째는 위기극복을 위한 혁신 경영이다. 혁신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의 히든챔피언들이다. 히든챔피언의 전형으로 부를 만한 풍력발전 설비회사 에네르콘(Enercon)의 경우 자체 생산비율이 73%가 넘는다. 이러한 전문성 및 자체 생산비율을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끊임없는 혁신이다.

히든챔피언이 이처럼 막강한 혁신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의 첫째 요인은 혁신의 원동력을 시장(외부) 혹은 기술(내부)이 아니라 ‘시장과 기술’ 두 가지 모두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시장과 기술을 똑같은 가치를 지닌 혁신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결국 혁신에 관해 히든챔피언이 우리에게 주는 첫 번째 교훈은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항상 내부의 전문지식과 외부의 시장 기회가 만나야 한다는 점이다.

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 중요한 혁신의 요소가 있다. 바로 끈질기고 강한 의지력이다. <맹자(孟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일을 성취하는 것은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 우물을 아홉 길 팠더라도 샘에 이르지 못한 채 그만두면 이는 우물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맹자(孟子)> 제13장 ‘진심장(盡心章)’ 상편


사업을 하다 벽에 부딪히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강한 의지력으로 버텨야 한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러니 불확실성과 불안감의 시대를 이겨나가는 중요한 요소 둘째는 혁신을 향한 의지력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필요한 근본 요소는 위기 극복을 위한 이익 경영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이익이 중요하다. 이익은 기업이 ‘내면 좋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내야 하는 것’이다. 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익이 꼭 필요하다. 드러커는 시장점유율이 아닌 이익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익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비용”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경영진의 과제는 매출액과 총원가의 차이를 벌리는 데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장기 이익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경영자가 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하거나 정리해고, 생산시설 폐쇄 등의 조치로 단기 이익을 끌어올리려 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았다. 그런 행위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장기 이익 및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핵심은 제대로 된 가격 결정이다. 경영에서 가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이익을 결정하는 세 가지 이익 동인(profit driver)인 가격, 매출량, 원가 가운데 가격이 이익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가격 혁신 사례는 2012년 여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30회 런던올림픽이다. 런던올림픽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바로 주최 측의 뛰어난 가격 정책이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의도적으로 가격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여러 가지 새로운 가격 아이디어를 고안해 실행에 옮겼다.

우선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 자체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강한 인상을 주게 했다. 가장 싼 입장권은 20.12파운드였고 제일 비싼 것은 2012파운드였다. 2012라는 숫자가 늘 표시가격에 나타나게 한 것이다. 덕분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것이 2012 런던올림픽을 뜻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렸다.

어린이와 젊은이에게는 ‘당신의 나이만큼 내세요(Pay Your Age)’라는 슬로건으로 다가갔다. 가령 일곱 살짜리 아이는 7파운드를 내고 열일곱 살 청소년은 17파운드를 냈다. 이 가격체계는 엄청나게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각 언론사는 앞 다퉈 이 이야기를 수없이 다뤘고 심지어 영국 여왕과 수상도 ‘Pay Your Age’ 가격을 칭찬했다. 이 가격체계는 대중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은 물론 공평하다는 평판도 들었다. 또한 노인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입장권을 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가격 할인이 전혀 없었다. 어떤 경기에서는 표가 매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원회는 이 방침을 철저히 고수했다. 이로써 주최 측은 입장권과 각 경기는 입장료만큼의 값어치가 있다는 신호(signal)를 명확히 보냈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인기 있는 경기 입장권과 인기 없는 경기입장권을 묶어서 하나의 패키지로 파는 일도 흔한데,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그러한 결합가격도 포기했다. 물론 근거리 교통과 입장권을 결합한 상품은 판매했다.

또한 주최 측은 커뮤니케이션 및 판매를 위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했다. 모든 입장권의 99%가 온라인에서 팔려 나갔다. 그 결과 경기 시작 전 조직위원회의 입장료 수입 목표는 3억7600만 파운드(약 6520억 원)였지만 창의적인 가격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 덕분에 실제 수입은 6억6000만 파운드(약 1조144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목표를 무려 75%나 초과 달성한 액수일 뿐 아니라 그 이전에 열린 베이징, 아테네, 시드니 올림픽에서 올린 수입을 모두 합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런던올림픽은 혁신적인 가격 전략이 얼마나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는가를 보여 준 좋은 사례다.



‘불확실성’과 ‘불안감’의 극복은 기본의 충실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사람’ ‘혁신’ ‘이익’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욱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다. 그리고 혁신을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이다. 그래야 터널을 뚫고 광명을 볼 수 있다. 쉽게 극복하고자 한다면 터널 속에 잠길 것이다. 기본의 충실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가야 한다.

사람에 대한 관즉득중, ‘혁신’에 대한 맹자의 끈질김, ‘이익’에 대한 드러커의 이익 중심 패러다임, 우리 조직에는 과연 이 3가지가 있을까.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