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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 Review

파이 키우며 내 몫 챙기는 '적과의 통침' 제휴의 예술: 팀 승리 이끌며 주전 꿰차기

윤석준 | 196호 (2016년 3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제휴에 내재하는 두 가지 목적

① 가치창출(value creation): 공동의 이익을 위해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일

② 가치전유(value appropriation): 개인의 이익을 위해 파이의 몫을 챙기는 일

 

성공적인 제휴를 위한 통합적 접근방법

① 개별 제휴 측면: 가치창출 관점에서 협력의 시너지에 집중. 파트너 선정 시 제휴 파이를 키우는 데 우선순위.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한 상호특화 자산(co-specialized asset) 개발

② 제휴 네트워크 측면: 가치전유 관점에서 경쟁우위 확보에 주력. 경쟁자에게는 차별화로

대응

③ 내부 역량 측면: 제휴기업 간 벌어지는 학습경주에 대비. 학습을 위한 조직 역량 구축. 핵심 역량을 잃어버리는 제휴 중독 경계

 

 

최근 국내 첫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자가 선정됐다. 다음카카오, 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참여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KT,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 다날 등이 참여한 ‘K뱅크’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돼 정부의 예비 인가를 받았다. 이들은 즉시 임시 법인 설립에 착수하며 인프라 구축 및 향후 사업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 은행’ 타이틀을 거머쥘 승자가 누가 될지, 두 컨소시엄 간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컨소시엄 내부의 속내는 또 다르다. 다음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결제, 송금뿐 아니라 여수신 은행 업무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은행권과 직접적인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기존 은행고객을 빼앗기거나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대신 그동안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중금리 대출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를 원할 것이다. 이러한 속사정으로 인해 향후 컨소시엄 내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제휴는 여러 기업이 공동의 이익(mutual benefit)을 위해 협력하면서도, 동시에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별 이익(individual benefit)을 추구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전자는 파이를 키우는 가치창출(value creation), 후자는 파이의 몫을 챙기는 가치전유(value appropriation)에 해당된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팀의 승리를 위해 기여해야 하지만 팀 내에서 자리매김해 몸값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제휴의 성패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팀이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주전경쟁에서 밀려나면 선수는 몸값을 올리지 못할 것이며 반대로 팀에서 주전자리를 확보했어도 팀 성적이 나쁘면 방출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전의 양면, 가치창출과 가치전유

 

제휴는 흔히 ‘적과의 동침’ ‘동상이몽’ ‘코피티션(co-opetition)’처럼 모순적인 활동으로 표현된다. 이는 제휴가 가치창출과 전유를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파이를 키우는 일과 파이의 몫을 챙기는 일을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제휴에서 가치창출은 파트너들 간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이뤄진다. 전체 이익을 우선하다보면 당장 눈에 보이는 작은 이익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더 큰 목표를 위해 양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 각자의 잇속을 따지는 행위는 가치창출 관점에서 보면 성공적인 제휴를 저해하는 행위이다. 반면 가치전유는 상대에 대한 견제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다소 계산적인 행위를 통해 성립된다. 제휴 기업들 사이에서 알뜰하게 제 몫을 챙기는 행위는 기회주의적 태도로 비칠 수도 있지만 가치전유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추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가치창출과 전유는 동전의 양면처럼 상충되는 면을 가지고 있으며 한 쪽을 추구하다보면 다른 한 쪽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두 마리 토끼를 쫓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본 글에서는 가치창출과 전유가 추구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점과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 제휴 활동을 ‘개별 제휴를 맺는 측면(1:1)’과 ‘제휴 기업들이 모인 전체 네트워크(1:n)’ 측면으로 구분한 다음, 개별 제휴를 맺을 때에는 가치창출 관점에서 파트너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전체 제휴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가치전유 관점에서 파트너 대비 경쟁우위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에 더해 이러한 제휴전략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제휴기간 내내 벌어지는 학습경주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업 내부에도 역량을 축적하는 조직 관점의 전략을 함께 제안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개별 제휴 측면, 제휴 네트워크 측면, 그리고 내부 역량 측면이 성공적인 제휴를 위해 조화롭게 연결될 수 있는 통합적인 관점을 그려보고자 한다. (그림 1)

 

 

1. 개별 제휴 측면: 가치창출 관점에서 협력의 시너지에 집중

 

먼저 개별 제휴 측면부터 생각해보자. 모든 제휴는 혼자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기업과 협력을 통해 쉽고 빠르게 달성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따라서 개별 제휴를 맺을 때에는 가치창출의 관점에서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파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시너지는 서로 보완적인 위치에 있는 기업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때 나타난다. U.C.버클리의 티스(Teece) 교수는 이를 보완적 자산(complementary asset)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제휴 기업들이 각자의 자원과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기존 제품,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거나 새로운 시장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제품 개발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 제조, 유통, 마케팅에 강점을 지닌 기업과 만나 손을 잡거나 전문 의학지식을 가진 생명공학 기업이 전국적인 유통망과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제약회사와 신약 개발에 협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제휴 파이의 크기는 핵심 파트너에 달렸다

가치창출 관점에서는 파트너가 가진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에 따라 제휴파이의 크기가 결정된다. 따라서 초기에는 자사와 전략적 목적이 일치하는 핵심적인 파트너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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