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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소비시장 진출 전략

KORAN Strategy: 이란을 여는 5大 키워드

김욱진 | 203호 (2016년 6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이란은 소비시장으로서도 매력적이다. 인구가 8000만 명을 넘는데다가 경제 제재 해제 이전부터 주변국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란에서 성공한 제품이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7개의 주변 국가(터키, 이라크,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도 잘 팔릴 가능성이 높다. 이란 소비시장을 뚫기 위한 이른바 ‘KORAN 전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Knockdown: 산업 협력을 통한 합작 생산(SKD·CKD)을 추진하라

2. Observation: 이란 시장의 독특함에 대한 관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3. Respect: 이슬람 공화국의 관습을 철저히 존중하라

4. Activeness: 적극적인 초기 마케팅으로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라

5. Neighborhood: 떠오르는 주변국 시장, 진출의 거점은 이란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손지현(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란은 분명 먼 나라다. 미국 부시 정부가 지정한 대표적인 악의 축 국가 중 하나, 피비린내 나는 이란-이라크 전쟁의 당사자, 최고지도자가 가장 큰 권력을 갖는 신정일치 국가, 끊임없는 핵개발 야욕, 매너 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는 침대축구까지…. 평균적인 대한민국 사람이 이란에 대해 생각하는 수준이 아닐까?

 

그러나 현지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험한 이란은 한국에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 1979년 호메이니가 이끄는 혁명으로 이슬람공화국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제를 확립한 나라, 지리적으로는 중동이지만 아랍 문화와는 차별화된 페르시아 문명의 발상지, 한때 제국을 이뤘던 만큼 커다란 역사적 자부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 한국보다 온화한 기후에 사계절이 있고 겨울에는 스키를 탈 수 있는 곳. 단순히 경제발전 정도를 기준으로 선진국, 후진국을 가르는 우리 특유의 경직된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다양함이 이란에는 존재하고 있다.

 

 

 

 

우선 이란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커다란 나라다.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유럽, 러시아·CIS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로 평가받는다.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서쪽으로는 터키와 이라크, 북쪽으로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7개 나라를 접하고 있어서 주변국 진출의 거점 지역으로 꼽힌다. 또한 남부의 해안지대를 이용한 물류의 출입 활동이 용이하고 인접국과의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도 비교적 우수하다. 인구는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많은 8000만 명에 이르며 중동 최대의 내수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인구의 60% 30대 이하로 구성된 젊은 국가로,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란은 원유 매장량이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다. 최근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 보고서는 이란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러시아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게재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산업화를 추진해왔다. 1990년대부터 5년 단위로경제·사회개발 계획을 수립해 석유 의존 경제를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20년 미래계획을 발표하며 중동 제일의 경제·과학 선진국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란 호드로(Iran Khodro), 사이파(Saipa) 등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있으며 연 150만 대 이상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동 최대의 제조업 기반시설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서구 주요국과의 관계도 개선되고 있다. 2015 7, 중도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취임 후 23개월 만에 서방과 핵협상 타결을 이뤘다.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2013 6, 대선에 출마한 로하니 후보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다. 1차 선거에서 과반을 획득해 결선 투표마저 생략한 깜짝 승리였다. 전임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8년의 임기 내내 강경 노선을 고집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됐고,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동안 현지화인 리알의 가치는 세 배 가까이 폭락했고, 물가상승률은 35%에 육박했다. 결국 이란 국민들은 경제 회생을 기치로 내건 로하니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로하니 대통령의 공약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제재 상황에서 한계가 있었다고는 하나 핵협상 결과에 냉소적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극심한 빈부 격차로 중산층은 붕괴됐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대통령이 바뀌어도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제재 해제가 시작되면서 경기를 얼마나 빨리 부양하느냐, 그리고 그 혜택이 얼마나 골고루 돌아가느냐가 로하니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다행히 제조업 기반을 갖춘 이란은 원유·천연가스 수출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노후한 산업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란에서 문화적·경제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대장금과 같은 사극은 시청률이 90%에 육박하며 재방영을 거듭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 제재기간 동안 오히려 수혜를 입은 품목도 있다. 다만 이란은 전통적으로 유럽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이다. 제재가 전면 해제되고 경쟁국 진출이 본격화됐을 때 한국산이 지금처럼 높은 지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이란 경제인들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거래 성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상대 기업과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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