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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Toolkit for Practitioner

내일 혁신 원하면 오늘 행동 시작하자 ‘주제의 사다리’와 ‘안과 밖’ 게임으로…

김경훈 | 177호 (2015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경영전략

 

 

 

 

DBR 173호에서 소개한지혜의 창성공의 비전을 활용해 혁신의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 더세밀한 정의로 나가야 한다. 혁신을 통해 풀어야 할 핵심 문제가 무엇이며, 혁신에서 집중해야 할 영역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주제의 사다리안과 밖이다. ‘주제의 사다리는 칠판이나 플립 차트에 큰 사다리를 그린 뒤에 참석자들이 작성한 주제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주제가 넓으면 사다리 위쪽에, 좁으면 아래쪽에 배치하면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안과 밖은 각 이해관계자가 갖고 있는 프로젝트의 범위에 대한 생각을 예시에 비춰 공유해보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합의하는 방법론이다.

 

 

편집자주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있지만 실제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김경훈 혁신컨설턴트가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행법들을 연재합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혁신은 없다. 우연처럼 보이는 혁신들도 그 이면을 살펴보면 혁신을 향한 노력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혁신가(innovator)가 그 동안 쌓아온 지식, 그의 주변에서 끊임 없이 지적 자극을 줬던 동료들, 별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는 연관 분야(related world)에서 온 단서들이 의도적이었든, 의도적이지 않았든 쌓이고 연결되고 부딪히면서 하나의 혁신을 가능케 한 것이다.

 

따라서 내일 혁신하기 원한다면 오늘 혁신을 위한 올바른 행동들을 시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혁신의 공식인 Innovation=Identify × Insight × Idea × Implement (I × I × I × I = I)를 따라 혁신에 필요한 네 개의 요소를 갖춰나가야 한다.

 

오늘은 지난번 연재에 이어 1단계 Identify-정의하기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2개 더 살펴보고, 이들 방법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회의 환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Identify 방법론 Part 2

: ‘주제의 사다리안과 밖

DBR 173호에서 소개한지혜의 창성공의 비전은 혁신을 시작하는 상황에 대해 올바른 질문을 던짐으로써 혁신의 목표와 방향을 정의하기 위한 방법론들이었다. 이 방법론들을 가지고 혁신의 방향을 바르게 설정한 이후에는 보다 세밀한 정의가 필요하다. 바로, 혁신을 통해 풀어야 할 핵심 문제가 무엇이며 혁신에서 집중해야 할 영역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주제의 사다리안과 밖이다.

 

1. 주제의 사다리(Ladder of Latitude)

WHY: 왜 필요한가?

빠르게 변해가는 경영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행동 중심으로(action-focused) 경영을 한다. 이는 바람직한 것이긴 하나 종종 프로젝트 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게 만들고 서둘러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 초기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서 프로젝트의 핵심 질문 혹은 핵심 주제를 정확히 정의한다면 이후 프로젝트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실수와 낭비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다.

 

 

 

 

DBR Mini Box

 

우주 펜 스토리의 진실

 

이 우주 펜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먼저, 우주에서 연필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은 아니다. 연필심이 부러지거나 흑연 가루가 발생하면, 이것이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 내부를 돌아다니다가 우주선 동체나 우주 비행사 신체 속으로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 우주 비행사와 소련 우주 비행사의 대화는 꾸며낸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이제는 대부분의 볼펜이 무중력 상태에서도 작동한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볼펜을 들고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이 잡지 위에 필기를 해보라. 볼펜을 천장 방향으로 들고 쓸 수 있다는 것은 무중력 상태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무중력 상태에서의 필기에만 집중한다면 새로운 펜을 만드는 기술이 그렇게 멀리 있는 기술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설의 승자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피셔 펜 컴퍼니였다. 이 회사는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던 우주 펜을 가뿐히 개발해 낸 후에나사가 사용하는 우주 펜이라는 스토리를 엮어서 이 펜을 지난 수십 년간 프리미엄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국내에서도 우주 펜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피셔 펜 컴퍼니는우주 개발 스토리에 연계된 독특한 펜을 만든다는 혁신 주제를 제대로 정의했다고 할 수 있다.

 

 

혁신의 주제를 부적절하게 정의한 사례로 종종 인용되는 전설 같은 얘기가 있다. 나사(NASA)의 우주 펜(space pen) 개발 이야기다. 미국과 소련이 한참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던 1960년대에 미국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일반 펜으로는 필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펜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나사에서 거금을 들여 필기구를 개발했으나 단가가 너무 높아 생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필기구 전문 업체인 피셔 펜 컴퍼니(Fisher Pen Company)가 수억 원을 들여 우주에서도 쓸 수 있는 펜을 개발했다. 이 펜은 어떠한 각도에서 필기를 하더라도 잉크가 공급되고, 섭씨 영하 35부터 영상 12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며, 물속은 물론 심지어 젖은 종이에도 필기를 할 수 있다. 어느 날 소련 우주 비행사를 만난 미국 우주 비행사는 이 우주 펜을 의기양양하게 자랑했다. 소련 우주 비행사의 부러움을 기대했던 미국 우주 비행사에게 소련 우주 비행사는 하나도 안 부럽다는 듯 한마디를 했다. “우린 연필 쓰는데?” 그래서 모스크바 공항에서는러시아의 우주 펜이라는 이름을 단 커다란 연필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이 우주 펜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나사가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펜이 아닌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필기도구혹은우주에서 정보를 기록하는 방법식으로 혁신 주제를 올바르게 정의했다면 과대 투자를 피했을 것이라는 교훈이다. 이처럼 혁신의 주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혁신의 결과와 성패를 좌우한다. 따라서주제의 사다리를 통해 주제의 깊이와 넓이를 조정해 보면서, 또한 집중(focus)과 융통성(flexibility)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가장 적합한 수준(level)에서 주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HOW: 어떻게 사용하나?

1) 먼저 칠판이나 플립 차트에 큰 사다리를 그린다. 사다리의 위쪽은 조금 더 넓고 아래쪽은 조금 좁은사다리꼴로 그린다. 칠판 대신 땅바닥에 테이프나 줄로 사다리를 그려도 좋다.(그림 1)

 

 

 

2) 전체 참석자들에게 포스트잇 같은 A6 크기의 작은 종이와 펜을 나누어 준다. 참석자들은 종이 위에 각자 생각하는 프로젝트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적는다. 단순히 프로젝트 이름을 다시 적는 것이 아니고 프로젝트를 통해 풀어내야 할 문제, 도전해야 할 과제를 감안해서 최대한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적어 보도록 독려한다.

 

3) 참석자들이 2명 혹은 3명씩 짝을 지어 자신들이 작성한 주제를 사다리 위에 배치해 본다. 주제가 넓으면 넓을수록 사다리 위쪽에 배치하고, 주제가 좁으면 사다리 아래쪽에 배치한다. 상대적인 평가이므로 다른 참석자들이 작성한 주제를 살펴보면서 위치를 잡는다. 프로젝트 리더는 사다리 옆에 서서 배치를 도와준다.

 

4) 배치가 진행될수록 주제들 사이의 넓이와 깊이를 비교하기가 점점 더 수월해지므로 진행이 빨라진다. 배치가 끝나면 프로젝트 리더가 모든 주제들을 간략히 리뷰한다.

 

5) 이제 사다리의 최상단부터 주제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주제를 하나로 통합, 발전시키는 작업을 시작한다. 상단에 위치한 주제들에 대해서어떻게 이 주제를 다룰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면서 해당 주제를 하단에 있는 주제 1∼2개로 연결 또는 치환한다. (포스트잇 노트에 적었다면 해당 노트를 하단에 있는 연관된 노트 아래에 붙일 수 있다. 복잡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그룹이라면 모든 주제들에 번호를 매긴 후 번호 간에 합종연횡 관계를 별도의 칠판에 정리해 적을 수도 있다.)

 

6) 상단의 주제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최하단에 위치한 주제들을 살펴본다. 하단에 위치한 주제들에 대해왜 우리가 이 주제를 다루는 것일까라고 질문하면서 해당 주제를 보다 넓은 상단의 주제 1개에 연결 또는 치환한다.

 

7)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면 프로젝트의 주제가 1개 혹은 2개 주제로 모이게 된다. 전체 참석자들이 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동의할 때까지 논의를 지속한다. 프로젝트 주제는 너무 모호하지 않으면서도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너무 제한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중된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 균형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기술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참석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충분히 좋은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 참석자들이지혜의 창성공의 비전을 통해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상황과 방향을 잘 이해했다면 말이다.

 

 

사례

필자는 글로벌 가전제품 기업과 함께 남성용 이미용 제품의 중장기 혁신 전략을 수립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시 프로젝트 착수 보고회에서주제의 사다리를 사용했다. 혁신 전략을 수립한다는 목표와 시각화된 성공의 비전은 있었으나 혁신 전략은 매우 넓은 개념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주제는 한 문장으로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때 논의했던 10여 개의 프로젝트 주제들 중 일부를 선정해 공개한다. (그림 2) 범위가 넓은 주제부터 순서대로 사다리 위에 배치했다. (보안을 위해 일부 수정됐음을 밝힌다.)

 

 

 

주제 1: 경쟁자들로부터 혁신적으로 완전히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한다

주제 2: 소비자 인사이트에 기반한 혁신적인 가치 제언을 수립한다.

주제 3: 혁신적인 프리미엄 신제품들을 개발한다.

 

사다리상의 여러 주제들은 논의를 통해소비자 인사이트에 기반한 혁신적인 가치 제언(value proposition)을 수립한다는 주제 2로 수렴됐다. 예를 들어, 넓은 범위를 가진 주제 1에 대해서는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를 생각해 봤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포지션을 찾아서 매력적인 가치 제언을 수립하는 것이 포지셔닝 전략 수립의 핵심임을 알 수 있었다. , 보다 명확한 범위의 주제 2로 치환이 가능한 것이다.

 

좁은 범위의 주제 3에 대해서는왜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봤다. 신제품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 브랜드만의 혁신적인 가치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주제를 가치 제언 수립에 맞추면 프로젝트 주제가 너무 넓지도 않고, 너무 좁지도 않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 논의의 결과로 해당 프로젝트 주제를향후 20년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치 제언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으로 결정했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2016년에 출시할 프리미엄 제품을 설계하는 것으로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주제의 사다리를 통과하고 나면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은 혁신의 주제를 정의할 수 있다. 간혹 참석자들 간에 이견이 커서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는 다음 방법론인안과 밖을 적용해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히 한 이후에 다시 주제의 사다리로 돌아와서 논의를 마무리하면 된다.

 

 

2. 안과 밖 (Hot or Not)

WHY: 왜 필요한가?

비단 혁신 프로젝트뿐 아니라 모든 프로젝트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하에서 수행된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영역(scope)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불분명한 프로젝트 영역의 더 큰 문제는 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저마다의 프로젝트 결과물을 기대하며 동상이몽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임원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오프라인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임원은 온라인 사업과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혁신 아이디어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면 같은 주제하에서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안과 밖은 각 이해관계자가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의 범위에 대한 생각을 예시들에 비춰 공유해 보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합의하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은 재미있고 때로는 황당하기까지 한 예시들을 이해관계자들에게 던지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 영역에 대한 적극적이고 열띤 토의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프로젝트 팀의 참여도와 에너지 수준을 높이는 데도 매우 효과가 있다. 또한 팀 전체를 하나로 묶는 효과도 뛰어나다.필자 개인적으로는 Identify-정의하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방법론이다.

 

HOW: 어떻게 사용하나?

1) 긴 줄을 바닥에 일직선으로 편 후, 바닥을 안과 밖, 두 개로 나눈다. 바닥 대신 칠판에 긴 줄을 긋고 안과 밖으로 나눠도 된다. 줄을 일직선이 아닌 원형으로 만들어서 안과 밖을 나눠도 된다. 한쪽에는’, 한쪽에는이라고 표시한다. (또는 Hot Not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2) 참석자들에게 A5 혹은 A6 크기의 작은 종이를 나눠주고 프로젝트에서 도출할 최종 결과물의 예를 3개 이상 적어 보게 한다: 자신이 생각할 때 확실히 프로젝트 영역에 속하는 결과물 1, 확실히 프로젝트 영역 밖에 속하는 결과물 1, 애매한 결과물 1. 한 장의 종이에는 하나의 예만 적도록 한다.

 

3) 프로젝트 리더는 프로젝트 영역 밖에 속하는 결과물과 애매한 결과물의 예시들을 미리 준비해 온다. 가능한 재미있고 황당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예시들을 준비한다.

 

4) 한 명씩 돌아가면서 프로젝트 결과물 예시를 공유하고 이 결과물이 프로젝트 영역 안에 속하는지, 밖에 속하는지 이야기해본다. 어디에 속하는지에 대한 결정 그 자체보다는 왜 거기에 속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더 중요하다. 반드시 이유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해서 참석자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안과 밖의 원칙을 도출해 내도록 한다. 원칙이 세워지고 나면 예시의 최종 위치를 결정하기가 쉬워진다. 만약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해당 예시는 별도의 장소에 모아둔다.

 

5) 논의 중간중간에 논의를 더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서 프로젝트 리더는 자신이 준비해 온 예시들을 참석자들에게 제시하고 이 예시가 안과 밖 중 어디에 속할지를 질문한다. 앞서 참석자들이 만든 예시로 토의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안과 밖을 결정하는 원칙을 중심으로 토의를 이끈다.

 

6) 모든 예시들에 대해 논의한 후에 안과 밖을 결정하는 원칙들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비슷한 원칙은 하나로 묶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

 

7) 시간이 허락한다면 정리된 원칙을 가지고 안과 밖을 결정하지 못했던 예시들을 다시 분류하면서 원칙을 한번 더 개선해 본다.

 

사례

앞서 언급한 글로벌 가전사의 남성용 이미용 제품 중장기 혁신 전략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안과 밖의 사례를 공개한다.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은 향후 프로젝트에서 만들 혁신적인 가치 제언의 예시들을 상상해서 만들어 본 후에 이 예시들이 프로젝트 영역의 안에 속하는지, 밖에 위치하는지를 판단해 봤다. 이러한 판단으로부터 프로젝트 영역에 대한 원칙들을 도출해 냈다.

 

 

 

 

결과물 예시 1. 매일 아침 건강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것

- 안 또는 밖?: 프로젝트 영역 안에 속한다! 회사의 가장 큰 전략 방향 중 하나가 헬스케어 분야로의 성장이기 때문에 이미용 제품도 건강과 관련된 영역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 원칙: 헬스케어와 관련된 것들은 프로젝트 영역 안으로 들어온다. 이 원칙하에서 건강에 대한 진단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프로젝트 영역으로 분류했다.

 

결과물 예시 2. 레이저를 이용한 피부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것

- 안 또는 밖?: 프로젝트 영역 밖이다. 안전하면서도 충분한 효과를 가져오는 레이저 제품을 가정용으로 만드는 것은 아직 쉽지 않다. 가정에서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도 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원칙: 먼 미래에나 가능한 기술 또는 소비자가 거부감을 갖고 있는 기술과 관련된 가치 제언은 프로젝트 밖으로 분류한다. 반대로 안전하고 검증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이미용 기능은 프로젝트 안으로 분류한다.

 

결과물 예시 3. 이미용 관련 게임을 제공하는 것

- 안 또는 밖?: 안에 속한다! 나이키가 퓨얼밴드로 달리기에 게임의 요소를 더해 소비자가 달리기를 더 좋아하고 자주하게 만든 것처럼 게임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을 가꾸는 일에 더 노력하게 만들고 좋은 결과를 얻도록 도울 수 있다면 이것은 훌륭한 가치 제언이 될 수 있다.

- 원칙: 효과가 분명한 게임화(gamification)는 프로젝트 범위 안으로 한다. , 게임을 위한 게임, 의미 없는 흥미 위주의 게임은 지양한다.

 

안과 밖을 통해 필자와 프로젝트 팀은 모호한 프로젝트 영역에 있었던 헬스케어 분야를 프로젝트 영역에 포함했고 반대로 미래 기술을 사용하는 가치 제언은 후순위로 분류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과정에서 조사해야 할 영역과 만나야 할 전문가들을 더 효과적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결과물의 예시를 생각하는 과정은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을 미리 현실화(realness)하는 것이다. 후에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혁신에서 현실화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지고는 생각을 진전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을 거치더라도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만들어내고 나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적인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안과 밖은 프로젝트 결과물이라는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의 생각을 미리 현재로 가져와서 구체적인 예시로 현실화해보고, 이 현실화를 기반으로 생각을 발전시켜 프로젝트의 경계를 정의하는 원칙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프로젝트의 범위가 어디이며 프로젝트 종료 후에 얻게 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하나의 기대치를 갖게 된다. 이는 향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견과 기대의 불합치를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준다.

 

효과적인 회의 장소

지금까지 살펴본 Identify-정의하기의 방법론들은 매우 활발하고 상호적인(interactive) 논의와 교감을 필요로 한다. 칠판이나 플립 차트에 그림을 그리거나 바닥에 줄을 깔아 놓고, 자신의 생각을 적은 종이를 붙이고 옮기면서 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어 놓고,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기에 기존의 전통적인 회의실은 부족한 점이 있다. 우선 회의실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탁자가 사람들 사이를 가로 막고 있다. 전기 배선과 여러 가지 케이블들, 전화기 등등이 설치된 탁자는 움직이거나 치우기도 쉽지가 않아서, 사람들이 이동하기 어렵게 만든다. 탁자 너머에 있는 사람과 나 사이에 있는 탁자는 나지막한 장벽 역할도 하기 때문에 나의 안전 지대(comfort zone)를 만드는 장점도 있으나 동시에 나의 생각을 덜 드러내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전통적인 회의실의 모습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무채색으로 이뤄진 것도 문제다. (간혹 자연스러운 나무색도 있지만) 이러한 익숙하고 차분한 회의실은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지 않는다. 특히 창문이 없는 회의실은 더 좋지 않은데 회의실로 자연광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에너지가 금방 떨어질 수 있다.

 

혁신을 위한 최적의 회의 장소는 따로 있다. 혁신 컨설팅사들은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회의 장소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1. 140㎡ 이상의 넓은 공간.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일수록 좋음. (의자를 원형으로 배치하기 좋으며 공간을 2∼5개로 나누어 사용하기도 용의하기 때문)

2. 두 면 또는 적어도 한 면의 벽은 통유리로 돼 있어 자연채광이 잘되는 장소

3. 벽면이 평평하고 벽면에 달려 있는 것이 적어서 종이와 결과물들을 붙일 공간이 충분한 장소

 

이러한 장소가 의외로 많지는 않지만 회의실이나 모던한 레스토랑, 카페, 옷 가게, 미술관, 호텔 연회실 등에서 좋은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적합한 장소를 발견한 후 해당 장소를 다음과 같이 꾸민다.

● 회의실 중앙에는 큰 물건은 두지 않는다. 특히 절대로 탁자를 놓지 않는다. 필기구와 스낵을 놓는 작은 탁자 정도만 둔다.

● 기본적인 의자 배치는 반원형이다. 참석자 수보다 1∼2개 많은 의자를 준비한다.

● 의자는 편안하면서도 이동하기 쉬운 작은 의자들로 준비한다.

2개의 플립 차트 또는 화이트보드를 준비한다. 1개 플립 차트에는 주제의 사다리 그림과 같은 방법론들을 미리 준비해 주고, 나머지 1개 플립 차트는 논의 과정에서 메모해야 할 것들을 적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룹을 나눠 진행할 경우 그룹 수에 맞게 플립 차트를 2∼3개 더 준비하면 좋다.

●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물과 간단한 스낵을 항상 비치하고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에 맞춰서 음식을 준비한다.

● 중간중간 신나는 음악 또는 평온함을 주는 음악을 틀 수 있도록 스피커와 아이팟이나 스마트폰 등을 준비한다.

● 관련된 동영상이나 그림을 함께 봐야 할 경우에 대비해서 모니터나 프로젝터를 회의실 한쪽 구석에 준비해 둘 수도 있다.

● 창의적인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 방 안에 다양한 컬러들을 더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바닥에 여러 가지 색상의 카펫을 깐다.

○ 다양한 색상의 의자를 준비한다.

○ 다양한 색상의 큰 인형이나 쿠션을 의자 위에 둔다.

○ 관련된 자료들을 컬러로 출력해 벽에 붙인다.

 

참석자에 대한 배려심을 가지고 참석자가 최대한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회의 공간을 준비하는 것은 혁신의 필수 요소다. 아인슈타인은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뭔가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Insanity: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라고 말했다. 새로운 결과를 원한다면 기존의 방법론이 아닌 새로운 혁신의 방법론을 사용해 보고 기존의 회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발전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Identify-정의하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요 방법론을 살펴봤다. 다음 호에서는 Insight-통찰을 얻기 위해 누구(소비자, 전문가)를 어떻게 만날지를 결정하는 방법론인통찰의 나침반(insight compass)’을 소개하겠다. 많은 기대를 부탁 드린다.

 

 

김경훈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혁신 컨설턴트 linkedin.com/in/HarrisonKim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미국 듀크대 MBA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혁신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필립스,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과 제품, 서비스를 창조하는 인벤팅(inventing) 컨설팅과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 김경훈 김경훈 | - (현) 구글 상무, 혁신 컨설턴트
    -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 근무
    - 혁신 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 근무
    http://linkedin.com/in/Harris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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