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 애니팡

소셜의 바다에서 맘껏 게임하라 두달에 2000만 다운, 기적을 낳다

118호 (2012년 12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기사의 작성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정수(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 윤경미(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본문

지난 104, 국회의원이 스마트폰으로애니팡게임을 하는 모습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네티즌들은 사진에 나온 넥타이와 시계줄 등을 가지고 그가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임을 밝혀냈다. 이틀 후 최 의원은 트위터로 사과했고 이게 다시 화제가 됐다. 비판도 있었지만애니팡 좀 하면 어떠냐’ ‘인간적인 국회의원등 긍정적인 댓글도 달렸다. 최 의원의 팔로어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애니팡의 제작사인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는정말 감사드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애니팡이국민게임으로 등극했음을 확인시켜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애니팡이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던 시점이었다.

스마트폰 메신저인카카오톡사용자를 대상으로 2012 730일 출시된 애니팡은 한 달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두 달 만에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게임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이렇게 빠른 성장을 보인 사례는 흔치 않다. 물론 인기가 오래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애니팡은 게임산업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을 자주 즐기지 않았던 40대 이상의 중노년층과 여성들이 애니팡에 빠졌고 이병헌, 보아 등 인기 연예인들도 스스로 이 게임을 즐긴다고 밝혔다.

애니팡은 새로운 게임이 아니다. PC용으로 개발된 지 3년이나 지났고 시장에는 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애니팡만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에 대해 게임산업 종사자들은 카카오톡 효과를 든다. 대표적인 스마트폰 메신저로 3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이 처음 내놓은 게임 중 하나가 애니팡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출시된 열 개의 게임 가운데 왜 애니팡이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는지, 또 국민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는지를 운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애니팡의 성공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소셜네트워크게임에 올인하다

애니팡은 우연한 대박이 아닌 철저한 기획상품이다. 제작사인 선데이토즈는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한 소셜네트워크게임의 가능성에 남들보다 먼저 주목해왔다. 이 회사는 2009년 창업 때부터 싸이월드,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사이트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만을 개발했다. 이미 2010년에아쿠아스토리라는 싸이월드1 게임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같은 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코오롱으로부터 30억 원의 펀딩을 받았다. 업계 내부에서는 소셜네트워크게임 분야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었고 애니팡의 성공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다.

선데이토즈는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인 이정웅, 임현수, 박찬석 세 명의 개발자가 2009년에 창업했다. 현재도 직원은 30여 명에 불과하고 그중 경영전략을 맡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개발자인 전형적인 기술중심 IT벤처다. 창업 전, 이정웅 대표는 국내 최대 웹 보드게임 제작사인 한게임(NHN)에서 4년간 근무했고 임현수 기술이사와 박찬석 운영이사 역시 각각 대형 게임업체인 NC소프트와 T3엔터테인먼트에서 일했다. 이들은 싸이월드, 페이스북 같은 PC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직장생활 때문에 주말에만 모일 수 있었다. 이때 즐겨 찾던 장소가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꾸며진토즈라는 카페였다. 그래서 2009년에 퇴직하고 창업하면서선데이토즈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대표는 NHN 재직 당시 100개 가까운 웹게임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당시 우리의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ex)는 개발한 게임의 숫자였을 정도라고 말한다. 웹게임은 인터넷브라우저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흔히 캐쥬얼 게임(casual game)이라 불린다. 제작에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스타크래프트리니지같은 대작과 달리테트리스로 대표되는 캐쥬얼 게임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 또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마니아들의 취향에 맞춰 작품성을 높이기보다는 쉽게, 그리고 가끔씩이라도 꾸준히 게임을 하도록 만든다.

 

이 대표와 동업자들은 특히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가장 적합한 캐쥬얼 게임을 개발하는 데 전력한다. 창업 후 몇 달간 시행착오를 거치고 첫 히트작인 싸이월드용 애니팡을 출시했고 2010년 싸이월드용아쿠아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둔다. 싸이월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게임이었다. 게임의 목적은 나만의 어항을 만들고 그 안에 물고기와 수초를 기르고 예쁘게 꾸며서 싸이월드 일촌들에게 자랑하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무료이지만 어항을 좀 더 잘 꾸미기 위해서는 현금을 주고 고급 아이템을 사도록 하는부분 유료화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쿠아스토리는 출시 6개월 만에 싸이월드 1등 게임이 됐고 7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2년 후에는 24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컴즈의 관계자는선데이토즈는 소셜네트워크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을 잘하는 회사였다고 회상하며현재 애니팡의 성공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잘 선택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 싸이월드에서 여러 형태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학습한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매출위기를 조직슬림화와 방향전환의 기회로 이용하다

2010년 말, 싸이월드에서 서비스되는 아쿠아스토리의 선전 중에도 이정웅 대표는 회사의 미래성장동력은 PC가 아닌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 기반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전화번호부 기반의 소셜네트워크/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주목했다. 3살 위인 카카오(카카오톡 서비스사) 이제범 대표를 만나 게임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도 이때 즈음이다. 이들은 카카오톡을 게임 플랫폼으로 이용하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정웅 대표는 스마트폰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사람들을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시켜주는 카카오톡 소셜그래프가 가진 비즈니스 포텐셜을 게임을 통해 최대로 이끌어보겠다고 자신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성보다는 소셜 측면이 강조되고 또 논게이머도 쉽게 할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었다. 당시는 국내 스마트폰 유저가 약 600만 명으로 현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11년 들어 아쿠아스토리 등 싸이월드 게임들의 사용자 증가세가 정체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접속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PC에서 모바일로의 유저 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PC 기반 게임업체들과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은 PC와 스마트폰에서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연동형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과연 두 가지 플랫폼용을 모두 개발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을 던졌다.

아쿠아스토리 유저를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는 이런 의문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이 대표의 짐작에는 유저들이 집 밖에 있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물고기 밥을 주고 집에 들어오면 PC로 싸이월드에 접속해 어항을 확인할 줄로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집에 와서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지 굳이 PC를 켜지는 않는다고 답한 유저들이 대부분이었다. 카카오톡과의 브레인스토밍도 모바일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당시 카카오톡 관계자들은 선데이토즈 측에 PC 버전의 카카오톡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PC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은 서비스 방향과 관점이 서로 다르므로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다 보면 서로에 대한 족쇄가 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개발에 전력하기 위해 편안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캐시카우, 즉 싸이월드용 PC 기반 게임들을 버리자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직원들 중에 PC 플랫폼용 게임 개발에만 특화된 사람도 있어 그들의 입장과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2011 7월 터진 싸이월드 해킹 사건이 전략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약 3500만 명 싸이월드 이용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후로 아쿠아스토리 유저들이 싸이월드를 통해 유료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을 꺼려 매출이 급감했다. 그동안 올려놓은 수익과 외부 투자자에게 받은 자금이 있었지만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자 이 대표는 PC 기반 게임개발을 그만두고 모바일로 완전히 이동하겠다고 선언했다. 25명의 직원 중 1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그림2) 모바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조직구조(hierarchy)가 더 복잡했더라면 오히려 실패했을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장점이 빠른 결정력과 실행력이니 그런 면에서 조직이 슬림해진 것이 전략전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말이다.

 

카카오톡의 소셜그래프 특성을 최대화하다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선데이토즈가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을 준비하는 동안 카카오톡 역시 게임플랫폼 구상을 진전시키고 있었다. 다시 만난 이정웅, 이제범 두 대표는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 카카오톡에 적합한 캐쥬얼 게임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아쿠아스토리와 같은육성게임은 아무래도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 중심이다. 반면 애니팡은 ‘non-gamer’s game’으로서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카카오톡의 소셜그래프는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모든 지인들을 포함하므로 이러한 논게이머 위주의 캐쥬얼 게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당시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하던 대부분의 게임제작 스튜디오들은 기존 대형 퍼블리셔들과 계약으로 엮여 있어 게임사업을 갓 시작한 카카오톡에 게임 공급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었다. 따라서 선데이토즈가 카카오톡에 입점하는 데 큰 경쟁은 없었다.

 

애니팡 출시 전 이정웅 대표는 이제범 대표에게 “2주 안에 사용자 수가 훅(hook, 갈고리모양) 커브를 타고 성과를 낼 것이라 장담했다. 이날 같이 출시된 게임 중에는 위메이드의바이킹 아일랜드리듬 스캔들’, 바른손 크리에이티브의아쿠아빌리지’, 어썸피스의내가그린 기린그림등도 포함돼 있었다. 애니팡의 출시 첫날 성적은 7개 사 10개 게임 중 9. 그러나 2주 후에는 이 대표의 장담처럼 1위 달성은 물론 500만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그림3) 심지어 500만 다운로드 보도자료를 쓰고 있는 동안에 700만을 돌파해 다시 작성해야 하기도 했다. 이런 속도로 두 달 만에 2000만 다운로드가 이뤄진 후에야 성장세가 멈췄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3000만 명이니 할 만한 사람은 모두 하고 있는 셈이다.

 

 

 

애니팡에는 뒤졌지만 함께 출시된 게임들도 카카오톡 3000만 유저베이스의 힘으로 대부분이 앱스토어(안드로이드 계열의 구글플레이, 아이폰 계열의 애플 앱스토어) 순위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후 추가로 등록된 13개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1114일 기준 구글플레이 애플리케이션 순위 (매출) 상위 10개 중 7개가 카카오톡 연동 게임이다. 이 중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이 많은드래곤 플라이트아이러브커피는 매출에서 애니팡을 앞질렀다. 그러나 이런 게임들도 애니팡과 같은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이는게임성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소셜이라는 이 대표의 설명처럼 게임을 카카오톡과 가장 비슷하게 만든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심심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는 카카오톡 유저들의 특성을 이용해 애니팡은하트라는 게임머니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수시로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나중에는하트공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지나친 하트 메시지 전송이 고객불만을 낳기도 했지만(이는 하트수신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해 해결했다) 하트가 초창기 사용자의 폭발적 확대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드래곤 플라이트’(아이폰 버전)기린그림같은 다른 히트게임에는 이렇게 유저들 간에 주고받는 소셜적 요소가 부족했다. 심지어 출시 당시에는 카카오톡 친구들끼리의 점수비교 같은 기본적 소셜기능까지 갖추지 못한 게임도 있었다. 또한 10개 게임 중 애니팡이 가장 배우기 쉬운 ‘non-gamer’s game’이라는 것도 유저 수 확장을 도왔다.

카카오톡에 잠재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선데이토즈에 대해 카카오톡의 이제범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바일과 소셜에 대한 이해와 방향성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서로 믿고 의지가 되는 파트너입니다. 앞으로도 양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겠습니다.”

 

근본은 기업문화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세계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곳이다. 2012 1월부터 9월까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등급분류 신청을 한 게임의 수는 총 2626, 그중 735건이 모바일 게임이다. 여기에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애플, 구글 등의 해외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심의하는 경우는 (중복 포함) 20만 건을 넘는다. 그야말로 게임의 홍수다. 이런 와중에서 유독 애니팡이 소셜네트워크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이 회사의 독특한 조직문화도 한몫했다.

이 대표는 선데이토즈가게임회사가 아닌게임 반, 소셜 반인 회사라고 말한다. 소셜네트워크게임에올인한 기업이니만큼 일상 회사 업무 역시 소셜네트워킹서비스상에서 이뤄진다. 따로 인트라넷이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지 않고 모든 업무 관련 공지는 각 부서별로 페이스북상의그룹을 만들어 그곳에 띄운다. 서로 간의 대화는마이피플메신저를 이용한다(카카오톡은 개인용도로 쓰기 위해 사내 업무용으로는 사용을 피한다). 또 모든 문서는구글 독스(Google Docs)’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관리한다. 이렇게 회사시스템이 여러 가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직구조와 문화도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는 쪽으로 맞춰졌다. 호칭도대리’ ‘과장’ ‘사장등의 직급 없이정웅님처럼 간편하게 이름만 부른다.

이러한 소셜네트워크적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채용도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애니팡의 성공 후에도커다란 연못에 조약돌을 던지듯기업문화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는 사람만 한 명씩 채용하자는 원칙을 어긴 적이 없다. 공동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실수했다가는 되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대신 급하게 부족한 부분에서는 타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애니팡의 고객불만과 의견 접수를 코스닥 상장업체인 와이디온라인에 맡긴 것도 그렇다. 핵심 역량인 소셜게임 제작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부분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에 아웃소싱했다. 급격한 사용자 수 증가에 따른 서버 확장, 혹은 하트를 남발하는 사용자로 인한 항의 등 소비자 불만이 접수될 때마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런 전문성에 따른 업무분산 덕분이다.

 

애니팡의 성공요인 분석

애니팡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진입 타이밍이다. 선데이토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의 가능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2년 전부터 게임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카카오톡의 게임플랫폼 등장과 함께 가장 먼저 카카오톡의 4000만이라는 대규모 유저 풀에 진입했다. 만일 애니팡이 최근 출시됐다면 현재와 같은 대중적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선데이토즈는 선발자의 이익(first-mover advantage)을 잘 활용한 기업이다.

이렇듯 메신저를 통한 대규모 유저풀의 형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 비즈니스의 성공은 중국의 텐센트2 사례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 펭귄을 심벌로 하는 텐센트의 QQ메신저는 최고동시접속자가 14000만에 이르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메신저다. 2007, 이 대규모의 유저풀 위에 한국의 온라인 게임인던전 앤 파이터크로스파이어를 론칭해 동시접속자가 200만 명을 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들 두 게임 역시 텐센트 플렛폼의 초기 진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외부성이 작용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진입 타이밍은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네트워크 외부성이란 재화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사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효용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발생하면 소수의 제품만이 생존해 독과점이 일어나기 쉽다. 네크워크 외부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은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의 확보다. 크리티컬 매스는 특정 제품이 경쟁 제품을 넘어서 시장 지배력을 가지기 시작하는 티핑포인트다. 진입 타이밍은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의 형성과도 연관된다. 애니팡의 케이스도 단기간에 크리티컬 매스를 확보해 독점적 제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두 번째 성공요인은 혁신능력(innovative capabilities)의 보유다. 초기 설립자 세 사람의 경력과 배경을 살펴보면 이들은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주력 제품인 MMORPG3 가 아니라 다소 소외돼 온 웹보드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 개발자라는 특징이 있다. 이 점에서 이들은 현재 한국의 온라인게임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이노베이터의 딜레마(저급하다고 여겨졌던 기술이 점차 발전해 고급 기술을 제치고 시장을 장악하는 현상)에서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정통적인 MMORPG는 방대한 스토리와 뛰어난 그래픽 등 높은 게임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MMORPG 개발자의 관점에서 소셜게임은 지극히 게임성이 약한, 수준 낮은 게임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림으로 비유하면 유명 화가에게 페인트 칠을 의뢰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엔씨소프트 같은 한국의 MMORPG 개발업체들은 그 혁신성으로 일본이나 미국 업체들을 누르고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지만 새롭게 등장한 소셜네트워크게임 개발에는 고전하고 있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정웅 대표를 비롯한 세 명의 창업자는 이러한 기존 지식으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다. 이미 기존 게임사에서 MMORPG 위주의 문화에 물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소셜네트워크게임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들은 커뮤니티 설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애니팡은 초보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고 또 단기간에 게임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대량 유입과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는 커뮤니티성이 중요하다. ‘애니팡은 이 커뮤니티 구조의 설계가 타 게임보다 뛰어나다. 친구들 간에 하트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게임 진입과 플레이를 촉진하는 구조가 잘 설계돼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성공요인은 조직학습 능력이다. 선데이토즈에는 NHN 시절의 웹게임, 싸이월드에 출시한 아쿠아스토리, 그리고 카카오톡에 론칭한 애니팡으로 이어지면서 조직 속에 개발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다. 선행 게임에서 배양한 제품 설계의 노하우를 다음 제품에서 확대 재현하는 메커니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싸이월드에 출시한 아쿠아스토리는 출시 6개월 만에 싸이월드 1위 게임이 됐고 7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 2년 후에는 24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아쿠아스토리의 개발 경험이 애니팡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선데이토즈는 전작의 작은 성공을 통해 학습한 제품 성공의 요인을 다음 제품에 확대 이식하는 학습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학습 능력이 기계적인 이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선데이토즈가 위기에 빠진 2011 7월에 개발자 상당수가 이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이 개발자들은 PC 기반의 게임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이탈은 PC 기반의 개발지식이 소멸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PC 플렛폼을 버리고 스마트폰을 과감히 선택한 이정웅 대표의 전략적 선택이 이러한 효과를 야기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쿠아스토리의 유저 조사를 통해 PC와 스마트폰의 연동이 아닌 스마트폰의 단일 플랫폼의 게임 플레이라는 새로운 패턴을 발견했고 이를 과감히 제품 개발에 연동했다. 선데이토즈가 개발자 충원을 대량 충원이 아닌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는 것도 이러한 조직학습 능력의 유지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위정현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전략경영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UCLA Visiting Professor, Brighton University International Visiting Fellow, 콘텐츠경영연구소장, 일본 온라인게임부회 부회장, 한국전략경영학회 이사, 한국게임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진서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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