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G5의 교훈

일체형의 장점 포기한 혁신, '불편함' 이길 정교한 전략 모자랐다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휴대전화 하단 부분을 서랍처럼 빼내 카메라, 오디오 등 주변 기기를 바꿔 끼울 수 있는 ‘모듈형(조립식) 스마트폰’ G5. 고만고만 한 스마트폰 사이에서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소비자들로부터는 외면받았다. 기본적으로 모듈형 스마트폰이란 일체형 스마트폰의 장점을 포기한다는 뜻. 얻는 것만큼 잃을 것도 많은 혁신이었기에 더 세밀한 전략이 필요했지만 모듈형 기기 확보도, 주변기기 출시도, 가격전략도 정교하지 못했다. 결국 혁신은 이뤄냈지만 오디오 마니아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분리탈착의 불편함까지 감수하면서 G5를 선택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들어가며

LG G5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스마트폰으로 꼽혔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도 수많은 스마트폰 기기 중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LG G5의 공개행사 ‘즐겁게 놀자’는 발표가 아닌 흥겨운 콘서트처럼 진행되며 스마트폰과 주변기기들이 삶을 얼마나 즐겁게 바꿀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G5에 이어 캠 플러스와 하이파이플러스 등 교체형 모듈, 드론, 360도 카메라, VR기기, 롤링로봇 등이 줄줄이 소개되며 ‘G5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적, 서비스적 혁신을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는 평가 속에 MWC에서만 32개의 상을 받았다.

LG G5는 다양한 마케팅 포인트도 가지고 있었다. 뛰어난 성능의 G5 자체뿐만 아니라 밑단에 교체할 수 있는 ‘모듈형 친구들’,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기기형 친구들’ 등 다양한 마케팅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여기에 모듈과 기기의 개방을 통해서 다양한 사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판매 초기 공급 차질이 빚어지며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 LG전자도?7월 콘퍼런스콜에서 “뼈 아픈 얘기지만 결론적으로 실패”라며 G5의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G5의 혁신은 왜 소비자에게?기대만큼 인정받지 못했는가?

1. G5의 모듈형 혁신, 얻는 것도 많지만? 잃을 것도 있는 혁신


G5의 모듈형 혁신은 얻는 것도 많지만 동시에 잃을 것이 존재하는 혁신이었다. 이 때문에 모듈형 기기, 네트워크 연결형 기기, 생태계 조성 및 마케팅에 대해 더 세밀한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폰에서 시작된 배터리 일체형은 배터리를 교환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동시에 배터리 일체형은 스마트폰의 개발과 사용성에서 다양한 이점을 줄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일체형을 적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소프트웨어 설계 이득을 강조한 바 있다. 배터리를 갑자기 빼게 되는 등의 처리 문제가 사라져서 소프트웨어의 설계와 안전성에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G5는 모듈형 기기를 선택함에 따라 배터리 일체형에서 얻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설계상의 안정성은 물론 하드웨어 디자인의 통일성, 방수 처리, 두께 등의 다양한 부분도 포기해야 했다. 반면 일체형을 선택한 삼성 갤럭시 S7이 방수기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 소비자들이 물속에서 찍은 사진을 대거 올리기도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배터리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과거에 비해 배터리 교환에 대한 ‘니즈’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실제로 G5의 배터리 용량은 2800㎃h, 일체형인 갤럭시 S7의 3000㎃h 수준으로 최신 스마트폰들의 배터리 용량은 높아졌다. 전화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루를 버티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인 것. 배터리 수명이 실망스러웠던 과거라면 배터리가 탈착된다는 점이 그 자체로 큰 강점일 수 있었겠지만 더 이상 그 같은 상황이 아니다.

G5의 모듈형 혁신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잃는 부분이 커 보일 수도 있는 혁신이다. 이 때문에 모듈형 기기 제품군과 가격 책정 등에 대한 고려가 더욱 중요했다.


2. 모듈형 친구들로 고착화된 마케팅 포인트와?부족한 모듈형 기기

발표 이후 모듈형 친구들과 그 혁신에 대한 관심이 너무 높아지면서 G5의 마케팅 포인트는 모듈형 친구들로 다소 고착화되는 모양새를 보인 게 사실이다. G5 자체에 대한 마케팅이나 연결기기가 아니라 모듈형 기기로 마케팅 포인트가 좁혀짐에 따라서 시간이 지난 후에 마케팅 전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모듈형 기기로 마케팅 포인트가 좁혀진 반면에 정작 출시된 모듈형 기기들은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캠플러스는 동영상과 사진 촬영용 모듈이다. 좋은 그립감과 별도의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는 점은 캠플러스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분리탈착의 번거로움에 비해서 캠플러스 자체의 장점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이파이 플러스는 뛰어난 음질로 나름대로 인정받았던 모듈형 친구다. 아이폰에도 연결되는 하이파이 플러스는 스피커 대용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사용자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결국, 스마트폰 자체로 이미 좋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좋은 음질을 내는 상황에서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분리탈착의 번거로움을 이겨내면서 모듈형 기기를 선택하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초기부터 더 많은 모듈형 기기를 고려했거나 아예 다른 사업자들에게 개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LG전자가 전 세계 언론사에 발송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발표행사 초청장
LG전자가 전 세계 언론사에 발송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발표행사 초청장



3. 강조되지 못한 G5의 다양한 강점들


LG G5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점들이 모듈형 기기에 묻혀서 강조되지 않은 점도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광각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의 듀얼 카메라는 그 자체로도 큰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360도 배경화면, 3D 곡면 글라스, 고급 사운드 기능 등 G5의 다양한 장점들은 모듈형 기기 마케팅에 묻혀서 빛을 볼 수 없었다. G5의 듀얼 카메라는 78도의 화각을 가진 일반 카메라와 135도의 화각을 가진 광각 카메라로 구성돼 있다. 사람의 시야보다 넓은 135도의 광각 카메라는 주위 배경을 넓게 담을 수 있어서 사람이 보는 장면과 비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일반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의 조합은 다양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빠른 배속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타임랩스 기능이나 셔터 스피드를 길게 해서 빛을 노출 시키는 전문가 모드도 G5 카메라가 가지는 주요 기능이다.



4. 완성도가 부족하거나 아직 나오지 않은 기기형 친구들

LG G5 공개행사에서 LG 측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VR(Virtual Reality) 기기는 무겁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무겁지 않은 VR 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LG의 360 VR은 디스플레이의 질적 저하로 다소 외면 받았다.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삼성 기어 VR의 가격이 약 10만 원 정도였던 데 비해서 LG의 360 VR은 30만 원 정도의 가격이 책정돼 논란도 있었다.

또한 롤링봇(공처럼 생겨 굴러다니며 집안을 촬영해주는 카메라)이나 드론 등 공개행사에서 강조했던 기기들이 출시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롤링봇이나 드론이 출시됐다면 휴대폰 제조사가 사물인터넷 기기 시장을 키워간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력사와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결국 많은 사용자가 기대했던 롤링봇과 드론은 끝내 출시되지 못했다. 최근에 LTE 기반의 액션캠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드론-롤링봇-액션캠을 묶는 종합적인 동영상 촬영 서비스를 완성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5. 가격 정책과 추후 호환성에 대한 미흡한 고려

G5는 모듈형 친구들, 기기형 친구들 등 다양한 기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기기들을 적절하게 묶어서 다양한 가격 정책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출시 초기에 적절한 가격 정책을 펼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G5는 세밀한 가격 정책 대신에 G5 자체를 S7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했고 이는 확산의 장벽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360 VR의 가격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다른 측면에서 모듈형 기기를 향후 G6, G7 등과 호환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초기에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자칫 고가에 구매한 모듈형 기기가 추후 쓸모없어 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초기에 제시하지 못했다.


6. 출시 일정의 아쉬움

전통적으로 MWC의 스마트폰 시장 전시는 스마트폰 한 해의 시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돼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빠른 변화는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전시 후 시판 전략을 만들어 내도록 했다. 삼성 갤럭시 S7이 MWC 이후 바로 출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비해서 G5는 MWC 이후 1개월 뒤에 출시됐다. S7처럼 바로 시판을 할 것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출시 일정을 늦추면서 완성도를 높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7. 큰 혁신에 비해서 아쉬웠던 디테일

큰 혁신을 이끌어가려면 그에 맞는 세세한 디테일도 중요한 부분이다. G5는 잘 만든 기기이기는 하지만 사용성의 완성도에서는 미흡한 점이 존재했다. 먼저 기본으로 나누어주는 투명 플라스틱 커버가 두꺼워서 사용자들이 G5가 S7보다 두껍게 인식하게 만들었다(실제로 G5는 S7보다 0.2㎜ 얇다). 시간을 항상 표시해 주는 ‘올웨이즈온(Always on Display) 디스플레이’는 너무 어두워서 잘 안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G5는 전반적으로 화면이 어둡다는 지적을 낳았다.

또한 배터리가 켜진 상태로의 교체(Hot-swap)가 아닌 배터리가 꺼지는 교체 방식과 물리적인 교체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도 문젯거리였다. 앞으로 핫 스와프 방식의 교체가 이뤄지면 사용성에서 큰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모듈폰,?구글 프로젝트 아라와 레노보 모토 Z 시리즈

모듈형 스마트폰 프로젝트로는 구글 아라와 레노보 모토 Z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구글의 모듈형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는?9월 사실상 중단됐다. 이와는 별도로 레노보는 지난 5월 모듈형 스마트폰인 모토 Z 시리즈를 발표했다. 모토 Z 시리즈는 프로젝터, 카메라, 외장 스피커, 배터리 탑재 덮개 등 여러 모듈의 조립이 가능하다. 이 모듈폰은 간단한 탈부착이 특징이다. 지난 IFA 2016에서는 핫셀블라드와 협업한 핫셀블라드 카메라 모듈을 공개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레노보의 모듈폰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빠른 변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쉬운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참고가 될 만하다.

IFA 2016 핫셀블라드 카메라 모듈과 레노보 폰

IFA 2016 핫셀블라드 카메라 모듈과 레노보 폰


맺음말-계속될 필요가 있는 G5의 혁신

LG G5의 혁신은 지금 당장은 기대에 못 미쳤을지 몰라도 앞으로 가야 할 다양한 진화를 제시해주고 있다. 모듈형 기기를 타 제조업체에 개방하고, 또 LG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다양한 사용성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

스마트폰 자체적으로는 일체형과 모듈형의 투트랙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일체형에서는 일체형이 가지는 장점을, 모듈형에서는 모듈형의 장점을 계속 제공해줄 수 있다. 듀얼 카메라는 소프트웨어 보강을 통해서 더욱 큰 장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계열사의 장점들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결형 기기는 앞으로 계속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가전을 묶는 사물인터넷 중심 기기로의 스마트폰 역할뿐만 아니라 드론, 롤링봇, 홈카메라 등 관련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이끄는 스마트폰 진화를 꾀할 수 있다.

LG G5 혁신은 큰 혁신에 비해서 사용자 사용성을 비롯해서 기기 다양화, 가격 정책 등 디테일이 부족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사용자 사용성에 대한 분석과 G5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이뤄주기를 기대해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필자는 서울대 공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 업계에서도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DBR mini box

카메라 기능엔 호평 많지만 모듈의 가격, 편의성 등 아쉬워


LG G5는 고만고만한 스마트폰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한 발자국 더 나가보려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품을 써본 소비자 십여 명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디자인

LG G5를 사게 된 계기는 다들 비슷했다. 뉴스를 통해 출시 소식을 알게 되고, 인터넷 리뷰를 통해 제품의 특징을 접하고, 대리점이나 아는 사람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사게 됐다. 원래부터 LG 제품만 써왔던 사람도 있었고, 다른 경쟁사가 싫어서 LG 제품을 택하는 사람도 있었다. 폰에 대한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한두 명을 제외하면 다들 G5가 괜찮은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사실 이미 쓰고 있는 스마트폰을 나쁘다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이기도 하고, 쓰고 있는 제품이 자신의 정체성 중 일부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사용하면서 애착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애착을 가지게 된 계기는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먼저 폰의 디자인에 대해 물어봤다. 스마트폰을 처음 손에 넣은 사람들이 접하는 것은 디자인과 감촉이다. G5는 예전과 다르게 디자인이 좀 더 둥글둥글해졌다.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무난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비싸보이진 않는다’였다. 고급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경쟁 제품에 비해 값싸게 보인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 평이 나오게 된 다른 이유는 바로 ‘촉감’ 때문이다. G5는 금속 재료를 본체에 사용했지만 도료를 두껍게 도포하는 바람에 플라스틱 같은 미세하게 말랑한 질감을 가지게 됐다. 사람들이 메탈 재질에 기대하는 고급스러움을 느끼기 힘들었다.

쓰다 보면 색이 벗겨지는 것은 덤이다. 이에 대해선 사용 습관에 따라 도료의 벗겨짐이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모듈이 조립되는 부분이 벗겨지는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손에 쥐는 느낌도 좋다는 사람과 평범하다는 사람으로 나뉘어졌다. 많은 경우 큰 불편함은 없다고 했지만 민감한 몇몇 사람은 각진 모서리를 쥐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모듈은 왜 도입했을까?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던 부분은 G5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모듈이었다. 첫 번째 불만은 쓸 만한 모듈이 없다, 두 번째 불만은 모듈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었다. 초기 이벤트로 증정된 카메라 모듈을 쓰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보조 배터리로 쓰기에도 용량이 너무 부족해서 다들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B&O(뱅앤올룹슨)와 협력해서 출시한 하이파이 모듈에 대해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호평이었다. 그렇지만 이들도 모듈 가격이 너무 비싸고(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수가 이벤트 특가로 구입했다) 갈아 끼우기도 귀찮아서 항상 끼운 상태로 다니고 있었다. 이 경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하나 생긴다. 하이파이 모듈을 끼우면 본체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맞는 케이스가 없다. 하이파이 모듈을 끼우고 다니는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생폰’ 상태로 휴대하고 다녔다.

하이파이 모듈을 사놓고 쓰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배터리가 너무 빨리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벤트로 풀었던 탓인지 대부분 추가 배터리를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배터리를 하나 더 구입해서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직장과 집에 배터리 충전기를 하나씩 놓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교체해서 쓰는 사용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다. 배터리 교체 방식에 대해선 다들 호평이었지만 공통적으로 배터리를 끄고 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대답했다.

모듈 방식을 왜 도입했는지를 의아하게 여기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모듈 방식이 ‘배터리 교체식’이란 것을 빼면 별반 다른 장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이파이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는 본체에 내장 가능한 부품이고, 차라리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했더라면 배터리 내장 용량은 더 늘었을 것이다. 그 밖에 추가 액세서리, LG 프렌즈라 부르는 제품 중에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제품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으며 롤링봇 같은 제품은 출시되지도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모듈 설계의 문제도 있다. 하이파이 모듈을 끼고 있으면 USB 데이터 통신이나 고속 충전이 안 되는 등 사용성이 달라진다.


생각보다 매끄러워진 UI, 하지만…

카메라 기능에 대해선 전원이 호평을 했다. 다만 V10을 써본 사람은 전면 카메라 광각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했다(결국 V20에는 앞뒷면으로 듀얼 카메라가 들어갔다). 기본적인 음성 통화 품질이나 문자메시지 전송 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사용자도 있었다. G4를 써본 사용자는 런처가 상당히 부드럽게 동작하는 것과 카메라 앱이 빨리 실행되고 사진이 빨리 찍히는 것에 대해 감탄사를 토해냈다.

아쉬운 점은 다른 앱과의 조합이다. 기본 카메라 앱으로만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요즘은 많은 경우 예쁘게 꾸며주는 사진 앱을 사용하거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SNS 앱을 이용한다. 이런 사진 앱에서는 듀얼 렌즈를 선택해 사용할 수 없다. 기본 카메라 앱에서 광각으로 세팅해 놓으면 다른 앱에서도 광각으로 찍히고, 일반각으로 세팅해 놓으면 일반각으로 찍힌다고 한다. 이에 대해선 경험을 통해 이용자가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는 없다. 사용자환경(UI)은 예전 제품에 비해 좀 더 밝고 세련되게 다듬어졌으며, 알람 창을 통해 여러 가지 기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예전에 자신이 사용하던 방식대로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었다. LG가 탑재한 다른 기본 기능들도 만보계 기능을 쓰는 사람만 조금 있을 뿐 그리 뚜렷하게 인식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았다.

‘앱 서랍’이 사라지고 아이폰처럼 설치된 앱이 쫙 깔려서 보이는 방식에는 불만이 많았다. 이게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들은 앱서랍을 다시 부활시켜 쓰고 있었다. 앱서랍을 없애는 방식을 택했다면 다른 인터페이스도 함께 변해야 했다. 늘어놓기식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앱 검색’이다. 가볍게 쓰는 용도라면 상관없지만 많은 앱을 설치해 쓰는 헤비 유저들 입장에서 아이폰처럼 알림창을 내리면 바로 앱을 검색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면 밝기도 이슈가 됐다. 집과 회사를 오가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었지만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큰 불만을 표시했다. ‘밝은 곳에 나가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최대 밝기로 놓아도 마찬가지다’ ‘잘 보이게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는데 잠깐 켜졌다가 꺼진다’는 불만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모듈형으로 만들면서 배터리 용량을 줄이는 바람에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여기저기 지나치게 튜닝을 많이 했다고 여기고 있었다. 속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G5의 화면은 어둡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폰은 항상 휴대하는 기기인 만큼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용할 것을 가정하고 세팅이 이뤄져야 하는데 G5는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happydiary@gmail.com
필자는 한양대 철학과, 중앙대 문학 석사를 마치고 넥스 아트, 티빙(tVing) 등을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영향평가 전문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YTN 사이언스 & IT 진행 패널, 네이버 테크 칼럼니스트(Tech Columnist)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IT 분야에서 꾸준히 방송 출연과 기고를 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